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눈물’과 같은 느낌 다른 느낌드라마 ‘정도전’은 96~98년에 방영된 드라마 ‘용의 눈물’을 떠올리게 한다. 두 작품은 조선건국을 배경으로 다뤘으나, ‘용의 눈물’은 이성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용의 눈물’에서 이방원과 충녕대군으로 연기한 유동근과 안재모가 이번 ‘정도전’에서는 이성계와 이방원을 연기한다. 90년대 후반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용의 눈물’을 시청한 이들이라면 이번 ‘정도전’이 반가울지도 모르겠다.그렇다면 왜 정도전일까. 21세기에 정도전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가 무엇일까.강병택 피디는 “정도전은 역사적으
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달이 차면 기울어지는 법. 고려도 그랬다. 원나라에 절절 매던 고려가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해 난세 중 난세였다. 그때 정도전이 있었다. 민심이 돌아선 고려에 가망이 없음을 깨닫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고자 결심한 그였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감명 깊은 대사가 나온다. ‘Beautiful things don't ask for attention(아름다움은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 주옥같은 대사는 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에서 주인공인 삼봉 정도전(조재현 분)에게 어울리는 말이지 싶다.
◆영양, 문향을 피우다청송에서 차로 약 1시간을 달리면 영양이 나온다. 영양은 ‘문향의 고장’으로 통한다. 그런 만큼 근·현대 문학사에 발자취를 남긴 문인이 많이 출생한 곳이다. 영양 주민들 스스로가 ‘자연과 문학이 함께 어우러진 고장’이라고 부른다.일제강점기 서정시인 오일도에서부터 청록파 시인 조지훈, 현대 소설가 이문열, 최근에는 정재숙과 황명자, 강용준 등에 이르기까지 결코 적지 않은 문학인들이 영양 출신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일도의 감천마을, 조지훈의 주실마을, 이문열의 두들마을 등이 지역 문학인들의 출생지와 지역 문화
이번 여행의 주제는 시인 조지훈(1920∼1968)과 주왕산이다. ‘둘의 공통점은무엇일까’하고 한참을 고민했더랬다. 겨우 떠오른 것은 ‘청(靑)’이었다.여정은 여느 때보다 간단했다. 청송군 주왕산과 영양군 주실마을, 이 두 곳에 발 도장을 찍으면 됐다. 시인 조지훈(1920∼1968)을 조금 더 생각하게 됐다. 자연스레 ‘시인도 주왕산에서 시감(詩感)을 얻었겠지’란 생각이 들었다.앞서 말한 것 같이 주왕산과 시인 조지훈을 공통으로 말할 수 있는 단어는 청(靑)이다. 그렇다면 ‘청(靑)’이란 무엇인가. 푸른색과 더불어 젊음, 봄, 동
◆이야기가 흐르는 곳DMZ가 지뢰밭이 아닌 자연 생태지로 거듭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의 홍보는 필수적이었다. 개발제한지역인 이곳은 문화 관광지로 제2막을 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특히 민통선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민통선은 1954년 2월 미국 제8군 사령관이 민간인 출입을 금지하고 농사를 규제했다. 당시 경기도 480㎢, 강원도 1048㎢이었다. 휴전선 방어 임무를 국군이 맡으면서 귀농선이 민통선으로 바뀌었고, 이로 인해 부분적 농업을 할 수 있었다. 2008년 현재 경기도 파주시에서 강원도 고
지난 10월 중순 경기도 고양시에서 특별한 영화제가 열렸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비무장지대(DMZ)와 가까운 고양시 일대에서 제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열렸다. 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이름이 주는 공간의 특수성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DMZ가 점점 민간인과 가까워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관광, 자전거 대행진, 세계평화공원 건립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와 접목되고 있다.강원도 철원 민간인통제구역. 그런데 민간인들이 옹기종기‘평화롭게’살고 있다. 한 주민은 북녘땅이 바로 코앞에 있지
알라(신)에게 여자는 필요악일까. 이슬람 국가 곳곳에서 법도를 어기고 가문의 명예를 더럽힌 사람, 특히 여성들에 대해 명예 살인이 행해지고 있다. 이러한 관습을 알리고 세계인들이 다시 생각하게 한 영화 ‘그녀가 떠날 때, 2012’를 소개한다. 제6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우수유럽영화상과 2011독일비평가 협회상 7개 부문 수상, 저먼필름 어워즈 2개 부문 수상, 2010 트라이베카 영화제 여우주연상…. 세계 영화제에서 무려 35개 부문 수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그녀가 떠날 때’는 모슬렘 여성에 가해지는 ‘명예 살인’을 소재로 삼
