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통영에 살던 한 꼬막 채취 어부는 1973년 북한 경비정에 납북됐다. 그는 30년 동안 북한에서 살다 탈출, 지난 2003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납북 당시 생후 백일도 안된 딸은 어엿한 성년이 됐고 꽃 같았던 아내는 중년의 나이가 됐다.고향에 돌아온 기쁨도 잠시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의 생사가 걱정됐다. 북한당국은 그를 강제노역에 종사시키면서 정착하도록 결혼을 시켰다.30년을 북한에 살았으니 자식도 생겼다. 어부는 북한을 탈출하면서 북한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그러나 아내는 딸을 두고는 혼자 갈 수 없
전경우 칼럼니스트아바(ABBA)는 1970~1980년대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룹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시절 아바의 음악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이 많다.아바는 비틀즈 이후 가장 성공한 그룹 중 하나로 1972년 데뷔한 스웨덴 출신 4인조 혼성 그룹이다. 아바는 두 부부의 조합으로 이뤄졌다. 남성 둘은 주로 연주를 담당하고 두 여성 보컬이 노래를 불렀다. 이들이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는 다정한 모습이 팬들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아바는 1974년 당시 유럽 최고 음악 경연 대회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영화 ‘기생충’에는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두 가족이 등장한다. 바로 기택(송강호 분)과 근세(박명훈 분)네다. 그들 두 가족은 모두 창업 실패로 가난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두 가족 모두 공교롭게 대만 카스테라 프렌차이즈점을 창업했다. 아마도 영화 제작 당시 대만 카스테라 문제가 심각했다. 2017년 대만 카스테라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대만 카스테라 맛집 순례가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열풍처럼 불었던 대만 카스테라 현상은 급격하게 사라졌다. 사라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지난 2019년 필자는 ‘황하나의 마약 진실게임’에 대한 칼럼을 작성했었다. 불과 몇 년 지나지도 않아 최근 마약 리스트에 황하나 이름이 다시 거론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배우 이선균을 포함해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와 아이돌 연습생 출신 한서희도 수사 대상에 함께 오른 것이다. 이선균, 황하나, 한서희를 포함한 8명은 올해 서울 강남 유흥업소 및 주거지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 내사를 받고 있다.특히 가정적 이미지로 가장 사랑을 받았던 이선균의 마
전경우 칼럼니스트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어느 복싱 도장에 가면 벽에 ‘선, 인간챔피언/ 후, 세계챔피언’이란 글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큼지막하게 붓글씨로 쓰여 액자에 담긴 이 글은 젊은 시절 MBC 신인왕 출신으로 세계챔피언을 꿈꿨던 이 도장 관장님의 신념이 담겨 있다. 아무리 복싱을 잘하고 세계 챔피언에 올라도 먼저 인간이 안 되면 소용이 없다는, 아주 깊은 뜻을 품고 있다.그래서인지 이 도장에서 수련하는 관원들은 하나 같이 예의가 바르고 구김살이 없다. 10대 어린아이들부터 청년과 중장년, 60이 넘은 수련생들이 함께 쒹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1973년 박정희 정부는 국위 선양 동기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병역특례제도를 도입했다. 당시에는 한국의 입지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 중요한 면도 있었다. 그런데 이 제도는 이제 국위 선양이 아니라 국제적인 망신의 표상이 됐다. 불공정성은 물론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그야말로 천태만상이었다. 어느 때보다 병역특례제도의 허점을 드러내 준 사례도 없기 때문이다.“한국은 병역 면제가 걸렸기에 이기려 했는데, 일본은 경험을 쌓기 위해 이기려 했다. 이건 이길 수가 없는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어렸을 때, 어른들이 하던 말 중에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말이었다. 고생을 안 할 수 있다면 안 해야지 왜 사서라도 고생을 하라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제는 어느 정도 알 수도 있을 것 같다.그냥 얻은 것보다 어떤 수고 후에 얻은 것이 더 값지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지금은 젊어서 고생뿐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고생을 사서 하는 경향이 있다. 