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넥스트(N.EX.T) 시절 가수 신해철은 록그룹 최초로 국산 애니메이션 ‘영혼기병 라젠카’ OST도 참여했는데, 그 곡이 바로 ‘Lazenca Save Us’였다. 이 곡은 신해철이 작사, 작곡, 편곡을 맡은 온전한 애니메이션 OST였다. 1999년 ‘영혼기병 라젠카’는 게임으로 출시되는데, 이후 이것이 계기가 돼 신해철은 게임 음악을 작곡한다. ‘영혼기병 라젠카’를 통해 더 이상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고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2000년에는 블리자드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조국이 무엇입니까? 조국이 대체 우리에게 무엇입니까?” 영화 ‘영웅’ 속 대사는 최근 분열로 가고 있는 현실 속 우리에게 큰 메시지를 전한다. 배우 정성화의 말대로,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안중근 의사는 계속해서 기억하고 재조명해야 할 인물로 회자되고 있다. 최근 주목되는 영화 ‘영웅’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요즘 같은 시대에, 우리 모두 다시 뭉치고 하나가 돼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영화 ‘영웅’은 뮤지컬에서 스크린으로 옮겨온 안중근 역의 정성화와
연예인처럼 공적 인물에 관해 쓴 기사 댓글도 사생활 관련이거나 소수자 혐오 표현이라면 ‘표현의 자유’를 다 인정할 순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공적 사안에 관한 표현의 자유는 넓게 보장해야하나 개인의 인격권 보호와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보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여성 연예인 B씨가 출연한 영화 관련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에 ‘국민호텔녀’ 등 비방 댓글을 달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2022년이 어느덧 끝나간다. 호랑이 기운과 함께 시작한 2022년 임인년은 코로나19 유행 3년차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 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다. 코로나로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올 한해 문화예술계는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영화관을 찾고, 콘서트장에서는 긴 줄이 이어지고 있다. K-콘텐츠는 코로나의 장벽을 넘어서며 전 세계에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수지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아동문학계 노벨상 안데르센상을 수상하는 낭보를 전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2009년 영화 ‘아바타’가 3D 입체 영상을 통해 흥행 수익을 올렸다. 일반 2D로 관람한 관객들이 다시 3D 입체 영상으로 감상했다. 이른바 N차 관람을 불러일으켰다. 상상만으로 간직했던 세계를 영상으로 구현했기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3D 입체 영상 테크놀로지에 관한 투자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3D 입체 영상은 언급되지 않는다. AR과 VR을 넘어 MR을 언급하다가 다시 메타버스 담론에 수용됐다. 전작이 N차 관람 패턴이었다면, 아예 영화 ‘아바타 2’는 많은 이들이 4D나 X스크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 빠른 속도로 관객을 모으며 극장가에 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아바타2는 캐머런 감독의 말처럼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분명히 극장에서 경험해야 하는 영화다.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 아바타2는 돌비시네마나 아이맥스 같은 특수관부터 매진되며 상상력과 새로운 기술의 집합체를 보여줬다. 1편 숲 속을 미장센으로 한 전편보다 진화한 3D 기술과 바닷속 배경을 중심으로 영상의 미학까지 곁들이며 놀랄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물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김어준(54)씨가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하차 의사를 밝혔다. 노골적인 친민주당 정치 편향 방송으로 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었던 만큼 그의 하차는 때늦은 감이 있지만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김씨의 하차설은 TBS 예산 삭감으로 출연료 인하가 불가피해지면서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그는 자신의 사퇴를 앞두고 지난 10월 특허청에 ‘김어준의 뉴스공장’ 상표권까지 신청했다고 한다. 자신만의 방송을 새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방송인만큼 누가 특별히 시비를 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박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아바타2로 13년 만에 돌아왔다. 우주 광물을 빼앗으려는 인간과 이를 막으려는 원주민의 대결을 그린 아바타가 속편인 ‘아바타: 물의 길(The Way of Water)’로 팬들을 찾아왔다. 과거 아바타는 전 세계 관객을 매료시켰지만 종교와 이념, 인종이라는 묵직한 주제들을 관객들에게 던지며 다양한 이슈들을 불러왔다. 백인을 우월시한다는 인종주의 논란, 아바타가 백인 판타지를 부추긴다는 지적 등 설정이나 등장인물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잇따랐다. 제임스 캐머런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아Q정전(阿Q正傳)은 루쉰 필명을 가진 사람의 중편소설이다. 루쉰은 중국 근대문학의 창시자라고 칭송받는다. 55세에 죽기까지 32편의 단편소설과 1편의 중편소설을 남겼다. 작가라면 많은 작품을 남긴 것은 아니다. 1881~1936년 생애가 그의 작품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기에 당시 중국 상황을 살필 필요가 있다. 중국은 강대국들에 의해 식민지가 될 백척간두의 처지였다. 그야말로 국가는 본연의 역할을 못했다. 민중의 삶은 피폐 일로였다. 그나마 1911년 신해혁명 쑨원 중심으로 근 300여년 지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2020년 12월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한 가족 영화가 있다. 바로 ‘워 위드 그랜파(The War with Grandpa)’다. 로버트 드니로, 우마 서먼 등 명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할아버지에게 방을 뺏긴 손자의 전쟁 선포를 코믹하게 그려 웃음을 선사한 영화다. 노령으로 불의의 사고를 입은 할아버지는 딸의 집에서 살게 된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오자 손자는 다락방으로 쫓겨났다. 얘기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공격과 방어가 배꼽을 잡을 정도로 재미있다. 할머니와 손녀, 손자가 함께 2여년 동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슈룹은 우산, 비와 눈을 막을 수 있고 때론 강한 햇빛도 차단할 수 있다. 슈룹은 나 자신이 쓸 수 있고 다른 누군가를 씌워줄 수도 있다. 아니면 같이 쓸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자신의 우산이 있어야 남에게 씌워주거나 같이 쓸 힘이 생긴다는 점이다. 