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중국 고대 동진시기 축영대 미인의 설화는 남장 여인의 비련을 담고 있다. 여자들은 공부를 깊게 할 수 없어 미인은 남장을 하고 서원에 입학해 양산백이라는 청년을 만난다. 양산백은 그녀가 여자인 줄 모르고 친숙한 벗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여자는 사랑의 감정이 생겨 자신의 여동생이 있는데 소개해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집안에서 혼사를 주관한 양산백은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됐다. 그가 현령이 돼 임지로 가는 날 여자는 자결해 남자가 지나는 길에 무덤에 묻혔다. 광풍이 불어 양산백이 말에서 내려 잠시 쉬는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성전환 남성과의 관계를 통해 아이가 생길 수 있다고 정말 믿었을까? 그 아이를 파라다이스그룹의 상속자로 만들겠다?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사기 수법을 믿었다는 전 펜싱 국가대표의 주장도 납득하기 쉽지 않다.이번 희대의 사기극을 돌아보며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 ‘리플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속에서 톰 리플리의 작은 거짓말은 점점 확대돼 남을 지속적으로 속이고 결국 살인이란 중범죄로 이어진다. 리플리 증후군은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고전 춘향전은 우리 민족이 사랑해 온 조선시대의 소설이다. 춘향과 이도령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은 아름다워 감명을 준다. 또 음흉한 탐관오리 변학도에 대한 암행어사 출도 응징은 통쾌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16살 이도령과 같은 나이의 춘향의 대화를 통해 조선시대 선남선녀들의 애정관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춘향은 절세미인으로 그려진다. 과연 춘향은 어떤 얼굴이었을까. 광한루에서 그네를 뛰는 춘향을 보고 이도령은 그만 한눈에 반한다.‘백옥처럼 고운 얼굴에 살짝 엷은 화장을 하고, 붉은 입술에 흰 이빨의 고운 얼굴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엘리자베스 구지라는 작가는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은 당신을 고압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그들의 겸손은 당신을 편안하게 만든다”라고 했다. 위대한 사람의 덕목 중 하나로 겸손을 강조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하리라 믿는다. 겸손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의 지위와 관계없이 편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겸손이란 무엇일까?국어사전에는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은 태도가 있음’이라고 나와 있다. 우리 조상들 또한 겸손을 미덕 중 하나로 꼽았다. 겸손이라는 것이 좋은 것은 알겠는데 정확하게 어떤 행동을 할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영화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 혁명시기 전쟁의 참상을 그린 영화다. 한국 처음 상영이 1978년이니 40여년 전 작품이다. 러시아의 눈보라치는 설원을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는 아름답지만 혁명과 전쟁으로 신음하고 이별해야 했던 주인공들의 운명은 비극이었다. 지바고 역의 오마 샤리프라는 이미 고인이 됐고, 라라 역을 한 미녀 줄리 크리스티는 지금 80세가 넘은 할머니가 됐다. ‘세월에 장사 없다’고 세기적 미모를 자랑했던 라라는 은막에서 잊혀진 여배우가 됐다. 1812AD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원정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사천성 성도출신 사마상여는 거부의 아들로 문장과 검술을 함께 익혔다. 전국시대 조(趙)의 인상여(藺相如)를 유난히 좋아해 이름을 상여라고 붙였다. 재물로 관직을 샀지만, 실질을 숭상하던 경제는 화려한 문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마침 양효왕 유무(劉武)가 내조했을 때 추양(鄒陽), 매승(枚乘), 장기(庄忌) 등 유세객들도 따라왔다. 사마상여는 병을 핑계로 관직에서 물러나 양나라로 따라갔다가 중국문학사에 빛나는 자허지부(子虛之賦)를 지었다. 사마상여는 말은 어눌했지만 글을 잘 지었다. 양효왕이 열병으로 죽자 고향으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소주(蘇州)는 평원의 수향(水鄕)이다. 