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반죽한 다음 칼로 싹둑싹둑 잘라 이것을 멸칫국물에 김치를 썰어 넣고 팔팔 끓는 국물에 넣어 익힌 칼국수를 ‘메밀칼싹두기’라 하고 경기도와 강원도에는 ‘뜨덕국’ 또는 ‘뜨더기’라는 수제비가 있다.어쩌면 ‘뜨더기’는 ‘수제비’의 유래가 되고 ‘메밀칼싹두기’는 오늘날 ‘칼국수’의 유래가 된 것이라 할 것이다.우리의 한문 문화권이었던 조선시대 고문헌인 안동 장씨(安東 張氏, 1598~1680)가 딸과 며느리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1607년에 저술한 최초의 한글 조리서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다 보면, 덩달아 입맛도 잃기 쉽다. 이럴 때 식은 밥이나 막 뜸을 들인 더운밥을 떠서 물오른 싱그런 상추 위에 한 숟가락 올리고 그 위에 ‘강달이젓’을 얹어 입 안에 밀어 넣고 우적우적 씹어보자. 잃었던 입맛이 거짓말처럼 살아나며 기운이 불끈 솟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강달이(江達-)’는 충청남도 아산만의 특산물이었다. 의 149권 ‘충청도 청주목 아산현(牙山縣)’에 토산물로 “주
도박이나 마약만큼 강력한 중독성을 보이며 개인은 물론 한 가정까지 처참하게 파괴하는 우리사회의 병폐가 있다. 바로 다단계 금융사기, 이른바 ‘폰지사기’다. 이는 놀라울 정도의 수익률을 제시하며 평범한 시민들에게 마치 특별한 기회처럼 포장돼 소개된다. 거래를 제안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특별하게 위장해 시민들을 현혹한다.시작은 이렇다. 1천만원을 투자하면 가상화폐 채굴을 통해 매달 원금의 5%에 해당하는 수익금을 준다고 소개한다. 아무런 조건도 없이 단지 1천만원만 투자하면 매달 50만원씩 돈을 벌 수 있다는 논리다. 믿을 수 없는 이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나박(蘿薄)김치는 납작하고 네모나게 썬 배추와 무를 소금에 절인 후, 채 썬 마늘, 파, 생강, 미나리를 넣고 고춧가루로 물들인 소금물을 부어 만든 일종의 물김치다.나박김치 어원에 대해 무의 한자어인 나복(蘿蔔)이 바뀌어 나박김치가 됐다는 설이 있으나 이를 입증할 문헌적 근거가 없다.나박김치가 등장하는 최초의 문헌은 조선 초 세종·문종·세조의 3조(朝)에 걸쳐 전의감(典醫監)의 의관(醫官)을 지낸 전순의(全循義, 생몰연대 미상)가 쓴 산가요록(山家要錄)이다.이 책에 기록된 나박김치에 대한 내용을 보면 무를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1950~1960년대를 살아온 필자는 요즘도 쌀이 조금 섞인 보리밥에 노란 황금빛 고구마가 들어간 어릴 적 ‘고구마밥’이 생각난다.보릿고개 꽁보리밥조차 먹기 힘들었던 시절 다행히 어머님이 하숙집을 운영하셨던 탓에 밥사발에 그나마 하얀 쌀이 섞였던 것 같다.아버지는 토광에 고구마를 쌓아 놓으시고 매일 가마솥에 사발을 엎어 놓고 고구마를 넣고 물을 조금 부은 후에 할머니 방 아랫목이 따스해질 때까지 군불을 때신다.이렇게 익은 고구마는 하숙생은 물론 우리 가족들의 겨울 밤참이었다.고구마와 부엌 헛간에 묻어둔 항아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삿갓조개는 ‘바다달팽이’라 하며, 삿갓조개과(Patellidae)에 속하는 복조류 연체동물이다. 삿갓조개는 생김새가 삿갓모양으로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종류의 삿갓조개가 서식한다. 이 삿갓조개를 따개비라고도 하고, 울릉도 지방에서는 ‘굴등’이라고도 하며, 거제도 지방에서는 ‘배말’이라고 한다.먼바다에 면한 암초의 만조선 부근에는 소형 조무래기따개비와 대형 검은큰따개비가 살고, 간조선 부근에는 대형 청홍따개비가 산다. 또 내만의 조간대와 하구 부근에서는 껍데기에 흰 세로줄이 있는 흰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국제관계, 외교관계, 인간관계, 사회관계 등등 ‘관계’라는 표현을 무수히 많이 쓴다. 도대체 이 관계라는 것은 무엇인가? 상대성이론은 관계를 설명하는 대표적 이론이며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개념이다. 존재가 있기에 관계가 성립되고 존재는 관찰자 인간이 개입해 규정함으로써 존재의 의미가 있다.138억년의 역사를 가진 지구가 빅뱅을 통해 실체화됐다. 우주 대공간에서 끊임없이 유성들 사이 관계 속에서 충돌과 아니면 인간이 알지 못하는 사건이 터지고 상호 관계 속에서 변천되면서 인간이 개입해 변화되거나 진화된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산마늘은 백합과에 속하며 학명은 ‘Allium microdictyon Prokh’이다. 