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북경 화쟈대학교 부학장 해마다 10월이면 세계 각국은 노벨상 수상자 발표로 들떠 있다. 노벨상 수상은 개인적인 영광뿐만 아니라 국격을 높이는 척도가 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연구개발 제도·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그동안 국내 연구개발 제도·정책의 중심은 단기간 이뤄지는 가시적 성과를 중시해 왔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어떠한가? 장기적 연구와 장인정신이 뒷받침돼 왔다는 점이다. 연구소·국가적 측면에서 장기적인 관심과 지원이 얼마나 중
교통은 이용객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그 편리함 못지않게 교통사고로 인해 상당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는 바, 대개가 당국의 교통시스템의 잘못, 시민들이 교통도덕을 준수하지 않은데서 기인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교통은 시민의 일상생활에서 날마다 부딪치는 일거리가 됐고 관심사로 등장한 지 오래다. 어느 도시건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도로 정비와 함께 교통행정 체계 운영에 노력하는데, 이는 시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인 것이다. 도시정부가 교통행정 개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시민이 교통질서를 잘 지키는 도시일수록 사고
정치 지도자로 나서려는 자는 언제, 어디서나 당당해야 한다. 헌법정신에 맞는 국시(國是)를 기본사상으로 한 보편타당한 행동으로써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얻어내야 함은 당연하다. 특히 대권 주자 반열에 드는 정치인일수록 더욱 그러해야 한다. 대선이 있기 오래전부터 뭇사람의 입에 오르내렸던 그 반열의 후보 중에서 일부는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지 못했고, 국민의 지지도가 높은 국가 이념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잠시 반짝하다가 사라져간 현상들이 우리 정치에서 비일비재했으니 국민 인기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의 부침(浮沈)은 심했다. 제19
위로노향림(1942~ )내릴 손님이 없어 폐쇄된시골 간이역에서낭자하게 피 흘리는 선홍빛 샐비어 꽃문득 철길을 따라 걷는 가을이맨손으로 어루만지고 또 어루만지며선연한 피들을닦아주고 차마 돌아서지 못한다.[시평]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어쩌다 기적을 울리며 기차가 지나가기만 하고, 끝내 멈추지는 않는, 그래서 하루 종일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지금은 폐쇄된 한적한 시골 간이역. 그 간이역에도 가을은 찾아와 덧없이 깊어만 가고 있다. 피 흘리듯 붉은 빛으로 피어 있는 선홍빛의 샐비어 꽃들, 간이역 주변으로 낭자하다. 마치 아무도 찾아오지
VOL. 265 김진호 화백
글 정라곤 시인 | 그림 김진호 화백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한(漢)나라 때 효자 한백유는 엄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아들이 공부를 게을리 하거나 바르지 않을 때 회초리를 들었다. 그러나 어린이는 어머니의 매를 맞으면서도 울지 않았다. 한백유가 성장한 후에도 어머니는 아들의 종아리를 때렸다. 어느 날 매를 맞던 한백유가 슬프게 울었다. “너는 매 맞을 때 운 적이 없더니 지금은 왜 우는 것이냐?”“일전에 매를 맞을 때는 그 매가 아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머니의 매가 조금도 아프지 않습니다. 늙으셔서 팔에 힘이 없어지신 것 같아 그것이 슬퍼 울었습니다
정라곤 논설위원 시인 박 선생! 이 가을을 어떻게 잘 보내시는지요? 온 산에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기 시작할 때 중국여행을 떠나와 낯선 여행지에서 소식을 전합니다만 지금쯤은 설악산과 오대산 단풍이 절정기를 이루고 있겠지요. 그 사이 저는 카이펑(開封)여행을 마치고 뤄양(洛阳)에서는 숭산, 소림사, 용문석굴 등 이곳 유명 관광명소를 둘러보았답니다. 가는 곳마다 중국 각지에서 관광 나온 인파들로 넘쳐났고, 가을 산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어 그 풍경들이 아름답기 그지없지요.지난주에 여행 와서 맨 먼저 들른 개봉은 중국 북송시대 화가 장
VOL. 264 김진호 화백
지난달 국회에 제출된 386조 7000억원 규모의 2016년도 정부예산안에 대해 국회 심의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바야흐로 예산국회가 시작된 것이다. 19일부터 국회 정무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를 필두로 각 상임위원회가 내년도 예산안 예비심사에 돌입하게 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26일, 예산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는 데 이어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은 경제부처와 비경제부처로 나눠 종합정책질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회의 양대 기능이 법률 제정과 정부예산 심사의결이라 할 만큼 국회의 예산 기능은 중요하다. 정부는
정부가 정책 수립이나 집행과정에서 심의 또는 조정 등을 위해 설치한 각종 위원회가 많다. 위원회에는 정부 공무원인 당연직 위원이 있지만 민간인 위원도 위촉돼 있어 잘 운영되면 정부의 입장도 충분히 반영하면서 민의를 수렴하는 체제로 행정의 효율성과 민주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 좋은 면이 있음에도 형식적 운영과 보여주기식 설치로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 어떻든 정부의 잘못으로 귀착되는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유명무실한 정부위원회를 과감히 없애겠다고 큰소리쳐 온 정부지만 시간이 경과될수록 유야무야되기 십상이다. 