신상정보를 적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많은 이가 머뭇거리게 되는 칸이 있으니, 바로 취미란이다. ‘내 취미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라는 자아성찰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 흔하디흔한 ‘독서’나 ‘음악 듣기’를 적자니 2% 아쉽고, 그렇다고 딱히 재미 삼아하는 여가활동이 없고…. 아아, 어쩌란 말이냐. 내게는 너무나 어려운‘취미’로소이다.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취미가 부담스럽다. 취업준비하면서 즐기는 게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부담되기도 하지만, 자기소개란 또는 면접에서 밝혀야 할 취미를 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하기조차 어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박흥식 상임대표법 지키지 않는 국가… 누구 위한 청원·배상제인가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국회의장 등 30명 고발[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오는 11월 7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각 등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앞둔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부추실) 박흥식(66) 상임대표. 독립기관인 인권위를 상대로 크게 판을 벌인 그는 “그래도 정의는 살아있다”며 한 가닥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가가 되기를 바라며 뛰는 박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국가기관을 상대로 투쟁하며 20여 년
19대 국회 접수 청원 중 채택 사례 단 1건도 없어청원제도 이용 점차 줄어… “실효성 확보 제도 필요”[천지일보=김지윤 기자]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부추실)는 2007년 국회를 상대로 소송하고 2008년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과 청원심사소위원장 등 2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법원은 각하했다. 부추실이 청원에 매달리는 이유는 1991년 신축한 보일러 공장을 억울하게 부도처리 당한 박흥식 대표가 1996년부터 ‘금융분쟁 조정기관의 부작위에 따른 피해보상에 관한 청원’을 매 국회에 제출했지만 청원에 대한 심의처리결과 통지를 받은
일부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를 폐지하겠다고 나서자 비판적인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어느 네티즌은 ‘세종대왕이 경을 칠 노릇’이라며 기회주의식 대학행정을 비난했다. 언어엔 그 나라 얼과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배워왔건만 ‘이상적인 가르침’이었나 보다. 세계에선 아름다운 한글이라고 극찬을 받지만 정작 본국에선 알파벳이 우위선점해 있는 이 서글픈 현실을 누가 과연 알아줄까. 그리하여 글마루에서 한글을 알아가는 코너를 마련했다.# 지난 6월 15일 KBS1TV 에서 ‘일본이 섬기는 신의 문자 한글’이 방영됐다. 내용인즉슨 일
우리나라 지명마다 의미가 깊다. 특히 충(忠)과 효(孝)와 관련된 지명이 많다. 그 가운데 깃대봉, 백운산, 영취산 등과 함께 전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름인 국사봉 역시 그렇다. 봉우리에 ‘국사’란 명칭이 많지만 그중 ‘國師(나라의 스승)’가 가장 많다. 이 외에도 장차 나라에 큰 인물이 날 것이라는 ‘國士’, 기울어진 나라를 통탄한 마음에 생각한다는 ‘國思’, 나랏일을 본다는 ‘國事’ 등 다양한 뜻이 있다. 여러 국사봉 가운데 향적산의 국사봉(國事峰)과 청계산의 국사봉(國思峰)을 소개한다.유독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사상을 중
발해가 아닌 대진이라고? 우리는 고구려 후예였던 대조영이 고구려의 맥을 이어 발해를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발해라는 국호는 당에서 내린 칭호요, 대조영은 이 칭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국호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사실 대진의 역사가 다양하게 해석되고 국호가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한 이유는 대진이 남긴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다만 중국과 러시아, 일본이 각각 자국을 중심으로 정리한 대진사가 우리에게 알려졌을 뿐이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발해’라는 국호를 당으로부터 받았고 이뿐만이 아니라 발해는 당나라의 지방정권이라고