고산병을 각오하면서까지 높은 산에 오르거나, 마라톤에 도전하거나, 단식을 하는 것도 비슷한 일일 것이다. 분명 목표는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남녀노소 모두 사랑받아온 청바지(Jean)처럼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뉴진스는 기존의 걸그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트렌드를 이끌어가면서도 1990년대를 향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데뷔 1년 만에 이룬 글로벌 성과를 감안하면 머지않아 블랙핑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뉴진스는 뉴트로를 추구하고 무엇보다 딱딱한 짜여진 느낌보다 발랄하면서 자연스러움을 강조한다. 아울러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유행하던 Y2K 감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매년 9월 23일은 기후정의 행진의 날이다. 올해 행진의 슬로건은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이다. 우리에게 현실로 닥쳐온 기후위기, 기후재난을 극복하는 ‘힘’을 모으자는 메시지와 선언이다.지구촌 기후재난의 현실은 참담하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를 비롯한 수많은 과학적 증거를 통한 경고는 계속되지만, 기후재난의 속도와 강도는 해마다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며 가속화되는 재난은 우리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우리나라 또한 예외는 아니다. 산불과 산사태가 덮치고, 집과
천지일보가 독자참여코너로 가로세로 낱말 퀴즈를 연재합니다. 낱말 퀴즈는 가로세로 낱말퍼즐 저자로 잘 알려진 김수웅 선생이 직접 출제한 퀴즈가 격주로 게재됩니다. 퀴즈에 응모하는 독자 중 5분을 추첨해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증정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1. 일반 국민이 생활하는 데 겪는 고통. □□□가 극심한 세상3. ‘눈(眼)’과 ‘눈(雪)’과 같이 소리와 철자는 같으나 뜻이 다른 단어5.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절기로 9월 23일경이다7. 민족 최대의 명절. 가을 중의 가을에 맞는 명절 중추가절8. 마음이 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은 애초에 기대한 것 이상으로 여러 가지 의미와 가능성을 보여줬다.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유리한 점도 있지만, 한계도 보일 수 있어 웹툰 팬들 가운데는 드라마를 아예 보지 않은 이도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은 이들이 후회할 만큼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무빙’은 어떤 성과와 의미 그리고 앞으로 과제가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무엇보다 각본에 원작자인 강풀이 참여했던 점이 주효했다. 대개 다른 사례의 경우, 각본을 원작자와 달리 캐스팅을 해서 팬들을 실망하게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현 정부의 원전강화정책으로 신규원전 건설은 물론 노후원전 연장 가동까지 가시화되자 이에 대한 적절성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원전 가동과 함께 늘 따라다니는 안전성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 그리고 핵폐기물 처리 문제까지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만일 수도권에 부산 기장 고리 규모의 원전단지를 건설하고 이를 가동한다면 원전의 안전성 논란은 물론, 지역차별 논란, 송전망 건설 갈등 등 많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정부의 주장대로 원전이 절대 안전을 보장하고 문제 없는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K-팝, K-푸드, K-뷰티 등 K-컬처에 지구촌에 거주하는 해외 젊은 MZ세대들이 열광하고 있다.70억 인구가 사는 지구촌 중심에 K컬처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과거 한국에 전혀 관심이 없던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은 K-팝, K-푸드, K-뷰티를 경험하며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대학 어학당에 유학을 오고, 한국방문을 버킷리스트로 꼽으며 한국에 주목하고 있다.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필자의 지인 제시카(32)는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지만, 제법 한국어를 독학으로
전경우 칼럼니스트장동건과 유오성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친구’에는 명대사가 많이 등장한다. 담임선생으로 분한 김광규가 학교 ‘부짱’인 장동건(동수)의 뺨을 쥐어뜯으며 “너그 아부지 머 하시노?”하고 묻는다. 장동건이 “장의삽니더”라고 대답하자, 선생은 “너그 아부지는 죽은 사람 염하면서 돈을 버시는데 공부를 그 따구로 하나?” 하면서 장동건의 뺨을 후려갈긴다.다음은 학교 ‘짱’인 유오성(준석) 차례. 선생이 역시 유오성의 볼을 쥐어뜯으며 묻는다. “아부지 머 하시노?” 유오성이 대답한다. “건달입니더.” 선생은 “너그 아부지 건달
