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트로트는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의 엔카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시작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서양의 춤곡 중 하나인 폭스트로트가 일본으로 건너가 엔카로 변했고 엔카가 다시 우리나라로 들어와 트로트가 됐다는 것이다. 트로트의 원조가 일본이라는 것이다. 트로트는 우리 전통 소리인 민요에서 나온 것으로, 일본 운운하는 것도 말도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엔카의 원조가 도리어 한국의 민요라는 주장도 있다.우리나라에 방송이 시작되고 대중가요가 보급되던 시기가 일제 강점기다. 당시 기생들이 대중 가수로 활동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리더십이 크게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 기업이나 국가의 리더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자식들을 미래의 리더로 키우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지에 관한 강의나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히딩크 감독이 새로운 리더의 모습으로 각광받기도 했고, 과거의 위인들을 모델로 한 리더십 강연이 유행하기도 했다.“커서 뭐가 될래?” 하고 물으면, 어린 아이가 소매로 콧물을 닦으며 “대통령”이라고 대답하던 때가 있었다. 순수하고 어리숙한 시절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이 꿈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은 별로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1980년대 후반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앞 대로가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정부에서 이곳을 문화예술의 거리로 만들겠다며 대학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주말에는 자동차 통행을 막고 사람들이 도로 위에서 마음대로 놀도록 했다. 평소 자동차가 달리던 넓은 도로가 사람들 차지가 되었다. 교련복을 입은 대학생들이 도로 위에 둘러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기타를 치며 자유로움을 느꼈다. 그렇게 촌스러운 모습으로 시작된 대학로는 과연 문화와 예술의 거리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젊은 층은 청춘의 달콤한 낭만으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1999년 문화부에서 제작된 음반 를 통해 한류(韓流)라는 말이 통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올해가 한류라는 말이 탄생한 지 20년 째 되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하였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이고 보면, 그 동안 변한 것들이 참으로 많고, 한류도 양과 질적 측면에서 몰라보게 성장하고 발전하였다.한류라는 말이 처음 만들어지던 이 시기부터 한류 콘텐츠 수출이 국가적 차원에서 논의되고 전략이 마련되었던 것 같다. 2000년대 들어 우리 문화 콘텐츠가 상당한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이솝 우화에서 개미는 한여름 땡볕 아래서도 열심히 일하고, 베짱이는 시원한 그늘에서 노래를 부르며 논다. 한겨울이 되자 베짱이는 거지 신세가 돼 개미집으로 찾아간다. 그런데 개미들도 알고 보면 모두가 열심히 일만 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 모두 부지런히 일하는 가운데서도 놀고 있는 개미들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세상 부지런한 개미도 노는 맛을 안다는 게 신기하다.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 세상 모든 동물들이 놀고 싶어 하는 모양이다.놀면 아무런 보탬이 안 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인터넷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사람들과 대면하지 않아 공감을 얻거나 위안과 격려를 잘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1970년대에 미국 하버드대에서 800여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해 보았더니, 배우자나 가족, 친구 등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사람끼리 더불어 부대끼고 살아야 행복해진다는 것이다.인터넷이 사람을 우울하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 속에 멋지고 훌륭한 사람과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근사한 곳에 여행을 가거나 좋은 음식을 먹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1970년 11월 25일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는 의회를 해산하고 천황제를 부활하자고 주장한 뒤 할복자살했다. 