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현재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초기 ‘담대한 구상’은 여전히 구상에 머물러 있다. ‘담대한 행동’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태도와 주변국들의 공조에 얽매이다 보니 현 정부가 과감한 대북정책을 구사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최근 북한 방문 중 고문 등으로 치명적 부상을 입고 귀국했던 오토 웜비어 가족이 보여준 평양 정권 길들이기에서 대북정책의 해답을 찾으면 어떨까. 이토록 정의롭고 또 아름다운 ‘복수’가 또 있을까.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13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2019년 4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한미일 결속이 가속화된 대응이다. 양국은 무기거래, 위성기술, 경제협력 등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관심은 이들이 나누고 합의한 내용이다. 유엔제재 위반과 국제사회의 비난을 그나마 최소화시키기 위해 공개적으로 발표하진 않았다.다만 서방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것은 러·우 전쟁에 러시아가 강력히 필요한 포탄과 전쟁수행자의 부족에서 오는 곤경을 돌파하기 위해 북한에게 지원을 요청했을 것이고 북한은 어떠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국립공원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41년 논란 끝에 정상 추진된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달 27일 강원 양양군의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해당 사업은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지구에서 대청봉 옆 끝청(1430m)까지 3.3㎞에 걸쳐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이다. 지난 40여년간 부침을 거듭했던 만큼 논란이 작지 않다.강원도는 1982년 내설악 쪽에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다. 하지만 문화재위원회는 “자연경관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두 차례 불허했다. 199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경술국치(庚戌國恥) 이후 1915년 의친왕(義親王)은 상해에서 이상설(李相卨), 박은식(朴殷植), 신규식(申圭植), 조성환(曺成煥), 류동열(柳東說) 등이 중심이 되어 결성된 독립운동단체 신한혁명당(新韓革命黨)에서 고종황제(高宗皇帝)를 당수(黨首)로 추대하고 베이징(北京)으로 망명시키려고 할 때도 본 사건에 연루되었다.관련해 당시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고 서울로 잠입한 외교부장 성낙형(成樂馨)을 비롯하여 의친왕의 장인 김사준(金思濬), 김사홍(金思洪), 김승현(金勝鉉), 변석붕(邊錫鵬), 김위원(金胃元), 심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1906(광무 10)년 의친왕(義親王)이 귀국하고 그 이듬해인 1907(융희 1)년 1월에 북한산성에서 거사를 결행하였는데 구체적으로 1월 15일에 의친왕이 북한산성(北漢山城)에 문관 3명, 군관 105명, 민간인 120명 등 총 228명을 비밀리에 소집하여 의병봉기(義兵蜂起)를 독려하는 연설을 하였다는 것이다.여기서 거사가 결행된 시기인 1907(융희 1)년은 헤이그 특사 사건으로 인하여 고종황제(高宗皇帝)가 일제에 의하여 강제로 퇴위되는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으며, 1905(광무 9)년 을사늑약(乙巳勒約)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아차산(阿且山)은 서울의 대표적 산성 유적이자 명산이다. 강북은 물론 강남인들도 즐겨 찾는 등산 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산을 경계로 서울 광진구와 경기도 구리시가 나뉘어져 있다.정상에서 용마산으로 오르면서 고구려 보루가 조사돼 여러 해 발굴조사가 이뤄졌으며 많은 유물이 출토됐다. 뜻 밖에 고구려식의 축성 방법을 알게 됐고 모두 17개에 달하는 보루는 독특한 형식의 구조임이 파악되기도 했다.아차산에서 찾아진 명문기와는 이 산의 비밀을 풀어줬다. 바로 ‘한산(漢山)’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기와였다. 한