끝없이 넓게 펼쳐진 평원 사이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물길에 흐르는 풍경은 좋지만, 기복(起伏)과 곡절(曲折)이 많지 않아 평범하기 때문에 신기한 맛이 떨어진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소주인들은 인공으로 연못을 만들고, 산을 쌓은 정원을 곳곳에 남겼다. 일본의 정원은 소주에서 따왔다고 해도 좋다. 기복과 곡절이 나타나자, 여러 가지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났다. 소주의 정원은 원림(園林)이라고 부르는 대표적인 인문문화의 상징이다. 그러나 원림만으로는 아무래도 평면적이다. 사람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흥겨운 단가 강상풍월 속에 단오는 ‘천중지가절’이라고 했다. 하늘이 준 가장 좋은 계절이란 뜻이다. 한문 투의 이 가사는 오월 단오 날 자연의 흥겨운 모습을 노래 한 것이다.(전력) …오월(五月)이라 단오날에/ 천~중지가절(天中之佳節)이요~/ 일지지창외(日遲遲窓外)로다/ 창창(蒼蒼)한 으허~ 숲 속으 백설(百舌)~이 자자(孜孜)서라/ 때때마다 성언(聲焉)이요 산양자치(山梁雌雉) 나는 구나(하략).‘오월이라 단오날 하늘 아래 좋은 계절이요, 창밖의 해는 느리게 가는 구나. 숲속에는 때까치가 부지런히 날고,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옵티머스(Optimus)란 단어는 낙천주의, 낙관주의라고 번역된다. 삶의 가치와 의의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개념이다. 사실 희망과 긍정을 논하는 단어 가운데 이 보다 더 좋은 용어는 찾기 힘들다.그러나 코로나19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국에서 ‘옵티머스’라는 단어는 불쾌한 단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옵티머스 자산운용회사 이사의 부인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는 시기 5천억 금융사기가 발생,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다.이 사건에 금방 알만한 정권 실세들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들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월계관을 수여했다. 고대 그리스 시대 올림픽 발상지에서 열렸던 만큼 그 전통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함이었다. 월계관은 고대 그리스의 제전형식으로 벌어질 올림픽에선 우승자의 명예를 나타내기 위해서 태양신을 숭배하는 아폴로의 신목(神木)인 월계수(laurel crown)의 잎으로 만든 관을 수여한 데서 유래했다. 신을 위한 상징적 대상이었던 것이다.고대 그리스인들은 올림픽 우승자의 등신상이나 흉상을 중요한 거리에 설치해서 이들의 업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스포츠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를 읽고 난 뒤 맨 밑에 붙은 댓글을 자주 읽는다. 5월 들어 코로나19의 규제가 조금 완화되면서 프로축구, 프로야구, 골프 등 주요 스포츠가 대회를 본격적으로 열게 됨에 따라 다양한 기사가 쏟아진다. 자연 코로나19 대유행 때 뜸했던 댓글도 많이 올라온다. 기사에서 댓글이 없으면 없는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꼭 챙겨보려 한다.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최근에는 여자골프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유현주와 안소현에 대한 댓글 반응에 많은
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요즘은 다소 변했지만 1970~90년대에 예수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 데이를 전후해 TV에서 자주 방영했던 기독교 성극(聖劇) 영화 중 대표적인 것으로 “삼손과 들릴라”라는 영화가 있었다. 구약시대 이스라엘민족을 이끌던 판관 혹은 선지자 중 한 사람인 삼손은 엄청난 괴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두려워한 필리스티아 제후들은 들릴라를 이용해, 삼손의 힘의 원천인 머리카락을 자르도록 한다. 잠든 사이 들릴라에게 머리카락을 잘리고 힘을 잃은 삼손은, 마지막 기도를 통해 힘을 회복해 자신을 압박하던 모든 필리스티아 사람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국악의 고장 충북 영동으로 가을 역사답사를 다녀왔다. 한 여성단체의 초정으로 역사특강을 부탁 받았는데 영동을 잘 아는 처지라 내 자신이 적극적으로 주선한 것처럼 됐다. 와인터널, 와인코리아, 국악박물관, 신라 대가람 심묘사지(深妙寺址)가 있는 황간면 원촌리도 답사했다.심묘사지는 달마저 쉬고 간다는 영동팔경의 하나인 월유봉(月留峰)을 바라보고 있다. 경치가 너무 좋아 지금도 비경으로 관광객들에게 회자되는 곳이다. 얼마 전 미국에서 귀국한 초로의 교포 여성 한 분이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눈가에 이슬이 맺힌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전한의 사마상여는 거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전국시대 인상여(藺相如)를 좋아해 이름을 상여라고 붙였다. 