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대전=강수경 기자] 31일 대학평의회 구성을 놓고 카이스트 구성원들 사이에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어떻게 조정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교수 109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교수 전체회의에서 ‘대학평의회’ 구성에 대해 서남표 총장이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후 카이스트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대학평의회의 인원 구성에 대해 입장차이가 확연하다.

학교 측은 대학평의회에 대한 규정을 먼저 정비해놓고 일을 처리해야 잡음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학교 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대학평의회는 상위 규정이 건의 정도 할 수 있는 기관으로 돼있지만 하위 규정에는 심의·의결까지 할 수 있는 기관으로 명시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먼저 이 부분을 해결하고 구성하는 게 순서상 맞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교수협의회가 대학평의회의 구성을 먼저 해놓고 나중에 규정을 바꾸자고 서둘러서 앞뒤가 맞지 않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명칭도 현재는 ‘대학평의회’이기 때문에 교원이나 학생들도 구성에 들어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먼저는 규정을 재정비하고 이에 맞는 구성원을 편성해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교수협의회의에서 생각하는 입장은 달랐다.

교수협의회회장 경종민 교수는 “지금 있는 규정대로 실행하자는 것이 혁신위원위 의결사항이다. 총장은 약속대로 그대로 이행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교수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기구가 교수협의회인데 임시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평의회 구성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경 종민 교수는 “학생은 학생회가 있고, 교직원은 노조가 있지만 교수들은 합법적인 기구가 없다”며 “교수협의회는 임시적”이라고 말했다. 또 “대학평의회라고 하지만 구성원이 교수들이고, (대학평의회가) 교수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합법적인 기구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명칭이 ‘대학평의회’인데 대해서는 “구성원이 교수들이기에 궁극적으로는 ‘교수평의회’로 명칭을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학생회는 명칭에 맞게 학교 구성원이 다 참여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곽영출 총학생회장은 “‘대학평의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구성원들이 짜여야 한다고 본다”며 “지금 대학평의회 구성을 놓고 보면 학생들은 주체가 되지 못하기에 우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문기구가 될지 심의·의결을 수행하는 기구가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대학평의회 구성이 제대로 된다면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학생회는 최근 학교 측에 학생들도 참여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학평의회 구성을 놓고 각각 구성원들의 입장이 다른 가운데 어떤 합의가 이뤄질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서남표 총장 거취와 관련해서는 지난 13일 총학생회가 설문조사결과 참여자 중 56.7%인 415명이 서 총장의 퇴진을 찬성했다고 밝혔고, 교수협의회도 퇴진 의사를 굽히지 않아 이번 대학평의회 구성 후 어떤 변화가 있게 될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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