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제주 동쪽 조천, 새벽 잠에서 깨니 숙소 창 너머로 멀리 바다가 보였다. 오징어 배들의 조업이 한창이라 수평선에 등불이 마치 별처럼 빛을 내는 가운데 오른쪽 함덕 해수욕장 서우봉 산자락에 여명이 감돌고 있었다. 세상이 점차 어둠 속에서 파란 빛을 띠고 있었던 것이다.지난 주말 전통무예를 탐구하며 제주에서 ‘제2의 삶’을 누리는 이길우(65) 전 한겨레신문 국장의 ‘바누힐링센터’ 및 바누 펜션 카페를 고교 동창 세 부부와 함께 찾았다. 오래 전 체육 기자를 함께 했다가 30여년의 기자 생활을 마치
최병용 칼럼니스트제주도는 필자에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대전에 살다가 제주도로 전학 가서 중학교까지 졸업한 후, 고등학교는 육지로 진학했다.어릴 때 성장기 추억은 제주도가 유일하다. 그 후에도 부모님이 15년 정도 제주도에 더 살아 태어난 고향보다 더 친숙하다. 심지어 은퇴 후 제주도에 내려가 살 마음으로 땅까지 장만해둔 애착이 많이 가는 곳이다.코로나19 시절에 해외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갈증을 제주도 여행으로 풀며 ‘대한민국에 비행기 타고 여행 갈 수 있는 제주도가 있어 행복하다’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
박희제 언론인‘길’은 토종 우리말이라 어감이 좋다. 그래서 넓고 질러가는 길보다 좁고, 돌아가거나 험한 곳에 길이라는 이름이 많이 붙는다.마을 뒤편의 ‘뒤안길’, 좁은 ‘고샅길’, 논두렁의 꼬불꼬불한 ‘논틀길’, 잡풀 무성한 ‘푸서릿길’, 호젓한 ‘오솔길’, 산비탈 기슭의 ‘자드락길’, 돌 많은 ‘돌너덜길’, 사람 자취 거의 없는 ‘자욱길’, 발자욱 없는 눈이 소복이 쌓인 ‘숫눈길’…. 요즘 도시에선 꺾이면서 사이사이로 연결된 골목길이 주목받는다.도심 공동화로 쇠락하던 골목길의 부활이 1990년대 중반 X세대 거점 홍대를 시작으로
제주국제공항 388서안나죽음을 밟지 않고 제주에 착륙할 수 없다 제주국제공항 비행장은4.3 때 최대 학살터2007년 388구의 주검이 발굴되었다 역사의 평탄화 작업이 끝난 제주공항학살의 무늬를 따라 달려가는 활주로주검이 먼저 이륙한다 죽음을 껴안지 않고는 제주를 떠날 수 없다 [시평]1947년에서 1954년에 이르기까지 제주도에서 벌어진 남로당과 토벌대의 무력 충돌 및 진압 과정 등에서 수많은 제주 주민이 죽임을 당하였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 사건은 1947년 3월 1일 삼일절 기념식에 좌익 세력이 시
장순휘 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지난 29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신원식 국방부장관과 김선호 차관 및 조창래 정책실장을 ‘직무유기(職務遺棄)혐의’로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접수시켰다고 한다.고발장에는 우리 정부가 ‘독도와 관련된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공식입장을 밝혀왔다. 그런데 이번 국방부 교재에는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교재에 기술된 사실조차 장관이 몰랐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고소했다.국방부는 최근 전군에 배포한 ‘장병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 세계에서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지역으로 독도(獨島)
박희제 언론인겨울 철새인 떼까마귀 140여 마리가 약물 중독으로 땅바닥으로 추락하는 광경이 얼마 전 제주도에서 벌어졌다. 동공이 풀린 채 날갯짓도 못하고 널부러져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주민 신고와 동물구조사 돌봄으로 대부분 살아났다는 뉴스를 접했다. 독극물 해독제를 맞고 하루 만에 자연 방사되는 모습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너무도 씁쓸한 일이다.텃새인 까마귀와 달리 떼까마귀는 몽골과 시베리아에서 매년 10월쯤 한반도 남쪽으로 내려와 6개월 정도 머물다 북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라고 한다. 몇 년 전 울산에 갔다 마을과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중국 항저우가 어제부터 언론을 장식한다.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이다. 1990년 베이징, 2010년 광저우에 이어 세 번째로 중국이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도시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10개 중 하나의 도시에 속한다. 오래된 역사와 유물 자연이 삼위일체(三位一體)가 돼 어우러진 도시로 명성이 높다. 급격한 도시화로 옛날보다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사적과 유물들이 잘 보존돼 있다. 유학 시절 그 먼 북경에서 밤새워 기차 타고 가본 지역이기에 낯설지 않다. 많이 알려진 상하이에서도 1시간 정도면 갈 수
