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순수한 우리 말 흰무리를 ‘설기’라고 하는데, ‘설지’는 ‘셜교(설고, 雪餻)’에서 왔다. ‘셜교’는 ‘눈처럼 흰 떡’이란 뜻에서 그러한 이름이 붙은 것이다.그러나 ‘흰무리’와 ‘백설기’는 약간 구별이 된다. ‘백설기’가 켜를 잡아 안치는 떡이라고 한다면 ‘흰무리’는 켜가 없게 안쳐서 쪄낸 시루떡이다. 효소왕대 죽지랑조에 설병(舌餠)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 음이 설고와 비슷한 점을 들어 이 설병을 백설기로 보기도 한다. 따라서 백설기에 관한 중국 기록은 남송 말기의 에 설고라
외벌이 부부라 하면 통상 남편이 소득을 벌고 배우자가 전업주부로서 가사를 책임지며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통계청 자료를 감안하여 전업주부의 노동가치를 경제적 단위로 환산하면 3인 가구의 경우에 전업주부의 노동가치는 월 175만원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그러나 가사도우미 비용을 견주어보면 전업주부는 최소 월 315만원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인정하는 여성의 가사 노동은 참으로 저평가되어 있다.외벌이 부부이든 맞벌이 부부이든 가족에서 차지하는 여성주부의 역할 비중은 경제적 평가를 넘어서서 참으로 크다고 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하마스에 의한 이스라엘 공격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심정은 남다르다. 바로 휴전선 너머에 있는 북한은 하마스 100배 이상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마스가 게릴라 수준이라면 북한은 정예화된 특수군 전력 대집단군이다. 북한군은 육 해 공군의 3군 외에 특수작전국과 전략군 등 5군 체제로 운영되는 최대, 최신 군사집단이다. 북한군은 이미 여러 차례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대한민국의 안보를 테스트한 바 있다. 현 중동사태의 교훈은 이제 대한민국의 안보관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절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삼국 중 가장 문화가 발전했던 백제의 멸망은 지금도 아쉽기만 하다. 마지막 의자왕은 신라군이 탄현을 넘고 당나라 소정방이 이끄는 13만 대군이 기벌포에 상륙할 때까지 왕도 사비가 무너지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부여는 그리 높지 않은 부소산 남록에 형성된 도시다. 사방을 백마강이 에워싸고 있지만 동쪽 능사가 있는 동쪽이 취약하다. 이곳에 긴 나성을 쌓았지만 신라군 5만 대군을 막기에는 너무 취약했다.그래서 충신 성충은 동쪽 탄현을 지칭하며 백제군이 절대 넘지 못하도록 간언한다. 그러나 의자왕은 공연한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영화 ‘밀수’는 오랜만에 한국 영화 오리지널 판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 3’가 좋은 성적을 냈지만, 연작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근래 극장가는 연작 시리즈가 창작물보다 훨씬 흥행에 어려울 수 있다. 새로운 소재와 형식의 영화에 대해 배제하는 보수적인 영화 선택 때문이다. 영화 ‘밀수’의 대중적 흥행과 별도로 혹평이 따랐다. 과연 그 혹평이 적절한지는 각자 취향과 선택에 맡겨야 한다. 다만 오해의 소지는 지적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가치를 이야기하면서도 또 다른 인식은 챙겨야 할 것이다
이종철 정치학 박사ㆍ고려대 강사2016년 정부가 경상북도 성주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했을 때 성주의 군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당시 성주 군민들은 물론이거니와 국민들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사드의 유해성이었다. 사드에서 나오는 전자파와 소음이 인체에 큰 해를 끼칠 거라는 것이었다. 이는 당시 몇몇 언론들이 대거 보도를 했고 시민단체들과 야당이 앞장서서 주장을 했다. 그 여파는 너무나 커서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이 파장과 내홍이 심각했다.그때 필자는 성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성주의
문재인 정부가 5년 동안 사드 전자파가 무해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공군은 2018년 3월부터 지난 1월까지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 기지 주변 4개 지점에서 34차례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평균값은 인체 보호기준의 0.004%, 최고치는 0.025%였다. 측정할 때마다 무해성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리지 않았다.군은 5년간 환경부에 환경영향평가 협의 요청도 하지 않았다. 문 정부 인사들은 주민 반대로 협의체 구성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5년이나 지연된 데 대한 이유치고는 궁색한
