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폭침됐을 당시 작전관으로 근무했던 박연수 중령이 신형 호위함 천안함 함장에 취임했다. 천안함 생존 용사가 폭침 5050일 만에 지휘관으로 돌아온 것이다.박 함장은 해군을 통해 “적이 도발하면 천안함 전우들의 명예를 걸고 즉각, 강력하게, 끝까지 응징하겠다”며 “더 강력해진 천안함으로 돌아온 만큼 대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며 서해와 북방한계선(NLL)을 굳건히 지키도록 세심하게 지휘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천안함 피격 이후 군 생활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는 것이 먼저 간 전우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새해를 ‘청룡’의 해라고 한다. 청룡은 우리 민속에서 동쪽을 지키는 수호신이었다.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와 더불어 사방을 지키는 사신(四神)의 하나다. 고구려 강서대묘 벽화에 그려진 청룡도는 매우 역동적이다.과학이 최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좋은 땅을 논할 때는 ‘좌청룡 우백호’를 찾는 이들이 많다. 풍수지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미신이 아니고 과학이라고 주장한다.옛사람들은 바다에 수신인 용왕이 산다고 생각했다. 신라인들은 동해 울산 앞바다에 표류한 처용 일행을 용왕의 아들이라고 기록했다.
전경우 칼럼니스트거리에서 유모차를 만나게 되면 어떤 아기가 타고 있을까, 들여다보게 된다. 아기들을 보면 더없이 반갑고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속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유모차에, 아기 대신 개가 들어 앉아 있을 때 그렇다. 엄마가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나온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빼고 들여다보지만, 깜빡 속고 만다.예전에는 동네 골목마다 아이들 웃고 떠드는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골목은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공부방이었다. 시끄럽다며 까탈을 부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개는 그런가 보다 했다. 아이들은 그렇게 어울려
박희제 언론인겨울 철새인 떼까마귀 140여 마리가 약물 중독으로 땅바닥으로 추락하는 광경이 얼마 전 제주도에서 벌어졌다. 동공이 풀린 채 날갯짓도 못하고 널부러져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주민 신고와 동물구조사 돌봄으로 대부분 살아났다는 뉴스를 접했다. 독극물 해독제를 맞고 하루 만에 자연 방사되는 모습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너무도 씁쓸한 일이다.텃새인 까마귀와 달리 떼까마귀는 몽골과 시베리아에서 매년 10월쯤 한반도 남쪽으로 내려와 6개월 정도 머물다 북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라고 한다. 몇 년 전 울산에 갔다 마을과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강수곤(姜秀崑)의 임진왜란 때의 행적을 전하는 행장(行狀)을 비롯해 묘갈명(墓碣銘), 묘지명(墓誌銘), 목민심서(牧民心書)의 공통점(共通點)이 있으니 고창 현감(高敞縣監)으로 재임하는 중에 어떤 사건으로 인해 파직됐다는 것이다.그런데 그 사건을 구체적으로 밝힌 자료는 권상하(權尙夏)가 전한 행장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데, 만약에 그가 이러한 기록을 후세에 남기지 않았다면 현재까지도 강수곤이 무슨 이유로 현감에서 파직된 것인지 모를수도 있는 것이었으니 권상하의 선견지명(先見之明)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권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4회에서 고창 현감(高敞縣監)으로 부임한 강수곤(姜秀崑)이 수많은 생명을 구제했으나 선박(船舶)이 침몰(沈沒)된 사건으로 인해 파직(罷職)됐다는 내용을 전했으며, 수암(遂菴) 권상하(權尙夏)가 지은 강수곤의 행장(行狀)에 소개된 해당 내용을 인용했다.또한 미수(眉叟) 허목(許穆)이 지은 강수곤의 묘갈명(墓碣銘)에서도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그 이듬해에 공조 좌랑을 거쳐 고창 현감(高敞縣監)이 됐다. 한창 전쟁을 겪는 중에 나라에 큰 기근이 들어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는 상황이었는데 공이 계획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강수곤(姜秀崑)은 15세에 휘(諱)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배모 교관(敎官)으로부터 글을 배웠는데 당시 함께 동문수학(同門修學)한 인물은 참찬(參贊)을 역임한 류간(柳澗)이었다. 그는 문인(門人)으로서 그 직분을 성실히 수행했으나 스승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것인데, 동문인 류간과 함께 좌우에서 시중해 그 정성이 밤낮으로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하니 스승에 대한 예우가 어느 정도였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스승이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그 마음이 한결같았으니 기일이 될 때마다 초상 때처럼 음식을 먹고 재계하며 거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학생 칭찬이나 격려 불가능(차별받지 않을 권리), 잠자는 학생 못 깨워(휴식권), 난동 부리는 아이 팔만 잡아도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교사들.