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을 앞둔 14일 영화의 전당 빅루프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구름다리 중간에서 다시 1층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市 “전용관 내외 행사 일정도 재검토”

[천지일보 부산=백하나 기자] 지난 14일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을 앞두고 빗물이 새 망신을 샀던 영화의 전당이 전면 보수공사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영화의 전당에서 열기로 한 행사 일정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해, 사실상 졸속 개관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16일 부산시는 다음 달 9일까지 영화의 전당을 개·보수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의 전당에서는 당초 다음 달 10일부터 220여 차례 영화를 상영하고, 9차례 음악회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전당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서 부산시는 각종 공사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폐막식을 앞두고 비가 샜던 영화의 전당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지붕으로 극찬을 받았던 대형 지붕 네 모퉁이에서는 빗물이 폭포수처럼 떨어져 행사장을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다.

자원봉사자들은 급히 플라스틱 통을 구해 빗물을 받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심지어 행사 당일 외신 기자가 있는 비프힐 3층 천장에서 1층 바닥으로 빗물이 떨어져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됐다. 누수 현상은 영화의 전당 지붕, 비프힐, 구름다리 중간 등 곳곳에서 나타났다.

행사장 곳곳에 빗물을 받는 간이 물통이 등장하는 불상사가 일어난 곳은 건설 당시 배수설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 부실시공이라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도 이날 오전 결산 기자회견에서 “영화의 전당에서 비가 새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 어떻게 영화제를 무사히 마쳤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영화제에 대해 스스로 회의감이 든다”고 쓴소리를 냈다.

하지만 해체주의를 표방해 건설한 영화의 전당을 개보수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은 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폐막식 때 빗물이 대거 유입됐던 더블콘 위쪽은 설계상 바람이 들어갔다 나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면 유리벽을 치거나 다른 공법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전당 공사를 담당했던 한진중공업 측은 “설계자의 의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완 작업을 완료해 올해 안으로 공사를 마무리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의 전당은 예산 1680억 원을 들여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3만 2137㎡ 부지에 지상 9층, 지하 1층 규모로 세워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