여야가 먹방과 단식으로 대치하는 ‘진영정치’를 보이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정국을 두고 여야가 정반대의 방법으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6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를 찾아 성주 참외를 시식했다. 과거 야권에서 나온 ‘사드 괴담’으로 오명을 썼던 성주 참외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앞서 23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 횟집을 찾아 공개 회식을 했다.사드 사태가 진정됐음에도 김 대표가 성주에서 참외 시식을 가진 것은 후쿠시마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 대한 괴담이 6년 만에 거짓 판명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공개한 경북 성주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 체계 기지 인근의 환경영향평가에서 일반인에 대한 전자파 강도 기준이 기준치의 0.19%, 즉 530분의 1로 사실상 무의미한 수준으로 확인된 것이다.한국전파진흥협회와 공군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해당 기지 전체를 대상으로 사드 레이더 등을 가동할 경우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한 결과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전자파는 거주지 기준으로 최대 측정값이 1㎡당 약 0.019W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무는 명대(明代)의 뛰어난 의약학자 이시진(李時珍, 1518~1593)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昔人以蕪菁(석인이무청), 萊挘二物混注(내열이물혼주)라고 나오는데, 옛사람들이 무청(蕪菁)과 내열(萊挘)을 혼동해 쓴 것으로 보아 무청을 줄여서 무라고 했다는 설이 있다. 옛말로 ‘무수’ ‘무ᅀᅮ’였는데, 이것이 무우로 변했고, 그 준말로 무가 표준어가 됐다. 한문으로는 나복(蘿蔔), 내복(萊挘), 蘆蔔(노복) 등이며, 무의 씨는 나복자(蘿蔔子)라고 한다. 나박김치의 나박은 나복에서 온 말이다. 순무는 만청(蔓菁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5월 10일 취임한 윤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년간 소득주도 성장, 탈원전, 부동산 중과세 등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못 받던 전임 정부의 정책 등을 바로 잡는 데 주력했다. 나라 밖으로는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며 한·미·일 관계 정상화에 힘을 쏟았다.현재 윤 대통령의 국민 평가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검사 출신으로 충분한 정치 경험을 갖지 않은 채 대선에서 48.56%로 당선된 윤 대통령은 1년이 지나면서 지지율이 30%대를 넘지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2012년 3월, 취재 기자 시절 오랜 인연을 쌓았던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겸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태릉 육군사관학교를 같이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필자와 공수 부대 시절 중대장과 부중대장으로 같이 근무했던 박종선 당시 육사 교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육사 교정 내에 있는 육군박물관에 들어서면서 방명록에 ‘대한민국 예비역 육군 중령 김운용’이라고 서명했다. 그가 6.25전쟁 참전용사로 수차례 무공훈장을 수여받은 역전의 용사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김 전 부위원
북한군용 무인기(드론) 5대가 26일 오전 서해안 강화도와 김포, 파주 등 경기도 일원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이날 오전 10시 25분 무렵 시작된 침공은 우리 군이 경고 방송과 대응 사격을 한 뒤에도 5시간 넘게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공군 전투기와 육군 공격헬기 등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해 100여발을 사격했고, 맞대응으로 북한 지역에 처음 무인기를 보내 정찰활동을 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 1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오히려 공군 KA-1 경공격기만 추락했다. 또 인천공항 등에서 항공기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 산수(傘壽)를 향해 가는 필자로서는 보리밥 하면 떠오르는 것이 보릿고개와 함께 보리쌀 바구니다. 