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를 위해 헌법이 규정한 중대한 권한인 탄핵소추권은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에만 가능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게 탄핵은 정략의 도구일 뿐이다. 헌법과 법률의 위반이라는 헌법상의 탄핵 요건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정치적 셈법에 의한 ‘정치 탄핵’만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더불어민주당 강경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자고 공개 주장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탄핵안의 명분은 ‘반윤 연대’를 꾸려 내년 총선에서 이기자는 것이다.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민형배 의원 북 콘서트에서 같은 당 김용민
나이 세는 방식을 ‘만(滿) 나이’ 셈법으로 통일하는 ‘만 나이 통일법’이 28일 시행된다. 앞으로 법률상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행정·민사상 나이는 모두 만 나이로 계산하고 표시한다. 이른바 ‘한국식 나이’를 주로 써 온 국민들의 나이는 1~2세 줄어든다.만 나이 통일법은 각 법령과 계약, 공문서 등에 표시된 나이를 원칙적으로 만 나이로 해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이 계산법이 달라 일상생활에서의 혼선은 물론이고 법률·행정적 분쟁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자는 취지다.우리나라에서 나이를 세는 방식은 ‘세는 나이’ ‘만 나
이종철 정치학 박사ㆍ고려대 강사선거제도를 고치는 것은 헌법을 고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헌법은 3분의 2 찬성이 의결 기준이지만 선거법은 과반 찬성이 기준이다. 그런데도 더 어렵다는 이유는 무엇인가?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여야와 각 정당들이 더욱더 사생결단이 되기 때문이다. 유불리 셈법이 난무하는 밥그릇 싸움이라는 것이다.지난 선거법 개정 과정은 그 극명한 현장을 그대로 보여줬다. 국회는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쓴 적이 있다. 한미FTA 비준 과정에서 이를 반대하는 야당의 격렬한 반발로 국회에 해머와 빠루, 전기톱이 등장하는
모처럼만에 정치개혁 논의가 힘을 받고 있다. 그것도 여야 원내 5당이 뜻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정치개혁 논의 가운데서도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핵심은 여야 원내 5당 의원들이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비례대표제 확대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정당 설립의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정당법 개정안도 포함됐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정치개혁 법안을 대표 발의한다는 소식이다. 먼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보면 현행 소선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8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족대명절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내용이 예상 밖이었다. 이날 권 장관은 “남북 당국 간 회담을 개최해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할 것을 북한 당국에 공개적으로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문제는 설이나 추석 명절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이긴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나온 이번 권 장관의 대북 제의는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황당하다. 단순한 현실가능성 문제가 아니라 ‘자가당착’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는 달리 대북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양국 국회의장 회담을 가졌다. 회담 직후 공동 발표문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및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물론 외교적 발언이기에 그 구체적 내용을 따지기엔 무리인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이전 보다는 한 걸음이라도 더 진전된 내용이 나오길 바라는 것은 우리 국민의 솔직한 심경이다. 최근
박상병 정치평론가 기어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3일 대만을 방문했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6명의 하원의원 대표단은 오후 3시 42분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이륙해 늦은 밤 10시 44분쯤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보통이면 5시간이면 도착할 시간이지만 펠로시 일행은 7시간이나 걸렸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남중국해를 피해 인도네시아 상공을 거쳐 필리핀해를 통해 대만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혹여 중국군의 공격이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우회 항로를 택한 것이다. 그러나 펠로시 일행이 대만으로 향하던
중국의 강력한 반발 속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 3일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는 등 일정을 소화했다.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 대만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에게 이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단순 미국 고위 정치인의 순방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던 대만으로서는 중국 정부의 반대에도 전 세계 고위 정치인들에게 그들이 직접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기회가 됐다. 최근 미국, 유럽 국가들과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의 고위급 대표단과 대만 관리들의 답방은 점점 더 잦아지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국민제안’ 제도가 첫 투표부터 무효로 처리되는 사태를 맞았다. 대통령실이 1일 국민제안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던 대국민 온라인 투표에서 어뷰징(중복 전송)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국민제안 TOP 10’ 투표를 통해 선정하려던 우수 국민제안 상위 3건은 별도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어뷰징 사태를 이유로 윤 정부의 야심작으로 언급됐던 국민제안은 첫 투표부터 무효 처리되는 촌극을 맞은 셈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 동안 국민제안 10
