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칼럼니스트최근 중국에서나 봄 직한 지하철 내 민폐 행위 영상이 많이 알려져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다. 이젠 동방예의지국이란 단어를 쓰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다. 일명 ‘지하철 콧물녀’는 지하철 의자에 신발을 벗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손으로 코를 푼 뒤, 흥건한 콧물을 의자에 닦은 민폐 승객을 가리킨다.다른 승객이 “거기에 닦으면 다른 분에게 콧물이 묻지 않겠냐”고 제지해도 콧물을 닦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이 정도 행위를 할 정도면 정상인이 아니라 정신이 아픈 환자에 가깝다.도시락에 비닐장갑까지 들고 와 지하철에서 거의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영화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을 통해 한국형 오컬트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장재현 감독이 이번에는 새로운 스토리텔링 영화 ‘파묘’를 공개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이 영화는 전작인 ‘검은 사제들’보다 파면 팔수록 뭔가가 더 나오는 흥미로운 전개가 이어지고, ‘사바하’보다 대중적인 색채로 무장돼 있다. ‘파묘’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다루고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된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중국과 한국은 이젠 경쟁 관계다. 한때 중화권 국가를 포함 33%에 가까운 수출을 중국에 했다. 미국의 11%, 일본 8%, 유럽 5%를 다 합쳐도 중국에 못 미쳤다. 그러나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 비중은 20%대까지 내려갔다.산업 기술발전과 중국의 자체 경쟁력 제고로 1992년 8월 24일 수교 이후 근 30년간 누렸던 중국 특수는 사라져간다. 그럼에도 1998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였던 한국이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는 결정적 도움이 됐던 나라가 중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개혁개방 이후 산업
우리 민족이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그야말로 자랑스럽고 위대하고 우수한 민족이었음은 익히 아는 바다.그러나 그 같은 사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증할만한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부지불식간에 인식돼왔고 믿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그 증거가 없는 것이 오히려 증거가 된다는 역설적 논리도 있으니 전혀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역설적 논리 중 대표적 논리가 바로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한민족 문화 말살정책이다. 한민족의 우수성은 어쩌면 우리보다 이방인이 더 잘 알고 부러워하고 두려워했다는 증거가 되는 사례이기도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카카오가 지난달 23일 포털 다음 뉴스 검색 시 1200여개에 달하는 검색 제휴 언론사들을 빼고 150여곳의 뉴스 제휴 언론사(CP) 기사만 노출되게 기본값을 변경했다.이러한 다음카카오의 조치에 검색 제휴 언론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소규모 매체들의 ‘목소리’를 차단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다음카카오의 잘못된 선택은 독자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다양한 뉴스 선택권을 원천 봉쇄하는 ‘검색 쿠데타’다.이용자의 정보 접근권을 제한하는 콘텐츠 제휴언론사만 뉴스를
울음이 타는 가을 강박재삼(1033 ~ 1997)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저것 봐, 저것 봐,네보담도 내보담도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시평]박재삼은 195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특히 이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은
