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경영-Vol.86
마음의 경영-Vol.85
최상현(주필) 여름 장마가 걷히고 푹푹 찌는 불볕더위가 한동안 계속되는 것은 해마다 되풀이 되는 정규적인 기상 패턴이다. 2013 계사(癸巳)년의 장마는 유난히 길었다. 그러더니 장마 다음의 불볕 역시 장마의 물을 흠뻑 머금은 지열과 습기 탓에 유별나게 후덥지근하다. 볕이 따가울 수록 매미와 쓰르라미의 울음은 신이 난다. 그것들의 울음은 한가한 사람의 낮잠을 부르기도 하지만 그 울음에 길들지 않은 어린 아이의 꿀잠을 깨워놓기도 한다. 이때쯤 되면 계절을 순환시키는 지구의 공전은 태양을 일주(一周)하는 1년 여행에서 채 반 바퀴를 남
지난 7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의 매각으로 지구촌이 떠들썩했다. 136년 역사를 지닌 미국의 대표 언론 워싱턴포스트의 매각은 종이신문이 사양 산업임을 입증한 동시에 그를 매입한 사주가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귀재로 불리는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조스(41)라는 점에서 ‘종이신문의 희망적 미래’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해석되고 있다. 베조스는 신문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인터넷이 뉴스 산업의 거의 모든 요소를 바꿔 지도가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고안과 실험이 필요하다”고 전해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들어가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번 워싱턴포스
내년부터 설·추석 연휴 또는 어린이날이 휴일과 겹치면 하루를 더 쉬는 대체휴일제도가 실시될 전망이다. 당정청이 협의한 바에 따라 정부가 하반기에 국회 논의를 거쳐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 공공부문부터 우선 적용하게 된다. 그러한 정부계획에 공무원사회가 대환영하면서 대체휴일제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정이 그러다보니 중소기업이나 민간 영세업자들은 “일하는 날이 줄어든다”며 반대하면서 흔히 하는 말로 ‘공무원만 살판나는 세상’이라 비아냥거린다고 한다. 조직진단 전문가나 과거 공직에 담았던
박상병 정치평론가 최근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보노라면 안타깝다 못해 안쓰러울 정도이다. 요즘 같은 땡볕에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대여 투쟁에 나서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사실 앞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광장정치’는 더 강력한 의회정치를 위한 동력을 찾는 것이 요체이다. 시민사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인함으로써 그 동력으로 원내투쟁에 승부를 걸 때, 당도 살고 지도부도 당의 구심체로서 위상을 굳건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김한길 대표가 광장으로 나간 것도 내부적으로는 대여투쟁을 통해 당의 중심을 잡기 위한 것이다.그러나 서울광장의
전경우 작가 문화칼럼니스트 얼마 전 해병대 캠프에 참가한 고등학생들이 자격증도 없는 엉터리 조교의 지시에 따라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자식 잃은 부모들 심정을 어찌 말로 다 헤아릴까.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그런데 언제 그런 사고가 일어났느냐는 듯 부실한 해병대 캠프들이 여전히 성업 중이라고 한다. 당국에서도 엉터리 해병대 캠프를 단속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허술한 캠프에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나 교사들도 우리 아이들한테는 그런 일이
박종윤 소설가 문제가 황제로 즉위했을 때 여씨 일족을 없애는 데 제일 공이 컸던 주발을 조정 최고 지위인 우승상에 임명하고 금 5천근과 봉지 1만호를 하사했다. 그러고 한 달 남짓 지나자 주발에게 이렇게 경고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당신이 여씨 일족을 없애고 신제를 옹립했을 때 이미 권세는 다한 것이오. 게다가 엄청난 포상도 받고 우승상 자리까지 얻어 문제의 각별한 은총을 받고 있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나 다름이 없소. 그대로 우승상에 머물러 있다간 언제 화를 당할지 모르는 일이오.” 주발은 그 경고에 느끼는 바가 있었다.
