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암흑의 시간이었다. 새로운 플랫폼과 뉴미디어가 모든 정보를 신속하게 전하는 대명천지아래에서 모든 언론 매체가 침묵을 지켰다. 다만 ‘릴레이 문자중계’를 받아 경기 상황을 상상해볼 뿐이었다. 평양-말레이(아시아축구연맹 본부)-서울을 잇는 문자중계는 마치 대중미디어 이전시대 봉화를 올리는듯한 원시적인 방법이었다. 적막 속에서 벌어진 경기에선 골도 침묵을 지켰다. 지난 15일 월드컵 예선 평양 남북축구에서 벌어진 황당한 광경이었다.5만 수용의 김일성 경기장은 스탠드에는 관중이 없었고, 인공기 핀을 정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남북한에서 민족의 동질감을 확인시키는 스포츠종목으로 축구만한 게 없다. 축구가 많은 기념비적인 성과를 올리며 민족의 가슴을 뜨겁게 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아시아 국가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에 진출했고, 한국은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세계대회 4강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 기적을 이루어냈다. 그동안 남북 스포츠 교류에서 축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도 남북한에 깊게 자리 잡은 축구 문화에 대한 뿌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서양 속담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있다. ‘디테일’을 망치면 그 안에 있던 ‘악마’가 나와 전체를 해칠 수 있다는 뜻이다. 악마는 구체적이고 개별적 표현으로 사람들의 의식과 생각을 지배한다. 따라서 인간적인 소통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말과 글을 잘 사용해야 한다. 무심코 던진 한 마디, 한 문장이 뜻하지 않게 개인과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최근 스포츠계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잘못된 용어들을 바로잡자는 의미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을 주목하는 이유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를 관전한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경기 내내 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안타까운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오히려 소리 지르고, 박수치고 짜릿한 스릴까지 맛봤다. 수천명의 관중들은 아이스링크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과 함께 공감을 했고, 모두가 하나가 됐다. 정상적이지는 않고, 비이성적인 모습이기까지 했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남북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경기 결과보다 더 중요했으니까 이런 광경이 벌어졌으리라.지난 18일 원로 체육언론인들의 모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장웅 북한 IOC 위원을 직접 처음 본 것은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때였다. 평양에서 국제열차를 타고 오는 장거리 여행을 한 탓인지 베이징역에서 만난 그는 무척 피곤한 듯했지만 “반갑습니다”며 한국말을 하는 일단의 한국기자를 보자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한국전쟁에 백만명 이상의 중국인민해방군을 보내 오랜 동맹관계를 맺었던 중국 수도의 한복판을 중국과 미수교 국가(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인 한국기자가 안방처럼 휘젓고 다니는 게 믿어지지 않는 듯했다. 농구선수 출신으로 6척 장신의 그는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시상식에서 쇼트트랙 금메달 3개를 획득한 빅토르 안이 러시아 국기에 예를 표하고 러시아 국가를 부르는 모습은 큰 충격이었다.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의 선수가 한때는 안현수라는 한국 이름으로 한국 쇼트트랙을 세계무대에 빛낸 불세출의 스타였기 때문이었다. 고교시절부터 천부적인 소질을 발휘하며 국가대표로 선발된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최고의 스타로 화려한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2010년 말 고질적인 부상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
미세먼지와 화염, 요즘 온통 우리를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하고 심지어 죽게 하는 것들이다. 지구촌은 그렇다 치더라도 나라 안에서도 자고나면 재난과 사고로 아비규환의 나라가 돼 버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사건과 그 상징이 된 노란 리본으로 정권을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전한 나라, 정의로운 나라, 차별이 없는 나라를 그토록 강조하며 정권을 잡은 정부, 나만 정의고 모두가 적폐라며 외쳐온 정부는 출범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그 정체와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애꿎은 민초들은 과거 정권에 속았고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는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 수상작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첫 문장 감동처럼 한반도가 갑작스럽게 눈빛이 환하게 빛나는 모습이다. 남북한이 지난해까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긴장과 전쟁 위험이 고조됐으나 2월 9일부터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급격한 해빙무드를 보이기 때문이다.남북한은 지난주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양측 체육대표단이 만나 평창동계올림픽 입장식에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1991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사상 처음으로 탁구와 축구에서 단일팀을 구성한 남북한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획기적인 성과를 올리고 남북한 역사에 의미심장한 이정표를 세웠다. 당시 축구담당기자였던 필자는 판문점 남북체육회담에서부터 평양 공동훈련, 단일팀 선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출전까지 이어지는 6개월간의 역사적인 행보를 함께했다. 전년도인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 직후 평양에서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통일축구대회를 개최하며 화해분위기를 조성했던 남북한은 이 해 2월 12일 판문점 평화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