할복(割腹)은 칼로 제 배를 갈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말한다. 영주들이 성(城)을 중심으로 피비린내 나게 싸우던 전국시대부터 내려오던 무사들의 전통이다. 무릎을 꿇고 앉아 배 가운데를 깊이 찔러 L자로 긋는 것이다. 고통을 덜어주고 확실하게 죽도록 도와주기 위해 다른 사람이 뒤에서 칼로 목을 내리쳐 주는데, 이것을 카이샤쿠(介錯)라고 한다.할복도 의례화 되면서 카이샤쿠 기술도 발달해 목의 피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TV가 귀하던 시절이 있었다. 동네 구멍가게에서는 과자를 사면 TV를 볼 수 있게 해 주었고, TV가 있는 집 안방은 동네 사랑방이 되곤 하였다. 여름밤이면 동네 사람들이 평상에 둘러 앉아 함께 TV를 봤다. 동네에서 TV가 있는 집 아이는 골목대장을 할 수 있었다. 혹시 녀석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 아이들은 TV 있는 집 아이 눈치를 살폈다.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집집마다 TV가 생겼다. 집안마다 TV 한 대씩 거의 다 들어온 게 30년 전이다. 88올림픽이 열린 다음해인 1989년이다. 우리나라에 TV가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우리나라 최초의 베스트셀러 책은 이광수의 으로 알려져 있다. 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되고 그 이듬해에 책으로 출간되어 1만 부나 팔렸다. 은 전통적인 사랑을 거부하고 자유연애를 선택한 청춘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그때에도 연애 이야기가 가장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은 1980년대 크게 유행하였던 한국문학전집 등에서도 빠지지 않았던, 상당히 긴 세월 동안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던 작품이다.일제 강점기이던 1930년대에는 출판계 최고의 효자 상품은 족보였다. 너도나도 족보 찍기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아르키메데스(약 기원전 287년 ~ 기원전 212년)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 천문학자, 물리학자다. 그는 어느 날 시칠리아 왕으로부터 왕관이 순수한 금으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금과 은의 합금으로 된 것인지 알아내라는 지시를 받았다. 왕관을 손상하지 않고 그 일을 해내야 했던 그는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아르키메데스는 목욕을 하러 갔다. 그는 거기서 물속으로 들어가면 수면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물속에서 뛰쳐나와 벌거벗은 채 거리로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진짜 살아 있는 개와 금속으로 만든 로봇 개가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똑같다고 한다. 십 여년 전에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에서, 진짜 개와 일본의 소니가 제작한 인공지능 로봇 개 ‘아이보’를 양로원의 노인들과 함께 놀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진짜 개와 로봇 개를 정기적으로 만난 그룹과 아무 것도 만나지 않은 그룹을 비교했더니, 로봇 개나 진짜 개와 접촉한 노인들의 외로움이 똑같이 줄었다.노인들은 살아 있는 진짜 개와 친구처럼 다정하게 지냈고, 개들도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로봇 개들과 친해지는 데 1주일가량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말도 있다. 모두 좋은 뜻은 아니다.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대놓고 속 다르고 겉 다르게 행동한다. 진짜 속마음인 혼네(本音)와, 겉으로 꾸며서 드러내는 다테마에(建前)를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겉과 속 다른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속으로는 분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당장이라도 주먹을 날려버리고 싶어도, 겉으로는 헤헤 하고 웃으며 상대의 비위를 맞춘다. 혼네를 감추고 다테마에를 보이는 것이다. 다테마에를 잘 해야 훌륭하다고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먹은 것이 사흘 지나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소리다.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신년계획을 세운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날씬해지겠다, 담배를 끊을 것이다, 술을 줄이고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 저축을 하겠다, 착한 아빠가 되겠다는 등 저마다 당찬 포부를 안고 새해를 맞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되고 만다. 결심을 했지만 막상 실천하자니 힘들고 어려우니, 새해 계획은 내년에 다시 세우자며 잊어버리는 것이다.새로운 일보다는 늘 해오던 것이 쉽고 편한 법이다. 습관이 무섭다
