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제 언론인마구잡이 개발로 국토가 성치 않다. 영화 ‘파묘’에서 호랑이 척추에 해당하는 한반도 허리를 훼손한 자리에 매국노 영가가 묻혀 있어 후손들에게 우환이 끊이지 않는다. 무당과 풍수사의 도움으로 파묘하고, 상처받은 땅을 치유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당대 최고의 풍수사는 목숨을 걸고 최후 순간까지 파묘의 근간인 땅을 지켜낸다.그는 “금(金)과 상극인 것이 목(木)이고, 물을 머금은 목은 능히 불에 달궈진 금을 이긴다”고 음양오행의 원리를 되뇐다. 그리곤 물기 머금은 나무로 금기 강한 일본 귀신(정령)을 때려잡는 장면이 생생하다.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통영에 살던 한 꼬막 채취 어부는 1973년 북한 경비정에 납북됐다. 그는 30년 동안 북한에서 살다 탈출, 지난 2003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납북 당시 생후 백일도 안된 딸은 어엿한 성년이 됐고 꽃 같았던 아내는 중년의 나이가 됐다.고향에 돌아온 기쁨도 잠시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의 생사가 걱정됐다. 북한당국은 그를 강제노역에 종사시키면서 정착하도록 결혼을 시켰다.30년을 북한에 살았으니 자식도 생겼다. 어부는 북한을 탈출하면서 북한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그러나 아내는 딸을 두고는 혼자 갈 수 없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오스만 코프만(M Osman Korfmann) 교수가 1988년에 시작한 새로운 발굴작업은 트로이 연구에서 전환점이 됐다. 발굴작업과 동시에 트로이와 관련된 국제전시회와 출판이 진행돼 국제적 관심이 높아졌다. 2005년, 코프만이 사망한 후에도 그가 이끌던 국제고고학팀이 발굴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2013년부터 튀르기예 문화관광부를 대신한 차나칼레 온세키즈 마트 대학교의 러스템 아슬란(Rustem Aslan) 교수가 트로이 발굴을 주도했다. 2006년 이후 진행된 저지대 발굴을 통해 트로이성 남문과 트로이 전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중국 속담에 ‘천상천당 지하소항(天上天堂 地下蘇杭)’이라는 말이 있다. 하늘에는 천당이 있으며 땅에는 항저우와 쑤저우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표현으로는 “천당 아래 분당”과 같은 말이다.‘물의 고장’인 중국 동부 저장성의 성도 항저우는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관광지로도 명성이 높으며 도시 중심에 위치한 ‘서호(西湖)’는 유네스코가 세계 유산으로 지정했다. 700년 전 중국을 방문한 이탈리아 베네치아 상인 마르코 폴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가 18, 19일 당나라 수도 장안, 지금의 서안에서 개최됐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의 국가다.이들 국가는 1991년 소련이 해체되기 전까지 소련령 5개국으로 아직도 러시아의 영향권에 있다. 그러나 러-우 전쟁으로 러시아가 주변국에 소홀하고 영향력도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 중국이 틈새를 파고 들어가 세력권에 가까이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중국 실크로드 비단길을 빼놓고 설명이 어려운 이들 국가는 지리적으로도 중국과 국경을 접하거나
박희제 언론인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비해 도시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이정표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전남 순천에서 10년째 정원해설사로 활동하는 50대 여성 K씨의 순천만에 대한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에서 10년 만에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구름 인파’로 넘쳐나 신나기도 하지만, 그보다 정원을 매개로 순천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교(보성) 가서 주먹 자랑 말고, 여수 가서 돈 자랑 말며, 순천 가서는 인물 자랑하지 말라’는 얘기는 전남 지역에 떠도는 옛말 중 하나다.K씨
정연용 변리사행안부는 기초자치단체 226개, 세종특별자치시 1개,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시 2개를 합한 229개 지역에서 인구감소지역으로 89개 지역을 지정했다.우리나라는 20년째 초저출산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실질적으로 0명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등 OECD 회원국에서도 가장 빨리 늙어가고 있다. 지방은 점점 비어가고 국가구조도 변하고 있다.지역의 생사는 출산력과 인구 이동에 기초하는데 이는 소득 수준과 일자리에 많은 의존을 하고 있다.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는 지방 소멸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보고서에서 발표했는데,
