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북한은 해방 후 불행하게도 민주주의의 다원적 정치문화를 경험치 못한 채 이른바 인민민주주의란 낯선 정치체제를 도입했다. 조선조 500년의 왕조 질서, 그 후 일제의 폭압적 식민지 통치만을 겪다 급조된 공산 정권을 수립한 것이다. 남한은 그래도 4월 혁명에서부터 87 민중 항쟁에 이르기까지 민주화의 과정을 체험했다. 학생, 시민들은 반독재 민주화 과정을 통해 피를 흘리면서 자유민주주의의 고귀한 가치를 체득한 것이다. 그러나 소련의 지원으로 탄생한 김일성 정권은 인민을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대상으로만 삼았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드디어 북한 정권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군사정찰위성은 미국과 러시아 등 선진 국가들이 보유한 ‘군사강국의 눈’이다. 이 지구상에 백성들이 죽도 배불리 못 먹는 북한 같은 나라가 군사정찰위성을 가진 체제는 찾아볼 수 없다. 왜 북한은 그토록 군사정찰위성에 집착하고 있을까? 북한의 공식 미디어가 그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4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아 정찰위성 운용준비상태를 점검하고 24일에 촬영한 항공
전경우 칼럼니스트‘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신동엽(申東曄, 1930~1969) 시인이 1967년 발표한 ‘껍데기는 가라’는 시다. 시인 신동엽은 요즘 TV에 등장하는 개그맨 출신 방송인 그 신동엽이 아니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현재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초기 ‘담대한 구상’은 여전히 구상에 머물러 있다. ‘담대한 행동’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태도와 주변국들의 공조에 얽매이다 보니 현 정부가 과감한 대북정책을 구사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최근 북한 방문 중 고문 등으로 치명적 부상을 입고 귀국했던 오토 웜비어 가족이 보여준 평양 정권 길들이기에서 대북정책의 해답을 찾으면 어떨까. 이토록 정의롭고 또 아름다운 ‘복수’가 또 있을까.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조선후기(朝鮮後期) 실학(實學)을 집대성(集大成)한 사암(俟菴) 정약용(丁若鏞)은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비롯하여 경세유표(經世遺表), 흠흠신서(欽欽新書) 등 3대 저서를 포함해 500여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서(著書)를 후세(後世)에 남겼다.여기서 정약용의 호(號) 사암과 관련해 언급하고 싶은 점이 있는데 그의 호는 널리 알려져 있는 다산(茶山) 이외에 삼미자(三眉子), 자하도인(紫霞道人), 태수(苔叟), 문암일인(門巖逸人), 탁옹(籜翁), 열초(洌樵), 균암(筠菴) 등이 있었으며 당호(堂號)는 여유당(與猶堂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한때 북한의 외교적 공세가 찬란하던 시절도 있었다. 적어도 1970년 말까지였다. 그 당시 남북한의 외교적 역량은 도토리 키 재보기였다. 특히 1970년대 중반 비동맹 운동이 활발하던 시절 저 아프리카 등 좀 문명이 뒤떨어진 나라들에서 평양정권의 인기는 괜찮았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체육관이나 건설해주고 농기계 몇백대 집어주면 김일성 만세를 부르던 사람들은 지금 모두 무덤으로 가 버렸다. 북한 경제가 무너져 내리며 국제적 위신도 함께 하강했다. 고난의 행군을 겪은 1990년대 중반 이
흥망성쇠(興亡盛衰). 약 500년 전 조선조 중기 유학자 격암 남사고 선생이 찾아 나선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그는 어릴 적부터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경북 울진 불영계곡을 거닐며 사색에 잠기며 번민했다. 왜 이 세상에 흥망성쇠가 있어야 했는지에 대한 궁구심 때문이었다.그런데 남사고 선생의 궁구심은 오늘에 와서야 그 답을 찾게 됐다.흥망성쇠의 굴레 즉, 그 연속성은 이쯤에서 끝나는 것인가.흥망성쇠가 있다면 영원한 것이 있겠고, 영원한 것이 있기에 흥망성쇠가 있었을까.지금까지 흥하다가도 망하고 성하다가도 쇠하는 것이 반복돼야만 했던 지난
장순휘 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국군기무사령부는 ‘국군기무사령부령(대통령령 제14258호/1994.5.13.)’에 의해 제1조(설치와 임무)를 수행하는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존재하는 직할 군부대이다.국군기무사령부의 변천사는 창군 시 육본 정보국 방첩대(1949년)에서 6.25전쟁 시 육군 특무부대(1950년)로 바뀌고, 육군방첩부대(1960년)에서 육군보안사령부(1968년)로, 다시 국군보안사령부(1977년)에서 국군기무사령부(1991년)로 발전돼왔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2018년 9월 1일에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북한의 지도자 김정은 총비서가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자’ 가운데 한 명으로 미국의 한 국제 기독교단체에 의해 선정됐다. 당연한 귀결이다. 이 지구상에서 북한만큼 기독교가 탄압받는 나라는 찾아볼래야 찾아보기 어렵다.‘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가 지난 1일(현지시간) 발간한 연례 보고서 ‘올해의 기독교 박해자 2023’에서 김정은 총비서를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했다고 RFA(자유아시아방송)가 2일 전했다.단체가 연례 보고서를 발표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북한의 대남 심리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해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에 대한 대남 적개심, 즉 대적관 강화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왜 그럴까? 식량난에 허덕이는 주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위태로운 체제를 유지하려는 대민 및 대남심리전이다. 북한은 최근 들어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의 시(詩) 등 선전문학을 담은 책자까지 발간하며 남한을 향한 대적 감정을 고취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평양출판사가 지난 19일 펴낸 86쪽 분량의 작품집 ‘사랑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만난 데 이어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가 평양을 다녀갔다. 