수련이 핀다신수현북한산 삼천사에 위패로 계신 아버지. 음 유월 초아흐레 제삿날이면 절 마당 작은 연못에 영락없이 수련이 피어 있다 아들 없이 딸만 넷, 올해도 잔 올리고 절하다 보면 툭 터지는 울음, 까닭도 모르게 굳게 결린 어깨 가슴에 멍든 것들 콧물까지 훌쩍이며 한참 들썩이고 나면 대체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 뚝……, 아버지 날빛 가득한 손으로 괜찮다 괜찮다 등 쓸어 주신 듯노랑 리본 팔랑이며 손 잡혀 따라다니던 무릎 위에서 참새처럼 재재거리던 등에 업혀 잠들던 그때처럼말갛게 웃어지는 것이다 진흙 뻘에 발 담그고도 하늘 가득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미국은 북한과의 제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오늘에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한 대북제재는 한 치의 드팀도 없다. 제재와 압박을 동시에 구사해 기필코 북한의 핵무장력을 포기시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꺾을 힘은 이 세상에 없다. 즉 그들은 비핵화가 우선이고 대화는 차선이다. 반면 우리는 대화가 우선이고 비핵화는 차선인 듯한 오해를 가끔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평화공세로 우선 북한을 변화의 길로 이끌어내는 것도 북한 핵 포기의 중요한 고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개를 서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산 석탄이 우리 항구로 들어와 한바탕 난리다. 군사분계선(MDL)으로 이 나라가 둘로 쪼개지기 전 우리는 북한의 지하자원과 전력을 공동으로 사용했다. 우리가 바라는 통일은 사람의 왕래도 있지만 자원과 지형의 공동 이용이라는 거대한 것이다. 그런데 왜 석탄 몇 만 톤 수입에 이 난리를 쳐야 한단 말인가. 유엔의 대북제재가 진행중인 가운데 핵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결과 북한산 석탄이 국내 불법 반입됐다는 의혹이 결국 사실로 판명됐다. 관세청은 어제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먹을거리, 땔감, 건축자재, 약재, 원예식물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는 식물은 인류생존의 원천으로 지구상에 식물이 없으면 인류의 존속 자체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식물은 ‘생명자원’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 몸의 에너지 생성에 필수적인 산소도 식물의 광합성 과정에서 만들어져 대기로 방출된 것이다. 지난 6일 삼라만상이 잠을 깬다는 경칩(驚蟄)이 지나고 봄기운이 흠씬 느껴지고 있다. 봄의 전령 산수유나무의 노오란 꽃망울이 움터 나오고 있으며, 개나리, 진달래, 할미꽃 등 봄꽃들이 자태를 뽐내는 계절이 다가오고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설 명절을 지나고 나니 날씨가 많이 풀렸다. 요즘은 겨울철에 흔히 나타나던 삼한사온 현상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고, 대한(大寒)이 가장 춥다는 말도 맞지가 않는다. 입춘이 지난 2월 초순에 영하 10℃를 오르내리는 날씨가 계속되다보니 움츠러들었던 며칠간이다. 설이 갓 지났으니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문안과 덕담을 주고받으면서 설 연휴 동안 고향을 다녀오느라 힘들었으니 어디 가까운 온천이라도 찾아 피로를 말끔히 풀어야겠다는 말이 들리곤 한다.설 연휴 피로를 온천욕으로 푼다는 것은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오랜만에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김정남 암살 사건이 막바지로 접어 드는가 했더니 북한의 적극적인 외교 공세와 중국의 미온적 태도 앞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외무성 부상(외교차관)을 베이징으로 급파해 대책 외교를 펼치고 있는가 하면 리정철 혐의자도 말레이시아에서 석방되었다. 리길성 북한 외무부 부상이 4일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연쇄 접촉을 마치고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을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리길성 부상은 중국 정부 초청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영빈관인 조어대에 머물면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포함해 류전