지난 2010년 처음 도입된 학생인권조례가 13년이 지나 폐지 혹은 과감한 재정비에 직면하게 됐다. 학생인권조례는 진보 교육감들이 추진한 정책이며 특히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교육감 시절 만든 뒤 서울, 경기, 전북, 충남 등 6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조례 내용을 보면, 철저하게 학생 중심의 조항이며 학생의 인권만 강조하다 도리어 교육 현장에서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2023년 4월 월드투어 첫 행선지로 한국을 선택한 가오갤(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연출가 제임스 건 감독이 한국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다고 해서 우리는 다시 한번 기분이 좋은 K 콘텐츠 활약을 체감하는 듯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황해’ ‘마더’를 가장 좋아하고 이미 2003년에 ‘올드보이’를 접하고 영화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 영화라고 했다. 직접적으로 영화 ‘악녀’에서 액션 장면의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전의 다른 감독이 언급하던 인사치레의 발언과는 확실히 달랐다.그런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장순휘 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문재인 정권의 5년간 한국과 일본의 외교관계는 냉전(冷戰)을 방불케 하는 최악의 대결국면이었다. 문 정권에서 일본과 시비를 다툰 논점에는 원론적으로는 과거사 문제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문제를 풀어갈 생각보다 반일감정을 자극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계산한 좌파적 외교술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국 일본과는 자유민주진영에 공존하면서 냉전기에는 국익과 실리를 위해 안보와 경제협력과 문화교류를 중시했다. 탈냉전기에는 과거사 문제로 한일 양국 간 갈등이 증폭하면서 해결의 기미가 없는 이전투구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1973년 원작을 리메이크한 영화 ‘일본 침몰(2006)’에서 대형 지진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나는데 얼마 전 튀르키예 지진 참사와 양상이 다르다. 지각에서 태평양판과 북미판이 충돌을 일으켜 진도 10의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하며, 마침내 일본 열도가 침몰한다. 이는 메걸리스(megalith) 함몰 이론에 따른다. 이는 한쪽 대륙판이 다른 판에 들어갈 때 열과 압력이 가중돼 테두리가 둥근 추 모양으로 뭉치는 현상을 가리킨다.영화에서는 북미판에 들어간 태평양판의 끝에 메걸리스가 형성된다. 이 메걸리스는 일반 지각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발생한 지진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구조대가 파견됐고, 구조물자를 보내고 있다. 지구촌에 이상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 이런 피해는 지진진원국가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얼마든지 위험에 빠질 수 있어서 항상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자연재해가 아니라도 이미 우리는 지하철공사현장의 붕괴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세월호 침몰사고, 이태원 참사 등 대형사고를 경험했다. 천재지변은 평소 준비한다고 해도 피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래도 평소 지속적으로 준비하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회복탄력성(回復彈力性)이란 실패나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원래의 안정된 심리적 상태를 되찾는 성질이나 능력을 말한다. 스토아 철학은 인생에서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재앙에서 벗어나는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는 내용을 책에서 본 적이 있다.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면 고통과 불행에 휘둘리는 것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인 제논의 이야기는 귀감이 된다. 그는 기원전 4세기 후반, 무역상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티리언 퍼플 염료를 배에 가득 싣고 지중해를 항해하던 중이었다. 티리언
