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 세종(世宗)은 유교적(儒敎的) 가치관(價値觀)을 가지고 정치를 했지만 생활 속에는 불교신앙(佛敎信仰)을 가지고 있었는데, 태종(太宗)도 늙어서는 불교에 귀의(歸依)하였고, 태종의 후궁(後宮)인 의빈 권씨(宜嬪權氏)도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었다. 또한 세종의 둘째 형인 효령대군(孝寧大君)도 한때 불교에 귀의하였으므로 세종과 불교의 인연은 깊다고 할 수 있었다. 한편 1443(세종 25)년 세종은 효령대군의 청(請)을 받아들여 흥천사(興天寺)에 사리탑을 완성하고 경찬회(慶讚會)를 열었다. 이러한 세종의 불교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16년 전 인천, 평소처럼 등교하던 초등생 여자아이 앞에 낯선 아저씨가 나타나 말을 걸었다. “꼬마야, 이거 다 들기 어려운데 네가 좀 와서 들어줄래?” 어쩌면 남을 돕는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움직였던 여자아이는 아동성범죄자의 표적이 돼 성인이 된 지금도 그 아픔과 상처를 씻어내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살고 있다. 김근식은 주로 무거운 짐을 들어달라며 어린 초등생 여자아이를 차로 유인해 성폭행을 일삼았다. 이로 인해 김근식은 당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며, 보름 뒤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우리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LH발 땅 투기사태가 일파만파 파장을 낳고 있다. 사건이 폭로될 때만 해도 투기가 3기 신도시에 한정되는 것으로 생각됐지만 조사 과정에서 공직자 투기가 전국에 걸쳐 광범위하게 자행돼 왔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문제가 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경기도 용인 SK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팀장을 맡았던 공무원이 땅 투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8년 그의 아내가 운영하는 회사는 반도체 클러스터 자리 경계에 있는 땅 470평을 5억원에 샀다. 다음 해 3월 반도체 클러스터 대상지(135만평)가 확정됐다
LH사태 14일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했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부정부패 불공정을 혁파하고 적폐청산을 위해 힘써왔고 그 결과 부패지수가 개선되고 공정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계기에 부동산 적폐를 청산한다면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면서 공직윤리 확립을 강조했다.문 대통령의 말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적폐청산을 부르짖으면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온 문재인 정부는 전례 없는 ‘내로남불’ 행보로 공정의 개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그 파장이 정치권까지 미치고 있다. 아파트 값 폭등에 절망하고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일부 LH 직원들의 땅 투기는 철저한 배신 그 자체로 느껴진다.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겼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와 검경이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민주당은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일벌백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참에 LH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사전에 땅 투기 견제 장치를 갖추지 못한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대목이다.땅 투기를 한 LH 직
정부에서 광명·시흥지구 6번째 3기 신도시 계획이 발표된 지난달 2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이 있다”는 제보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에 접수됐다. 그 의혹사건에 대해 시민단체가 나서서 주변 필지에 대해 조사한 바, LH 직원과 가족 등 20명이 지난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광명·시흥 신도시 지역인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일원 토지 총 10개의 필지, 2만 3028㎡를 100억여원에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2일 이 사실을 공표하고 경찰에 고발하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LH 사태가 터지면서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공직자들이 보상이익을 노리고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수법으로 투기행각을 벌인 데 대해 그나마 문재인 정부를 지지해왔던 사람들도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특히 문 정부 기간 동안 폭등하는 집값에 애를 태워온 무주택자들과 서민들, 청년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 더 이상 기대도 희망도 없는 듯 낙담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25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All roads lead to Rome)’는 말은 본디 로마가 ‘교통중심지’라는 의미에서 생겨난 고사성어다. 