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에서 수천명이 모인 콘서트 직전 무차별 총격과 방화 테러가 벌어지면서 130여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기 대관식에 찬물을 끼얹은 20년만 최악의 테러에 모스크바와 러시아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푸틴 대통령은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이번 사건은 어린이와 교사들을 인질로 삼은 체첸 반군과 러시아군의 충돌로 3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온 2004년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사건 이후 러시아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로 꼽히게 됐
갑진년 새해부터 미국을 포함한 각국 유수 언론들이 일제히 긴급 진단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전운이 감돈다는 섬뜩한 내용이다. 심지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6.25전쟁 버금가는 수준의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점치고 나섰다.‘남한은 주적’이라고 분명히 못 박고 있으며, 남북통일 관련 통일단체에 대한 정리 작업에 들어갔고, 전반적인 대남 정책 전환에 대한 속도를 올리고 있다는 점 등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고 보겠다.더욱이 새해 첫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면서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켜 가고 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총선과 대선이라는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호머의 우화와 전설은 아주 오랜 전통을 지녔다. 수백년 동안 발전한 전설의 언어는 다양한 고대어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문법의 특징을 보여준다. 호머가 이야기한 영웅들의 세계는 그의 시대가 아니라 훨씬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서사시에 언급된 도시 가운데 미케네, 티린스, 필로스, 트로이는 BC 1200년 이전에 이미 소멸되었다. BC 8세기에 아시아 해안에 등장한 이오니아 식민도시들은 아직 생기지도 않았다. 칼, 단검, 화살은 BC 8세기부터 철로 만들었다. 호머의 서사시에서는 이러한 무기를 청동으로
전경우 칼럼니스트2년 전 세상을 떠난 ‘한국의 지성’ 이어령 교수가 남긴 업적 중 하나는 서울 올림픽이었다.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을 총괄 기획하고 지휘했다.그는 서울올림픽의 당초 구호였던 ‘화합과 전진’ 대신 ‘벽을 넘어서’로 바꾸고, 개·폐막식을 통해 대한민국 문화의 우수성과 역동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당시 88올림픽은 그야말로 지구촌 화합의 축제 마당이었다. 그 전에 치러진 소련의 모스크바올림픽과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모두 반쪽짜리 대회였다. 냉전의 여파로 지구촌이 두 진영으로 갈리고 올림픽도 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만난 데 이어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가 평양을 다녀갔다. 한국-러시아 관계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얽혀 악화하는 가운데, 북한-러시아의 밀착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북한은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러시아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니, 평양 정권은 중국식 변화모델이 아닌 러시아 모델을 따르려는 움직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형제국, 이런 표현은 과거 북-중 간에나 사용하던 말이다. 단지 안보적 의존이 아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40대 이후부터 고고학에 관심을 가진 독일의 부유한 상인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은 어린 시절 깊은 인상을 남긴 호머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트로이를 찾겠다고 여행을 떠났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는 히사리크 언덕이 그가 찾던 전설의 도시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그가 탐사를 시작하기 전 이미 17세기부터 차나칼레에 살던 칼버트 가문의 영국 영사 프랑트 칼버트(1828~1908)가 히사리크 언덕에서 소규모 발굴을 통해 이곳이 트로이였음을 증명했다. 칼버트의 도움으로 트로이를 발굴하기 시작한 슐리만은 18
‘Bombing Voronezh(보로네슈 폭격)’은 러시아어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려다 스스로 다친다는 의미의 널리 알려진 표현이다. 지난 24일 러시아군이 모스크바로 향하는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호송대의 진격을 늦추기 위해 남부 도시 보로네슈를 폭격하면서 이 유행어는 현실이 됐다.일촉즉발의 상황은 벨라루스의 중재로 양측이 협상을 타결해 극적으로 봉합됐으나 이번 사태의 파장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정권을 실제 위협할 수 있는 폭력적 격변이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에 대한 전후처리가 있었다. 미국, 영국, 중국 등 3개국 정상의 카이로 회담이다. 조선 인민의 노예 상태에 유의해 조선을 ‘자유 독립’시킬 결의를 했다.이후 한반도 독립 약속은 포츠담 선언에서 재확인된다. 일본 패전 후에 한반도의 독립 약속은 1945년 8월 15일 정식 표명됐다. 독립 국가 수립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회담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소련의 심각한 대립은 깊어간다.일본 패전 직전 소련은 1945년 8월 8일 한반도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고 대일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과거는 현재를 낳고 현재는 미래를 잉태한다. 특히 현재를 냉철히 고찰함으로써 미래를 예측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 과거로 대변되는 역사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역사를 잊는 민족은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역사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헤르도 토스는 그의 역작 ‘역사(historia)’에서 역사가 무엇인가를 증명하고 있다. 섬세하고 정확하게 사실을 기록하고 심지어 민담까지 언급한다. 현지를 방문해 관계자와 주민까지 접촉해 막연한 추측에 의거해 역사적 사실과 생활 실상을 기록하지 않았다. 직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바이든 대통령은 2월 20일 폴란드에 이어 전격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어느 국내 유력지는 ‘첩보영화 같았던 우크라이나 방문’ ‘백악관 출입 기자들도 속인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방문 007 작전’ 등 제하에 보도했고, 엘리옷 코언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는 어느 학술지 기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키예프 방문이라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행보를 취함으로써 푸틴의 복부에 강하게 한 방 먹였다”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을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3월 5일은 북한에서 토지개혁 법령이 발표된 날로 기념되고 있다. 1946년 2월 8일, 사실상 해방 직후 북한의 중앙집권적 통치기관으로 등장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제일 처음으로 실시한 정책이 바로 이 토지개혁이다. 