▲ 벽안의 의사 둘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문화재청)

문화재청 ‘등록문화재展’… 느림의 미학·향수 일으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문화재를 통해 우리나라 근대 문화유산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찬)이 우리나라 1920~1950년대의 모습을 담은 ‘근대의 거울, 등록문화재展’을 마련, 오는 11월 4일까지 덕수궁 중명전에서 연다.

등록문화재는 지극히 전통적이었던 생활에서 근대적 일상으로 우리 삶의 모습을 변화시킨 근․현대 시기의 대표적 국가 유물이다. 이번 전시는 등록문화재를 통해 근대 시기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근대의 태동, 개화기 사람들의 문화ㆍ생활 ▲격변의 시대, 이 땅을 지켜온 힘 ▲근대 100년, 달라진 일상의 모습 등 3개 주제로 구성됐다.

전시 내용 중 1920~1950년대의 전화사용 초기단계에 보급됐던 ‘핸들을 돌리는 전화기’와 ‘다이얼이 부착된 전화기’ ‘광복전후기 우체통’은 무선전화기, 스마트폰, 인터넷 등의 발달로 빠르게 소통하고 있는 지금의 통신환경과 달리 느림의 미학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또 파란 눈의 어의(御醫)였던 알렌, 분쉬를 비롯해 에비슨 등 서양 의사들이 우리나라에서 활동할 때 쓰던 외과도구, 검안경, 수술 장면 필름은 개화기 당시 어려웠던 우리나라 의료 환경을 여실히 보여준다.

▲ 홍난파의 동요 ‘하모니카’ 악보 원판 (사진제공: 문화재청)
특히 지난 17일자로 문화재에 등록된 ‘빅타레코드금속원반’ 언더우드가 편찬한 ‘찬양가’가 일반에게 최초로 공개되며, ‘고향의 봄’ ‘낮에 나온 반달’ ‘하모니카’ ‘퐁당퐁당’ 등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홍난파의 동요 악보 원판도 선보인다.

전시 기간 중에는 근대 음악, 의료, 옛 태극기에 대한 전문가 특강이 이어지며, 3․1운동 당시 태극기를 찍었던 태극기 목판도 볼 수 있다. 또 김소월의 ‘진달래꽃’ 시를 직접 탁본해 볼 수 있다.

청은 “이번 전시가 100여 년 전 이미 우리 삶을 바꾸어 온 다양한 역사 속의 시간여행이 될 것”이라며 “자칫 사라지기 쉬운 근대 시기 문화재를 지켜 명품 문화유산으로 가꿔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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