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기도김정미이 밤 마음 둘 곳 없어 서성이는 발걸음 서럽다 하여도살을 에이는 찬바람맨살로 받아내고 있는 고목나무도머지 않아 새싹을 틔울거라고돌아설 수 없는 시간만을 탓할 게 아니라고다독이는 손길로 다가오는밤을 느끼게 하소서.넉넉한 풍요와 여유 속에서도총총걸음 맺힌 땀방울로길가 피어난 풀꽃 한송이떨어진 낱알 하나 아끼던 마음 있었노라고나보다 고단한 이를 위해손모아 기도할 수 있는 마음곱게 간직하게 하소서.홀로 견디며 살아가기 힘든 시린 계절 겨울이라고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린 나뭇잎사랑의 흔적처럼 서럽다는달빛 속삭임에떠나기 싫어하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예전에 한창 진화생물학을 공부하던 시절 사석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다음 생애 다시 태어나면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는 얘길 하곤 했다.고목나무의 그 위풍과 풍취에 매료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이 생존 법칙인 자연 생태계에서 타 생명을 해하지 아니하고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먹이를 만드는 나무의 진화가 경이로웠기 때문이다. 자연의 본성에는 인격도 윤리도 없는 것이어서 생존을 위해 잡아먹고 또 잡아먹히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지만 측은지심과 인지상정을 느끼는 사람이다 보니 포식자와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가 다시 등장했다.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종인씨가 내건 구호다. 우리나라 역대 선거에서 이 구호보다 더 강렬하고 더 영향력이 큰 선거 구호는 없었다. 미래통합당이 굳이 이 구호를 내건 이유가 궁금하다.‘못 살겠다’고 소리 없이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 땅의 서민들이다. 도시빈민층, 비정규직 노동자들, 저임금 노동자들, 장애인들, 정신병원에 갇혀있는 사람들, 지하방 옥탑방 ‘고시원’에 사는 사람들과 노숙인, 노점상인들, 자영업자들, 청년들, 실직자들이 못 살
반딧불이 집임재춘(1954~ ) 고목나무 샘을 돌아온 바람이빨래집게 하나 덜렁거리는빈집 마당을 들여다본다작은 산새 발자국이 혼자 놀고눈물이 빛바랜 벽에 얼룩으로 남아있는 집아직 자리 잡지 못한 방황의 그림자가문득 고향 쪽을 향해 멈춘다뜰 안 능소화 한 줄기붉은 노을 뚝뚝 떨구며 늘어진다.잠시 머물던 초승달, 희미한 꼬리를 감추면반딧불이 환하게 불을 밝힌다. [시평]우리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고 있는 옛집, 옛 마을은 마치 잠시 머물던 초승달, 그 희미한 달빛에 비추듯이, 기억 속에 가물거리는, 그와 같이 아련하고 또 정겨운 곳이다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이 충격의 KO패로 링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강력한 힘과 월등한 체격을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고목나무처럼 맥없이 풀썩 쓰러진 최홍만의 TV 화면을 보니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얼마 전 필 미켈슨 모습이 대비돼 떠올랐다. 둘 다 공교롭게도 돈 문제 때문에 가슴앓이를 했으나 서로의 결과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태서 최홍만은 무릎을 꿇었던 데 반해, 필 미켈슨은 세계 톱 10서 20위로 밀려났으면서도 만면에 웃음을 띤 표정을 보였던 것이다.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