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래 북한과의 평화 쇼를 벌이는데 외교력을 허비했다. 최근 1년여간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바이든 정부의 지지를 얻고자 안쓰러울 정도의 노력을 쏟았다. 그 과정에서 한미관계는 동맹의 균열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 결과인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주한 미국대사 자리는 공석이다. 한편 일본과의 관계는 문 정부가 징용 및 종군 위안부 문제를 갖고 극심한 반일 몰이를 해 1965년 수교 이래 최악의 상태에 놓여있다.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최일선에서 뛰어야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지난 21일 자 북한 노동신문 사설은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김일성)의 탄생 110돌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탄생 80돌을 승리와 영광의 대축전으로 성대히 경축함으로써 김일성민족, 김정일조선의 존엄과 위용을 남김없이 떨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한이 통상 한민족을 부를 때 사용하는 ‘조선민족’도 아닌, ‘김일성민족’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 당국의 이른바 ‘사회주의 대가정’론과 직결된다. 남북한이 대화를 할 때 항상 ‘민족’을 앞세우지만 정작 양측이 바라보는 민족의 개념은 다르다.북한이
최근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 실험을 연이어 하더니, 지난 19일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위가 정치국 회의를 열어 한반도 주변 정세와 미국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련의 강경기조가 확연한 가운데 나온 미국에 대한 대응 방향이어서 그 결과가 더 궁금하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렇다 할 대북 메시지가 나오지 않자, 북한이 다시 과거의 핵실험 국면으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실제로 북한은 이날 회의와 관련해 그동
최병용 칼럼니스트필자가 군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던 90년대 초에 위문편지가 존재했다. 초등학생들의 고사리 같은 손으로 쓴 편지조차, 오직 편지로만 세상과 소통하던 시대라 병사들에겐 위안이 됐다. 필자의 아들이 사병으로 복무하던 10년 전에도 부모나 연인, 친구가 편지를 온라인으로 작성하면, 부대에서 프린트해서 병사에게 나눠줬다. 그러니 당연히 위문편지는 폐지돼 역사 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다.2022년에 ‘위문편지’라는 말이 뉴스에 등장하니 의아하다. SNS가 발달한 요즘, 병사들이 부대 내에서 휴대전화까지 사용하는데 손으로 쓰는 위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가장 큰 이벤트는 남북 정상회담이었다. 남북 정상의 깜짝 월경 이벤트를 전 세계가 봤고 남북 정상의 포옹은 깊은 감동이었다. 그래서 곧 한반도 비핵화가 도래하고 평화통일도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이 뻐걱거리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 됐다. 기대했던 결과에 이르지 못하자 북한도 미국도 문재인 대통령을 원망하는 듯했다.막 시작하는 정권이니 5년이면 평화통일 기반을 닦을 수 있다던 문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용두사미 대북행보로 끝나간다. 올해 들어 연달아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옛 조상들은 호랑이를 범이라고 불렀으며 산신령, 산군(山君)으로, 백두산 인근에서는 노야(老爺)·대부(大父)로 여겼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호랑이는 고조선 건국신화에도 곰과 함께 등장하며, 후백제의 견훤과 고려 태조 왕건의 설화에도 영웅의 보호자 또는 창업의 조력자로 등장하고 있다. 후한서(後漢書)의 동이전에는 “범에게 제사를 지내고 그것을 신으로 섬긴다”고 기록돼 있는데 이를 미루어보면 호랑이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풍속은 원시부족국가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시대에도 호랑이를 산군(山君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시작된 남북 화해 모드는 모든 게 쇼로 끝났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벌어진 남북 화해 쇼에 우리 국민도 세계인들도 깜박 속았다. 금방이라도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자유화가 이뤄지고, 핵은 사라지고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라는 모호함 속에 북한은 절대 핵을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만 되면 북한 김정은을 대변했다. 외교 무대에서 주도권을 잃으면 끌려가기 마련이다. 애초에 저자세로 시작하다보니 북한 눈치만 보다가 남북 화해 쇼가 끝나간다.남한이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200년 가까운 남북조시대를 마감하고 통일왕조 수(隋)를 세운 문제 양견(楊堅)은 대당제국 300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통치자였다. 평소 한 점의 고기 이상을 먹지 않았고, 마지막 남은 남조의 진(陳)을 평정한 후, 태산에 봉선을 하자는 건의도 거절했다. 화려한 남조에 비해 북조 군주들은 서위(西魏) 이후, 근면한 기풍을 조성했다. 문제의 솔선수범과 통일로 인해 전쟁이 사라진 후 생산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수는 빠른 속도로 국력을 길렀다. 위진 이후 문벌의 특권이 사라지자, 유능한 인재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지난 11월 중순 터키 이스탄불에서 터키와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로 구성된 ‘투르크 국가기구(Organization of Turkic States)'가 출범했다. 흑해에서 중앙아시아 천산산맥에 이르는 투르크족 국가들의 밀착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지정학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 투르크족 국가들의 결속이 한국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본다.투르크어 사용국가들의 모임은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중앙아시아의 투르크계 국가들이 독립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다가오는 20대 대선에서 야당은 이북도민과 탈북민, 다문화를 하나의 총괄본부에 묶어 그 책임자로 탈북민 출신 태영호 의원을 임명했다. 그 의미를 국민들은 벌써 캐치했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는 3만 4000여명의 탈북민들이 살고 있다. 강원도 인제군의 인구보다 많은 인구집단이 북한 독재체제에 저항해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으로 이동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탈북민들의 위상은 어떤가? 탈북민 집단은 현 정권하에서 다시한번 신분격하의 쓰디 쓴 아픔을 경험했다. 심지어 2년 전, 두 명의 탈북어부 출신 청년들
