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곤 논설실장/시인‘약속해요, 이 순간이 다 지나고/ 다시 보게 되는 그날/ 모든 걸 버리고 그대 곁에 서서/ 남은 길을 가리란 걸// 인연이라고 하죠, 거부할 수가 없죠/ 내 생애 이처럼 아름다운 날 또 다시 올 수 있을까요/ 고달픈 삶의 길에 당신은 선물인 걸/ 이 사랑이 녹슬지 않도록 늘 닦아 비출게요// (후략).’ 가사가 유달리 아름다운 노래 ‘인연’을 가수 이선희 씨가 2009년 2월경 선을 보여 한 때 이 노래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인연(因緣)’이란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이다. 통상적으로 인연은 이선희 씨의 노
정라곤 논설실장/시인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병원에 가보면 정말 사람들이 많다. 동네의원에는 대기석 의자까지 차 있고, 종합병원이나 상급병원에 가더라도 시시때때로 찾아드는 환자들과 보호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진료 접수처 앞, 오가는 병원 복도에도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에스컬레이터 대기줄이 넘쳐난다. 마치 시민들이 병원에 다 모인 것 같이 착각할 정도다. 도중에 만나게 되는 어린이 환자가 엄마에게 “아프다”며 진통을 호소하는 장면이라도 볼 양이면 마음이 안쓰러운데,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가 하루빨리 쾌유해 부모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입동이 지난 지 한참 지났고 초겨울에 들어서게 되니 늦가을까지만 해도 동네 숲길에서 요란하게 들려오던 귀뚜라미 울음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가을 정취를 물씬 나게 했던 풀벌레였는데, 계절의 변화 앞에서는 속수무책인가 보다. 잠시 그 생각을 하다가 언젠가 어느 지인이 귀뚜라미에 관해 들려준 이야기가 갑자기 떠올랐고 또 재미가 있어서 글머리에 화두로 삼아본다. “귀뚜라미가 왜 그렇게 우느냐”는 것인데, 그의 명쾌한 자문자답은 이렇다.귀뚜라미가 소리 내 울지 않으면 그 작은 풀벌레가 어디에 있는지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지난 18일 막을 내린 2021 KBO리그 한국시리즈에서 kt위즈가 보인 저력은 한마디로 파죽지세였다. 파죽지세(破竹之勢)란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氣勢)’라는 뜻으로, 곧 세력이 강대해 대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인바 kt위즈가 그랬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전통과 저력의 두산베어스를 상대해 창단 7년밖에 안 되는, 아직 신생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kt위즈는 7전 4선승제에서 4전 선승으로 챔피언을 결정지어버렸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하여 두산베어스가 어디 못하는 팀인가. 그렇지 않다. 그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다녀왔다. 경선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사과하기 위함인데, 가는 걸음에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았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했다.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았을 때는 유가족들이 막아서는 바람에 직접 분향은 하지 못했지만 그 앞에서 참배와 함께 방명록을 쓰고 사과에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5월 정신을 더한층 기리겠다는 뜻을 알렸다.윤 후보는 분향·헌화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겠으나 유족들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지난 5일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최종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정계에 입문한 지 99일 만에 제1야당의 대선후보를 꿰찬 것은 특이한 일이지만, 평소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과 국가에 충성한다’는 공직관의 각인과 함께, 아무래도 최근 1년여동안 권력피해를 많이 받았다는 점이 민심에 반영된 것일 터, 국민들에게 무너진 대한민국의 법치와 정의, 그리고 공정을 바로 잡겠다는 평소 소신이 정치적으로 투영된 결과라 할 것이다.이제 내년 3월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주말에 서적을 뒤적이다가 경구 하나를 찾았으니 ‘다모클레스의 칼(Sword of Damokles)’이다. 