우리나라의 대표적 국립공원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41년 논란 끝에 정상 추진된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달 27일 강원 양양군의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해당 사업은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지구에서 대청봉 옆 끝청(1430m)까지 3.3㎞에 걸쳐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이다. 지난 40여년간 부침을 거듭했던 만큼 논란이 작지 않다.강원도는 1982년 내설악 쪽에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다. 하지만 문화재위원회는 “자연경관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두 차례 불허했다. 199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군 골프장 태릉CC는 한국 골프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념비적인 곳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위치한 유일한 골프장인 태릉골프장은 지난 1966년 군부대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9홀로 개장했다가 이후 정규 18홀이 됐다. 당시만 해도 빈약한 국방 예산으로 인해 골프장 건설을 위해 1번 홀은 1사단, 2번 홀은 2사단 등에서 맡아 공병대를 통해 공사를 했다. 사단 번호가 없는 홀의 경우 10번 홀은 육군본부, 13번 홀은 육군사관학교 등 군행정부대나 교육기관 등에서 각각 맡아서 홀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우리 음식문화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김치는 재료나 담그는 방법과 발효 과정 그리고 계절이나 지역에 따라 종류가 30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세계규격으로 채택된 우리나라 김치는 ‘배추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무 등으로 만들어진 혼합 양념으로 버무려 발효시킨 제품’이라고 정의돼 있다. 김치는 2006년 미국의 건강 전문 월간지인 ‘헬스(Health)’에서 스페인의 올리브유, 인도의 렌틸콩, 일본의 낫토, 그리스의 요구르트와 함께 세계 5대 건강식품으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1970년대부터 도시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했던 스페인 출신 사회학자 마누엘 카스텔은 지구촌 네트워크 사회의 출현을 일찍이 예측했다. 그는 인터넷 대중화 이후 거대한 수평적 소통체계의 작동으로 ‘문명의 풍경’이 바뀌는 현실을 직시했다.시간과 국경을 초월해 정보를 상호 연결해주는 ‘노드’가 점점 중요해지고, 유튜브나 인플루언스와 같은 노드들의 집합이 네트워크 사회를 구성하고 있음을 생생히 지켜보고 있다. 정보 전달의 속도는 획기적으로 높아졌고, 노드의 활동 범위는 전 지구적으로 확대됐다. 팬데믹 시대를 맞아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무의적으로 서구 문화를 동경했거나, 일본의 만화와 음악을 수준 높은 것으로 알았다. 요즘 방탄소년단(BTS)의 세계관이 시사적 또는 학술적으로 논의되고 봉준호 감독, 윤여정 여배우가 아카데미 무대를 휩쓸고 있어 놀랍기 그지없다. 2020년 한 해 동안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100편 가운데 한국의 K드라마가 10편이나 된다고 한다.청년들이 외치는 ‘헬 조선’, 세계 최저 합계출산율, 노인빈곤율 및 자살률이 최상위권이라는 현실이 암담하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참석차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현지시간으로 12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을 만났다. 지난해 11월 하야시 외무상이 취임한 이후 한일 외교장관이 정식으로 대면 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정식 만남에서 크게 기대할 건 많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이전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크다. 특히 양국 역사에 얽힌 주요 이슈에는 평행선의 연속이었다.우선 일본 기시다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문화재청은 지난 6일 김포 장릉(사적 202호, 추존 제16대 인조 부 원종 및 인헌왕후 구씨) 근처에 아파트를 건설한 건설사 세 곳과 인천 서구청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44개 동 가운데 39개 동에 대해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건축 중인 아파트는 검단신도시에 지어지는 주택단지이다. 높이는 20~25층이고 모두 44개 동이다. 