우리나라에서 산마늘이라고 부르는 종은 두 가지로 Allium ochotense종의 정식 국명은 ‘울릉산마늘’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ochotense종을 울릉도산, microdictyon종을 오대산 종이라 한다. 영어로는 Wild Leek, Wild Garlic, Ramps라고 나온다.산마늘의 한자 이름은 산총(山葱), 각총(茖葱), 격총(隔葱)이라고 나온다.산마늘은 산에서 나는 나물류 중 유일하게 마늘 맛과 향이 난다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홍합(紅蛤)은 익형아강 홍합목 홍합과에 속하는 조개로 일명 참담치, 동해부인(東海夫人), 해폐(海蜌), 희패(姬貝), 각채(殼菜), 주채(珠采), 열합이라고도 부른다.그리고 홍합보다 작은 것을 와룡자(瓦壟子)라고 한다. 홍합이라는 이름은 살의 색이 유난히 붉어서 붙여진 것이다.홍합의 학명은 Mytilus unguiculatus(Valenciennes, 1858)이며, 영어로는 Korean mussel, hard-shelled mussel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주로 잡히는 홍합은 학명 Mytilus corus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우리가 흔히 먹는 채소 중에 정(情)을 오래 유지 시켜 주는 정구지(精久持)가 있다.동의보감(東醫寶鑑)에 “오줌에 정액이 섞여 나오는 증상(유정)이 나타날 경우 부추씨를 살짝 볶아 먹으면 치료에 도움이 되며, 허리와 무릎의 기운을 따스히 하고 양기를 강화시켜 준다”라고 적혀 있다. 부추 자체에 대해서는 “온기가 가장 강한 식물이라 상시 먹는 게 좋은 음식”이라고 했다.중국에서는 양기를 돋우는 풀이라 해서 ‘기양초(起陽草)’ ‘장양초(壯陽草)’ ‘파옥초(破屋草)로 불렀으며 실제로는 황화알릴이라는 정력증진과 비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속된 말로 중국이 쪼잔하게 나온다. 1월 10일 단행된 한국인에 대한 일시적 비자 발급 업무 중단을 말할 수 있다. 감히 미국에게는 하지 못했다. 유럽연합 몇몇 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 서방 16개국이 중국인에 대한 입국조치 심사 강화를 실시했다. 그럼에도 가장 먼저 한국 그 다음 일본에 대해서만 비자 발급을 중단시켰다. 심지어 베이징, 상하이, 텐진 등 최장 144시간까지 경유 시 일시적으로 비자 없이 머물 수 있는 이전 정책도 완전히 양국에게는 부여하지 않는 조치까지 시행했다. 언제 풀릴지 모르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 포장마차의 단골음식 돼지 껍데기 요리가 최근에는 돼지 껍데기 전문 요릿집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좋다. 필자는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한동안 단골정육점이 있을 정도였는데, 이 집에서는 내가 돼지고기를 사면 으레 돼지 껍데기를 덤으로 준다. 그래서 한동안 돼지 껍데기 요리를 자주 해 먹던 적이 있다. 대부분 돼지 껍데기를 얼려 놓는데, 얼어있는 껍데기를 샀다면 찬물에 담가 2시간 정도 둬 해동시킨 후 돼지 껍데기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비닐 팩 등을 준비해 두고, 주먹만 한 돼지 껍데기 하나당 간장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 나물은 중세국어에서 본디 식용식물이란 뜻이었으나 밥과 함께 먹는 반찬이라는 2차 뜻이 추가됐다. 우리 말 ‘나물’ 관련 흔적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고려 말 작성돼 조선 초기 사역원에서 간행한 ‘노걸대(老乞大)’에 나온다. 한국의 나물에 대한 외국 기록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장이던 니콜라스 위트센(N. Witsen)이 1705년 출간한 ‘북쪽과 동쪽의 오랑캐들(Noord en Oost Tartarye)’을 꼽을 수 있다. 이는 1653년(효종 4) 제주도에 표착해서 1666년(현종 7)까지 하멜과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 굴은 부르는 이름도 다양해 모려(牡蠣), 굴조개, 석굴, 석화(石花) 등으로 불렀다. 석화는 돌 ‘석(石)’ 자에 꽃 ‘화(花)’ 자로 바닷가 바윗돌에 꽃이 핀다는 뜻의 ‘돌꽃’으로 부르며, 토화(土花)라는 굴도 있다. 물론 토화(土花)는 석화(石花)와 조금 다른데, 토화(土花)는 미네굴이라고 하며 굴과의 바닷물조개로 굴이나 토굴과 비슷하지만 더 크고 긴 타원 모양이다. 굴은 보통 여름에 번식하며, 식용으로 쓰이기까지는 3~5년 정도 걸린다. 