기원전 4세기 전반 시칠리아섬의 도시국가 시라쿠스의 왕 디오니시우스가 자신의 부와 권력을 부러워하는 신하 다모클레스를 연회에 초대해 왕좌에 앉힌 뒤 머리 위에 말총에 매달린 칼을 걸어놓았다는 고사에서 기원된 이 말은 ‘권력의 무상함과 위험’을 강조하는 서양 속담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정치사에서도 잘 맞는 맞춤형 교훈을 주고 있으니 의미심장하다.속담 속 내용처럼 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이 권력자의 머리 위에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정치·경제·사회 등 국내 상황의 여러 가지 일들이 요즘처럼 복잡하고 또 어지러운 때에는 공자의 논어를 읽어보면서 성인의 지혜를 음미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학이(學而)편 맨 먼저 나오는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내용은 학창시절에 배우고 나서 아직까지도 기억되는 구절이고, 그 외에도 마음에 새겨야 할 명문장들이 많다. 제2 위정(爲政)편의 사무사(思無邪) 즉, ‘생각에 간사함이 없다(思無邪)’는 대목을 읽으면서 정도를 잠시 생각해본 후, 제4 이인(里仁)에 이르니 군자의 도와
정라곤 논설실장/시인‘힘이나 재주, 기량 따위가 서로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대’를 맞수라 한다. 개인기든 단체경기든 맞수끼리 시합경기에는 관중들이 많은데,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 흥행몰이를 위해 경선주자 맞수토론을 진행해 관심이 높은 편이다. 경선 과정에서 맞수끼리 1대 1 토론은 아마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서 정치인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관심을 가졌으니 그 맞수토론이 지난 15일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려 1차 맞수토론은 유승민 후보 대 원희룡 후보, 이어서 윤석열 후보 대 홍준표 후보 간에 토론 설전이 벌어졌다
정라곤 논설실장/시인‘혹한 속에서도 꽃은 개화를 어김없이 준비하고, 차가운 얼음장 밑으로 봄기운이 찾아든다’는 말은 하루가 더디게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비록 느릿느릿 다가오긴 하지만 내일이 분명히 찾아든다는 자연의 법칙을 가르쳐주는 말이리라. 우리 주변에서 어려움의 연속, 즉 코로나19 사태와 또 내수경기 부진 시기에서도 자영업자, 영세상인들의 희망과는 동떨어진 세월이 야속하기도 한데, 그 속에서도 무더웠던 여름은 지나가 가을이 다가왔고, 얼마 있지 아니하면 또, 추운 겨울을 맞을 것임은 명백한 이치다.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정라곤 논설실장/시인16년 전 MBC에서 41부작으로 방영된 드라마 ‘제5공화국’이 방송 매체에서 재방영되고 있다. 전체 줄거리는 1979년 발생된 10.26 사건부터 12.12 및 5.17 군사 쿠데타,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항쟁 등 제6공화국이 성립되기 전까지 군부의 정치비사 등을 다룬 내용이다. 드라마 공화국 시리즈가 있었지만 유독 제5공화국 드라마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많았던 것은 한국 역사상 신군부 독재로 인해 민주주의의 후퇴와 국민들의 인권유린이 심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사회에서는 제5공화국 시절
정라곤 논설실장/시인귀성객 가족들이 모여든 명절 연휴 밥상머리에 등장하는 단골 메뉴는 정치 이야기였다. 올 추석에는 여기에 코로나19 화제까지 더 추가됐던바, 수도권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우려하는 목소리였다. 그 영향으로 경기마저 어려워진 데다가 소비자 물가가 올랐으니 서민들이 살기 힘들게 됐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도 잠시 끝나고 나면, 관심은 20대 대선으로 이어지는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대선 주자 경선이 진행 중이고 언론보도마다 대선 주자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넘쳐나기
정라곤 논설실장/시인‘북쪽 하늘에서 기러기가 울고 온다. 가을이 온다. 밤이 되어도 반딧불이 날지 않고 은하수가 점점 하늘 한복판으로 흘러내린다….’ (김동리 ‘바위’ 중에서)폭염의 여름이 지나고 매미 울음소리가 자취를 감추면서 조석으로 제법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시기, 이때쯤이면 추석이 찾아든다. 명절을 앞두고 하루벌이나 동냥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최하류층들이 읍내에서 가까운 기차 다리 밑에 모여 다가오는 가을을 근심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내용이 위의 ‘바위’ 작품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 여름이 끝나가는 때쯤이면 가족들과 동네 천
