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북송 흠종 시기에 금군이 남하하여 동경 개봉부를 포위했다. 조구는 인질이 되어 금군의 병영으로 갔다. 여진인들은 그가 진짜 왕이라고 믿지 않았다.당연히 그를 돌려보내고 인질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강왕은 잽싸게 도망쳤다. 언제 여진인의 생각이 바뀔지 모른다. 다급하게 도망치던 그는 길가에서 주인이 없는 말을 발견했다. 말을 타고 강을 건너려고 하는데 말이 움직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진흙으로 만든 가짜 말이었다. 강왕이 진흙으로 만든 말을 타고 강을 건넜다는 전설은 관이 비었다는 전설과 잘 어울리는 황당한 스토
박희제 언론인마구잡이 개발로 국토가 성치 않다. 영화 ‘파묘’에서 호랑이 척추에 해당하는 한반도 허리를 훼손한 자리에 매국노 영가가 묻혀 있어 후손들에게 우환이 끊이지 않는다. 무당과 풍수사의 도움으로 파묘하고, 상처받은 땅을 치유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당대 최고의 풍수사는 목숨을 걸고 최후 순간까지 파묘의 근간인 땅을 지켜낸다.그는 “금(金)과 상극인 것이 목(木)이고, 물을 머금은 목은 능히 불에 달궈진 금을 이긴다”고 음양오행의 원리를 되뇐다. 그리곤 물기 머금은 나무로 금기 강한 일본 귀신(정령)을 때려잡는 장면이 생생하다.
천지일보가 독자참여코너로 가로세로 낱말 퀴즈를 연재합니다. 낱말 퀴즈는 가로세로 낱말퍼즐 저자로 잘 알려진 김수웅 선생이 직접 출제한 퀴즈가 격주로 게재됩니다. 퀴즈에 응모하는 독자 중 5분을 추첨해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증정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4월 20일/몸이나 마음에 장애나 결함이 있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받는 사람3. 4월 25일/국민의 준법정신을 높이고 법의 존엄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정한 날5. 특수한 장치를 이용해 남의 이야기, 회의의 내용, 전화 통화 따위를 몰래 엿듣는 일7. 관찰이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호머의 우화와 전설은 아주 오랜 전통을 지녔다. 수백년 동안 발전한 전설의 언어는 다양한 고대어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문법의 특징을 보여준다. 호머가 이야기한 영웅들의 세계는 그의 시대가 아니라 훨씬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서사시에 언급된 도시 가운데 미케네, 티린스, 필로스, 트로이는 BC 1200년 이전에 이미 소멸되었다. BC 8세기에 아시아 해안에 등장한 이오니아 식민도시들은 아직 생기지도 않았다. 칼, 단검, 화살은 BC 8세기부터 철로 만들었다. 호머의 서사시에서는 이러한 무기를 청동으로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역사가는 언제, 누가, 어떤 정보를, 어떤 목적으로 문서를 작성했는지 서로 대조하여, 적절한 결과를 도출해 낸다. 반면에 구술 전승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화한다. 전달자가 중요시하는 부분이 지나치게 강조되었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축소 또는 변질되기도 한다. 이전의 전승에 이질적 요소가 가미되어 다양한 이야기 구조의 층차를 보여주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사실 그리스 국가들과 에게해 지역의 역사는 BC 776년보다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간다. BC 6000년의 신석기 문화나 BC 3000년의 청동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고수는 노린재나 빈대에서 날 법한 특유의 강한 향 때문에 싫고 좋음이 분명히 갈리는 채소라 할 것이다.고수풀은 빈대 냄새가 난다 하여 빈대풀이라고도 하는데, 속담으로 ‘스님이 고기 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도 안 남는다’고 와전되기도 했다. 고수의 줄기가 자라게 되면 속이 텅빈 대궁처럼 모양이 달라지는데, 사찰의 채공스님이 고수 대궁까지 사용하여 “스님이 ‘빈대풀’ 맛을 알면 ‘빈대풀’의 대궁까지 안 남아 난다”에서 와전된 말이다.고수풀은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기에 중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향신료로 중식요리의 대부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그러나 조약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제1차 세계대전 시기까지 그리스가 계속 통치했다. 갈리폴리 전투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주축인 영국군이 호주와 뉴질랜드군으로 구성된 영연방군을 이끌고 동맹국을 참전한 오스만제국을 공격하기 위해 갈리폴리에 상륙하면서 벌어졌다. 이 전투에서 연합군은 괴크체아다(Gokceada)와 보즈자다(Bozcaada)를 해군기지로 사용했다. 1923년 7월 24일에 조인된 로잔조약에 따라 이 섬은 튀르키예로 반환되었다. 동년 1월 30일,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로잔에서 인구교환에 대한