박희제 언론인오늘 아침 창밖 멀리 햇살에 비친 갯벌을 쌍안경으로 살펴봤다. 다소 먼 거리인데도 윤슬이 반짝대는 갯벌과 바다 풍광이 수채화처럼 한 편의 그림 같다.인천 영종도 백운산 자락의 아파트에 살고 있어 인천대교 주변의 바다 전경을 침대 머리맡에서도 늘 바라본다. 갯벌 탐사를 위해 장만한 쌍안경을 통해 집에서 2~3㎞ 떨어진 해안도로, 갯벌, 바닷물을 관찰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40배율 크기까지 ‘줌-업’해주니 안방에서도 철새 날개짓까지 세심히 살펴볼 수 있다.요즘 영종도 몇몇 주민들과 함께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만드는 활동
최병용 칼럼니스트비행기, KTX,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등받이 문제로 다툼이 나는 기사가 많이 나온다. 뒷사람이 불편할 정도로 의자를 눕히지 않는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 다툼이 생길 일이 없다. 모두 타인에 대한 존중이 사라져 생기는 사건이다. 우리나라가 배려나 양보보다 자기만을 우선하는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가 됐다는 걸 보여준다. 가정교육이 사라지고, 학교가 붕괴하며 시민의식이 사라져 점점 각박해지고 있다.최근에는 ‘고속버스 민폐녀’란 자극적인 제목의 사건이 논란이다. 버스 좌석 등받이를 끝까지 젖혀 뒷자리 승객을 옴
물의 사막을 건너는 낙타오민석(1958 ~ )비 내리고 꽃 진다빈 우체통처럼 당신이 그립다물안개처럼 사라진 단어들바다는 늘 멀리 있으니불온한 꽃이여금단의 총성을 울려다오쓰러진 말[言]들물의 사막을 건너는 낙타, 목마르다 [시평]사막은 물이 없는 곳이다. 그런데 시의 제목이 ‘물의 사막’을 건너는 낙타로 되어 있다. ‘물의 사막’, ‘물이 있는 사막’, 그래도 사막은 사막인 모양이다. 그래서 ‘물의 사막을 건너는 낙타, 목마르다’라고 노래하고 있다. 역설의 역설이다.뜨거운 햇살과 모래바람과 목마름을 견디며 건너야 하는 사막, 지독한
어머니의 목(木)쟁반정대구(1936 ~ ) 어머니 생전에 우리 집엔바닥에 토끼 한 쌍 각(刻)한 목쟁반이 있었습니다.요즘처럼 네모난 쟁반 말고통나무 같이 둥근 쟁반이었는데어머니 돌아가신 뒤슬그머니 사라져버린 목쟁반부장품으로 넣어드린 것도 아닌데분명 내 아내가 내다버린 것 같은데아, 분명 지금 저 밤하늘 한복판에 환한 보름달 저거어머니께서 쓰시던 쟁반 같아분명합니다. 바닥에 새겨 넣은 토끼 한 쌍이랑어머니의 쟁반 같이 둥근 보름달신기하다며 자꾸 보듬어 반들반들 어머니 손때 묻은 저것……[시평]추석 명절이다. 고향 생각, 그리고 어머니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빌라에서 40대 여성이 네 살배기 아들을 홀로 남겨두고 유명을 달리했다. 빌라 입구에선 ‘계약자 불명’이라고 쓰인 ‘청구 금액 21만 4410원’ 전기요금 고지서가 있었다고 한다. 규모가 크지 않은 빌라치고는 꽤 많은 금액에 고된 생활고에 시달렸던 가정의 요금 연체를 가늠케 했다. 경찰은 숨진 여성이 아이와 반려견을 홀로 키우며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 간 채무가 있는 데다가 최근 집세를 내지 못한 정황 등을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매일같이 벌어지는 독한 설전과 극한 대
건망증석수정요즘 부쩍담는 기억보다 흘리는 기억이 많다.타버린 냄비는 지루한 변명을 하며오후 내내 거실을 어슬렁거린다.이렇게 깜박할 수가 있을까.태움의 문제만은 아니었다.내 안의 내가 점점 흐릿해간다.겹겹이 눌어붙은 어둠 저쪽철 수세미로 닦아내자먼 길 돌아온 낯익은 바닥어디까지 갔다 왔을까.고장 난 신호등 하나 깜빡깜빡 서 있다.[시평]나이가 들면서, 가끔 잘 알던 사람의 이름도 생각나지 않아 곤란을 겪을 때가 없지 않아 있다. 이름 석 자 중에 성씨 하나만이라도 생각이 나면, 이내 알 듯한데, 생각이 날 듯 날 듯 하면서 애를 먹이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우리 동양인들은 원래 파격에 좀 약하다. 그래서 문명에서도 좀 뒤지지 않았을까. 1969년 7월,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디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인류는 달을 넘어 다른 태양계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한국군은 놀라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처음, 최초의 역사에서 미래를 향한 발자국이 남는다. ‘전방 특공연대 최초 여군 중대장’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첫 여군 장교 팀장