정부는 매일 한국 바다 방사능 검사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일본 오염수 방류가 지난 24일부터 시작됐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더이상 비축할 곳이 없다는 이유로 일본은 방류를 시작했다.일본의 오염수가 한국에 도착하는 데 3년 정도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 오염수가 한국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최소한 300일 이상 걸리는데 야당과 일부 시민 단체 등은 반일 감정을 선동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정부가 한국의 바닷물을 직접 검사해 오염 유무를 발표한다면 국민들이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다.현재는 일본
8월을 맞아 해방 후 제주의 아픈 역사인 4.3사건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국군과 경찰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당한 분들의 명예를 찾아주는 일은 정통성 있는 대한민국 정부의 의무와 도리이다. 한편 제주 4.3무장폭동을 주도한 세력을 명확하게 가려내는 것 또한 정부의 몫이다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제주 4.3사건을 정쟁의 소재로 삼아 국민통합을 헤치려는 게 문제다. 미군이 양민학살의 주범이란 선전·선동도 하고 반미책동도 벌인다. 특히 전직 대통령이나 역사적 진실을 가리는 정치인이, 운동가들이 제주 4.3 사건을 마치 민주항쟁인 양 포장해
이종철 정치학 박사ㆍ고려대 강사2016년 정부가 경상북도 성주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했을 때 성주의 군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당시 성주 군민들은 물론이거니와 국민들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사드의 유해성이었다. 사드에서 나오는 전자파와 소음이 인체에 큰 해를 끼칠 거라는 것이었다. 이는 당시 몇몇 언론들이 대거 보도를 했고 시민단체들과 야당이 앞장서서 주장을 했다. 그 여파는 너무나 커서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이 파장과 내홍이 심각했다.그때 필자는 성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성주의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살조개는 백합목 백합과에 속하는 종으로 지역에 따라 살바지락, 쌀바지락, 쌀조개 등으로 불리며 형태는 패각 길이 49㎜, 높이 42㎜ 중형으로 타원형이다. 각정은 높지 않으며 앞쪽으로 치우친다. 갈색을 띠는 하트 모양의 소월면이 있고 인대는 각정 뒤에 있으며 돌출하지는 않으나 뚜렷하다. 양 패각의 각폭이 넓다. 표면은 뚜렷한 성장맥과 방사륵이 교차해 거친 포목상을 이룬다. 앞·뒤쪽 등선은 직선상이고 배선은 원형이다. 회갈색 바탕에 갈색의 방사상의 불연속적인 무늬가 있으며 광택은 없다. 패각 내면은 황백색이다
박희제 언론인쓰레기매립장에서 생태문화공원으로 바뀐 제주도 돌문화공원을 11년 만에 다시 찾았다.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고(故) 백남준의 굿판(1932~2006)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볼일도 있어 오랜만에 제주에 갔다.쓰레기매립지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제주돌문화공원은 4개의 오름에 둘러싸인 광활한 지대에서 곶자왈(나무, 덩굴, 암석이 뒤엉킨 숲을 의미하는 제주어) 원시림으로 복원되고 있었다. 신화와 자연, 예술이 어우러진 곳에서 백 선생이 ‘신기 넘치는 아방가르드 전자 무당’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얼마 전 과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언제나 웃는 얼굴,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쪼르르 달려와 사람들을 쳐다보는 동물이 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웃고 있는 ‘쿼카’라는 동물이다.얼핏 보면 커다란 쥐로 오해할 수 있는 생김새지만 쿼카는 캥거루과의 소형 유대류다. 캥거루처럼 배에 주머니가 있어 새끼를 낳으면 주머니에 넣고 기른다. 몸무게는 2.5~5kg가량 되고, 크기는 40~90㎝, 꼬리 길이는 25~30㎝로 둥근 땅딸막한 귀를 가지고 있으며 털색은 회색빛을 띤 갈색이다. 작은 캥거루 같은 외모에 고양이와 비슷한 아담한 체구를 지니고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동의보감에 보면 ‘후어(鱟魚)’라는 이름이 등장한다.‘治痔․殺虫(치질살충), 及腸風·瀉血(급장풍·사혈), 産後痢(산후리), 生南海(생남해), 大者如扇(대자여선), 長六·七尺(장육·칠척), 似蟹皆牡·牝相隨(사해계모·빈상수), 無目得牝始行(무목득빈시행), 牝去牡死(빈거모사), 生南海(생남해) 후어는 성질이 평순하고, 독이 없다(性平․無毒). 치질을 치료하고, 벌레를 죽이며, 장풍으로 피를 쏟는 것과 산후의 이질을 다스린다. 남해에서 살고 큰 것은 부채같이 생겼으며, 길이가 6~7자나 되고 게 비슷하게 생겼다.
