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예선 탈락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지난 5일 고개를 숙인 채 초라하게 귀국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을 거둔 데 이어 월드컵 직전 평가전 3경기를 모두 이기자 8강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번 여자 월드컵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한국은 독일, 콜롬비아, 모로코 등과 편성된 조별리그 H조에서 1무2패에 그치며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콜롬비아에 0대 2로 패했고, 약체로 평가됐던 모로코에 마저 0대 1 일격을 당해 사실상 16강 진출이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월드컵 열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 지난 15일 코스타리카가 대륙 간 플레이오프(PO)에서 뉴질랜드를 꺾고 막차에 올라타면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를 주인공이 모두 가려졌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썰렁한 모습이다. 십수년 전 본선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면서 지구촌이 월드컵 무드로 접어들 때와 견주어 보면 격세지감이 든다.일단 우리나라부터도 월드컵 붐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올 초 10연속 본선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의 벤투호는 최근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리우올림픽 축구 8강전 한국과 온두라스전이 끝나자 소셜미디어 여기저기서 난리가 났다. 4강 진출이 좌절된 프리미어리거 손흥민(토트넘)이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은 채 아쉬워하는 장면을 보면서 축구팬들은 울컥하는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나도 눈물이 난다” “이렇게 질 수가 없는데, 너무나 아쉽다” 등 일방적으로 우세한 경기 끝에 온두라스의 역습 한 방으로 1-0으로 무너지며 2회 연속 올림픽 4강 진출의 꿈이 무산된 것에 대해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금메달 속보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축구 승리를 애타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한국 여자축구의 스트라이커 지소연(24, 첼시 레이더스)은 지난해 영국에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한국 축구 역사상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최고 선수상을 받은 것은 남녀 축구 통틀어 그녀가 처음이다. 한국 축구의 최고 경사였을 뿐 아니라 개인으로서도 큰 영광이었다. 지소연이 세계 축구의 1인자 리오넬 메시의 이름을 빌려 ‘지메시’ 별명을 얻은 것은 이 상을 받은 것에서 시작됐다.현재 캐나다 월드컵에 출전 중인 지소연은 깜짝 놀랄 만한 일을 꿈꾸고 있다. 예선 1차전에서 최강 브라질에 0-2로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여러 골키퍼들의 신들린 선방 장면을 보면서 필자의 어릴 적 우상이었던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이바노비치 야신이 생각났다. 검은색 유니폼을 입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게 치장했던 야신은 철벽방어를 보여주며 세계 골키퍼 역사에서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다. 필자가 야신을 처음 본 것은 1970년 멕시코월드컵 대회였다. TV중계를 통해 본 야신은 당시 브라질 펠레, 포르투갈 에우제비오, 독일 베컨바우어와 함께 최고의 우상이었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당시 우승팀이었던 브라질과의
한병권 논설위원 # ‘빨리빨리…’필리핀 관광지에서 현지인들이 한국 관광객들을 안내하며 이렇게 말한다. 필리핀 사람들이 외워 하루에도 몇 십번씩 쓰고 있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빨리빨리’를 외쳐대고 부산을 떨어댔으면 그들까지 배웠을까. 무어 그리 바쁜가. 몇 분만, 혹은 몇 초만 기다리면 안 되는가. 많은 한국인이 가진 습성이니 가히 ‘빨리빨리병(病)’이라고나 할까. 한국에서 발병한 이 ‘질병’, 무엇엔가 쫓기는 듯한 이 습벽. 풍광 좋은 해외 관광지에 나가서도 버리지 못한다. 블타바 강을 사이에 두고 펼쳐진 정겹고 고풍스런 도
한병권 논설위원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 전문이다. 떠나는 이에게는 미련이 남는다.
정라곤 논설위원 시인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새해 예산안 총 규모는 357조 7천억 원이다. 이 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12월 4일부터 심사하기 시작했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았으면 사상 초유로 준예산제도가 실시될 뻔 했는데 새누리당, 민주당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어렵사리 합의해 뒤늦게나마 예산심의를 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까. 여야가 힘겨루기 하던 12월 초까지만 해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정부에서는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현안 문제로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던 때 정홍원 총리는 시급한 법안과 내년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코스타리카의 흡혈박쥐는 낮에는 고목에 매달려 있다가 밤이 되면 짐승의 살갗에 구멍을 내고 조용히 피를 빨아먹는다. 하지만 피를 빨 마땅한 짐승을 찾기가 쉽지 않고 설사 운이 좋아 찾았다 하더라도 순순히 피를 빨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때문에 흡혈박쥐는 자주 피 맛을 보지 못한다. 베테랑 박쥐는 열흘에 한 번 정도 굶지만 어린 것들은 사흘 걸러 하루 씩 배를 곯는다.박쥐는 60시간 동안 먹지 못하면 죽는다. 그런데도 굶어 죽는 박쥐가 많지 않다. 신기하게도 피를 듬뿍 빨아들인 박쥐는 하루에 필요한 양을
아침, 한 장의 사진을 들여다본다.1986년 그러니까 24년 전, 멕시코시티 올림피코스타디움.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A조 예선 1차전에서 허정무 선수가 마라도나에게 태클을 가하는 모습이다. 세월이 많이 흘러 기억들이 많이 뭉개져버렸지만, 대충 이런 것들은 기억해 낼 수 있다. 지구 저편에서 전파를 타고 날아온 TV 화면 속 우리 선수들은 시작 전부터 몹시 주눅 들어 보였고, ‘없어’ 보였다.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우리 선수들은 낯선 땅에 내버려진, 그래서 몹시 황망한 처지에 놓인 듯 했고 상대는 먹잇감을 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