박희제 언론인송년회 모습 속에서 세월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평소 출석률이 썩 좋지 않던 동창회에 엊그제 다녀왔다. 서울 모 호텔에서 열린 대학 송년회엔 재담 넘치는 개그맨 사회자와 요정 원조로 불리는 아이돌 여가수, 뜨고 있는 트로트 가수 등 동문 연예인들이 3부 공연무대를 장식해 흥겨움을 더해줬다. 참석자 이탈을 최소화하려는 듯 푸짐한 상품을 나눠주는 경품 추첨이 마지막 순간까지 수시로 이어졌다. 폭탄주를 마시며 흥청대던 예전의 흔한 풍경은 사라지고 품위와 격조 있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뒤끝은 뭔가 허전했는데, 오랜만에 동문을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지난달 필자는 여성들이 가장 존중받고 살았던 신라국 고도 경주를 다녀왔다. 선덕여왕과 관련 있는 ‘향가’ 취재를 위해서였다. 향가 제목은 ‘풍요(風謠)’로서 영묘사(靈妙寺)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묘사는 바로 선덕여왕이 세운 절로 알려진 유적으로 본래는 신라 불교의 시원지인 이차돈의 순교지 흥륜사다.왜 신라 사람들은 이 향가를 ‘바람의 노래’라고 했을까. 풍요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라 가요다. 지은이를 알 수 없으나 양지(良志)가 영묘사의 장육존상(丈六尊像)을 만들 때 부역 온 성내 남녀들이 불렀다는
이팝나무 아래서김밝은저만치서 머뭇거리는 봄을 불러보려고꼭 다물었던 입술을 뗐던 것인데그만,울컥 쏟아낸 이름고소한 밥 냄새로 찾아오는 걸까시간의 조각들이 꽃처럼 팡팡 터지면기억을 뚫고 파고드는 할머니 목소리악아, 내 새끼밥은 묵고 댕기나 [시평]이팝나무는 그 꽃이 쌀밥을 닮았다고 하여 ‘이팝’, 곧 쌀밥나무라고 부른다. ‘이팝’은 ‘이밥’의 속음이라고 한다. 이 ‘이밥’은 ‘이(李)씨의 밥’이라는 의미로, 벼슬이나 해야 이씨 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쌀밥을 먹을 수가 있어, 쌀밥을 이밥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팝나무는 5월에서 6월에 꽃이
박희제 언론인초저출산국가로 진입한 한국에서 10, 20대 잘파세대의 위력은 막강하다. 미래를 열어갈 소중한 존재인 데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키즈’로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 탄생한 알파 세대를 통칭해 잘파세대로 부른다. 이들은 유년기부터 스마트폰, 태블릿과 친숙히 지낸 ‘디지털 네이티브’다.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스마트 기기를 척척 다루는 유아들을 흔히 본다. 알파세대가 태어나 처음 말한 단어가 ‘엄마’가 아니라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라고 하지 않던가.개인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새집은 옛집의 벽돌을 사용했으므로 짓기에 편리했다. 따라서 이전 정착지 유적은 새 정착민의 생활공간으로 활용됐고, 새 성벽은 옛 토대에 건설될 수 있었다. 이러한 건설 전통 덕분에 고고학자들은 언덕의 정착지에서 발견된 상층의 새로운 유물과 하층의 오랜 유물을 구분할 수 있었다. 청동기 시대 초기부터 철기 시대 초기까지 형성된 ‘트로이1’에서 ‘트로이7’까지 히사리크 언덕의 초기 정착층은 7개 층으로 50개 이상의 건설단계를 거쳤다. 그 위에 고대 그리스 도시 ‘트로이8’과 로마 도시 ‘트로이9’의 유적이 있고,
전경우 칼럼니스트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어느 복싱 도장에 가면 벽에 ‘선, 인간챔피언/ 후, 세계챔피언’이란 글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큼지막하게 붓글씨로 쓰여 액자에 담긴 이 글은 젊은 시절 MBC 신인왕 출신으로 세계챔피언을 꿈꿨던 이 도장 관장님의 신념이 담겨 있다. 아무리 복싱을 잘하고 세계 챔피언에 올라도 먼저 인간이 안 되면 소용이 없다는, 아주 깊은 뜻을 품고 있다.그래서인지 이 도장에서 수련하는 관원들은 하나 같이 예의가 바르고 구김살이 없다. 10대 어린아이들부터 청년과 중장년, 60이 넘은 수련생들이 함께 쒹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꽃 중에 콜라겐이 풍부하게 함유된 꽃이 있다. 