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우리 고전에 등장하는 이도령은 단오날 광한루에 나가 절세 미녀 춘향을 만난다. 글방 도령은 단박에 상사병에 걸려 다짜고짜 안부를 넣고는 심야에 월매집을 담 넘어 침입했다. 이도령은 방자를 꾀어 당일 춘향과 백년해로를 약속한다. 미인 앞에서는 공부고 과거고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모양이다.신관사또 변학도가 봉고파직을 당한 것은 춘향 때문이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고 온갖 감언이설로 꾀다가 안 되니 관장 능욕죄를 뒤집어씌워 투옥시키기까지 한다. 이 사건으로 변학도의 출셋길은 나락으로 떨어졌다.남자라면 미인을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중국은 78년 개혁개방을 시작했을 때 한국의 경제발전을 부러워하고 한국으로부터 배우려 했다. 거대한 영토와 엄청난 인구를 가진 중국의 국내총생산이 1990년대 초에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랬던 중국이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서방 기업들의 투자가 쇄도하면서 매년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다. 이제 여러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적 우위를 추월할 수 있는 수준이 됐고 국내총생산은 오래전에 한국을 추월해 2022년에는 한국의 10배가 넘는 규모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오늘 북한 체제를 사회주의로 보는 평가는 오류라는 것이 대부분 학자,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건 사회주의도 봉건주의도 아닌 어중간한 세습체제다. 북한 사회주의는 이미 김정일 세습체제가 등장한 1970년대 중반 실종됐다. 고난의 행군이 끝나가던 2000년대에만 북한이 중국식 시장사회주의로 전환했다면 오늘의 재앙은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중국의 사회주의는 아래로는 가족경양식 농촌개혁으로, 위로는 ‘붉은 자본가’를 장려하는 방식으로 개혁의 길을 달려와 탄탄한 시장사회주의로 정착됐다. 중국은 ‘붉은 자본가’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공공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헬스케어 신산업을 창출하려는 민간의 시도가 좌초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금융 당국까지 나서서 보험업권의 공공의료 데이터 활용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생명윤리위원회(IRB) 문턱을 넘지 못했다. IRB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이 운영하는 위원회로, 생명윤리법에 의거 사회·윤리적 타당성 평가 경험과 지식을 갖춘 해당 분야 및 의료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생명 및 손해보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우리 민족의 먼 고향일 수도 있는 중국 내몽고 우하량(牛河梁) 홍산문화 유물 가운데 태양신이란 석기가 있다. 검은 돌로 만든 이 석기는 눈과 귀 코가 있어 사람의 모양이지만 어떻게 보면 외계인을 닮아 있다.불거진 눈, 큰 코, 길게 찢어진 입 모양이 사람의 얼굴은 아니다. 홍산인들이 분명 이 조각을 했을 때는 비슷하게 생긴 대상이 있었을 게다. 혹시 하늘에서 내려온 외계인을 대상으로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홍산문화의 중심인 이 지역을 가면 거대한 운석의 잔해들이 놓여 있다. 검고 붉은 모양의 운석들 외면을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워싱턴의 석양빛은 트럼프 어깨 위에 내려앉는 것 같다. 미국 국민들은 차기 대통령으로 바이든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소식을 누구보다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한반도 북쪽에 있다. 바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비핵화라는 외교적 밧줄을 붙잡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세 번이나 만나며 국제사회에 진입하는 듯했지만 트럼프 시대의 종막과 함께 김정은 시대도 저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물론 북한은 그렇게 간단한 체제가 아니다. 지정학적으로, 지경학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몽유도원도’는 조선 초기 최고의 화원 안견이 안평대군(1418~1453)의 꿈 이야기를 듣고 그린 그림이다. 진(晉)나라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 풍모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안평은 이 그림을 하명하면서 앞으로 닥쳐올 참변을 예견하고 도원에서 살기를 염원한 것은 아닌가. 그런데 이 그림은 아쉽게도 일본 천리대에 소장돼 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걸린 그림은 모사본이다.안평대군은 조선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이었다. 둘째 형 수양대군에 저항하다 36세에 죽은 불운의 왕자였다. 청지라는 자(子.