현재 골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건설사 측은 문화재 반경 500미터 이내에 건축물을 지을 때는 문화재청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밟지 않고 아파트 공사를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는 ‘동백꽃 필무렵’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공간적 배경으로 바닷가 마을이라는 점이 같다. 삭막한 도심을 벗어난 공간에서 마음의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 다치고 상처받은 도시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려 한다. 이렇게 같은 점이 있지만, ‘갯마을 차차차’에는 살인 사건은 없다. 미스터리 스릴러 같은 얼개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로맨틱 코미디의 특징이 더 진하다. 바닷가 마을의 풍경과 함께 홍반장(김선호)의 사람의 향기 나는 매력이 윤혜진(신민아) 같은 여심을 매혹시킬 뿐이다.대개 갯마을이라면 대개
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언론중재법 개정논란이 그칠 줄 모른다. 법사위에서 통과됨으로써, 본회의 통과만 남았다. 실제 언론중재위원회가 중재만 하지, 중재권을 갖고 준사법 기능까지 가지면, 권력기구가 된다. 또한 언론중재법뿐만 아니라, 헌법, 민법, 형법, 신문법, 방송법, 잡지법, 뉴스통신법 등으로 법 만능사회를 경험하게 된다.언론은 법 무게에 질식을 당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법복 입은 청부업자’가 설치는 판에 언론중재위마저, 언론에 대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는 것은 언론자유를 유린하고, 결국 권력자들의 부역자들을 양산
현재 우리나라(남한) 태권도가 위기를 맞았다. 의식 있는 태권도 리더들은 ‘작금의 태권도는 위기’라고 진단한다.3월 30일은 ‘태권도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2항에 ‘대한민국 국기를 태권도로 한다’고 정한지 3주년이 되는 날이다. 하지만 태권도계 안팎은 현재를 위기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에도 불구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국회 등은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고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진흥재단, 학계, 언론 등 시민사회에서도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핫이슈(hot
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지난 19일 ‘언론윤리헌장’이 발표됐다. 배정근 위원장(숙대 교수) 팀이 지난해 9월부터 준비한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이들은 시의적절한 ‘언론윤리헌장’을 만들었다. 그 주체가 원래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포함됐으나, 최종적으로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참여했다. ‘언론은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라는 기치로 언론윤리헌장 선포를 했다.필자는 그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으나, 이러한 언론윤리헌장을 두고두고 볼 것인데, 성급하지 않았던 가에 아쉬움이 남는다.1947년 미국의 ‘언론자유위원회’는 현업
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은 4차 산업혁명을 예고한다. 정보(things)는 누구나 소비할뿐 아니라, 산업으로 육성해야 하는 시대에 돌입했다. 기술의 진보, 국제관계는 인터넷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유엔과 각 국가들은 4차 산업혁명을 가기 위한 전제조건에 관심을 갖는다. 국제사회는 정보의 불균형 유통과 그 정보를 통한 자국이익에 몰두한 나머지 세계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에 제동을 건다. 그 교통정리가 2020년대는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그 새로운 질서에 들어오지 않
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문재인 정권은 노무현 정치를 닮아갈 모양이다. 언론인을 귀찮은 존재뿐만 아니라 권력기구로 본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빈번히 ‘대통령은 권력이 없고, 검찰과 언론이 힘이 있다’라고 함으로 언론을 권력기구로 본 것이다. 물론 권력기구, 즉 신분집단이 된 언론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언론은 사회의 창의성과 역동성을 밑으로부터 받아 숙의(熟議)로 국가 발전의 원력을 삼는다. 새로 재정할 언론윤리헌장도 그 역할을 하도록 언론의 자유와 책임을 부여할 필요가 있게 된다. 그게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이다.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