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가 끝났다.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한국 대통령의 방문이라 미국 측은 각별히 예우하고 세심히 배려한 것 같다. 우리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환대를 받은 것은 마땅히 기뻐할 일이다. 대통령실과 일부 매체는 환대를 받은 것을 넘어 성과도 많았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과연 그러한지 꼼꼼히, 그리고 냉철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우선 안보 분야에서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미국에게서 진전된 확약을 얻어낼 것인지가 관심사였는데 이른바 ‘워싱턴 선언’은 기존의 핵우산 및 확장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미국은 지금까지 1200억불이 넘는 엄청난 돈을 퍼부으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도록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중국도 자극하고 있다. 공공연히 수년 내 미·중 무력충돌의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과연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을까? 이것이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는 데 현명한 대처일까?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이래 중국을 제1의 잠재적 적국으로 간주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조치들을 취해왔다. 지난 수십 년간 중국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은 역설적으로 미국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중국은 78년 개혁개방을 시작했을 때 한국의 경제발전을 부러워하고 한국으로부터 배우려 했다. 거대한 영토와 엄청난 인구를 가진 중국의 국내총생산이 1990년대 초에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랬던 중국이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서방 기업들의 투자가 쇄도하면서 매년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다. 이제 여러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적 우위를 추월할 수 있는 수준이 됐고 국내총생산은 오래전에 한국을 추월해 2022년에는 한국의 10배가 넘는 규모이다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우리 정부의 징용 배상 문제에 관한 결단에 대해 일본 정부는 우리 사회 다수가 기대하는 수준의 호응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배적인 여론은 정부의 대일 외교 자세를 문제 삼고 질책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우리는 조선 총독을 뽑지 않았다”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자 오점”이라고 하는 등 정부를 맹공하고 있다. 우선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제1야당이 내놓는 말이 지나치게 원색적이고 유치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나아가 2018년 대법원이 외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바이든 대통령은 2월 20일 폴란드에 이어 전격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어느 국내 유력지는 ‘첩보영화 같았던 우크라이나 방문’ ‘백악관 출입 기자들도 속인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방문 007 작전’ 등 제하에 보도했고, 엘리옷 코언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는 어느 학술지 기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키예프 방문이라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행보를 취함으로써 푸틴의 복부에 강하게 한 방 먹였다”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을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주한 일본대사관은 지난 16일 남산 소재 모 호텔에서 일본에서 국경절로 기리는 나루히토 천황의 생일 리셉션을 개최했다. 이에 대해 일부 매체들은 ‘한국 땅에서 울려 퍼진 기미가요, 무서운 내막’ ‘싫다는데, 일왕 생일 파티, 굳이 서울서’ ‘처음으로 군국주의의 상징인 기미가요 연주됐다’ 등 비난을 쏟아냈다. 주한 일본대사관이 천황의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일본 국가를 트는 것이 그리도 예민하게 반응할 일인가? 우선 국제사회에서는 모든 나라가 재외공관에서 국경절 행사를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10월 31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50개국이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성명에 서명했다. 한국은 서명에 동참하지 않았다. 앞서 한국은 10월 6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인권 침해 의혹에 대한 토론회 개최안에는 찬성했다. 한 달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인가?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상황에 변화가 있었나? 아니면 한국 정부가 새롭게 고려해야 할 뭔가가 있었나?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미국, 유럽연합 등 서방은 수많은 경제제재를 발동했다. 서방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고, 그 결과 러시아 국민들이 불만을 품게 되고 이어 푸틴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할 정도로 대규모 소요가 일어나길 기대했으나 러시아의 국내상황은 그와는 거리가 멀다. 서방은 또한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자 했으나 현재까지 서방의 예상과는 달리 비서방권의 대부분은 러시아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9월 하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윤 대통령의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 및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 방문과 관련해 야당과 일부 언론은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고 날을 세웠다. 급기야 국회에서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됐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굴욕적인 대일 외교’ ‘48초짜리 정상회담’ ‘영국 여왕 조문 불발’ 등이 지적됐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은 논외로 하고 이번 순방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왜 문제인지 그리고 다자회의에서 정상회담 추진에 있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여야를 막론하고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10.3 개천절은 3.1절, 그리고 광복절과 더불어 3대 국경일로서 올해는 4354주년이 된다. 이날은 우리 민족이 반만년 동안 이어져 왔다는 자기인식과 자긍심의 징표이다. 상해 임시정부 때부터 개천절을 기념했으며 그 전통은 광복 후에도 이어져 정부는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했다.