서상욱 역사칼럼니스트가을의 호수는 다른 맛이 있다. 산동성 제남시의 중심에서 동북쪽에는 면적 80평방㎞의 대명호가 있다. 수면만 46평방㎞인 대명호는 북위의 역도원이 지은 수경주에 처음 등장한다. 원대에는 호수에 연꽃이 많아서 연자호라 불렀다. 수당시대에는 역하파라 부르기도 하였다. 당대에 대명사라는 절이 세워진 것이 이름의 유래이다. 대명호의 밑바닥은 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화성암으로 구성됐다. 지세가 낮아서 샘물이 많이 모이지만 화성암 때문에 지하로 스며들지 않는다. 대명호의 물은 진주천, 부용천, 왕부지와 같은 곳에서 모여들어서
박종윤 소설가동탁을 집으로 초청한 왕윤은 산해진미의 상을 차리고 예를 다해 그를 극진히 모셨다. 술기운이 거나하게 돌자 왕윤은 동탁에게 한(漢)나라의 기운이 다했고, 천심과 민심이 모였으니 한나라를 계승해야 한다고 부추겼다. 그 말에 동탁은 무한히 기뻐 왕윤을 원훈으로 삼겠다고 했다. 술자리는 악공과 기녀들의 풍악과 춤으로 한바탕 어우러졌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왕윤이 다시 말했다.“교방의 풍류가 봉공하기에 부족합니다. 집에 마침 가기(歌妓)가 한 명 있사온데 제법 절묘합니다. 그 기예를 한 번 보심이 어떠하온지?”“매우 궁금하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평양에서 다시 숙청의 피비린내가 나고 있는 듯하다. 그동안 조용하던 평양에서 들려오는 소식이어서 “역시 그랬구나”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이것은 지난 2013년 12월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숙청 이후 무려 6년 만의 일이어서 더욱 주목되는 현상이다.북한은 지난 2월 말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을 협상 결렬 책임을 물어 처형한 것으로 5월 30일 알려졌다.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혁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유명한 소설이 영화화 또는 드라마로 만들어져 상영되기도 하지만 원작처럼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소설 속 배경이나 방대한 량을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 나타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펄벅의 작품 ‘대지’나 톨스토이의 ‘부활’같은 명작을 영화로 만들어낸다고 할 경우 시청자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에서는 한계가 따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명작 소설들이 영화로 제작돼 관객의 호감을 받은 작품도 한두 편이 아닌 것이다.오래된 소설 작품이지만 미국의 소설가 필립 로스(1933∼2018)가 쓴
일제강점기인 1937년 금강산에서 30대 젊은 기생이 일본 헌병에게 피살당했다. 일설에는 그녀가 비밀리 독립운동을 하다 죽음을 당했다고 하며, 일본헌병의 난행을 피하다 화를 입었다고도 했다. 기생의 이름은 지춘홍(池春红)으로 교양미가 있었으며 음악을 잘했다고 한다. 그것은 지춘홍이 기생들을 교육시키는 권번(券番)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기생이 생전에 중국인 화가와 뜨거운 사랑을 나눴으며, 후에 죽음을 안 남자는 평생 그녀를 가슴에 넣고 살았다는 일화가 전한다.중국인 화가는 과연 누구였을까. 근세 중국인 화가로 가장 위대하다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 고향친구들이 매일 글을 올려 근황을 알려오고 있는데 서울서 식품회사를 운영하는 친구가 그 방에 수시로 글을 올려 친구들을 기쁘게 해주고 있다. 아침 이른 시간에 신호가 와서 열어보니 “좋은 아침, 행복한 하루 되세요” 메시지가 뜨면서 노래 한 곡조가 흘러나온다. 고향친구의 정성을 생각해서 끝까지 들어보니 연말 뒤숭숭한 마음을 편안히 해주는 좋은 노래다. 그걸 듣고 생각이 나서 가끔씩 들어보는 ‘스카브로우의 추억’ 노래를 다시금 틀어본다. 사이먼과 가펑클의 노래에다가 박인희씨의 노래를 연거푸
정라곤 논설실장/시인멕시코와 접해있는 국경선을 통해 마약밀수와 불법이민이 성행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경 장벽 설치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어 의회와 알력이 크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미국 내 불법이민자 중에는 멕시코인이 600만명 정도로 가장 많으며 국경선이 긴 텍사스주가 주 루트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멕시칸을 소재로 한 영화가 재등장하는데 그중 하나가 영화 ‘자이언트’다. 1957년에 개봉되고 1974년 재개봉돼 한국에서도 상영된 이 영화는 지금 미국사회에서 화해와 공존의 상징으로써 재조명되고 있는바, 멕시칸에 대한 인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보는 만큼 보인다.” - 르 코르뷔지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방에서 리졸리의 ‘참회하는 마리아 막달레나’ 그림을 보았다. 