재물로 관리가 되었지만,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경제도 화려한 문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사마상여는 병을 핑계로 관직에서 물러나 경제의 아우 양왕을 따라갔다. 이 시기에 사마상여는 중국문학사에 빛나는 자허지부(子虛之賦)를 지었다. 사마천에 따르면 사마상여는 말은 어눌했지만 글을 잘 지었다고 한다. 양왕이 죽은 후, 고향 임공으로 돌아온 사마상여는 백수로 지냈다. 친구 왕길이 부자인 탁왕손(卓王孫)의 집에서 사마상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통미모남’이 무엇인가? 미국과 통하고 한국을 모욕하는 요즘 북한의 행태를 평가하는 말로 새롭게 용어로 등장시킨다. 근래 필자는 ‘통미원남’이라고 미국과 통하고 한국을 멀리하려는 점잖은 용어를 등장시켰지만 한 달도 안 되어 이 말은 ‘통미모남’으로 뒤바뀌었다. 재선에 눈이 먼 트럼프와 영구집권에 눈이 먼 김정은, 어설픈 두 지도자의 목표는 그 멀리에서 비교가 안 되지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30대 초반의 김정은 위원장의 대한민국 때리기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제아무리 호랑이의 꼬리를 붙잡았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고려 말에 우왕(禑王)이 있었다. 왕이 붕어하면 모두가 조(祖) 종(宗) 작호를 받지만 우왕만큼은 그렇지 못했다. 사가들은 우왕이 요승 신돈의 아들로서 왕답지 못하고 나약하였으며 결국 고려 사직을 잃게 만든 장본인으로 치부한 것이다. 지금 이 시대 어리석은 우왕의 역사가 반추되는 것은 웬일일까. 우왕에 대한 폄하는 조선 개국을 정당화하기 위한 위사(僞史)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왕이 포악한데다 정사라는 것을 모르고 사냥과 놀이에 빠졌던 것은 맞는다고 본다. 부친 공민왕의 후광으로 왕권 회복이 가능했으면서도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얼마 전 경북 울진군 성류굴에서 신라 진흥왕대의 명문이 찾아졌다고 해서 언론이 흥분한 적이 있었다. 신라 북방 공략의 영주였던 진흥왕대 기록이라면 당연히 기뻐할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 찾아진 기록은 여러모로 의심이 가는 부분이 많다. 우선 진흥왕 560년이라고 한 묵기부터가 문제가 된다. 이 시기는 중국의 연호를 사용하든지 아니면 신라연호를 써야 한다. 지금까지 찾아진 금석문을 보면 왕 생전에 이런 호칭을 쓴 예가 없다. 진흥이란 호칭은 왕 사후에 받은 시호가 된다. 그러면 누가 이런 기록을 동굴 속에다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지구상의 생명체는 지구의 자전 운동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해가 뜨는 아침, 해가 지는 저녁 그리고 해가 진 밤으로 이어지는 하루 24시간 동안 일정한 간격으로 생물체에서 반복해서 일어나는 행동의 주기성은 일주기성(日週期性)이라고 한다. 일주기성의 가장 기본 요인은 빛(光)이고 온도와 습도가 그 다음이며, 생리적 요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동물의 활동은 낮과 밤을 구분해주는 태양광의 영향을 받는다. 동물들은 빛이 있으면 활발하게 활동하고 어두워지면 활동성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부엉이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유명한 소설이 영화화 또는 드라마로 만들어져 상영되기도 하지만 원작처럼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소설 속 배경이나 방대한 량을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 나타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펄벅의 작품 ‘대지’나 톨스토이의 ‘부활’같은 명작을 영화로 만들어낸다고 할 경우 시청자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에서는 한계가 따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명작 소설들이 영화로 제작돼 관객의 호감을 받은 작품도 한두 편이 아닌 것이다.오래된 소설 작품이지만 미국의 소설가 필립 로스(1933∼2018)가 쓴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전북 익산시에 미륵사지가 있다. 익산 왕궁리는 백제 별도(別都)였다고 전해진다. 신라 선화공주와 백제 왕자 서동(무왕)의 로맨스가 얽힌 미륵사는 우리 민족의 설화에서 가장 재미있으며 아름답다. 백제 서동은 익산에서 마를 캐는 총각이었다. 그가 적국인 서라벌 왕도에 들어가 미모의 선화공주에 반해 동요를 지어 불렀다. 선화공주가 몰래 정부를 숨겨두고 밤마다 안고 잔다는 노래였다. 동요가 아이들에게 불리게 되자 왕궁은 발칵 뒤집어 졌다. 신하들이 왕에게 극간해 선화공주는 먼 곳으로 귀양을 가게 된다. 공주가 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