어렸을 적 학교에서 돌아오면 부엌 선반 위에 얹어 둔 삶은 보리쌀 바구니를 향해 어머니 몰래 간다. 보리쌀은 한 번 삶아서 밥을 하면 퍼지지 않아서 먹기 힘들다. 그래서 곱삶는다고 해서 한번 삶은 보리쌀을 재차 솥에 안치고 물을 다시 부어 밥을 한다. 이 삶은 보리쌀을 한 주먹씩 쥐어 입에 넣으면 그 맛이 얼마나 달콤한지 어머니에게 혼날 줄 알면서도 부엌을 들락거리기 일쑤였다. 그러면 어머니는 으레 “오늘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영화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 혁명시기 전쟁의 참상을 그린 영화다. 한국 처음 상영이 1978년이니 40여년 전 작품이다. 러시아의 눈보라치는 설원을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는 아름답지만 혁명과 전쟁으로 신음하고 이별해야 했던 주인공들의 운명은 비극이었다. 지바고 역의 오마 샤리프라는 이미 고인이 됐고, 라라 역을 한 미녀 줄리 크리스티는 지금 80세가 넘은 할머니가 됐다. ‘세월에 장사 없다’고 세기적 미모를 자랑했던 라라는 은막에서 잊혀진 여배우가 됐다. 1812AD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원정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태초에 유일한 인간은 아담이 아니라 이브였을 수도 있다.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진화한 양성생식 이전 단성생식이 있었고 생식은 암컷 고유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물론 암수로 나뉘기 전의 단성생물을 암컷으로 분류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현대의 유전공학적 성과로 볼 때 난자 없는 수컷은 독자적으로 자기복제가 불가능한 반면 암컷은 수컷의 정자 없이도 자기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메바와 같이 자기복제로 생식하는 단성생물을 암컷과 동일시해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이 주장은 종교적 신념도 과학적 주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기후 위기는 모든 사람의 삶에 위협을 준다. 그러나 기후 위기는 매우 불공평한 문제다. 기후 위기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사람들이 기후 위기에 가장 많이 노출되고 직접적인 피해를 받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와 파키스탄, 캄보디아, 라오스 등 저개발 국가들은 전체 배출량의 3%를 차지하는데 반해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 미국, 인도 등의 선진국들은 68%를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저개발 국가의 사람들은 대부분 농업과 임업, 어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인간의 세계관과 생활양식 자체를 생태중심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큰 자아실현과 생명 중심적 평등을 추구하는 생태주의사상을 심층 생태주의 또는 근본적 생태주의라고 한다. 심층 생태주의에는 두 가지 핵심 규범이 있는데 하나는 개체적 자아를 벗어난 큰 자아실현(self-realization)이고 또 하나는 생명 중심적 평등(biocentric equality)을 추구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큰 자아실현이란 인간이 자신을 자연이라는 더 큰 전체의 일부로 인식하는 것으로 자신을 자연과의 상호 연관 속에서 이해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북한은 50년이 넘도록 최악의 인권문제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 오고 있는 무지의 나라다. 당연히 우리 정부가 동족으로서 그 비판과 대책의 최전선에 있어야 하지만 외면으로 일관해 왔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좌파 정부가 집권하면서 북한 인권문제는 ‘성역’의 처우를 받는 해프닝의 시간을 보내왔다. 다행스럽게도 최악의 북한 인권을 세상에 알리는 일은 탈북민들이 도맡아 왔다. 물론 조금은 과장된 점도 있어 비판의 대상도 된 적이 있지만 김씨 왕조 77년 동안 한반도의 북쪽이 인권의 사각지대로 변모된 것을
대통령실이 13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발언 논란에 대해 “김문수 위원장께서 스스로 설명할 기회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원칙론을 밝혔지만, 당초부터 김 위원장 임명이 몰고 올 파장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볼 때 경사노위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치와 외교, 안보만 난제가 아니다. 경제와 노동, 민생은 이미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렇다면 ‘대화와 협력’을 통해 상생을 이끌어야 할 경사노위원장은 비정치적이며 중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