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 정치평론가 중남미 진보 좌파의 대부, 브라질 노동자당(PT) 룰라(Lula da Silva) 전 대통령이 돌아왔다. 지난달 2일 실시된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는 현직 대통령인 보우소나루(J.Bolsonaro) 후보가 43.2%, PT의 룰라 후보가 48.4%의 득표율을 얻었다. 룰라가 5.2%포인트 앞섰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는 바람에 지난달 30일 결선투표가 치러진 것이다. 여기서 룰라 후보가 50.9%를 얻어 49.1%를 득표한 보우소나루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겨우 1.8%포인트 앞선 신승(辛勝)이었다. 브라질
박상병 정치평론가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일본에 대한 ‘굴욕 외교’가 여론의 큰 이슈였다. 그동안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한일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저자세’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우리 대법원이 판결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과 관련해 일본 기업이나 일본 정부가 아니라 왜 우리 정부가 그 해법을 찾아야 하느냐는 비판이었다. 가해국인 일본은 외면하고 있는데 피해국인 한국 정부가 그 해법을 찾는 게 말이 되느냐는 얘기다. 심지어 시큰둥한 일본 정부를 달래가며 우리 정부가 한일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강제징용 해법을 놓고 이리
박상병 정치평론가 최근 남북 간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이런 상황은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다소 이례적이다. 남과 북 어느 쪽도 최근의 긴장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처방책을 내놓는 데 인색하다.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탄도미사일이나 포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전술핵 문제까지 언급했다. 우리 정부도 과거 정부와는 달리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일본 자위대까지 끌어들여서 남북 간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전처럼 또 무력시
박상병 정치평론가 정치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과 같이 간다. 듣기에 따라서는 꽤 불편하지만 누구도 부인하기는 어렵다. 가끔은 ‘정치의 후퇴’ 국면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국민의 수준과 연결하는 것이 옳으냐는 고민도 있다. 그러나 정치변동의 특정 국면이 아니라 정치발전의 일반적 수준을 말한다는 점에서는 자주 언급하는 표현이다. 지금 영국이 매우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100여년 전 세계를 호령하던 ‘팍스 브리타니카(Pax Britannica)’의 기억을 잊고 싶지 않겠지만 이젠 이미 오래된 과거일 뿐이다. 엘리
박상병 정치평론가 절대왕정의 구각을 깨고 자유와 평등을 표방했던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유럽은 민주주의 정치가 금세 꽃을 피울 것만 같았다. 급성장한 부르주아지가 시대정신을 일깨우고 있었으며, 정치참여가 본격화 된 노동자 계급의 급속한 팽창은 민주주의 정치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명은 반혁명의 뒤통수를 맞기 일쑤였으며, 부르주아지는 노동자 계급의 진출을 오히려 두려워했다. 도처에서 노동자 계급의 저항이 있었지만 피를 동반한 억압과 전쟁의 광기는 민주주의 정치의 길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혁명의 깃발이 내세
박상병 정치평론가 아시아에 25년 만에 ‘제2의 금융위기’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 26일자로 전한 소식을 보면 미 달러화 초강세 속에 아시아 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1997년과 같은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당시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29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이미 1400원대를 훌쩍 넘어섰다(1435원). 뒤늦게 나선 정부의 개입도 소용이 없다. 어디까지
박상병 정치평론가 외교는 내치의 연장이다. 따라서 ‘내치의 빈곤’은 그대로 ‘외교의 무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현실주의 외교가 득세하고 국익을 내세운 보호주의 노선이 대세를 이룰 때는 더욱 그렇다. 국내에서 힘을 받지 못하는 지도자가 외교무대에서 주목을 받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딱 윤석열 대통령 케이스다. 최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과 유엔총회 등 굵직한 외교무대가 열리고 있다. 마침 윤 대통령도 김건희 여사와 함께 국제 외교무대에 나섰다. 우려와 걱정이 더 많았지만 무난하게 마무리하고 귀국하길 바라는 여론도 적지
박상병 정치평론가 ‘회색 코뿔소’가 쿵쿵 소리를 내며 우리들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 대비하지 않으면 큰 위험에 빠질 것을 알지만, 마땅히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그냥 위기가 아니라 ‘진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한 나라 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퍼펙트스톰(Perpect Storm)’이 전 세계를 휩쓸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결코 만만치 않을 회색 코뿔소와의 투쟁, 즉 경제 투쟁에 지금 총력을 쏟아야 할 시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의 8월 물가상승률이
박상병 정치평론가 한가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풍성한 들녘만큼이나 사람들의 마음도 풍성할 때다. 특히 올 한가위 보름달은 백 년 만에 한번 볼까 말까 하는 밝고 큰 달이 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불과 며칠 전 남부 지방을 휩쓸고 간 태풍 ‘힌남노’가 적잖은 상처를 남겼지만, 태풍이 지나간 뒤의 바람은 완연한 가을이다. 이런저런 걱정거리를 내려놓고 바라보는 하늘도 맑다 못해 눈이 부시도록 청명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보면 한가하게 한가위 같은 소리를 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한가위 연휴
박상병 정치평론가 한국 정부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간의 ‘투자자-국가 국제분쟁(ISDS)’이 한국 정부에 2900억여원의 배상책임만 인정하면서 10여년 만에 일단락됐다. 당초 론스타는 46억 8000만 달러(약 6조 3천억원)의 배상금을 청구했지만 그 가운데 약 4.6%만 인정된 셈이다. 세계은행(WB)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가 지난달 31일 “한국 정부는 2억 1650만 달러(약 2900억원)와 이자(만기 1개월 미 국채 금리 기준, 법무부 추산 185억원)를 론스타에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이로써 한국 정부는
박상병 정치평론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제2차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발발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금융과 외환의 어떤 위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직접 금융위기, 외환위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취임 100일이 갓 지난 시점에서 대통령이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직접 언급할 만큼 사실 한국경제는 지금 생각보다 심각하다. 전날 원·달러 환율 폭등에 대한 우려를 두 차례나 표
