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에 대한 기대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개조론’을 언급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세월호 정국을 뛰어 넘는 ‘국정 대혁신’을 이루겠다는 뜻이었다. 인적 쇄신과 ‘관피아 척결’이라는 화두도 이 때 나왔다. 국민은 그런 박 대통령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그나마 선전한 것이 그 배경이다.그러나 6.4지방선거 결과에서 박 대통령도 자신감을 얻은 것일까. 다시 기회를 준 국민의 뜻과는 달리 이전의 구태의연한 모습이 다시 반복되고
최상현 주필 이번 6.4지방선거는 심란하고 우중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이런 선거 분위기는 일찍이 경험해본 적이 없다. 세월호 참사에 유권자의 마음은 천근만근으로 무거웠다. 그런 상황 때문에 후보자들도 입조심 행동조심으로 일관했다. 더 말할 것 없이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이 한 구 한 구씩 수습되는 과정에서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조심을 한다고 했어도 일부는 뜻하지 않은 설화(舌禍)에 휘말리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번 선거는 축제 분위기가 아니라 애도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선거였다.상황이 어떻든 선거라는 것은 본질적으
세탁기김성덕헐벗어 놓은 껍질에무슨 약속을 해서인지언제나 변함없는 자리때 범벅으로 어우러진사람의 옷을 기다리고 있다 두 눈을 대신하여온몸으로 귀를 막고해가 뜨는 곳에서부터달이 웃는 틈바구니까지수 없는 반복과 울림을 통해빨래 책임을 거뜬히 보듬는다 세탁기 바쁜 발걸음여유를 뒤로 한 채차곡히 쌓이는 빨랫감에세탁의 일을 천직으로 여기면서오물을 뒤집어쓸 때마다내 안에 진주가 있기 때문이라며다람쥐 쳇바퀴 돌듯 일을 한다 이곳이 내 터전인 것을이 일이 내 몫인 것을그렇다고 해서 꽃병도 아닌데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궂은일 마다치 않고때 묻고 얼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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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정치평론가 참으로 충격적이다. 이미 여러 칼럼을 통해 문창극 총리 후보자 스스로 ‘극우보수’의 전형을 보여줬지만, 한 방송에 보도된 ‘온누리교회 특강 동영상’은 더 충격적이요, 심지어 분노마저 치밀게 한다. 문 후보자는 조선을 ‘이조(李朝)’라 부르며 조선역사 500년은 허송세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본이 식민지로 만들었다는 것이며, 심지어 이게 하나님의 뜻이라고도 했다. 이 뿐이 아니다. 조선 민족은 게으른 민족이요,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이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있다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전경우 작가 문화칼럼니스트 드라마나 영화 ‘춘향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이방’이다. 수청을 들라며 춘향을 모질게 대하는 변 사또도 밉지만, 굽실거리며 사또의 명을 받는 이방도 곱지 않다. 위로는 머리를 조아리고 아래로는 행세를 하며 거들먹거리는 모습이 코믹하면서도 얄밉다. 이방과 같은 존재가 향리 혹은 아전이다. 중앙에서 지방으로 수령을 임명해 내려 보내면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 수령을 보좌해 정무에 지장이 없도록 한 게 아전 제도다. 아전들은 이방이나 형방 등의 직책을 맡아 수령을 보필했는데, 정식 관료는 아니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정태(鄭泰)는 개봉(開封) 출신으로 자를 공업(公業)이라 했다. AD 189년, 대장군 하진(何進)이 동탁(董卓)을 끌어들여 환관들을 죽이려고 했을 때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동탁이 권력을 장악하자 저항군이 일어났다. 동탁은 대신들을 소집하여 무력진압을 위한 대책을 상의했다. 정태는 국가를 통치하려면 무력보다 덕치가 중요하다고 반대했다. 동탁은 군대의 역할을 무시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정태는 침착하게 무력사용이 무익하다는 10가지 주장을 펼쳤다. 첫째, 효산(崤山) 동쪽에서 기병하려는 각 세력은 연합하느라고
박종윤 소설가 종묘 앞뜰에 모여서 동방삭을 헐뜯고 있던 학자들이 마침 옆을 지나가는 그를 불러 세워 놓고, 옛날 장의와 소진은 큰 나라의 왕을 만나 대번에 경과 공의 자리에 올랐는데 당신은 학식과 식견이 풍부하다고 자부하면서도 어찌 시랑에 머물고만 있는지, 혹시 황제에게 무슨 실수라도 있었는지 그 까닭을 들려 달라고 했다. 동방삭이 말했다. “본래 귀공들은 그 까닭을 알 리가 없소. 옛날은 옛날, 지금은 지금, 그 시대의 그들과 우리를 동일하게 논할 까닭이 없소. 모름지기 장의와 소진 시대에는 주 왕실이 쇠퇴하고 제후들은 저마다의
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 민족은 지역적 특성과 정서적 공감을 함께하는 공동체다. 하지만 국가개념과 달리 언어와 문화적인 공통성에 기초해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 집단이다. 인종이나 국민과 일치하지 않지만, 민족이 가진 특질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민족성이다. 민족의 기질이 하나로 드러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두 가지의 기질이 같이 드러나는 민족성은 찾아보기 힘들다.같은 동양권이면서도 한․중․일은 비슷한 듯 많이 다르다. 황색인종, 동아시아지역의 국가, 유교문화권, 한자문화권이라는 특성은 같이 하지만 내면으로 들어가면 확연
VOL.62 김진호 화백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은 대처에 따라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비록 소는 잃었지만 더 이상의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대책을 세우게 됐으니 장래를 봐서는 다행이라고 하는 건설적 측면이 있다. 또한 미리 부실한 외양간을 잘 살폈더라면 손재수가 발생하지 않았을 터인데 후회막급하다는 비관적 측면이 있는 바, 이것은 본래의 뜻인 ‘이미 일이 잘못된 뒤에는 후회하고 손을 써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지난 6.4지방선거에서 여야 정당이 내놓은 선거 전략을 두고 당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 정당은 당리당략을 우