한병권 논설위원 “이 나무지?/ 벚나무 아래서 그녀와 만나는 것을 지켜본 옛 친구는/ 시들한 내 첫사랑을 추억한다/ 벚나무는 몸통이 너무 굵어져버렸다/ 동갑내기였던 그녀의 허리도 저렇게 굵어졌을 것이다// (...중략...)// 이제 그들은 이 별에 없다./ 벚나무 아래서 만났던 첫사랑 그 소녀도 없다./ 터질 것처럼 뛰는 가슴을 가졌던 열일곱 나도 없다.// 돌아보면 화무십일홍,/ 잔치도 끝나기 전에 꽃이 날린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삶에 그냥 스쳐 지나가는 구경꾼일 뿐이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우는//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지난 연말 미국 뉴욕타임스의 인기 있는 보수 논객 데이비드 브룩스가 자신이 선정하는 ‘시드니상’ 수상작 중 하나로 ‘Scavengers(썩은 고기를 먹는 동물들)’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뽑았다. 지난해 봄 시사 계간지 그란타에 실린 이 에세이는 애담 존슨의 북한 방문기로서 통제 사회인 북한의 실상을 실제 본 내용대로 전해줘 유별나고도 기이한 북한 사회의 참 모습을 알 수 있게 했다.‘시드니상’은 다양한 언론인들의 시각을 통해 한 해 동안 정치, 문화 저널리즘에서 주목을 끈 잡지 기사들을 뉴욕타임스
한병권 논설위원 배가 왔다. 그런데 일단 귀부터 의심케 한다. 그 배가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의문. 그렇다면 이제 5.24조치는 해제하지 않고 무엇 하느냐. 간접투자방식이라는 형식을 빌었지만 사실상 현금이 북한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시베리아산 유연탄을 실은 중국화물선이 포항에 도착한 것이 지난 주말. 남북한과 러시아 3국간 물류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첫 시범사업이다. 이 사업은 북한의 자유무역항인 나진과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54㎞의 철로를 개보수하고, 나진항 3호 부두를 현대화하는 두 사업을 축으로 하
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 창덕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배경에는 창덕궁의 궁궐건축이 아니라 창덕궁 후원에 힘 입은 바 크다. 세계 어느 나라의 왕궁이 창덕궁만 한 왕궁이 창덕궁만큼 자연을 들여놓은 곳이 있을까.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중국의 자금성, 일본의 오사카 성, 유럽의 많은 궁이나 성들을 보라. 자연을 찾을 길 없다. 인위적으로 완성돼 삭막하다.창덕궁처럼 산과 물 그리고 숲이 어우러진 오솔길을 걸을 수 있는 궁은 없다. 이렇게 한적하고 여유로워도 좋은가 싶을 만큼 창덕궁의 후원은 원시림에 가깝다. 가꾸어지지
한병권 논설위원 묵묵히 수행에만 정진하는 영혼들에게 하늘의 신령스런 축복이 내려진 것이었을까. 한 스님은 올봄 빗방울 하나 떨어지지 않은 맑은 하늘에 무지개가 떠 아름답게 수를 놓은 모습을 목격했다. 직지사 선원장을 지낸 이 스님이 도량 터를 닦고 선원(禪院) 건립을 마친 날이었다. 스님이 강원도 정선에 참선수행자들을 위한 선원을 개소했다는 말씀을 들은 지 오래. 시간에 쫓기더라도 산사에 한 번 들러 쉬어가라는 전화를 받았지만 한 번도 찾아뵙지 못했으니. 숙세(宿世)의 업이 깊어 허둥대며 생업전선에 바쁘다는 핑계로 필자는 마음이야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지난주 일요일. 아침부터 큰 아들이 부산을 떨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 2년차인 아들의 평상시 휴일 아침 모습은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침대에서 ‘절대 안정’을 취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이날은 아주 이례적이었다. 난생 처음으로 단축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며 러닝화, 옷 등을 배낭에 넣기에 바빴다. 이것저것 준비한답시고 한바탕 아침에 정신을 쏙 빼버린 아들은 같이 달리기를 하기로 한 친구들을 만난다며 훌쩍 집을 빠져나갔다. 이날은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 운동을 하기에 아주 좋은 날이었다. 아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봄이, 그
최상현 주필 붉게 옷을 갈아입은 가을 산이 부른다. 가을 산이 단풍으로 불탄다. 꽃의 봄, 녹음의 여름, 단풍의 가을, 하얀 눈의 겨울, 사계(四季)는 이렇게 돌고 돌며 바뀌어 계절마다 사람들에게 새 기분과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그런 자연은 우리에게 넘치는 축복이다. 가을 단풍, 파란 하늘이 있어 더욱 예뻐 보이는 가을 단풍은 매혹적이다. 그 매력이 우리를 잡아매어 옴짝달싹 못 하게 하는 일상의 밧줄을 풀리게 한다. 기어이 산행에 나서도록 만든다. 멀리 가는 행락의 즐거움도 있어 설악산·내장산으로 도시를 탈출한 인파가 몰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