박상병 정치평론가 윤석열 정부가 출범 50일을 넘기고 있다. 정치 경력이 전무한 검찰총장 출신이 ‘반문 깃발’로 정권교체를 이뤘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우려와 불안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물론 정치 경험이 없다고 해서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 비전’ 자체가 없다면 문제는 다르다. 비전이 없는데 정책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검찰총장 출신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다만 검찰 출신들이 주위에 포진돼 국정을 사실상 형해화(形骸化) 한다면 국민적 갈등과 분열의 골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전용기 의원이 28일 국회 의사과에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공고를 거쳐 7월 1일부터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된다. 이와 관련해서 박 원내대표는 “야당을 궁지로 모는 것에만 몰두하는 정부·여당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7월부터 국회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임시국회를 통해 후반기 원구성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임시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리면 국회의장과 부의장이 현재 공석인 관계로 관련 규정에 따라 출석한 의원 가운데 최다선 의원이 임시 의장을 맡아 후반기 국회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났다. 예견됐던 결과이긴 하지만 승패를 넘어서 짚어볼 대목이 적지 않아 보인다. 먼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에 치러진 전국 단위의 선거라는 점에서 새 정부에 던지는 메시지가 엄중하다. 압승 분위기에 다소 밀려나고 있지만 특히 경기도 지사 선거에서의 패배는 그대로 윤 정부의 부담이다. 정권교체 이후에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여론이 수도권에서 강건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집단적 반발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더 이상 ‘갈라치기 정치’는 안 된다는 뜻이다.경
박상병 정치평론가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18일 광주로 가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다 함께 5.18민주화운동의 상징곡이 된 ‘임을 위한 행진곡’도 제창했다. 보수정당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더 진화된 국민의힘, 나아가 ‘국민통합’을 위한 진정성을 보이려는 의지로 보인다.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언제까지 광주의 아픔을 음해하고 적대로 몰아서 정쟁과 진영 대결의 수단으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5.18민주화운동은 과거 신군부 세력의 공작으로 10년 가까이 ‘폭동’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으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합류를 공식 확정했다. 21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IPEF 참여가 공식 발표되고, 이달 24일 일본에서 열리는 IPEF 출범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화상으로 참석한다는 소식이다.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아직 단언하기는 이르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는 기본적으로 갈등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RCEP에 가입돼 있다. 국제 통상에 대한 우리 셈법이 더 복잡하게 됐다.올 초 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5일 코로나19와 관련해 전날인 14일 신규 발열자가 30만명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도 15명이 발생해 현재까지 42명으로 늘었다. 북한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은 모양이다. 화면에 나오는 북한 주민들의 일상만 봐도 이전과는 달리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공개회의에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에 따라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직접 김 위원장에게 코로나19 방역 현황을 보고할 상황에 이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건국 이래의 대동란’으로 규정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이 지난 6일 나란히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빅3 후보들’이었다. 그 중 안 전 위원장은 여당의 국회의원 보선 후보로, 이 전 후보는 야당의 국회의원 보선 후보로 출마한 것이다. 갑자기 대선급 보궐선거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6.1 지방선거 분위기도 더 뜨거워졌다. 누구든 정치적 선택은 자유다. 그리고 최종 선택은 당연히 유권자의 몫이다. 따라서 정치적 선택을 놓고 ‘시비’를 따지긴 매우 불편하다. 개인적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유엔에서 선진국 지위로 인정받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라섰는데도 국민의 행복지수는 참으로 낮다. 정치는 근본적으로 개인 행복 증진을 위해 필요한 것인데 선거철 때만 국민을 주인처럼 대하다 이를 망각해버린다. 자살률, 출산율, 빈곤율 등 각종 사회지표에서 국민 행복감이 심각한 수준이란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한국의 성장률 하락 추세도 심각하다. 출산축하금과 장려금, 임신축하금, 산후조리비, 양육수당 등을 통해 출산과 육아를 독려해도 MZ세대의 결혼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결혼 주택 교육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서방의 시선이 두 나라로 쏠려있다. 그리고 한국도 20대 대선을 마치고 ‘정권 이양기’를 맞으면서 새 정부 출범에 시선이 쏠려있다. 북한이 이 틈을 비집고 다시 고강도 도발을 시도하고 있다.지난 24일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한미 군 당국이 분석결과 이미 4년여 전에 발사했던 ‘화성-15형’과 거의 유사하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그 성능이 이전보다 상당히 진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이런 가운데 북한이 4년 전 폭파한 함경북도 길주군
차기 대선을 한 달 여 앞둔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여론조사에 접전을 보이고 있다. 오차범위 내의 우세라면 그건 다른 조사에서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접전 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각 당 모두 피를 말리는 경쟁구도가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은 변수 하나에도 여론이 출렁일 수 있기 때문에 정책이나 홍보, 또는 TV토론 등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최근 다시 부상한 ‘단일화론’도 그 가운데 하나다.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론이 다시 부
박상병 정치평론가정책은 과학적이어야 한다. 치밀하게 설계되고 그 효용성까지 검토된 이후에야 구체적인 실행과정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설계부터 실행, 최종적인 성과 및 그 평가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이 ‘정책학(Policy Science)’이다. 정책학에 굳이 ‘과학’이라는 말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동시에 정책이 어떤 이데올로기나 신념 또는 권력 등에 경도돼서도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칫 정책이 ‘괴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책의 과학성은 결국 합리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