그렇지만 이 말의 시원이 제정 로마시대에 나온 게 아니라 17세기 프랑스 작가 라 퐁텐의 우화에서 맨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지며, 오늘날 비유되는 쓰임새가 많다. 환경과 사정에 따라 다의미적으로 해석되어지기도 하는바, 즉 로마가 세계의 중심이었던 것처럼 어떤 분야의 중심이 되는 명제나 사람, 장소 등을 뜻하는 말로도 사용된다.현재 우리 국가․사회에서는 국민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러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요즈음 코로나19 때문에 주당들은 대부분 ‘혼술’을 한다고 한다.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어울려 한잔하며 정의를 나누던 시절이 까마득한 전설처럼 느껴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주점들은 폐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모양이다.며칠 전 종로1가에 있는 소머리 국밥집을 갔다가 굳게 문이 닫히고 주변이 폐허처럼 변한 것을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 이 국밥집은 입구에 큰 가마솥을 걸어놓고 밤새 뼈를 고아 국밥을 만들었던 식당으로 언론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이렇듯 서민들이 이용하는 음식점들이 먼저 문을 닫고 있다. 손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정부는 최근 대구광역시와 경기도 시흥시를 ‘데이터 기반 스마트시티’ 연구개발(R&D) 사업의 실증도시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실증도시 2곳의 연구개발 사업을 위해 올해부터 2022년까지 국비 843억원(국토부 453억원, 과기정통부 390억원), 민간 267억원, 지자체 49억원 등 1159억원 규모의 연구사업비를 투입한다.스마트시티는 정부가 교통·치안·재난·일자리 등 도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실제 도시에서 적용해 해결해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늙은 남편이 집을 나가 강을 건너자 아내는 붙잡으려 따라 나섰다. 울며 위험하다고 외쳤으나 남자는 말을 듣지 않았다. 노인은 강은 건너다 그만 물에 빠져 죽는다.아내는 털썩 그 자리에 앉아 처절하게 울기 시작했다. 이를 곽리자고(霍里子高)가 지켜보고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전한다. 아내 여옥(麗玉)은 슬픈 얘기를 공후인에 담았다. 가장 오래 된 가요 공후인(箜篌引)가에 담긴 사연이다. 왜 노인은 아내의 간절한 소리를 듣고도 강을 건너야 했던 것일까.백제 도미부인의 설화에는 숭고한 부부애의 애절함이 있다.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 ‘그대는 3월 2일 이화학당 기숙사에 갔었는가?’ ‘그렇다’ ‘몇 사람이 모였는가?’‘박인덕, 황애시덕, 김마리아, 김하느론, 신체르뇨 등 도합 11명이었다’‘그대는 총독 정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정치에 대해서는 모른다’1919년 3월 18일. 경성지방법원 감사국에서 진행된 조선총독부 검사의 신문에 나혜석은 거침없는 분명한 어조로 답했다. 3월 2일, 나혜석은 이들과 여학생 3.1운동의 참여를 의논 했고, 4일에는 개성과 평양 등지에서 자금모금활동과 만세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 일제강점기 민족독립을 위해 국내·외에서 항일운동으로 투신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행적이 광복에 이르러 그 빛을 발했지만, 아직도 한국 여성의 독립 활동과 관련한 연구는 미진한 상황이다. 지역별 연구는 물론 여성인물에 관한 연구도 부족한 지금, 1932년 최초 여성단체 항일운동이었던 제주해녀항일투쟁을 주목해본다.1932년 1월 12일. 제주시 세화리 장터에는 항전 의지를 다진 해녀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제주시 구좌면 하도리, 세화리, 종달리, 연평리와 정의면의 오조리, 시흥리 등 6개 마을에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내일 25일은 6.25가 발발한 지 63돌이 되는 날이다. 연대급 부대조차 지휘해 본 경험이 없는 약관 38세의 대위 출신 김일성은 박헌영과 소련의 말만 믿고 그 엄청난 동족상잔의 비극을 시작하였다. 전쟁은 정치가들의 잘못된 판단과 수많은 우연한 요인에 의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바로 한국전쟁이 그랬다. 북한의 전쟁초기 전략은 한국의 수도인 서울을 점령하고 거기서 남한의 국회를 소집하여 한반도 통일을 선언하는 것이었다.이와 같은 사실들은 그동안 여러 증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사랑 어느 겨울 밤, 비좁은 방안에 옹기종기 잠이 들었다 새벽녘이었을까 생솔가지 타는 냄새에 잠이 깨어 마루에 놓인 요강에 앉아 있을 때였다 부엌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살금살금 일광문 사이로 들여다보는데, “보슈 애들 깨기 전에 언능유, 그란디 지가 그리 좋남유” “...말허믄 뭣혀” 다다닥 다다닥 아궁이속 생솔가지 불꽃 튀며 타오르고 있었다 성영희 시인 약력충남 태안 출생 한국 문인협회, 수필문학 회원 한국서정문학 작가회의 부회장 청라문학 운영위원, 편집위원 시부문 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