중국의 삼국시대에 천문과 점성술에 뛰어난 관로(管路)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가 길을 가다가 한 미소년을 보았다. 사람을 보면 관상을 보는 것이 습관이 된 관로는 자신도 모르게 혀를 쯧쯧 차며, “아깝구나! 사흘 안에 죽겠구나!”했다.다른 사람도 아닌 당대의 유명한 점술가의 말인지라 더럭 겁이 난 소년은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서 아버지에게 관로의 말을 전했다. 사색이 된 아버지가 그 길로 관로의 집을 찾아갔다. 하나뿐인 자식의 수명을 늘릴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간절히 졸랐다. 관로가 “인간의 수명은 하늘이 정한 것이기 때문에 인
시간은 크로노스(Kairos)적인 시간과 또는 카이로스(Chronos)적인 시간이 있다. 먼저 크로노스가 낮과 밤의 물리적인 시간을 의미한다면 카이로스는 심리적이고 주관적인 시간을 말한다.같은 시간임에도 즐거우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고, 그 반대의 경우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끼는 경우다.젊은 직장인일수록 눈에 보이는 시간인 물리적 시간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장을 일 자체로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기계발 등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그러다 직장생활을 오래하고 높은 지위로 올라가면서 일이 시스템화
이성준 수원보훈지청장 이번 8월 5일은 국가보훈처 창설 52주년이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50여 년 동안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국민들의 마음속에 깊이 심어주고, 그 사랑을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다.광복 이후 지금까지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신 순국선열들과 그의 후손들에게 응분의 예우를 해드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힘써 온지도 벌써 반세기가 지난 것이다.그렇지만 많은 국민들이 국가보훈처가 어떤 기관이며,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것 같기도 하여 안타깝고, 전쟁을 겪은 세대보다 그렇
세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구촌에서 늘 관심 밖에만 있는 듯해 보였던 동남아, 왠지 요즘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각축을 벌이던 소위 강대국 즉, 미․중․일의 행보가 동남아를 향해 경쟁하듯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동남아는 더 이상 관심 밖이 아닌 강대국들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미국의 전략중심축의 이동이다. 2011년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전쟁을 임의로 승전선언과 함께 종료 후, 유럽과 중동에서 아시아로 그 중심축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격적으로 바뀌었다.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후 사전에 소리 소문도 없이 비서실장과 몇몇 수석비서를 교체했는데, 청와대 측은 “하반기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새 청와대 인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지난 주말만 해도 허태열 전 실장은 6일부터 여름휴가를 떠난다고 보도까지 됐는데, 비서실장을 교체한 구체적인 배경 설명이 없어 이번 인사를 두고 대통령의 의중을 궁금해 하고 있다. 지난 2월 취임한 허 전 비서실장은 취임 일성으로 “비서는 귀는 있지만 입이 없다”고 했다. 비서
정치권이 국민의 따가운 시선에도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민을 위한 민생정치는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민주당은 장외로 나간 지 벌써 5일째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촉발된 정쟁이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국정원을 둘러싼 불법 대선개입과 NLL 대화록 논란으로 이미 정치권과 국민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 문제는 현 대치정국의 막이 쉽게 내려질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5일 국정원 국조특위의 국정원 기관보고에서 여야는 국정원 선거개입을 놓고 시종일관 난타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대선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우리나라 사람은 머리가 좋고 손재주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닌가 싶다. 그중에서도 시술능력 등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대학 입학기준으로 보면 가장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의과대를 포함해서 의료분야에 지원하고 있고 우수한 인적자원이 의료계에 집중된 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관광 경쟁력은 부족해서 의료관광객 수는 태국, 싱가포르 등 경쟁국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경제구조가 고도화됨에 따라 우리 경제는 제조업에서 서비스 중심의 성장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이병익 정치평론가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최고위원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청와대의 반응은 여야 대화부터 하라는 원론적인 거부의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 지금 민주당의 태도를 보면 정치권의 구태의 모습 그대로이다. 과거에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여당대표가 청와대의 낙점을 받아서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당 대표가 되었다. 그러므로 야당 대표의 입장에서는 허수아비 여당대표와 대화하는 것이 격에 맞지 않고 현실적으로 해결책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영수회담을 제안하면 대통령은 고심하는 척 하다가 받아들이곤 했었다.당시에는
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소개팅 자리에 나온 남녀가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자가 여자에게 질문을 하는데 “직업이 디자이너라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시나요?” “한 달 수입은 어떻게 되나요?” “집은 어디세요?” 하며 개인 신상과 관련된 질문을 쏟아낸다. 이런 남자를 보며 여자는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아마도 자신의 조건을 이것저것 따져보고 만남을 이어갈지 아닐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생각에 당혹스러워 할 것이다. 반면, 첫 만남에서 “커피 좋아하세요?” “저는 드립커피를 좋아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드립커피로
피붙이의 힘이지엽(1958~ )기우뚱 리어카가 한쪽으로 기울어 넘어지려하자, 할무니!아이가 얼른 달려들어 폐지더미를 잡았다팔목이 잘못하면 훅 꺾이겠다.[시평]길을 가다보면, 폐지를 산더미만큼 모아 짊어지거나 작은 손수레에 싣고 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쉽지 않게 만난다. 버려진 폐지가 이 분들의 하루치 삶이 된다는 것, 우리 모두 어렴풋이나 안다. 그러나 이 분들의 삶 얼마나 고단한지 우리 모두 어렴풋이나마 짐작하지 않는다.한 몸 가누기도 힘이 드신데, 이 더위 속에서 어찌 저 큰 폐지 더미를 끌고 가실까. 폐지더미를 힘겹게 실은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50대 중반 내 또래의 장년들에게 학창 시절에 기억나는 추억을 물어보면 “글쎄”라는 답이 많이 나온다. 학교 시험과 입시 지옥의 고달픈 나날 속에서 지냈던 탓인지 공부와 관련해서는 별반 즐거운 일이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스포츠에 대해서 말해보라면 할 말들이 많다. 학교 반대항 체육대회서의 뜨거운 승부, 윗동네와 아랫동네와의 축구 경기, 가슴 후련한 통쾌한 역전타, 뼈아픈 실수 등 여러 생생한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내던지고 부모님 몰래 친구들과
글 정라곤 시인 | 그림 김진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