지난 1∼5일 스리랑카에서 열린 제18차 인도양 참치위원회 연례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 잡은 참치어획량이 1만 3700t이라고 보고했다고 9일 해양수산부가 밝혔다. 우리나라가 1957년 인도양에서 참치어업을 시작한 이후 1970년 중반에는 어획량이 연간 4만여t에 달한 적도 있었지만 2000년 중반 이후 급속히 감소해 왔던 사정에 비춰보면 30년 만에 최고치를 달한 실적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또한 인도양 참치위원회 내년 연례회의(4월)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수부가 밝힌 9일 오후에,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의
한병권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핵문제를 언급, “핵실험을 또 한다면 북한이 사실상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계속해서 북한에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추가 핵실험은 역내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힘들게 되는 등 역내 안보 지형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말은 일단 원칙론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이라는 위험한 선택을 하는 대신 박 대통령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섬이나 산골 마을에 사는 분들, 연세가 많으시거나, 장애로 몸을 움직이기가 어려운 분들에게는 병원에 한번 가는 것도 너무 큰일입니다. 원격의료는 이런 의료사각지대에 조금이라도 따스한 온기를 전하려는 작은 노력입니다….” 이것은 보건복지부의 홈페이지 보건의료제도개선에 게재돼 있는 글이다.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30일 광역시, 중·소도시, 도서지역 등 각각 3곳을 선정해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추진해서 원격의료사업의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검증하기로 합의했다. 시범사업은 스마
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자신만의 화장법으로 유튜브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둔 미셸 판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녀는 베트남계 미국인으로 그녀만의 따라 하기 쉬운 화장법을 유튜브에 선보여 큰 인기를 얻게 되었으며, 유명 화장품 회사인 랑콤에 스카우트돼 메이크업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자신만의 화장법 노하우를 다양하게 개발해 공유한 것이 큰 호응을 얻어 이룰 수 있었던 결과다. 요즘 서점에 가 보면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담아 소개한 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피부관리를 어떻게 해 왔는지
표면장력이인원(1953~ )내가 너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순간과네가 나를 강력하게 거부하는 순간과손바닥이 발바닥이 되는 순간과발바닥이 손바닥이 되는 순간과차가운 심장에 뜨거운 귀를 갖다 대는 순간과차가운 웃음 속에 뜨거운 눈물이 갇히는 순간과[시평]표면장력이란 액체의 표면이 스스로 수축하여 가능한 한 작은 면적을 취하려는 힘을 말한다. 같은 분자끼리 당겨주는 힘에 의해 ‘가능한 한 작은 면적을 취하려는 힘’, 그러므로 ‘스스로 위축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마음도 표면장력과 같이 위축되는 현상이 없지 않아 있으리라.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시즌이 다가오면 국제축구연맹(FIFA)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곤 한다. 월드컵을 집행하는 세계연맹체로서 회장과 집행위원들이 주목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월드컵 개최권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등 세계 축구계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FIFA가 브라질월드컵 개막을 바로 눈앞에 두고 부러움과 감탄의 대상이었던 예년과는 달리 세계인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 체면이 말이 아니다. 검은 돈에 얽혀 수뢰, 승부조작과 타락 등으로 흔들리고 있기 때
글 정라곤 시인 | 그림 김진호 화백
이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오늘날 대학들이 세계 인재를 키우고 대학 경쟁력을 높인다고 우리말이 아니고 영어로만 강의하는 일이 늘고 있다. 거기다가 한 신문사가 대학에서 영어로만 수업하는 것을 기준으로 평가해서 서열을 내어 발표하니 그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따려고 더 야단법석이다. 대학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립 초등학교에서도 수학이나 과학과 같은 다른 과목도 영어로 수업하기도 한다. 이른바 영어 몰입 교육이라는 것이다. 이 영어 몰입 교육은 법을 어긴 것일 뿐만 아니라 겨레말을 죽이고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는 매우
‘계절의 여왕 5월’의 따사롭고 포근하던 햇빛이 이제는 무더운 여름의 위풍당당하고 뜨거운 태양빛으로 변모하고 있다.계절이 또다시 한 번 바뀜에 따라 ‘어느덧 올 한해도 반절이나 지나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경찰은 그간 4대 사회악 중 하나인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무던히 노력해 왔다. 경찰서마다 ‘가정폭력 전담경찰관’이 지정되고, 가정폭력 발생 현황을 분석·관리해 피해자 상담·치료지원 및 가해자 성행교정 등 재범방지에 힘쓰고 있다.그러면 과연 가정폭력 근절이 경찰만의 몫일까?가정폭력 관련 업무를 중점으로 해오다 보니 경찰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