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말이 오히려 그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다. 여성에게 외모 중심으로 언급을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또한 조직 내에서 말을 통한 성희롱의 상당수가 재밌게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에서 일어난다. 사장님 개그라는 유형이 이에 속한다. 상급자가 재밌게 하려고 농담을 할 때 듣는 부하들은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그 개그의 수준이 아재 개그보다 더 심한 수준이라면 위험하기 일쑤였다.최근 도쿄올림픽 중계방송에서 논란들이 일어난 일은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의 담화가 발표됐다. 내용을 종합해 보면 남북 통신선 복원은 우리 정부 간보기였다.한미 연합훈련 개시일인 이날 “남조선 당국자의 배신적 처사” “선제타격 능력 강화” 등을 언급하며 한미를 동시에 맹비난했다. 북한은 지난 남북 통신선 복원 뒤 곧바로 한미연합 훈련 취소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축소될 대로 축소된 한미연합 훈련에 대해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자 정부는 한미훈련을 예정대로 시작했다. 이에 대해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배신적 처사
야당 대선출마자가 때 아닌 선거운동을 해 해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크다.지난 6일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한 사람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이 정권에서 힘드셨죠. … 저 최재형이 정권교체를 이루어내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라고 발언한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휘말렸다. 최 전 원장 측에서는 측근이 건네준 마이크를 최 전 원장이 받아 발언한 것이라 변명하고 있다.대선 주자가 마이크를 사용해 통상적인 인사말을 했다면 몰라도, 최 전 원장의 발언이 단순한 인사말이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문재인 대통령이 7월 19일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함으로써 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추진했던 한일정상회담 개최도 무산됐다. 일본은 올림픽이 끝나면 바로 선거체제로 들어가기 때문에 문 대통령 임기 말에 한일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작다. 문재인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시작된 한일 갈등은 이후 한국 법원의 2018년 징용 배상 판결 및 2020년 위안부 배상 판결로 더욱 커지고 확대됐다. 그 과정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및 주일 한국
상반기에 이어 7월 수출액(554억 4천만 달러)에 있어서도 한국 무역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반도체·자동차로 대표되는 주력산업과 이차전지 등 신산업이 고르게 성장한 것인 만큼 이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당국에서는 더욱 힘써야 하겠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위협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 흐름대로 나간다면 ‘역대 연간 최대 수출액’과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멀지 않아 보인다.7월 수출액이 그 규모에서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한바, 지난 2017년 9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코로나19의 창궐이 역설적이게도 중국을 경제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했다.코로나19 이전 중국의 GDP는 미국의 67% 수준이었다. 그런데 2020년 중국의 GDP는 14조 7000억 달러다. 미국의 국내 총생산액은 20조 9000억 달러다. 중국이 미국의 70% 수준까지 도달했다. 1년 사이 3%를 좁혔다. 70% 이상 시 속된말로 중국을 손봐주기 쉽지 않다. 일본과 소련을 이인자에서 멀리 떨어지게 만들 때 다 그 이하 수준이었다. 경제적으로 2인자로 등극한 중국을 대하기 더 부담스러워지게 됐다. 1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가 케네디 대통령 미망인 재클린과 재혼 했을 당시 나이 차이는 23년이었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미국 퍼스트레이디가 아버지뻘 되는 영감한테 시집가다니….’ 한국인들은 혀를 찼다. 그런데 이미 서양에서는 이 정도 나이 차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결혼 풍속이었다.피카소의 명작 ‘마리 테레즈 발테르의 초상’은 사랑하는 연인을 그린 그림이다. 1927년 당시 17세의 나이에 44세이던 피카소를 만나 모델이자 연인이 됐다. 그녀는 1935년에는 마야(Maya)라는 이름을 가진 딸을 출산했
개념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수구·보수의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적인 발언인지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벌써 한두 번도 아니고 이쯤이면 전략적 발언이라기보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닌가 싶을 만큼 실망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참사와 관련해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했다. 윤 전 총장은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이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임진왜란과 호남사람들' 저자1903년 1월의 군함 양무호 구매는 국방비리, 국제 사기 사건이었다. 미쓰이 물산이 구입한 25만엔보다 두 배나 비싼 55만엔(지금 시세로 약 440억원)에 구입했는데 이는 국가 예산의 10.2%, 군부 예산의 26.7%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그런데 너무 어이없는 일은 해군 사졸 1명도 없이 군함부터 샀다는 사실이다. 그 단서가 1903년 7월 29일의 ‘고종실록’에 나온다.이날 군부대신 윤웅렬이 사직 상소를 했다. 윤치호의 부친인 윤웅렬은 7월 17일에 임명된 지 12일 만에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엠비시(MBC)는 지난 27일 ‘10원 동전… 어디로 갔나?’라는 제목의 방송을 내보냈다. 미국인 마이클 페레스(Michael Phares)씨가 방송한 유튜브 화면을 소개하면서 “금속탐지기로 동전을 수집한다는 한 미국인 유튜버. 지난해까지 한국에 살면서 이런 방법으로 동전 4천여 개, 6천여만원어치를 수집했다고 한다. 1966년 처음 만들어진 10원 동전은 한 개에 수십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페레스씨는 지난 30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버 채널 ‘미국아재 Mister American’을 통해 엠