패널에 유화로 그린 작은 그림인데 두 손을 모으고 누구인가를 쳐다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모두 지켜 본 증인(마가복음 15~16장)인 동시에, ‘참회의 성녀’로서 수많은 전설에 의해 덧씌워져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을 매료시켜 왔다. 특히 영화 ‘다빈치 코드’로 더 유명해졌다. 리졸리는 1508년에서 1549년 사이에 밀라노에서 활발히 활동했는데 이 시기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에르미타시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너무 많아 발 디딜 틈이 없다.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이라서 그런 것일까.원래 이곳은 러시아 황제가 살던 겨울궁전이었다. 1711년 표트르 대제가 건물을 지어서 1712년에 예카테리나 황후와 재혼 피로연으로 사용한 이래, 표트르는 1719~1720년에 두 번째 궁전을 지었다. 세 번째 궁전은 예카테리나 1세가 지었고, 네 번째 궁전은 표트르의 딸 옐리자베타 여제가 지었다. 1754~1762년에 지어진 궁전은 1000개 이상의 방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북한학박사 8월 13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한 고위급회담에서는 북미 간에 교착된 협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9월에 평양에서 남북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대론이 힘을 받는 형국이다. 남북한 관계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고, 상호 교류협력의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남북 교류협력을 활성화시켜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촉진하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호혜성과 상생에 바탕을 둔 협상전략을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모스크바 붉은 광장 투어를 했다. 국립역사박물관 앞에서 독일의 모스크바 침공을 방어해 제2차 세계대전의 전세(戰勢)를 뒤집은 주코프 장군 기마상을 보았다. 그가 탄 말은 나치 마크를 발굽으로 짓누르고 있다.‘부활의 문’을 지나니 붉은 광장이다. 정면은 성 바실리 대성당, 오른 편은 크렘린의 붉은 성벽과 레닌 묘, 왼편은 굼 백화점이다. 가장 보고 싶은 곳은 러시아 정교회 바실리 사원이다. 붉은 벽돌에 갖가지 색깔로 소용돌이치는 양파 모양의 돔은 특이하고 화려하다.모스크바의 아이콘, 바실리 대성당은 잔혹한 황제
김홍철 한국기술금융협회 IT 전문위원가상화(Virtualization) 기술을 이용해, 불용 자원을 탄력적으로 사용,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IaaS의 대표적 기술인 클라우드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빅데이터(Big data)와 인공지능(AI)의 핵심 기반기술로 볼 수 있다.이미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영역을 간단히 넘어서 이제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었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기계가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남아있는 인간의 육감에 가장 가까운 회화, 디자인, 작곡 등 예술 영역에까지 도전중인 AI의 세계에서 ‘새’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앞으로 국민이 낸 인허가·신고 민원이 정부에서 처리 기한을 넘기면 ‘자동처리’된 것으로 간주된다. 공무원의 소극적 업무 태도가 사라지고 공직사회에 적극행정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급행료 등 ‘공무원 갑질’은 원천적으로 차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조정실과 법제처는 인허가·신고제도 합리화를 위한 교육부 등 21개 부처 소관 76개 법률 개정안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들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본격 시행되면 행정기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