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상반기 수익률 비중 ‘수수료 68%, 이자 50%’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금융 당국이 은행에 각종 수수료를 낮추라고 압박하고 나섰지만 은행들은 요지부동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국내 은행의 창구 수수료와 현금자동인출기(ATM) 수수료 등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은행보다 훨씬 싸다며 수수료 인하를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현금인출 수수료의 경우 국내 은행은 500~1200원에 달하는 반면 미국 씨티은행 등 해외은행은 영업시간에 관계없이 대부분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거래 은행 창구를 이용한 계좌이체도 해외은행은 자기 은행 지점 간 계좌이체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지만 국내 은행은 최대 2000원을 받고 있다.

앞서 금융권은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라고 주문,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방침을 이끌어 냈다. 이제 그 화살이 은행권으로 넘어온 것이다.

18개 국내 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2조 2567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은행들은 올해 사상 최대의 수수료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수수료 수익(8700억 원)은 당기순이익(110억 원)의 무려 79배에 달했다. 신한은행도 순이익(1조 6500억 원)의 47%를 수수료 수익으로 거둬들였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순이익에서 수수료 수익으로 42%, 41%를 각각 거둬들였다.

이렇듯 국내 은행들은 서민 수수료 인하에 인색하면서도 부유층 고객에 대해서는 각종 수수료 면제, 대출이자 우대, 문화행사 초청 등 다양한 혜택을 주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VIP영업은 사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VIP고객은 예금액은 많지만 은행에서 돈을 빌릴 일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데 대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 중 하나를 살펴보면 ATM에서 5만 원을 계좌 이체하거나 20만 원을 계좌 이체해도 10만 원이 넘는 돈을 이체한다는 이유로 최대 3배쯤 되는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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