태백일사는 우리나라의 시원부터 고려까지 많은 분량의 역사를 담고 있다. 특히 삼국 가운데 백제와 신라보다 고구려사를 중점적으로 소개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고)조선의 명맥을 이은 적통 국가임을 알리고 싶은 저자의 바람이 아닐까. 이번 ‘태백일사2’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태백일사 중 고구려국본기, 대진국본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고주몽의 아버지는 해모수가 맞다, 아니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구려 건국 이야기다. 그러나 환단고기의 북부여기와 고구려국본기에 따르면 고주몽의 아버지는 해모수가 아닌 불리지다.다만, 고주몽의 조상이 해모
음력 4월 8일(양력 5월 17일), 석가탄신일 2557돌을 맞아 거리 곳곳에 형형색색의 연등이 걸려 있다. 다종교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불교는 전통문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하나의 종교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21세기 불교가 어떻게 대중과 호흡하는지 그 모습을 살펴보자.이제 더는 템플스테이가 낯설지 않다. 푸른 눈의 서양인이 공양드리는 모습도 새롭지 않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린 해에 생긴 템플스테이가 널리 알려지면서, 사찰 체험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다른 종교에서 신앙하는 이들에게도 템플스
삼국사기는 다른 사서와 다르다. 이 역사서엔 가뭄, 기상, 지각변동, 지진, 홍수 등의 자연현상과 지역 특산물까지 모두 기술되어 있다. 지역에서 보이는 별자리까지 기록돼 그 세밀함에 혀를 내두른다.오재성 선생은 “삼국사기에 기록된 민속으로 현재 우리나라부터 중앙아시아까지 설명할 수 있다. 아니 그 시대의 지역을 가늠해볼 수 있다”며 “음력 8월 15일이 우리에겐 한가위이지만 이와 비슷한 개념인 명절이 아시아 전 지역에 퍼졌다. 이는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그는 “지각변동과 관련해 한반도 내에선 신라와 백제가 같은
◆돈만 있으면 다 되는 세상돈은 힘이 세다. 오죽하면 ‘돈만 있으면 귀신(두억신)도 부릴 수 있다’ ‘돈만 있으면 귀신도 사귄다’ ‘돈이 있으면 개도 멍첨지(천한 사람도 돈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귀히 대접받을 수 있다는 말)’ ‘돈을 주면 뱃속의 아이도 기어나온다’ ‘돈은 위장과 가슴의 약이다(프랑스 속담)’ 등의 말이 있을까.“돈이 뭐예요?”“돈?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지. 사랑, 명예, 폭력, 분노, 증오, 질투, 복수…”영화 피에타의 한 장면이다. 돈은 감정까지 관여한다. 여기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
◆흥부가로 본 빈부격차산업화 이후 자본주의가 정착하면서 빈부격차가 생겨났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빈부격차는 아주 오래 전에도 있었다. 구한말에도 조선시대에도 고려시대, 삼국시대에도 말이다.‘(돈) 있는 사람만 배부르다’란 말은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많이 쓰는 말 중 하나다. 오죽하면 매를 대신 맞아 벌이를 했을까. 흥부가 그랬다. 아래는 매품을 판 돈타령이 아닌 제비가 보은한 박에서 돈이 나오는 장면이다. 흥부는 화수분같이 나오는 돈을 보고 기뻐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한다. 반면 놀부는 어떠한가. 갑자기 부자가 된 동생의 자초
쌍사자석등을 지금까지 제자리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가회면 주민들 덕이다. 1933년 주민들은 석등을 면사무소에 숨겼다.일제강점기가 한창인 시절 곳곳에 있는 우리 유산을 가져가던 일본인들이 이 석등 역시 벼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눈치챈 주민들은 먼저 석등을 숨겨놓고 1959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사자 두 마리가 서 있는 곳은 참 특이하다. 영암사지에서도 높은 곳에 위치한 곳인데 무지개계단(虹霓段)을 조심스레 올라야 석탑을 바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발딛는 계단의 너비를 보니 크기를 보나 양옆 무지개계단은 장식용인 듯하다.하지만
모산재 무지개터에 이어 영암사지 역시 휑하다. 물론 겉으로 볼 때만 그럴 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둘러본다면 많은 것이 마음에 담긴다. 부처의 나라로 인도한다는 가릉빈가, 화사석(火舍石)을 천 년간 들어 올리고 있는 사자 두 마리, 삽살개를 닮은 사자, 우두커니 서 있는 삼층석탑, 만들어진 시기는 다르지만 대웅전 격인 금당을 오래 지킨 거북이 두 마리. 찬찬히 그네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곳이 바로 영암사지다.아침 햇살을 받은 폐사지는 새롭다. 터만 덩그러니 남았을 뿐인데도, 비었기 때문에 가득 찬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