최병용 칼럼니스트학원 등 교육 서비스업에 지출한 카드 승인 실적이 작년보다 올해 18.5% 상승했다는 통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교육의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는 지표다. 등교와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파행 등교로 수업결손과 학력 저하에 불안을 느낀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지하는 비율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학원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바이러스 감염위험으로 과외로 바꾸거나, 가계 수입 하락으로 학원을 끊었다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오히려 코로나 발생 전보다 학원생이 늘었다고 한다. 저학년은 돌봄이나 친구와 교류를 위해,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영화 뉴스를 보니 미국에서 올해 최고의 웰메이드 실화 드라마인 영화 ‘워스(Worth)’가 지난달 21일 개봉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내에서도 상영 중인 이 영화는 20년 전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에 대한 피해자들의 보상과 관련된 실화이다. 이 영화가 주목받는 것은 2016년 최고의 영화로써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각본상을 동시에 거머쥔 바 있는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이 다시한번 호흡을 맞추면서 세계인들이 마음 아파했던 실제 사건과 인물을 담
지난 4.7서울시장보궐선거 후 바로 성사될 것으로 보였던 국민의힘, 국민의당 양당 간 합당이 지연되고 있다. 꼭 어느 당이 조건을 내걸어 반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야권 입장에서 본다면 내년에 실시되는 대선 때 정권교체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전절차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합당문제를 놓고 원칙적인 합의에 이르고서도 실무자간 세부적 내용에서 여러 조건들이 앞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몇 번이나 합당 시한을 못 박기도 했다. 시간을 오래 끌면 그만큼 야당통합의 시너지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현금 없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CBDC) 연구와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세계 65개국의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85%가 CBDC 도입 여부와 장단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CBDC란 기존 중앙은행 내 지준예치금이나 결제성 예금과는 별도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새로운 전자적 형태의 화폐다.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 하지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지난 6월 은행에서 있었던 일이다. 예금상담으로 은행직원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화 마지막에 은행직원이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펀드가입을 추천했다. 파생상품 펀드가 만약에 50% 정도의 변동이 없다면 연 4% 정도의 높은 수익을 준다고 가입을 권유했다. 파생금융 상품이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가입하지 않았다.당시 은행직원에게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설명을 부탁하고, 이 상품에 가입하면 내 투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물어봤다. 직원은 그렇게 자세하게 모른다고 답변하면서 미국이나 독일 등 선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2050 탄소중립과 그린 뉴딜이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전환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해상풍력 건설의 한 곳인 청사포 해상풍력단지 조성 문제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지역 주민 간의 찬반 논란과 일부 주민과 정치권의 반발 속에 사업 추진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렇듯 논란이 되고 있는 청사포 해상풍력단지 개발의 해법은 무엇일까?일단 풍력단지 조성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해상풍력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그린에너지 확대라는 국가의 에너지 시책에 부응하고, 해양수도 부산의 경제와 일자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 1895명을 기록했다. 네 자릿수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29일 나온 신규 확진자 수도 1674명이다. 이대로 언제까지 갈지 국민은 불안하고 피곤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좀 나은 편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거의 ‘비상사태’ 중에 경기를 치르는 분위기다. 유럽은 상황이 더 나쁘다. 벗었던 마스크를 다시 쓰는 나라도 생겼다.하지만 우리 국민은 정부의 방역정책만큼은 매
박상병 정치평론가남북이 지난 27일 오전 10시 그동안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무려 413일 만에 복원했다. 사실상 전격적이었다.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미관계는 뚜렷한 변화 조짐이 없었다. 미국 특유의 원론적 대화론과 북한 특유의 신중한 간보기가 맞물리면서 그동안 세월만 보내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끊겼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갑자기 복원됐다는 소식은 그 자체만으로 놀라운 소식이다. 남북 간에 물밑에서 상당한 교감과 소통이 있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혹여 조만간에 남북 간, 그리고 북미 간에 놀라운 변화가 이뤄지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양무제는 48년 동안 제위에 있었다. 창업군주로서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지만, 만년에는 지나친 관대함과 불교숭상으로 국가기강을 무너뜨렸다. 수도 건강(建康)에는 5백여개의 사찰이 있었으며, 전체 호구의 반이 조세와 부역의 면제대상인 승려나 도사들이었다. 부패와 사치가 만연했지만, 양무제의 북벌은 계속됐다. 그러나 북위가 동서로 분열되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누군가 투항하기만 기다렸다. 547년, 동위의 후경(侯景)이 권신 고징(高澄)과 갈등으로 반란을 일으키려고 양무제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대부분 타국의 분쟁에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기득권 집단 중심으로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 재계만이 아니다. 법조계, 학계, 문화계, 종교계를 망라한다. 헌정회까지 나섰다. 지금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이재용 석방’이라는 과녁에 맞추어 한국사회가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가석방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을 받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어물쩍 넘겼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는 어법을 구사했다.이재용을 사면 또는 석방을 위해 군불 때는 세력은 이전에도 있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