김어준(54)씨가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하차 의사를 밝혔다. 노골적인 친민주당 정치 편향 방송으로 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었던 만큼 그의 하차는 때늦은 감이 있지만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김씨의 하차설은 TBS 예산 삭감으로 출연료 인하가 불가피해지면서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그는 자신의 사퇴를 앞두고 지난 10월 특허청에 ‘김어준의 뉴스공장’ 상표권까지 신청했다고 한다. 자신만의 방송을 새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방송인만큼 누가 특별히 시비를 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박
최병용 칼럼니스트 “하!” 정말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탄식이 나온다. 꽃다운 10대, 20대 젊은이들이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다 압사 사고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외신에서조차 ‘전쟁 상황이 아닌 최근 한국에서 있었던 가장 치명적인 평시 사고’ ‘2014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한국에서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사고’라고 비보를 전하고 있다. 한명 한명이 다 소중한 귀한 자식일 텐데, 채 꿈도 피워보지 못하고 골목에서 인생을 마감했으니 비통하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 축구장 압사 사고를 뉴스로 접하면서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비싼 관람료가 문제인가 아니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게 문제인가. 여름방학 시즌에 개봉한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침몰하고 있다. 최근 관객수 감소는 영화 산업 자체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관객 감소는 투자사들의 투자 축소와 제작 편수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피해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누릴 권리가 있는 많은 관객에게 돌아간다. 여름 시장에 ‘빅4’로 불리는 한국영화 대작 4편이 개봉했지만 흥행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4편의 대작은 최소 200억 이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대통령 취임식을 여는 데 드는 돈이 33억원 가량 된다고 한다. 사상 최대다. 인수위와 측근들은 물가를 감안해 달라고 말한다지만 지금 큰돈을 쓸 때인가 묻고 싶다.윤석열 당선자가 “최악의 전염병 코로나가 터졌고 사상 최악의 산불도 발생했습니다. 전쟁까지 터졌습니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집값도 불안한 형국이어서 취임식은 자제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어제 일정이 빠듯해 택시를 타게 됐다. 기사님은 70세 정도 돼 보였다. “내가 윤석열을 찍긴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청렴연수원 청렴강사1904년 2월 8일 밤, 일본 해군은 중국 여순항에 있는 러시아 극동 함대를 기습공격했다. 이날 일본 함대는 인천 제물포에 정박한 두 척의 러시아 전함도 기습공격했다. 오후 4시경 카레예츠호가 자폭했고, 6시경 바라크 호가 침몰했다.2월 9일에 일본군 1천명이 서울에 들어왔다. 사람들은 도망치고 구중궁궐도 텅 비었으며 조정 대신들도 숨기에 바빴다. 12일에 러시아 공사 파블로프가 서울을 떠났다.이러자 일본 공사 하야시 곤노스케는 고종을 위협해 2월 23일에 한일의정서를 체결했다.한일의정서
인명사고가 난 화재 발생 당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현장부재’ 사실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 확산 중에 있다. 그 화재는 지난 6월 17일 오전 5시 36분에 경기도 이천시 소재 쿠팡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발생한 화재이다. 그날 화재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에서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50명과 장비 60여대를 동원해 초기 진화작업에 나섰고, 오전 8시 19분경 큰 불길이 잡혀 소방당국은 앞서 발령한 경보령을 해제하기도 했다.그런데 오전 11시 50분경 불길이 다시 치솟으며 건물 내부에서 잔불 진화 작업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제 할 일을 못한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최근 들어 여야 대선주자들의 활발한 움직임에도 이를 관망하면서 좀처럼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이 대표에게 한마디 했으니, ‘이준석 대표는 경선에 손을 떼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할 일은 대권주자에 대한 간섭보다는 당을 혁신시켜야 한다는 주문인데, 공정, 정의 같은 보편적 가치를 세우고 이를 통해 당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이 필요함에도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정당으로서의 위상을 갖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