그러나 굴이 제일 맛있는 계절은 겨울철이다. 겨울철이 아니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 우리 속담에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이 있다. 이 외에도 ‘떡방아 소리 듣고 김칫국 찾는다’ ‘앞집 떡 치는 소리 듣고 김칫국부터 마신다’라는 말도 있다.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 데, 지레 입맛 다시고 있는 것을 빗댄 말이다. 이 속담에서의 김칫국은 동치미의 국물을 뜻한다. 예전에는 떡이나 고구마 같은 물기가 없는 퍽퍽한 음식을 먹을 때는 동치미의 국물을 먹었던 것에서 나온 속담이다. ‘김칫국’은 가능성 없는 일에 품는 기대감, ‘김칫국 마시다’를 그런 기대감을 품는
꼴뚜기의 학명은 ‘Loligo beka (Sasaki, 1929)’이며, 꼴뚜기는 갑오징어목 꼴뚜기과의 연체동물로 오징어와 유사하게 생겼지만 크기가 작으며 서해의 얕은 바다에서 많이 잡힌다. 십완목(十腕目)과는 모두가 ‘꼴뚜기과’에 속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새삼스레 다시 보게 되는 것이 꼴뚜기다. 외투의 등 쪽 길이는 70㎜, 외투의 너비는 22㎜ 정도다. 외투는 원통상이고 뒤로 감에 따라 서서히 가늘어지면서 뾰족하게 된다. 머리의 너비는 외투의 너비와 거의 같다. 좌우 대칭으로 몸통은 길쭉하다. 다리는 10개이며 다리를 포함한 몸길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우리 음식문화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김치는 재료나 담그는 방법과 발효 과정 그리고 계절이나 지역에 따라 종류가 30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세계규격으로 채택된 우리나라 김치는 ‘배추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무 등으로 만들어진 혼합 양념으로 버무려 발효시킨 제품’이라고 정의돼 있다. 김치는 2006년 미국의 건강 전문 월간지인 ‘헬스(Health)’에서 스페인의 올리브유, 인도의 렌틸콩, 일본의 낫토, 그리스의 요구르트와 함께 세계 5대 건강식품으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한덕수씨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한덕수씨는 론스타 먹튀 사건에 연루 의혹이 있는 데다 바람 잘 날 없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4년 4개월 동안 18억원의 돈을 받았다. 한 해 평균 4억원에 이르는 돈을 받은 건데 법률가도 아닌 그가 어떤 이유로 이처럼 거액을 특정 로펌에서 받았단 말인가. 또 한 후보자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사이에 에쓰오일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약 8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한·중 마늘 파동의 책임을 지고 공직을 떠났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우리는 흔히 숙육(熟肉)을 수육(水肉) 또는 머리고기라는 의미로 수육(首肉)으로 잘못 알고 있다.그러나 수육의 원말은 숙육(熟肉)이다.문헌 자료에 의하면 숙육(熟肉)을 소육(燒肉)이라고 했고 동물의 이름 뒤에 익을 숙(熟)자를 넣어 부르기도 했다.해남 연동 해남윤씨 녹우당에 소장된 1629년 봉림대군방(鳳林大君房) 은사물목(恩賜物目) 에는 ‘얇게 썰어 장에 재워서 익힌 절육(切肉)과 삶아내서 물기를 뺀 고기를 소육(燒肉)이라 했다.조선시대 종묘에서 거행되던 제례에는 우숙(牛熟 소 숙육)·양숙(羊熟 양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육회(肉膾)집에 가면 육사시미(sashimi:刺身)라는 메뉴가 있다. 육회(肉膾)의 일종이지만 일반적인 육회와는 다르다. 기본적인 개념은 육회와는 달리 쇠고기로 만든 회(膾)에 가깝다.육회는 채 썰려 나오지만 육회와 달리 육사시미는 얇게 저며 나온다. 물론 조리 방법과 차림 방법도 다르다. 육회처럼 미리 양념 돼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생선회(生鮮鱠)처럼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양념장은 지역에 따라 다른데, 참기름장(참기름+소금, 옵션으로 후추)에 찍어 먹기도 하고,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곳이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