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국경일인 만큼 재외공관은 개천절에 국경일 리셉션을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국내에서 개천절은 축제가 되기는커녕 그야말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18일 런던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은 당일로 예정됐던,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 방문을 교통 체증 때문에 하지 못하고 19일 장례식에만 참석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홀대를 받았다’ ‘일부러 조문을 취소했다’ 등 주장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한 나루히토 일왕은 저녁 늦게 조문해 윤 대통령과 비교됐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여왕 장례식 참석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야당이나 언론에서 영국 여왕 장례식에 굳이 한국 대통령이 참석해야 하느냐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을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8월 중순 미국에서 인플레감축법이 발효됨으로써 앞으로 수입 전기차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그 충격이 상당하다. 민주당이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해 의회에서 전격적으로 통과시키고 곧바로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이 이루어진 탓인지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연합과 일본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왜 이런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해 대응하지 못했는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대표단을 보내 미 측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하나 미국의 국내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우리 측 요구가 가까운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8월 하순 국내 언론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총 300억 달러(약 40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 중 약 3조원에 이르는 터빈 건물 시공과 기자재 공급권을 따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4기 수주 이후 10여년 만에 한국이 외국의 원전 사업에 참여한 것이니 매우 반가운 소식이긴 하나 ‘K-원전이 스핑크스 뚫었다?’ ‘이집트서 3조 잭팟 터졌다’ 등 기사 제목은 선정적이다. 그리고 일부 매체 특히 방송은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 원전을 수출하는 것처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8월 29일은 국치일이다. 100여년 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참으로 부끄러운 날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이날의 분위기는 매우 안타까운 것이다. ‘한일합방조약’에 대해 원천 무효임을 주장하면서 일본의 사악함, 그리고 조선의 무능한 임금과 사리사욕만 챙긴 매국노들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있을 뿐이고 왜 우리는 나라를 뺏기는 수준의 나라였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그 이유를 우리에게서 찾고자 하는 노력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일본에 당했다고 해서 일본만 경계하면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한다면 그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30~50클럽 국가들(1인당 소득 3만불 이상, 인구 5천만명 이상) 가운데 그 나라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한 것 같다. 특히 주한 중국대사를 대하는 한국 언론의 태도를 보면 그러하다. 외교의 세계에서 대사들은 조용히 주재국 정부를 접촉, 자국의 정책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거나 요청을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방송에 출연하고 그것도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자국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행동이다. 그런데 왜 한국 매체들은 중국대사에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9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사드, 반도체 동맹(chip 4), 한류 제한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고 박진 장관은 우리 입장을 분명하게 개진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내 언론이 별로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과거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박 장관은 “지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례 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한국 측의 이러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올해로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한다. 그간 양국 관계는 여러 분야에서 질적 양적으로 발전해 왔고 중국 또는 한-중 관계에 관해 많은 책이 나왔다. 그런데 올해에 나온 ‘짱깨주의의 탄생’만큼 화제가 된 책도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전직 대통령이 추천한 덕분이기도 하고 주장이 도발적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 책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가 상당하나 중국 담론에 있어 여러 관점과 주장이 있을 수 있고 표현의 자유라는 차원에서 저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를 문제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주 박진 장관이 한국 외교부 장관으로서는 2017년 12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했다. 강제징용 배상, 위안부 합의, 군사정보보호협정,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등이 의제로 논의됐다고 한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양국이 그간 소원해진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모든 이슈가 과거사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고 국내적으로 징용 피해자들이 배상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주관하는 민관협의체에의 참여를 거부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최근 정부가 예산 절감과 행정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는데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폐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 중에는 정권 차원의 목적을 위해 설치했거나 정부의 정책 추진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는 것도 있어 존치 여부를 검토하는 것 자체는 이해가 되나 단지 앞선 정부에서 설치됐다고 해서 무조건 폐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북방정책은 노태우 정부 이래 정권이 교체돼도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고 그 결과 한국외교의 지평이 확대되고 한국인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선발대로 먼저 한국에 들어와 있던 미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SS) 소속 직원이 19일 오후 외부에서 술을 마시고 숙소인 용산구 하얏트호텔로 돌아와 택시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택시기사와 택시에 탑승하려던 한국인 2명과 시비가 붙었다고 한다. 당시 호텔 보안 직원이 개입하고 폭행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현장 출동했고 다음날 아침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이렇다 할 조치는 없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경찰 조사를 받은 후 미국 측에서 업무에서 배제하고 바로 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