박상병 정치평론가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명색이 정권교체로 새 정부를 출범시킨 윤석열 대통령의 100일 기자회견이었다. 물론 평생 검사로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정치권에 진출해서 단박에 대통령까지 됐으니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는 당연히 낮을 것이다. 무지하고 서툴고 현실에 대한 이해도마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기성의 낡은 정치에 물들지 않은 참신함은 인정하고 싶었다. 혹여 잘 못한 것이 있다면 이런저런 변명이나 궤변에 능한 정상배들의 모습과는 달리, 곧바로 인정하고 태도를 바꿀 수 있는 담백함도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박상병 정치평론가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9일 중국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미국이 한국을 향해 ‘칩4(Chip4) 동맹’ 가입을 압박하는 시점에서 이뤄진 이번 박 장관의 중국행은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양국 간 첫 외교장관회담이었기에 한국의 대 중국외교 기조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의 핵심 의제는 두 가지였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박상병 정치평론가 기어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3일 대만을 방문했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6명의 하원의원 대표단은 오후 3시 42분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이륙해 늦은 밤 10시 44분쯤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보통이면 5시간이면 도착할 시간이지만 펠로시 일행은 7시간이나 걸렸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남중국해를 피해 인도네시아 상공을 거쳐 필리핀해를 통해 대만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혹여 중국군의 공격이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우회 항로를 택한 것이다. 그러나 펠로시 일행이 대만으로 향하던
박상병 정치평론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 핵심은 한미일 3국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물론 오래된 방식이긴 하지만 윤 대통령은 특히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관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5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양국 관계를 끌어 올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저하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연장에서 일본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손을 내밀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8일 도쿄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
박상병 정치평론가 민주당이 2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재선의원 당대표 후보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당권 도전에 나선 ‘97그룹’ 후보 4명이 모두 참석해서 관심을 모았다. 민주당 내 97그룹은 어느새 ‘86그룹’과 대비되는 특정 세대를 묶는 하나의 카테고리가 됐다. 그것이 옳은가 하는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유의미한 분석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 이를테면 국민의힘에서는 97그룹 등의 얘기를 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86그룹이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 당 대표 경선에서 곧바로 80년대생 이준석 대표로 넘어갈
박상병 정치평론가 최근에 나온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율이 낮아도 너무 낮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조사기관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은 33%에 불과하다. 반대로 부정적인 평가는 53%에 달했다. 임기 시작 두 달이라면 국정운영의 최고 정점을 향해 날개를 활짝 펴고 있을 시점이다. 그런데도 긍정 평가가 33%에 불과하다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다. 아니 어쩌면 때아닌 위기의 징후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5년을 마무리하는 최종 여론
박상병 정치평론가 청와대가 아닌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첫 인상은 나름대로 괜찮아 보였다. 게다가 출근길에 잠시 출입구 부근에서 기자들과 사전 조율이나 격식 없이 소통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처음 보는 풍경인 만큼 낯설지만 그만큼 신선한 모습이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여기에 윤 대통령 특유의 짧고 직설적인 화법이 더해지면서 주목도는 더 높았다. 언론에서는 우리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도어스테핑(door stepping, 약식 기자회견)’이 도입된 것이라며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박상병 정치평론가 윤석열 정부가 출범 50일을 넘기고 있다. 정치 경력이 전무한 검찰총장 출신이 ‘반문 깃발’로 정권교체를 이뤘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우려와 불안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물론 정치 경험이 없다고 해서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 비전’ 자체가 없다면 문제는 다르다. 비전이 없는데 정책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검찰총장 출신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다만 검찰 출신들이 주위에 포진돼 국정을 사실상 형해화(形骸化) 한다면 국민적 갈등과 분열의 골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
박상병 정치평론가경찰청 고위급 인사가 2시간여 만에 뒤집히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후진국에서도 찾기 어려울 만큼의 부끄러운 행태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아주 중대한 국기문란, 아니면 어이없는,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과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가 ‘번복’된 게 아니라면서 “행안부가 검토를 해서 올라온 대로 재가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니까 경찰이 자체적으로 추천한 인사를 그대로 보직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경찰의 국기문란, 또는 경찰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