[천지일보·천지TV=황금중 기자]■방송: 천지팟 보이는 라디오 - 수배중 25회■일시: 6월 27일 12:00 (녹화방송)■진행: 전경우 문화칼럼니스트, 배우 최혁주■게스트: 정윤형동편제와 서편제의 장점을 합친 ‘보성소리’를 잇는 소리꾼 정윤형이 수배중 녹음실을 찾았다.4살 어린 나이에 판소리를 시작한 정윤형은중학교 3학년 때 1년 동안 판소리를 쉬는 슬럼프를 겪었다.국악은 노력과 더불어 연륜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기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젊은 소리꾼.올해 나이 24세인 정윤형은 자신의 꿈으로30대가 되기 전에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지방의 농업고등학교를 나와 세무 공무원으로 일했던 정태수는 점쟁이 말을 잘 들었다. 마침 일하기 싫은 판에 점쟁이가 “어차피 국세청장 해 먹기는 글렀으니 사업을 하라”고 하자, 세무서를 때려치우고 사업을 시작했다. 점쟁이가 “땅을 파 먹고 살 팔자”라고 하자 폐광을 사들였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 아파트를 짓고 건설업을 해서 또 큰돈을 벌었다. 점쟁이가 “쇳가루를 만져야 큰돈을 번다”고 하자 이번에는 철강 사업을 했다. 또 대박이 났다.가난한 사람들 집 지어 살게 해주려고 했던 수서 땅을 상업지구로 바꾸어 또
[천지일보·천지TV=황금중 기자]■방송: 천지팟 보이는 라디오 - 수배중 24회■일시: 6월 20일 12:00 (녹화방송)■진행: 전경우 문화칼럼니스트, 배우 최혁주■게스트: 이태영2007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MC, 리포터, 모델 등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이태영이 수배중 녹음실을 찾았다.게스트로 초대된 이태영은 교생 실습을 마치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다가, 개그맨의 길을 선택한 스토리를 풀어놨다.힘들었지만 강한 정신력을 배운 개그맨 선후배 생활을 비롯해 최근 방송 활동에 대해서도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다양한 경험을 쌓았지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최초로 TV 방송이 도입됐다. 독일 시내 곳곳에 TV가 설치돼 경기결과가 실시간으로 중계되었다. 이는 올림픽이 세계적인 스포츠 제전으로 자리 잡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또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기록영화가 만들어졌다. 레니 리펜슈탈이라는 여성 감독이 카메라 8대와 약 2 백 명의 기술진, 4만 미터의 필름을 들여 ‘민족의 제전’ ‘올림피아’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후에 베니스영화제 최우수작품상까지 수상했다.올림픽 성화가 선보인 것도 베를린 올림픽 때다. 대회 조직위원장이었
[천지일보·천지TV=황금중 기자]■방송: 천지팟 보이는 라디오 - 수배중 23회■일시: 6월 13일 12:00 (녹화방송)■진행: 전경우 문화칼럼니스트, 배우 최혁주, 디자이너 제니안구찌家의 장손 ‘구찌오 구찌’가 설립한 브랜드 에스페리언자의 수석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브랜드 ‘폴란티노’를 만든 디자이너 제니안.게스트로 초대된 제니안은 패션쇼는 더 이상 모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들이 직접 입는 쇼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새로운 패션쇼를 기획했다.패션쇼 마지막 순서에는 셀럽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가 쇼를 하는 ‘배꼽잡는 패션쇼’를 열어 큰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1983년 여름도 무척 더웠다. 그해 2월에는 북한의 이웅평 대위가 미그기를 몰고 남쪽으로 날아왔고 이 때문에 온 나라에 공습경보가 울려 퍼져 사람들이 전쟁이 난 줄 알고 놀라 자빠질 번한 일이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지구 반대편 멕시코에서 한국이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에 올랐던 것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소식에 온 국민들이 이게 웬일이냐며 신바람을 내었다. 전파상 앞에는 TV를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세상은 여전히 어수선하였고, 뉴스가 시작되면 바로 그 사람이 등장한다
[천지일보·천지TV=황금중 기자]■방송: 천지팟 보이는 라디오 - 수배중 22회■일시: 6월 7일 12:00 (녹화방송)■진행: 전경우 문화칼럼니스트, 배우 최혁주, 배우 김기종압도하는 보이스와 이국적인 외모를 가진 뮤지컬 배우 김기종.그는 최근 뮤지컬 ‘독립군’에서 이토 히로부미역을 잘 소화해 주목받았다.중학생 때 음악 테잎에서 들은 가곡을 따라 불러 실력을 인정받고 성악을 시작,매일 3~6시간씩 연습실에서 살듯이 노력해 전국 콩쿠르에서 2등을 하기도 했다.시립합창단의 파트장을 맡으며 보장된 미래가 있었음에도, 모든 걸 버리고 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