우산이 딱 하나 있는 상황이라도 말이다. 그런 슈룹같은 사람이 되고자 하거나 부모나 리더를 원하기도 한다. 올빼미는 어두워야 밤에 훤히 보인다. 그래서 올빼미를 지혜의 상징으로 생각했다. 어두운 밤 홀로 깨어 있으니 선각자 같은 존재로 비유돼 미네르바의 올빼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단순히 체제유지를 위가해 외부 세계와 차단하고 인민들을 무지몽매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진작 누가 비사회주의자들인가? 바로 김정은 정권 자체가 비사회주의다. 저들은 세기말적인 봉건주의를 하면서 외부 문물에 눈 돌리는 인민들을 비사회주의 죄목으로 통제하고 있지 않는가? 국경을 끼고 있는 북한 함경북도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불순녹화물 시청 및 유포행위 집중단속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문화를 통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차단하기 위해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단속에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6관왕을 차지해 74년 에미상의 역사를 뒤집은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기생충’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수리남’ 등 K드라마가 세계 시청자들에게 각광 받으며 크게 성공하고 있다. K콘텐츠의 선전은 한류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이어져 연쇄적으로 긍정적 파급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한류는 국가 이미지 개선은 물론 국가 경제 견인 효과도 크다. K콘텐츠라는 소프트파워의 성장과 발전은 하드웨어 산업에 편중된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 개선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캠퍼스에서 독일의 대학교수와 갓 입학한 학생과의 대화 내용이다. 교수는 학생에게 대학입학 동기와 졸업 후 등 학생의 남은 인생 설계에 관한 질문을 순서대로 해 나갔다. 학생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입학 후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함이고, 좋은 직장에서 좋은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진급을 하고, 좋은 집을 짓고 가족과 행복하게 살다가 죽는다는 얘기다. 아니 얘기를 넘어 이 학생의 야무진 인생설계다. 여기서 이 학생의 야무진 인생설계를 가만히 들여다보자. 그 설계는 인생설계가 아닌 죽음을 향한 계획이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영화 ‘헤어질 결심’은 최근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박찬욱), 남우주연상(박해일), 여우주연상(탕웨이), 각본상(정서경·박찬욱)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박찬욱 감독의 청룡영화상 감독상 수상은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에 이어 세 번째다.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묘한 감정선을 그려냈다. 영화 속에서는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나오지 않는다. 박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우리나라에는 말에 관한 속담이 많다. 이와 관련해 예를 들면 ‘말이 씨가 된다’라거나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 등이 있다. 이를 보면 사람이 살면서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한다. 말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행운을 불러올 수도 있고 화근이 될 수도 있다. 말을 잘한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인간사회의 모든 일이 말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를 보면 공허한 말의 향연이 난무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경제·사회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정보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영화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 혁명시기 전쟁의 참상을 그린 영화다. 한국 처음 상영이 1978년이니 40여년 전 작품이다. 러시아의 눈보라치는 설원을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는 아름답지만 혁명과 전쟁으로 신음하고 이별해야 했던 주인공들의 운명은 비극이었다. 지바고 역의 오마 샤리프라는 이미 고인이 됐고, 라라 역을 한 미녀 줄리 크리스티는 지금 80세가 넘은 할머니가 됐다. ‘세월에 장사 없다’고 세기적 미모를 자랑했던 라라는 은막에서 잊혀진 여배우가 됐다. 1812AD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원정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아리랑’에는 자신을 버리고 가는 연인에 대한 저주의 감정이 담겨 있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 발병 난다’고 했다. 연인에 대한 저주는 고작 발병이었다. 발병이 나면 사랑하는 이가 먼 길을 떠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 민족은 이처럼 착했다. 조선시대 새댁들의 한을 솔직히 담은 초평아리랑은 가사가 재미있다.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부모들에 대한 솔직한 저주를 담고 있다. 그러나 착한 새댁의 그 한(恨)마저 그리움으로 돌아온다. ‘시아버지 죽어서 잘 죽었다 했더니/ 왕골자리 떨어지면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3년 가까이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의 어려움에 봉착했던 대학로 소극장들이 조금씩 활기를 띠면서 관객맞이에 분주해지고 있다. 영화관과 마찬가지로 대학로 소극장들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되면서 연말을 통해 다시 재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대학로에 위치한 많은 소극장은 임시 휴관에 들어가면서 적지 않은 공연들이 상영을 중지했고 제작도 멈췄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대학로의 공연 매출은 최소 60% 이상 급감했다. 청소년들도 단체 관람을 통해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8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SSG가 4-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하던 순간은 극적인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SSG 선수들은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팀명인 랜더스를 딴 일명 ‘랜딩’ 세리머니였다. 정용진 구단주와 KS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김강민은 우승기를 그라운드에 꽂았고, 폭죽이 솟구쳐 올랐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4인조 록밴드 퀸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