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인화학교에서 47년 전 어린이를 암매장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광주지방경찰청은 18일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와 인화학교 동문 150여 명이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한 2명의 청각장애 어린이 암매장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지난 17일 인화학교 교사 출신인 김영일(71) 씨를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자신과 함께 아이들을 파묻었다고 지목한 교사가 현재 전남 나주의 한 장애인시설 원장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하고 이 교사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17일 기자회견에서 “1964년 10월께 당시 교감이 굶겨 숨지게 한 고아였던 7세 남자아이를 다른 교사 1명과 함께 당시 광주 동구 학동에서 7㎞ 정도 떨어진 무등산 기슭에 묻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경찰에 신고했지만 시신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당했다”며 “이에 실망해 1968년쯤 학교를 떠났고 이후 2년 동안 이 사실을 폭로했지만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신이 묻힌 곳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데다 인근에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 있어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또 1975년 당시 인화학교 경영진의 아들이 여학생들을 모델로 누드화를 그렸다는 등 기자회견에서 잇따라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을 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밖에 법인 측으로부터 각종 서류를 넘겨받아 운영상 부실이 없었는지 전반적으로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소홀히 다룰 수 없다”면서 “사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발견되면 법인이나 인화학교 관계자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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