박희제 언론인 ‘힙한’ 지역이 많아지고 있다. ‘1004섬’으로 정체성을 찾고 있는 전남 신안도 생태와 문화를 매개로 담대한 도전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자은도 임자도 암태도 증도 압해도 등 여러 섬마다 각기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는 야심 찬 운동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몇 년 사이 범상치 않은 전시장, 박물관이 20여개나 생겼다.예술과 꽃, 소금, 식물, 컬러 등을 활용한 지역 재생이 큰 성과를 거두자 2021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에서 ‘신안군 퍼플섬’을 제1회 유엔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했을 정도다.‘그리운 바다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동물원을 탈출하여 화제가 됐던 얼룩말 세로와 더불어 잠깐 뉴스가 된 동물이 또 하나 있다. 작년 봄 고향인 소백산에서 400㎞나 떨어진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 고개에 갑자기 나타나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붉은 여우 'SKM-2121'이다. 필자의 동네 뒷동산이기도 한 달맞이 언덕은 해운대에서 송정 넘어가는 바닷가 고개로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제는 동화책이나 전설의 고향에서나 간간이 등장하던 여우라는 녀석이 야생에서 그것도 시민들이 산책하는 도심 관광지의 숲에서 발견되었으니 서울 동네 골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역사에 가정이 없다고는 하지만 만약에 이러한 제안이 수용돼 소현세자(昭顯世子)가 성직자(聖職者)를 동행해 귀국(歸國)했다면 인조(仁祖)를 비롯한 조정(朝廷)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을 것이며, 이는 실로 역사적인 대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는데 이것은 조선에 천주교회(天主敎會)가 공식적으로 조직되기 139년 전에 있었던 일이었다.그래서 아담 샬 신부가 성직자 동행 대신 신자 출신의 환관((宦官)과 궁녀(宮女)들을 파견하기에 이르렀는데 안타깝게도 소현세자가 귀국한 지 불과 2개월만에 창경궁(昌慶宮) 환경전(歡慶殿)
최병용 칼럼니스트교육부가 ‘정순신 변호사 아들’ 논란을 계기로 학교폭력 가해자는 대학 입시에서 반드시 큰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다.교육부 장관은 ‘가해자 엄정 대응, 피해자 우선 보호’를 원칙으로 가벼운 사안은 교육적 해법을 우선하고, 지속적이고 집단적이고 악질인 사안은 엄벌주의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개편하겠다고 하니 바람직한 방향이다. 학교장에게 학교폭력 수사 요청권까지 부여하겠다니 기대가 크다.국회에서 학교폭력 징계 학생부 기재 기한을 2년에서 10년으로 연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법으로
정부가 ‘주52시간’에 묶여 있던 근로시간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안을 내놨다. 핵심은 근로시간 유연화다. 근로자가 주당 52시간까지만 일하게 허용하던 것을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게 하되, 더 일한 것에 대해서는 추후 단축 근무와 장기휴가로 쉴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지금까지 70년간 주 기준이었던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월, 분기(3개월), 반기(6개월), 연 기준으로 확대해 ‘몰아서 일하기’가 가능해진다. 또 연장, 야근, 휴일근무 뒤 발생하는 휴가를 적립해놨다가 ‘몰아서 쉬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바쁠 때는
윤석열 정부 최악의 인사참사다. 아들의 학교폭력 이력이 드러나면서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취소 사태가 일어났다.피해자에게 사과하기는커녕 당시 검사이자 가해자 아버지였던 정씨가 직접 나서 처벌을 피하기 위한 소송까지 제기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같은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이 정씨 아들의 학폭 논란을 정말 몰랐을까라는 합리적 의심도 드는 상황이다. 이번 인사참사로 ‘검찰공화국’이라는 정치공세에 결정적 빌미도 주게 됐다.판결문 등을 통해서 드러난 정씨 아들의 태도는 경악스럽다. 제주도 출신의 동기를 온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