반면 남한에서의 토지개혁은 다소 늦어졌다.먼저 북한의 토지개혁부터 살펴보면, 북한은 1946년 3월 5일 토지개혁에 대한 법령을 공포하면서 토지개혁을 단행한다. 소위 “무상몰수, 무상분배”로 포장돼 선전되지만 농민은 분배된 토지에 대해 매매는 물론 임대, 저당, 상속을 할 수 없어 사실상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북한의 국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사회주의 국가 중 유일하게 인민과 민주주의 모두를 조합한 국호를 가지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콩고인민공화국 등 어느 사회주의 나라도 인민과 민주주의 모두를 국호에 넣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이 민주주의 수준 평가에서 167개국 중 165위로 또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쟁력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1일(현지시간) 공개한 ‘2022 민주주의 지수’에서 북한은 올해도 전 세계 최하위권에 머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러시아가 지난해 11월 하순 이른 바 ‘소모전(war of attrition)’에 돌입한 이후 지난 11일(모스크바 현지시간) 제병협동 지휘관으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지휘부를 교체한 것의 의미가 차츰 드러나고 있다. 서방과 그 동맹국 언론들은 세계 2대 군사대국인 러시아가 저개발국인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쩔쩔매면서 고전, 패색이 짙다”는 취지의 심리전 전쟁보도를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러시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재발방지를 포함한 궁극적 해결책을 향해 묵묵히 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러시아 매체 이즈베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인기리에 상영되는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룬 영화 ‘영웅’을 지난 주말 아내, 막내아들과 함께 집 주위의 영화관에서 봤다. 안 의사의 삶을 뮤지컬로 다룬 영화는 예상했던 대로 감동적이었다. 이순신 장군과 함께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인 안 의사가 일본 제국 초대 총리로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을 역임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는 장면은 가장 극적이었다.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가 당시 러시아 지배에 있던 하얼빈 역에 도착, 러시아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군악대가 차이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영화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 혁명시기 전쟁의 참상을 그린 영화다. 한국 처음 상영이 1978년이니 40여년 전 작품이다. 러시아의 눈보라치는 설원을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는 아름답지만 혁명과 전쟁으로 신음하고 이별해야 했던 주인공들의 운명은 비극이었다. 지바고 역의 오마 샤리프라는 이미 고인이 됐고, 라라 역을 한 미녀 줄리 크리스티는 지금 80세가 넘은 할머니가 됐다. ‘세월에 장사 없다’고 세기적 미모를 자랑했던 라라는 은막에서 잊혀진 여배우가 됐다. 1812AD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원정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소련의 마지막 최고지도자로 소련 공산당 제6대 서기장, 소비에트 연방의 마지막 최고회의 상무회 주석, 제11대 최고회의 주석이자 소련의 유일한 대통령, 1985년부터 1991년까지 소련의 최고 권력자로 재임하면서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길고 길던 냉전을 종식시킨 인물이자 고르비(Gorbi)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소련 정치 및 경제체제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혁신이라 할 수 있는 글라스노스트(개방)와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시도했다. 소련을 살리려고 진정한 의미에서 노력한 마지막 인물로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9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사드, 반도체 동맹(chip 4), 한류 제한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고 박진 장관은 우리 입장을 분명하게 개진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내 언론이 별로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과거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박 장관은 “지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례 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한국 측의 이러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언제나 당당하고 멋지고 아름다웠던 전설의 여배우. 너무 젊은 배우 강수연이 별이 됐다. 강수연의 ‘인생 감독’이기도 했던 임권택 감독은 강수연을 만나 작품이 더 빛날 수 있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강수연은 안에서나 밖에서나 강한 배우였다. 영화인들과의 술자리에선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고 외치며 영화인이 더 자부심을 세우기를 바랐던, 남성 중심의 영화계를 휘어잡은 여성이었다. 돈보다는 배우의 자존심,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자는 본인의 평소 생각을 내비쳤다. 강수연은 한국 영화계 최초의 월드 스타였다.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전쟁은 한두 명 지도자의 야욕이 결정하지만 희생자들은 젊은이들이다. 아무 죄 없는 국민들이 포탄을 맞고 죽어가며 이유를 모르고 끌려 온 병사들이 어린 생명에게까지 총을 난사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금 하루에도 수백명씩 아까운 생명이 죽어가고 있다.우크라이나 전쟁은 푸틴의 어처구니없는 야욕이 빚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전쟁보다는 끝까지 평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너희들은 과거 우리의 지배를 받은 민족이니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는 논리다.궁지에 몰린 푸틴은 핵무기 사용까지 들고 나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2021년 한 해 국내 입국한 탈북민 수는 모두 6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남성 40명, 여성 23명 등 총 63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해인 2020년(229명)보다 72.4% 줄었고, 지난 2019년(1047명)보다는 94% 감소한 숫자다. 분기별로는 1분기에 31명, 2분기에 5명, 3분기에 12명, 4분기에 15명의 탈북민이 국내로 들어왔다. 통상 탈북민들은 북한 국경을 넘어 동남아시아나 중국 등 제3국에서 체류하다가 한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