정라곤 논설실장/시인대선이 가까워지면 대선 후보들이 갖가지 의혹에 시달린다. 대선 때마다 여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이용해 이른바 ‘북풍(北風) 공작’ 등이 이어져 왔던바, 대표적인 사건은 ‘김대업 병풍(兵風)’ 사건이다. 2002년 제16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권 유력후보였던 이회창 후보에 대한 가짜 뉴스로 점철된 ‘병풍’ 의혹인바, 병풍은 대한민국 선거 역사상 가장 성공한 ‘네거티브 전략’이 되었다는 점에서 지금도 각 후보들이나 정당에서는 섣불리 대응할 것은 아니다. 다 이기고 있는 선거 판세에서도 전혀 사실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아침저녁 산책길에 나서면서 하늘을 자주 올려다본다. 떠다니던 구름이 갑자기 비를 뿌려대 낭패를 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더위가 다 가시지 않아서 때로는 비를 맞기도 하지만 희멀건 하늘에서 연신 잔 비를 뿌려대니 얼마나 올 건지 강수량을 예측할 수가 없다. 그러한 사이 주변에서 시원하게 울던 매미 울음소리가 차차 엷어져 가고 있으니 가을이 가까이 있다는 것인데, 천고마비의 계절이 오기도 전에 가을을 예고하는 장맛비가 먼저 찾아든다.뜻하지 않게 산책길에서 비를 만나면 구름 모양을 살피게 되는데, 구름의 짙고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우리가 기대하거나 혹은 기대하지 않더라도 미래의 시간들이 빠르게 다가와 현재를 다독이다가 또 쏜살같이 지나가 과거라는 이름으로 흔적을 쌓는다. 그 끊임없는 일상의 흐름 속에서 이 한 주일의 첫 장을 여는 월요일에 다시금 섰다. 누구에게라도 미명이 끝나고 신선한 아침을 맞이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은 무더위 너머로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같이 시원하고, 열기를 식히는 여름 소나기처럼 잠시간 위안을 주고 있어 더없이 상쾌하다.지난 말복 날 늦게까지 비가 오더니만 한낮의 열기도 한풀 꺾였다. 그 영향으로
정라곤 논설실장/시인그동안 여름축제로 각광받아온 ‘대구 치맥페스티벌’이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여름날 축제 대신 10월경 야외에서 개최되거나 12월경 실내 개최론까지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는바,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한낮에는 도로 아스팔트 포장도 녹는다는 무더위의 도시,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알려진 바대로 지금까지는 폭염 속에서도 치맥페스티벌이 성황리에 개최됐고, 이열치열(以熱治熱)의 경지를 참가자들이 맛보았던 것이다.요즘에는 ‘치킨 지수’ 등 별의별 ‘지수’들이 다 있다. 지수(指數)라는 것은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영화 뉴스를 보니 미국에서 올해 최고의 웰메이드 실화 드라마인 영화 ‘워스(Worth)’가 지난달 21일 개봉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내에서도 상영 중인 이 영화는 20년 전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에 대한 피해자들의 보상과 관련된 실화이다. 이 영화가 주목받는 것은 2016년 최고의 영화로써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각본상을 동시에 거머쥔 바 있는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이 다시한번 호흡을 맞추면서 세계인들이 마음 아파했던 실제 사건과 인물을 담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세상 돌아가는 사연들은 동네 노인들이 더 잘 안다. 정치 이야기도 척척박사다. 초로의 노인 이 땅거미가 질 무렵 폭염을 피해 아파트 인근 공원 벤치에 앉아 나누는 정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정치평론가나 정치인 뺨을 치고도 남을 만큼 훤히 꿰뚫고 있다. 흘러나오는 말에 귀기울이다 보면 ‘정의가 조금은 살아있는가 보네’라는 말이 들리고 “정권 말이라서 그렇제”라는 소리도 들리는데 아마도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법원 유죄 판결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정치인이나 유력자들이 대선에서 특정후보를 위해 다른 후보의 사실과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제20대 선거일 D-day 34주를 앞두고 대선주자들의 인기도가 출렁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지금까지 여야 후보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2강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는데 여기에 지지도 10%선을 밑돌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중위군으로 부상한 것이다. 민주당 예비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이 이재명 대 반 이재명으로 갈라져 여러 후보들이 집중해 강자로 인식된 이재명 지사를 공동의 적으로 삼아 표적 공격했으나 그 영향으로 인한 낙수효과가 이낙연 후보 1인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