정연용 변리사졸업 작품을 올렸다가 외국 유명 잡지의 표지로 선정되기도 하고, 6분짜리 단편영화를 만들었더니 칸에 초청받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졸업 작품 준비에 한창인 시각디자인과 학생들이 있다. 학교 수업과 같은 비영리적 과제에는 저작권법의 침해가 없겠으나, 공모전이나 대중들을 위한 상영, 방송, 전시회 또는 졸업 작품 즉 퍼블리싱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사전 허락을 득해야 사후 분쟁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함부로 남의 저작물을 무단 도용하게 되면 나중에 수상이 돼도 자진 포기하는 민망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비상업적이라도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영화와 드라마의 흥행을 생각한다면, 그 콘텐츠를 접하는 사람들의 희망과 꿈을 고려해야 한다. 세상의 본질을 일깨워주려는 생각은 부차적이다. 더구나 비극적 결말로 이를 실현하려 한다면, 예술상을 받으려는 행위로 비친다. 일반 관객과 시청자는 예술상 심사위원이 아님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요즘 시청자들은 자신과 동일시하며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주인공 캐릭터를 선호한다.이러한 점에서 마스크걸은 패착으로 흘렀다. 김모미는 상대적으로 우월자였는데, 이를 간과해 오히려 비호감을 유발했다. 바디 조건이 매우 우월했는데, 어린
천지일보가 독자참여코너로 가로세로 낱말 퀴즈를 연재합니다. 낱말 퀴즈는 가로세로 낱말퍼즐 저자로 잘 알려진 김수웅 선생이 직접 출제한 퀴즈가 격주로 게재됩니다. 퀴즈에 응모하는 독자 중 5분을 추첨해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증정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1. 물건을 실제로 보게 되면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김3. 一敗塗地 여지없이 패해 다시 일어날 수 없게 됨6. Boys, be ambitious!소년이여, 野望을 가져라!8.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실패해 잡혀 죽은 충신들10.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시름을 병에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한국·인도가 디지털 무역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무역’은 기존 전자상거래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디지털 기술이 뒷받침하는 국경 간 교역 활동 전반’을 뜻한다. 온라인을 통한 상품 거래,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음악,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와 교육, 금융, 의료 컨설팅 등 서비스 교역과 국경 간 데이터 이동까지 포함한다.디지털 무역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상품과 서비스의 국제무역, 둘째는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를 디지털화한 제품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트리클 다운(trickle down)과 스필오버(spillover)는 비슷한 개념으로 혼동되는 때도 있다. 낙수효과라 불리는 트리클 다운 효과는 적하 효과라고도 한다. 원래 짐멜(Georg Simmel, 1858~1918)이 1904년 유행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한 개념에서 시작했다. 위로부터 밑으로 유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예컨대 상류층의 유행 현상이 그 이하의 계층에 유행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것이 경제 정책의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됐다. 양동이에 물을 부으면 그 물이 밑으로 흐르듯이 상류층이나 대기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올해에도 바닥을 치고 있는 영화 업계의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OTT를 포함한 영상콘텐츠 시장이 더욱 다양해지면서 플랫폼은 더욱 견고해지고, 오프라인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아울러 최근 영화 관객 수를 조작한 혐의로 멀티플렉스 3개사와 배급사 24개사 등 업계 관계자 69명이 무더기 검찰에 송치되면서 더욱더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영화산업이 한번 크게 망가지면 그 여파는 문화계 전체로도 번질 수 있다. 코로나19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지난 3년간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