이상면 전 서울대 법대교수제2차 세계전전 후 한반도 분단은 연합국에 의해 자행된 점에서 독일의 경우와 비슷하지만, 분단 이전에 국공내전과 맞물려 임시정부시기부터 독립운동 체제가 갈라져 있었고, 1945년 해방 후에도 분란이 심각했으며, 1948년 정부수립 후에도 38선에서 무력충돌이 잦았고, 6.25전쟁을 겪으면서 피차 국제법적 지위가 교전단체(belligerent)가 된 점에서 다르다.독일이 분단에서 교류협력으로 신뢰를 구축해 통일기반을 조성한 것을 본받으려면, 우선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변경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내년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이 요지부동이다. 남북관계는 얼어붙은 상태 그대로이고 평양에서는 그 어떤 시그널도 나오지 않고 있다. 얼어붙지도 않는 대동강 얼음장 아래 물은 도도히 흐르건만 김정은 체제는 동면에 들어간 듯 보인다. 그럼에도 북한 집권당인 노동당은 최근 의미 있는 두 행사를 소화했다. 바로 노동당 정치국 회의와 당 전원회의 개최 발표다. 평양의 조선중앙통신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정치국회의가 지난 1일 김정은 총비서 사회로 열렸으며 회의에서는 12월 하순 당중앙위원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지난 9월 문 대통령은 유엔 사무국에서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원격 화상으로 연설하도록 권고했는데도 굳이 뉴욕을 방문해 우리 쪽 인사를 빼고는 청중이 거의 없는 썰렁한 유엔 총회장에서 또다시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정부는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 간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 측의 반응을 보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수용 가능성이 불확실하다. 왜냐하면, 북한 역시 종전선언의 유용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을 평가해 본다.
남북과 미·일·중의 우호협력은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너무나 긴요하다. 하지만 글로벌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여러 사안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으니 그 사이에 끼인 한국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우며 남북문제만은 주도적 입장에서 몰고 나갈 것이라 호기를 부린 적도 있었지만 임기가 4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으니 이제는 벌려놓은 일에 대한 수습과 국제공조에 힘을 써야할 뿐이다.그런 차제에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가 2일 서울에서 개최돼 한미 간 전작권·대북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바이든 집권 10개월 만에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근 3시간 반이 걸린 회담이었다. 사실 바이든은 부통령시절 2011년부터 중국을 오가면서 시진핑을 8차례나 만나본 흔치 않은 미국 내 지도자다. 이전 만남 시간만 해도 25시간이나 된다는 계산을 한 사람도 있다. 외교에서 지도자 간 친분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시작은 서로 손을 흔들고 미소를 담아 반가움을 표현했지만, 국제관계의 냉혹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을 뿐이다. 개인적 친분은 있어도 미•중이 놓여있는 현실은 자국의 입장을 관철하기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북한 인권을 말할 때 우리는 한국정부의 입장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북한 인권문제는 외부 국제사회의 압력이 최고의 해결비법이지 북한 내부에서의 개선 동력은 상상하기 어렵다. 북한 사회의 인권 입장과 국제사회의 시각은 많은 견해 차이를 보이지만 대한민국 현 정부와 평양 정권은 신통하게도 코드가 일맥상통하다. 마침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을 규탄하고 책임 규명을 강조한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 제3위원회를 통과했다. 올해 결의안에는 처음으로 6.25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간 국군 포로 송환 문제가 언급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개최한 ‘제3차 북방포럼’ 개회식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북방국가 간 협력이 더욱 성과를 내고 북극항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열기 위한 비전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그동안 집권 내내 강조했던 내용이지만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내놓은 메시지라는 점에서 향후 구체적 행보에 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임기 초부터 집중적으로 펼
서기동래, 조선 중기 유학자이면서 천문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 선생이 남긴 말이다. 직역을 하자면 ‘서쪽의 기운이 언젠가 동쪽으로 온다’는 의미다. 이 말은 너무 막연하다. 이같이 동양선지자가 비책(秘策)을 통해 남긴 말의 참뜻을 이해하기 위해선 육천 년 비밀이 담긴 성경의 묵시(黙示)가 때가 되어 계시(啓示) 돼야만 알 수 있다.묵시가 때가 되어 계시되고, 천택지인(天擇之人) 한 사람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 먹여줌으로 지상만민에게 하늘의 참뜻을 가르칠 수 있는 참 종교의 시대가 비로소 열리게 되는 것이다.그 증거는 다음과 같다.서기동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여·야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여당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확정된 데 이어 지난 5일 야당 국민의 힘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명되면서 대선 경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는 모양새다. 두 후보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서 다양한 정책 대결을 벌이며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 각종 공약을 내놓고 있다.인권변호사와 검찰총장 출신으로 각각 다른 이력을 살아온 두 후보인 만큼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북한에서 조직적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표현은 과연 무슨 뜻인가? 한 마디로 북한 정부의 정책 자체가 반인권적이란 것이다. 우리 정부가 집권 내내 포기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최근 국제사회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 자행되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를 강력히 규탄하고 책임 추궁과 처벌을 촉구하는 올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초안 내용이 공개됐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슬로베니아가 유럽연합(EU)을 대표해 지난달 말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제출한 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