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자세히 생각해 보면 세상사는 기이하다. 악비의 충의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서 그를 왕으로 받든다. 주희(朱熹)의 이학(理學)은 통치 철학으로 상승되어 중국과 주변국으로 널리 확산되었다. 육유(陸游)와 신기질(辛棄疾) 등도 남송이라는 나무에 열렸던 과일이다. 사람들은 지금도 그 과일의 맛을 즐긴다. 진회(秦檜), 한탁주(韓侂胄), 가사도(賈似道)와 같은 남송의 악역들까지도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그러나 남송 여섯 황제의 이름과 묘호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송육릉의 주인은 차례대로 고종
조맹기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명예교수언론의 자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언론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그 후 편파방송이 노골적이다. 사회 곳곳에는 성역(聖域)이 존재하고, 언론은 카르텔을 파헤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더욱이 4.10 총선을 앞두고 지상파 방송에 우려스러운 일이 벌어진다. 공정한 선거가 치러질지가 의문스럽다. 절박한 현안으로 카르텔에 의한 변칙적 변동보다 질서에 관심을 갖게 될 필요가 있게 된다.헌법 전문 초두에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
박희제 언론인엊그제 인천 송도국제도시 A초등학교의 제19회 졸업식에 다녀왔다. 예전과 달리 요즘 초등생 졸업식은 겨울방학과 동시에 속전속결로 치러진다.몇몇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기 위해 단상 위 교장 앞으로 걸어가다 공중부양을 연출하는 듯한 ‘슬립백 춤’이나 몸을 360도 돌리는 공중제비(텀블링)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여 웃음과 박수갈채를 터져 나오게 했다.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가볍게 춤동작으로 몸을 흔드는 학생들도 많아 졸업식장 분위기는 자유 발랄했다. 흥 많은 한민족 후예들이다.졸업장을 받으러 나갈 때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붙잡힌 인질 2차 석방이 수시간 지연된 끝에 가까스로 성사됐다. 일시휴전 첫날인 전날에는 1차적으로 인질 13명, 외국인 11명이 풀려나고 이스라엘에 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이 맞교환 합의대로 석방됐다.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4일 오전 7시 나흘간의 휴전에 돌입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하며 전쟁이 발발한 지 48일 만에 양측은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나흘간의 휴전 기간 가자지구 전체에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북한의 대남 심리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해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에 대한 대남 적개심, 즉 대적관 강화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왜 그럴까? 식량난에 허덕이는 주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위태로운 체제를 유지하려는 대민 및 대남심리전이다. 북한은 최근 들어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의 시(詩) 등 선전문학을 담은 책자까지 발간하며 남한을 향한 대적 감정을 고취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평양출판사가 지난 19일 펴낸 86쪽 분량의 작품집 ‘사랑
박희제 언론인한국의 교통 정책 우선순위는 변함없이 승용차-대중교통-도보 순이다. 아직도 경제성장을 철칙으로 삼고 있기에 사람보다 자동차가 중심이다. 빠르고, 신속한 효율성이 일상에서 최고의 가치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성취를 넘어 기후 정의와 문명 전환을 선도해야 할 세계적 위상에 비하면 창피한 일이다. 한국은 이제 서구문화의 수신처가 아니라 세계를 향해 시대전환의 문화 가치를 전파할 발신지 아닌가.10년 넘게 살고 있는 인천 영종도의 통행료 문제를 살펴보다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10월 1일부터 ‘돈 먹는 하
장순휘 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지난 8일 송도컨벤시아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글로벌 평화 컨퍼런스’에서 ‘인천상륙작전과 글로벌 인천의 미래’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성대하게 열렸다.올해는 정전협정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로서 인천시에서는 인천상륙작전 성공 제73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올해는 유정복 시장의 강력한 의지로 과거 기념식 위주의 요식행위를 벗어나서 인천상륙작전 전승 주간이라는 시민 축제로 14일부터 19일까지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그 첫 행사로 국제학술세미나에서 ‘인천상륙작전의 군사적 전략적 전술
박희제 언론인새만금 잼버리(Jamboree, 유쾌한 잔치)가 막을 내리고 4만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각자 제 나라로 돌아갔으나 후폭풍이 거세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국제적 망신보다 더 심각한 매립지의 비극을 보여줬다.국제행사를 미끼로 새만금 갯벌을 매립해 야영지로 꾸며놓고도 뻔히 예상되는 폭염엔 속수무책이었다. 매립지의 배수되지 않는 땅은 모기와 화상벌레들의 서식지로 돌변했음에도 해충 방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후 온난화로 더 뜨거워진 뙤약볕을 피할 그늘은 광활한 매립지엔 없고 화장실, 목욕시설은 엉망이었다. 세계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아마존이 미국 전역에서 비대면 진료 서비스 ‘아마존 클리닉’ 사업을 시작했다. 축농증, 알레르기, 여드름, 탈모, 편두통 등 경증 질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고, 온라인 약국을 포함해 모든 약국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정보통신(ICT)과 의료가 융합한 혁신 서비스인 원격진료가 미국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반면 우리나라는 원격진료가 떡잎부터 잘릴 운명에 놓여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는 감염병 위기 단계가 하향되면서 6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전환됐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환자가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지구의 온난화가 빚은 재해는 점차 그 강도가 심해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자연환경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절실히 느끼게 하는 여름이다. 그런 여름에 더위를 피하기 마땅치 않은 간척지인 새만금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개최됐다. 그런데 대회는 시작되자마자 무더위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고, 끝나기도 전에 망해버린 대회가 됐다.세계잼버리대회는 올림픽처럼 4년마다 세계를 돌면서 개최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1361(공민왕 10)년 11월에 홍건적(紅巾賊)이 왕경(王京)을 함락시킴으로써 승여(乘輿)가 몽진(蒙塵)을 하게 됐는데, 신료(臣僚)들이 허둥지둥해 대부분이 무너져 흩어졌으나 이색(李穡)은 왕을 호종해 곁을 떠나지 않고 일심(一心)으로 호위헸을 뿐 아니라 지병부사(知兵部事)가 되어서 군국대사(軍國大事)에 참가했다.