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 칼럼니스트‘목련꽃 그늘 아래서/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구름꽃 피는 언덕에서/피리를 부노라//아, 멀리 떠나와/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돌아온 사월은/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빛나는 꿈의 계절아/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박목월의 ‘4월의 노래’다. 목련의 계절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시(詩)다. 1954년 4월, 가 창간됐다. 편집주간이었던 시인 박두진이 같은 청록파 시인으로 친하게 지냈던 목월에게 창간시를 부탁했다. 목월은 ‘4월의 노래’를 지어 보냈고, 후에 우리나라 최초 여성 작곡가 김순애가 곡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이태원참사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당은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고 대통령은 이를 고려 중이라고 한다. 삼보일배와 오체투지·삭발까지 감내하며 특별법 통과를 요구해 온 유족들은 거듭 호소하고 있다.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450일이 지났지만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등 그 어느 하나 명확히 해결된 게 없는 상황에서 정치적 공방만 거세질 뿐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시스템 마련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대한민국의 구멍난 재난관리시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많은 사람이 희생됐던 이태원 참사가 1년이 됐다. 참사가 일어난 후 국민의 안전 문제는 세월호 이후 다시 이슈가 돼 우리 사회를 한동안 달궜다. 그렇지만 참사가 일어난 후에는 어떤 해결책도 상처를 치유하기는 어렵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지만, 지난 일을 후회하고 대책을 수립한다고 해도 원상회복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안전을 위해서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사고는 사전 예방이 가장 좋지만, 현실에서는 사고를 사전에 예측하기가 그리 쉽지 않아서 반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세월호의 비극적 참사를 겪고도, 이태원 참사를 마주하고도, 재난 대응 시스템은 왜 변한 게 없을까?해마다 되풀이되는 참사에 국민의 심정은 불안과 안타까움으로 녹아내린다. 한마디로 ‘오송 지하차도 침수’ 비극은 안전불감증이 빚은 전형적인 인재다. ‘무능’과 ‘설마’에 ‘무사안일’이 더해졌다. 이태원 참사 때처럼 수많은 방법으로 제방 붕괴, 침수 등의 신고가 있었음에도 지자체 어디에서도 조치하지 않았다. 지금도 이들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이것이 국가기관, 공공, 행정이라 불리는 집단의 추악한 민낯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인명을 구하려 애쓰셨는데… 가슴이 아픕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고객들 구하시려 최선을 다하셨네요. 많이 슬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천국 가셔서 영생을 누리소서.”지난 15일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희생된 청주 747번 급행 버스 기사 이모(58) 씨를 위한 추모 댓글이 인터넷 SNS에 줄을 잇고 있다.고인은 기존 노선이 막혀 오송지하차도로 우회했다가 거센 물살로 차가 움직이지 못하자 승객들에게 “내가 창문을 깨드릴 테니 빨리 탈출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시신은 지하차도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김남국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거액의 코인 보유 의혹이 불거진 지 9일 만이다. 민주당에 닥친 위기를 크게 느끼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진 탈당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당 자체 조사를 피하려 꼼수를 썼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김남국 의원은 온갖 의혹에도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정치 공세에 맞서고 잠시 당을 떠난다는 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만 ‘서민 코스프레’로 정치 생활을 이어왔던 그의 양면성에 2030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등을 돌리고 있다.김 의원은 고2 때 산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그제 성남 분당에 있는 다리의 인도 108미터 중 50미터 가량이 붕괴됐다. 보행자 한 명이 사망했고 다른 사람은 중상을 입었다. 늘 다니던 인도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주위를 지나가던 사람들도 많이 놀랐을 것이다.국민이 세금을 내 국가기관을 운영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월급을 보장하는 이유는 국민의 안전과 민생을 살피라는 데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국가기관은 더 이상 쓸모없을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조차 하다. 그들을 믿다가 목숨 잃고 몸이 아파 평생 고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경찰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발생한 지진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구조대가 파견됐고, 구조물자를 보내고 있다. 지구촌에 이상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 이런 피해는 지진진원국가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얼마든지 위험에 빠질 수 있어서 항상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자연재해가 아니라도 이미 우리는 지하철공사현장의 붕괴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세월호 침몰사고, 이태원 참사 등 대형사고를 경험했다. 천재지변은 평소 준비한다고 해도 피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래도 평소 지속적으로 준비하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10.29 이태원 참사 2차 가해가 끝도 한도 없이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상으로나 댓글로 가해하는 사람이 셀 수 없이 많다. 이 참담한 현상은 세월호 참사 때도, 가습기 살균제 참사 때도 반복됐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참사로, 산재로 고통받는 가족들과 생존자의 아픔, 슬픔, 고통은 개의치 않고 머릿속에 생각나는 대로 배설해대는 풍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 정도가 너무 심해 인간이 사는 사회에서 과연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하고 묻게 된다. 정치권은 반인륜적 흐름에 편승하는 걸 넘어 선도하고 있다.