한국-러시아 관계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얽혀 악화하는 가운데, 북한-러시아의 밀착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북한은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러시아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니, 평양 정권은 중국식 변화모델이 아닌 러시아 모델을 따르려는 움직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형제국, 이런 표현은 과거 북-중 간에나 사용하던 말이다. 단지 안보적 의존이 아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하마스에 의한 이스라엘 공격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심정은 남다르다. 바로 휴전선 너머에 있는 북한은 하마스 100배 이상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마스가 게릴라 수준이라면 북한은 정예화된 특수군 전력 대집단군이다. 북한군은 육 해 공군의 3군 외에 특수작전국과 전략군 등 5군 체제로 운영되는 최대, 최신 군사집단이다. 북한군은 이미 여러 차례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대한민국의 안보를 테스트한 바 있다. 현 중동사태의 교훈은 이제 대한민국의 안보관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절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매년 마스터스 시즌이면 대회장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은 초록색(그린 컬러)으로 단장한다.골프장은 말할 것도 없고 대회 로고, 치장물 등이 온통 초록색이다. 선수들과 함께 나서는 캐디들도 ‘흰색 점프수트’에 초록색 모자를 쓰고, 대회 로고를 가슴에 달고 나온다. 전 대회 우승자가 대회 우승자에게 그린 재킷을 입히는 것을 전통으로 한다. 미국의 찰리 호프만 같은 선수는 장갑, 모자 등 초록색깔로 통일하는 패션으로 마스터스에 출전해 이목을 집중시킨다.마스터스에서 초록색을 강조하는 것은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2500만명 북한 주민치고 한국의 국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한민국은커녕 한국이란 말도 잘 모른다. 제대로 알고 있다손 치더라도 함부로 발설하면 정치범 취급 받을 수 있다. 남한 사람들은 어떤가? 북한의 국호를 대충 알지만 정확하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답변하는 사람은 드물다. 한국 대학의 북한학 강의에서 인민이나 민주주의 하나쯤 빼고 답변하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올해 들어와 북한의 평양에서 대한민국 호칭이 자주 들려오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올봄 두 차례나 대한민국이라고
북한은 지난달 말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보유국으로서 나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담보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핵무기 발전을 고도화한다”는 내용을 헌법에 명기하는 문제를 채택했다.기존 헌법 서문에 담긴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에서 더 나아가 무기 개발의 목표와 방향성을 비교적 상세하게 명문화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하고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를 공표한 데 이어 사실상 핵무력 발전정책을 영구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김정은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죽으라는 법은 없다.” 이런 말이 있는데 꼭 북한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지난 1990년대 중반 김일성 주석의 사망 후 고난의 행군으로 사회주의 간판을 내려야 할 북한이 엉성한 ‘장마당경제’로 그럭저럭 연명해 오더니 최근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새로운 무기판매 시장을 확보하며 기사회생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러시아는 재래식 무기가 계속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러시아 군수공업은 미사일이나 로켓 같은 첨단 체계로 전이돼 있다 보니 포탄과 수류탄 등 재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포도(葡萄)’는 삼국시대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의 포도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조선시대 세종때 문신인 박흥생(朴興生, 1375~1458)이 저술한 의역학서 ‘촬요신서(撮要新書)’라고 하지만 태조 7년(1398) 9월 1일 태조실록(太祖實錄)에 ‘수정포도(水精葡萄)’가 나와 있다.‘포도’라는 이름은 각각 ‘匍(길 포)’와 ‘匋(질그릇 도)’에 ‘풀초부(艸)’가 추가된 것이며, 양자 모두 ‘포도’라는 단어만을 위해서 조어됐다. 덕분에 이름에 쓰인 한자가 ‘포도 포’ ‘포도 도’로, 애초에 포도를 위해서 조어된 단
김동희 건축가건축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것인데, 외부공간은 내부공간만큼이나 중요하다. ‘데크(덱)’라고 하는 요소를 생각해 보자. 대부분 테라스를 꿈꾸면서 데크를 깔고 있다. 하지만 단어의 정의에 앞서 사용성과 합리적인 설치 방법이 중요할 것이다.물성으로 데크를 이야기 한다면 대부분 목재를 생각하겠지만 필자는 최근에 폴리싱 마감 처리를 한 콘크리트 데크를 추천한다. 사용성이 좋고 사후 관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19세기 말 목구조로 지어진 전통일본식 주택인 교토에 있는 무린암을 방문했을 때 건축물 주위가 콘크리트
평화 만국회의 제9주년 기념식 막이 올랐다.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이번 기념식에서는 국제법, 종교, 교육, 언론, 여성, 청년 등 30여개 평화 세션을 통해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실무논의가 진행된다.평화 만국회의는 “전쟁없는 평화세계를 후대에 영원한 유산으로 물려주자”는 취지로 유엔 등록 국제평화단체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이 2014년 9월 18일 서울에서 개최했다. 당시 행사장에는 전‧현직 국가원수와 세계 종교지도자, 국제법 석학과 각국 시민단체장 등 20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삼국 중 가장 문화가 발전했던 백제의 멸망은 지금도 아쉽기만 하다. 마지막 의자왕은 신라군이 탄현을 넘고 당나라 소정방이 이끄는 13만 대군이 기벌포에 상륙할 때까지 왕도 사비가 무너지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부여는 그리 높지 않은 부소산 남록에 형성된 도시다. 사방을 백마강이 에워싸고 있지만 동쪽 능사가 있는 동쪽이 취약하다. 이곳에 긴 나성을 쌓았지만 신라군 5만 대군을 막기에는 너무 취약했다.그래서 충신 성충은 동쪽 탄현을 지칭하며 백제군이 절대 넘지 못하도록 간언한다. 그러나 의자왕은 공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