이 식물이 바로 노란 꽃이 예쁘게 피는 아욱과(Malvaceae) 무궁화속(Hibiscus)으로 분류되는 금화규(金花葵)다.이 꽃을 골드 히비스커스(Gold Hibiscus/ Hibiscus manihot L.) 또는 Aurea helianthus 즉 황금 해바라기라고 한다. 중국에서 이 꽃을 채부용(菜芙蓉), 야부용(野芙蓉), 점간(黏幹), 점건(黏乾), 산유피(山榆皮)라고도 부른다.영어로는 ‘sunset hibiscus’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키무하나아오이(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죽으라는 법은 없다.” 이런 말이 있는데 꼭 북한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지난 1990년대 중반 김일성 주석의 사망 후 고난의 행군으로 사회주의 간판을 내려야 할 북한이 엉성한 ‘장마당경제’로 그럭저럭 연명해 오더니 최근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새로운 무기판매 시장을 확보하며 기사회생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러시아는 재래식 무기가 계속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러시아 군수공업은 미사일이나 로켓 같은 첨단 체계로 전이돼 있다 보니 포탄과 수류탄 등 재
이 아이는 진실과 진리였고 비밀이었다인류는 태초부터 ‘한 아이’의 출현을 예고해왔다. 특히 ‘피리 부는 아이’는 우리 인생들과 늘 친근한 관계로 묘사돼왔으며, 불교의 심우도(십우도)는 물론 시골 장터나 각동각처의 문화 공간 앞마당엔 어김없이 소를 타고 피리를 부는 목동(牧童)이 조각돼 있다.양과 소 등 가축은 꼭 아이가 쳐야 하는 것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왜 이 아이를 내세웠어야 했을까.뿐만 아니라 지방 고을마다 최소 하나쯤 있을 법한 설화 속에는 마을이 위험에 처했을 때면 으레 지혜 있는 아이가 갑자기 나타나 불의와 싸워 이기고 마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6개의 돔으로 덮인 십자가 모양의 성당은 중앙의 돔 바로 아래에 있는 성 요한의 무덤을 보호하는 거대한 기둥이 지탱했다. 이 성당에는 정확한 건립 일자를 증명하는 황제와 그의 아내를 위한 모노그램과 머리 부분에 푸른 결이 있는 대리석 기둥으로 구성된 견고한 3개의 본당으로 이뤄졌다. 이 기둥은 바닥을 받치는 지하의 납골당과 연결돼 있다. 지하실 앞에 놓인 벽감의 바닥은 두 계단 더 높고, 돔은 4개의 기둥이 지탱하고 있다. 바닥을 덮은 다양한 색깔의 모자이크는 하나씩 뽑혀 나갔다. 그 잔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피온산 자락에서 아카디안로를 마주 보고 있는 대극장은 수용인원이 약 2만 4000명으로 소아시아에서 최대규모이다. 대리석으로 포장된 길은 항구까지 연결됐다. 도시의 입구인 항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이 극장은 매력적이고 장엄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놀라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아르카디안로와 대리석길 사이에 서 있는 이 건물의 높이는 18m이고 3층이다. 오케스트라 뒤의 벽에는 조각상을 포함한 다양한 장식이 돋보인다. 발굴과정에서 생긴 파편은 복원에 사용하기 위해 수집됐다. 첫 번째 2층의 보존상태는 비교적 양호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켈시우스 도서관은 광장의 서쪽에 있다. 처음에는 로마의 아시아 총독 티베리우스 셀시우스 포레마누스의 무덤으로 지었다. 중앙의 지하 묘지에는 겉을 잘 조각한 대리석 석관이 있다. 발코니로 구분된 2층 건물은 필사본과 양피 두루마리를 보관하는 도서관으로 사용됐다. 습기로부터 서적을 보호하기 위해 뒤편에 벽돌로 공기 순환 통로를 만들었다. 지하 묘지는 오른쪽 통로로 들어갈 수 있었다. 2층의 외관은 모두 하드리아누스 시기 건축 양식이다. 건물은 1층과 이어지는 큰 계단으로 형성된 기단 위에 놓여 있다. 기둥의 장식은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하드리아누스 신전의 정면 현관은 4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다. 고전적 모티프로 장식한 조각상 진열대 중앙에는 이 도시의 상징 행운의 여신 티케(Tuche)의 머리가 있다. 중앙문 상인방에는 계란과 진주 모양을 새긴 부조가 있다. 두 번째 진열대 중앙에는 머리가 여러개인 뱀 메두사를 노려보는 벌거벗은 여인의 흉상이 있다. 문 양쪽에는 안드로클루스(Androclus)가 야생 멧돼지를 죽이는 장면과 디오니소스를 위해 행진하는 수도사들을 묘사한 부조가 있다. 진품은 에페수스 박물관에 소장됐고, 현장에 있는 것은 석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