여당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 본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13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을 도는 권역별 후보 합동연설회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전대를 둘러싸고 끊이지 않았던 논란과 잡음이 더욱 과열되고 눈살 찌푸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윤심’ 논란은 잦아든 것처럼 보이지만 ‘탄핵’ ‘분당’ 등의 단어까지 전대 국면에 등장한다. 특히 당권 경쟁에서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후보 사이에 날선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김 후보는 “지금 당 대표는 대선의 꿈을 가지면 안 된다”며 “현재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반응이 충분히 엇갈릴 수 있었다. 예컨대, 좀처럼 내색을 하지 않는 수현 역의 강수연 모습은 답답하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마음으로 자신의 어머니 윤정이를 뇌 복제 로봇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그렇게 열성으로 참여하는지 이해가 안 되기도 한다. SF 콘텐츠에서 수현처럼 단아하고 이지적이면서도 절제된 캐릭터는 보기 드물다. 하지만, 엄마(김현주)가 자신을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전투 수행 가운데 죽음에 이른 사실을 뒤늦게 알고 소리를 지를 수 없이 오열할 때 왜 강수연 배우가 필요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극단적 감정의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2022년 임영웅은 지니뮤직어워즈에서 올해의 음원 대상, 남자 솔로 가수상, 그리고 인기상까지 받았다. 멜론뮤직어워즈에서는 5관왕으로 올해의 음반상, 올해의 아티스트, 네티즌 인기상 등을 받았다. 아이돌 가수가 아니면서 이 정도 성과를 나타내는 가수는 근래 없었다. 더구나 대형기획사나 소속사가 만들어낸 마케팅의 소산도 아니었다. KBS ‘전국노래자랑’부터 ‘아침마당’ 등을 통해 차근차근 팬들의 지지와 성원을 만들어왔다. ‘미스터트롯’은 이미 다진 팬들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최종 우승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조
빈집 기형도(1960 ~ 1989)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어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시평] 사랑을 잃게 되면, 이 세상 모든 것을 잃은 듯하여, 참으로 가슴 아프고, 또 막막할 뿐이다. 그리하여 마치 장님이 된 듯,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그래서 더듬거리며 자신의 깊은 내면의 문 잠가버리고는,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그 많던 붉은악마는 어디로 갔는가? 이 의문은 박완서의 자전적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패러디해 붙여 본 것이다. 싱아는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지역에 따라 수엉, 수영, 시엉이라 부른다. 줄기의 질긴 껍질을 벗기면 부드러운 속살이 나오며 이를 생식한다. 맛은 새콤하고 시원하다고 한다. 아직도 산에 가면 있지만, 알아보는 사람은 드물다. 박완서는 자신의 삶 속에 내재된 한국 현대사의 편린들을 메타포화해 사라져간 것들의 추억을 소환한다. 6.25 전쟁으로 인해 개성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미복(微服) 잠행’이란 임금이 평민 의상을 입고 바깥세상을 시찰하는 것을 지칭한 말이다. 구중궁궐에 갇혀 살던 임금들도 때로는 자유롭게 거리를 구경하고 백성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고구려 산상왕의 부인은 미망인인 형수였다. 형수의 도움으로 왕위를 얻은 산상왕은 그녀의 질투심으로 다른 왕비를 얻지 못했다. 왕은 어느 날 제사에 쓸 돼지가 궁을 빠져나가자 이를 뒤쫓았는데 주통촌에 다다른다. 주통촌은 색주가로 술과 여자가 있는 곳이었다. 산상왕은 궁중을 빠져나가 여자를 만나고 싶었던 것인가. 그는 주통촌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세월호 참사가 난 뒤 다시는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했나? 이태원 참사를 보면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우울하고 더욱 고통스럽다. 앞으로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같은 대규모 참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지금의 법과 제도, 문화와 관행이 계속된다면 이들 참사와 같거나 훨씬 더 참혹한 참사가 터질지도 모를 일이다.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이태원 참사가 야기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국가와 정부의 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