김어준(54)씨가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하차 의사를 밝혔다. 노골적인 친민주당 정치 편향 방송으로 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었던 만큼 그의 하차는 때늦은 감이 있지만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김씨의 하차설은 TBS 예산 삭감으로 출연료 인하가 불가피해지면서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그는 자신의 사퇴를 앞두고 지난 10월 특허청에 ‘김어준의 뉴스공장’ 상표권까지 신청했다고 한다. 자신만의 방송을 새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방송인만큼 누가 특별히 시비를 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박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우리는 대한민국을 법치국가라고 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인데, 법치란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법에 의해 보호되고 국가의 모든 작용이 법에 따라 행사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법치란 국가의 모든 작용에 있어서 법우선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실정법 국가이기 때문에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여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 법률에 근거해 위임받은 명령·규칙으로 체계화돼 있다. 법우선의 원칙과 실정법상 최고규범인 헌법우위의 원칙이 준수되는 것이 법치국가이다. 그런데 법치국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22일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은 “윤석열 정부가 할 일을 하지 않아 158명이 죽음에 이르렀는데 왜 진정한 사과도, 책임도 안 지는가”하고 물었다. 가장 분명하게 책임지는 방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천지개벽의 일대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것 같지는 않다. 이태원 참사는 정권의 수장이 책임져야 할 정도로 중대사다. 경찰과 행정 조직을 상황에 맞게 배치하지 않아 생긴 참사고 그것도 경찰력과 행정력이 잘 정비된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참사다. 국가 기강이 무너져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그 많던 붉은악마는 어디로 갔는가? 이 의문은 박완서의 자전적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패러디해 붙여 본 것이다. 싱아는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지역에 따라 수엉, 수영, 시엉이라 부른다. 줄기의 질긴 껍질을 벗기면 부드러운 속살이 나오며 이를 생식한다. 맛은 새콤하고 시원하다고 한다. 아직도 산에 가면 있지만, 알아보는 사람은 드물다. 박완서는 자신의 삶 속에 내재된 한국 현대사의 편린들을 메타포화해 사라져간 것들의 추억을 소환한다. 6.25 전쟁으로 인해 개성
이태원 참사는 아직 온 국민에게 트라우마다. 그날 현장에 있었건 없었건 누군가의 가족이자 자식이 당할 수 있었던 참사였고, 그토록 많은 인원을 살리지 못하고 떠나보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여전히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간 희생자 명단 공개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여권을 중심으로 “비극적 참사를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지 말라”는 비판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진보성향 온라인 매제 두 곳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한 매체는 ‘이태원 희생자, 당신들의 이름을 이제야 부릅니다’라는 제목 아래 사망자 155명 명단이 적힌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안타까운 대형사고가 이태원에서 발생하면서 국민의 안전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회는 국정조사권을 발동할지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국정감사가 끝나고 내년도 예산을 심의·확정해야 할 정기국회라는 점에서 수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할 때이다. 그뿐만 아니라 입법부로서 국회가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수사는 수사기관에 맡기는 것이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국회의 책무이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이후 국민 안전에 관해 국가 전체가 관심을 갖고 고심했다. 이미 200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세월호 참사가 난 뒤 다시는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했나? 이태원 참사를 보면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우울하고 더욱 고통스럽다. 앞으로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같은 대규모 참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지금의 법과 제도, 문화와 관행이 계속된다면 이들 참사와 같거나 훨씬 더 참혹한 참사가 터질지도 모를 일이다.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이태원 참사가 야기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국가와 정부의 부재
최병용 칼럼니스트 지난주에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세대 간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태원 사고 사망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로 용어도 극명하게 갈린다. 일명 ‘꼰대’라고 불리는 필자 세대에서는 “먹고 놀기 위해 핼러윈을 즐기는 건 자유지만 책임도 본인들이 져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젊은이들은 “국가의 역할이 국민의 안전보장인데 국가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사고가 났다면 국가의 책임도 존재한다”라고 한다. 대보름에 불놀이하고 단오에 머리 감고 놀던 어린 시절 추억을 가진 부모 세대는 전통문화는 등한시한 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죽은 후에 약의 처방을 한다’는 뜻으로 때가 지난 뒤에 어리석게 애를 쓰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참으로 이 시대를 잘 비유해 놓은 게 아닌가 싶다. 7년 전, 세월호 사건이 준 교훈이 분명히 있었건만 이 시대 위정자들에겐 그저 비난과 정쟁의 도구일 뿐 아무런 교훈이 돼 주질 못했다. 정녕 학생과 청년의 죽음은 단순히 죽음을 넘어 그 시대를 깨우는 희생양의 의미를 지니고 있건만 오늘날 위정자들에겐 “쇠귀에 경 읽기”에 불과했다.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차가운 진도 맹골수도 바다에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상황관리관(총경), 용산서 정보과장 등이 정식 입건됐다.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 전 서장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이 전 서장의 늑장보고와 류 총경의 부실대응이 참사로 이어지고 희생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 특수본의 판단이다. 앞서 밝혀진 경찰의 늑장대응은 공분을 사기 충분하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밤 11시에 이미 심정지 환자 수십여명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는데도 약 한 시간 후인 밤 12시가 다 돼서야 구급차 통행로 확보를 지시했다. 이 전 서장은 문재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 정치권은 공방만 거듭하고 있다. 인명피해가 크게 난 대형사고에 무슨 정치적 속셈은 그리 많은지 갑론을박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조사와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사고의 원인이나 과정 그리고 법적 책임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철저하게 밝혀서, 이런 말도 안 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먼저 해야 할 것은 수습이고, 그다음은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를 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