그래서 마침내 1363(공민왕 12)년 2월에 이색은 왕을 호종해 송도로 귀환했으며, 윤3월에 호종일등공신(扈從一等功臣)의 칭호 증서를 왕이 하사하고 도형벽상(圖形壁上)의 은전(恩典)으로 논과 밭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오는 6월 1일 시행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세부 방안이 공개됐다.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구체 방안을 마련했다.시범사업은 초진을 배제하고 재진만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비대면 진료 시에도 약 배송은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섬·벽지 환자와 감염병 확진환자, 휴일과 야간 소아과 진료 등은 초진을 허용하는 쪽으로 보완책을 마련했다.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허용 이후 환자는 물론 의료인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새로운 진행자를 맞아 분위기가 좋았다. 당장에 참가자들 연령대가 확연하게 내려갔다. 젊고 신선한 분위기로 쇄신을 생각할 수 있었다. 진행자가 30대로 대폭 내려갔기 때문이다. 더구나 진행자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었다. 젊은 여성 진행자의 활기찬 분위기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듯싶었다. 진행자가 또한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더욱 기대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런 경우 항상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새로운 시도를 하면 이전에 익숙한 이들이 이탈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공영방송에서는 더욱 농후하다. 마찬가지로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던 ‘에스파’의 경우 세계관을 확장했다. 에스파의 세계관 속 캐릭터 ‘나이비스(nævis)’를 버추얼 아이돌로 만들겠다는 것. 이 사례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실제 아이돌 기반에서 벗어나 순수 가상 아이돌로 진전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이므로 이후 버추얼 아이돌의 파생 캐릭터가 무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알파 세대는 날 때부터 세계관에 익숙하기 때문에 세계관 속 캐릭터 확장에 거부감이 없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지금 단계에서는 가상 캐릭터와 실제 아이돌 캐
소아청소년과 개원 의사 단체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29일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열고 소아청소년과(소청과) 간판을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이 28%나 줄어들어 병원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는 것이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개업한 소청과 병·의원은 617곳인데, 같은 기간 폐업한 곳은 662곳에 달한다. 이날 임현택 의사회 회장은 “662개가 경영난으로 폐업했는데도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30년째 동결”이라며 소청과의 현실을 호소했다. 구체적으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강동희 전 프로농구 감독이 유명 농구교실 단장을 지내며 1억원대 운영비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그에 대한 옛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기자는 선수시절부터 강동희 전 감독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인천 송도고와 중앙대를 거쳐 기아농구단에서 선수로 활동한 강동희는 1980~1990년대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포인트가드였다. 선수 시절 프로농구 원년(1997년) 초대 정규리그 MVP로 등극하기도 했다. 허재와 함께 중앙대와 기아 전성시대를 열며 한국 농구 최고 가드의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bhc가 하나의 법원 판결문을 가지고 서로 ‘승소’했다는 다른 해석을 하면서 10년째 20여건에 달하는 법적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의 소송을 보고 있자면 과연 ‘누굴 위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를 위한 것도, 가맹점을 위한 소송도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소송전이 브랜드 이미지를 추락시켜 가맹점은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소비자들도 판결 결과나 누가 승자냐에 대한 것보다는 지속 오르는 물가로 인한 가격 인상에 관심이 더 크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이들의 갈등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2022년이 어느덧 끝나간다. 호랑이 기운과 함께 시작한 2022년 임인년은 코로나19 유행 3년차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 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다. 코로나로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올 한해 문화예술계는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영화관을 찾고, 콘서트장에서는 긴 줄이 이어지고 있다. K-콘텐츠는 코로나의 장벽을 넘어서며 전 세계에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수지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아동문학계 노벨상 안데르센상을 수상하는 낭보를 전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미디어 매체가 다양화되면서 표현의 자유의 범위도 확대됐다. 유튜브를 통해 1인 방송도 가능해지면서 쌍방향의 통신이 본격적으로 개인방송의 시대를 열고 있다. 이렇게 미디어 매체가 많아지면서 개인이 자신의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표현의 자유는 통제하기 쉽지 않은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 책임지지 않는 표현의 자유는 자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기본권이다. 헌법은 표현의 자유라는 용어 대신 언론·출판·집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올해 7월 말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으로 ‘규제 없애기’에 나서면서 10년 만에 논의돼 기대감을 키웠던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무산됐다. 앞서 6월 23일 정부는 국민제안 코너를 신설하고 1만 3000여건의 민원 제안 청원을 접수했다. 이 중 10개 안건을 추려 대국민 투표를 실시했는데 1위를 차지했던 게 바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였다. 해당 안건은 57만 이상의 표를 얻을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는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어뷰징(중복 전송)’ 논란이 있다는 이유로 이후 8월 우수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