위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 기간에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사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며 엇갈린 발언 때문에 성사되지 못하다가 드디어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한일관계는 원만하지 못했고 특히나 일본의 안보법 통과 이후로는 더더욱 신경 쓰이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2주 후에 드디어 만나는 정상들의 만남에는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사실 아베 총리의 그동안의 행보를 보아서는 별다른 기대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동안 그는 그가 목표한 바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란 마치 연료가 모두 불타버려서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갑자기 무기력해지면서 업무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대개 처음에는 무척 열심히 업무에 집중을 하고,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투입하다가 일이 뜻대로 되지 않거나 혹은 피로가 극심하게 쌓여 있을 때 나타나기 쉽다. 이러한 번아웃 증후군은 직장인, 사업가, 수험생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생길 수 있는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고 예외가 되지 않는다. 즉, 엄마들이 어느 날
[독도시] 독도 너, 막내야 - 정형석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통일은 눈앞에 다가오는 느낌이다. 남북통일의 가장 큰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의 태도변화에 이어 워싱턴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제의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으니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평화통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한-미 간 고위급 전략협의를 강화”키로 했다. 북경에 이어 워싱턴도 한반도 통일에 호흡을 맞추고 나섰다. 이를 위해 우선 남북관계 개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붉어지고 있는 지금, 우리의 역사문제는 정치권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왜 이렇게 역사교육과 역사문제는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된 것일까? 역사는 과거, 현재, 미래가 연결되는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이자 국가의 정통성을 확립하는 근간이다. 그렇기에 모든 국가들은 역사문제에 민감하고 역사바로세우기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까이에 있는 일본과 부딪치는 ‘독도문제’에서부터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 열도문제’, 더 나아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산가족찾기자료’ ‘난징대학살’에 이르기까지
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 최근 자동차 리콜이 급증했다는 기사들을 접했다. 리콜은 서구에서 선출직 공무원을 임기도중 국민투표에 의해 해임시키는 국민소환제에서 유래됐다. 자동차관리법에는 제작결함시정이라고 하나 일반적으로 ‘자동차 리콜’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자동차 리콜은 특정 모델의 안전이나 품질․기능 등에 문제가 있을 때 운전자가 불편 없이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좋은 제도임에 틀림없다. 소비자들 또한 운행하고 있는 자동차에 결함이 있을 때 자동차 리콜에 대한 관심과 요구를 갖게 마련이다. 자신의
정부가 최악의 가뭄 해결을 위해 4대강 물을 끌어 쓰기로 했다. 14일 새누리당과 정부는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갖고 4대강 보에 저장한 물을 끌어다가 가뭄 지역에 공급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지하수댐과 해수 담수화 시설도 늘리는 비상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전국의 저수율은 1973년 이후 42년 만에 최저 수준인 60%로 떨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제한급수도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16개 보에는 현재 7억t의 물이 담겨 있지만 이 물의 혜택을 보는 농민은 4대강 본류에 인접한 17%뿐이었다. 4대강 사업에 이
그럴 줄 알았다. 갑자기 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거론될 때부터 이건 아니라고 봤던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은 절박한 민생을 말해야지 이념 투쟁을 벌일 때가 아니라는 얘기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올해 국정운영도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개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수없이 밝혀왔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절박한 심경도 피력했다. 그러나 그런 절박함마저 이젠 시간이 별로 없다.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얘기가 정부에서 나오더니 마치 군사작전 하
최상현 주필 한글 띄어쓰기와 마침표, 쉼표 찍기 등 기호 사용이 한글 창제 때부터 이루어졌던 것은 아니다. 조선 광해군 때인 1612년 허균에 의해 쓰인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에도 그것들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것들이 이루어진 것은 비로소 19세기 말 파란 눈의 미국인 한글학자 호머 헐버트에 의해서였다. 주시경과 함께 한글과 한글 맞춤법을 연구했었던 그는 아마도 그의 모국어인 영어의 띄어쓰기와 기호 사용을 한글에 적용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그의 관심은 한글을 뛰어 넘어 우리의 고전음악에까지 미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