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하덕조(1941 ~ ) 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을 만나면 먼저 아이구 소리를 지른다. 모처럼 만난 반가움이거나 그냥 건성인사이거나, 죽을병에 걸렸다가 겨우 살아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이의 기막힌 사연을 들어보면 슬프고 가슴 아리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당한 사람에게는 아무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마스크를 하고 그저 강물처럼 멀리 떨어져서 바라볼 뿐이다. 큰 회사가 쫄딱 망한 동창, 말기 암으로 사경을 헤매는 친구, 자식이 다섯인데도 홀로 버려진 어머니, 시집 간 딸이 목매달아 죽었다는 아버지, 코로나로 죽은 사람의 장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현대는 매너를 무척 강조하는 시대이다. 매너(manner)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1. (일의) 방식 2. (사람의) 태도 3. (특정 사회 문화의) 예의’라고 나온다.셰즈 페르세(chaise percee)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태양왕으로 불리던 루이 14세가 회의를 주도하거나 손님을 맞이할 때 앉아 있던 의자였다. 의자는 호화스러운 장식을 하고 있었지만 본래의 용도는 변기였다. 말하자면 예전에는 지금처럼 혼자 비공개로 용변을 보는 것이 매너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동양에도 비슷한 상황을 짐작할 수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슈베르트와 특별한 만남을 가진 이후 의사는 베토벤의 친구들에게 이제 나을 가망이 없을 거라고 말했으나 베토벤에게는 곧 나을 것이라고 위로하였다.그러나 의사가 그렇게 말하였지만 베토벤은 이제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단계까지 이르렀으며 수첩에 글을 써도 읽지를 못하였다.1827년 1월 3일 베토벤은 조카 카를을 자신의 유산(遺産) 상속인(相續人)으로 정하였으며, 그는 라인강변의 어린 시절의 친구들을 그리워하였다.그해 3월 24일, 음악가(音樂家)로서, 한 인간으로서 극한의 시련을 극복하고 음악 예술을 최고의
최병용 칼럼니스트민족 대이동이라 불리는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이번주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여기저기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무증상 감염사례가 많이 나와 방역 당국이나 국민 모두 긴장하며 맞이하고 있다. 일부는 정부가 강제력을 발휘해 추석 이동을 금지해 달라고 하지만 ‘이동금지령’을 내릴 때 발생할 반발은 정부도 감당하기 어려워 현실성이 없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코로나19 시대 슬기로운 추석 보내기를 실천하는 방법 외에 없다.정부의 추석 이동 자제 권고로 작년에 귀성했던 국민 중 약 60%가 귀성하지 않기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1781년 모차르트는 빈에 도착한 이후 콘스탄체 베버라는 여성과 혼인하였으며, 콘스탄체는 모차르트가 파리 연주 여행할 때 알게 된 알로이자 베버의 동생이었다.그런데 사실 모차르트는 본래 알로이자를 좋아하였는데, 그녀가 친정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바람에 두 사람의 결실은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며 공교롭게도 그녀의 동생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모차르트의 부친(父親)은 가난한 집안 출신인 콘스탄체와 혼인하는 것을 반대하였으나 모차르트는 그 결혼을 강행하였으니 그의 의지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지난 1월 20일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COVID-19)의 첫 확진자 발생 후 어느덧 7개월이 넘게 지나고 있다. 코로나19 실시간 상황판(https://coronaboard.kr)에 따르면 지난 8월 10일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천만명을 초과했고, 24일 0시 기준으로 2350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수는 73만 여명에서 82만 여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8월 초순 30~40명을 넘나들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2일에 50명을 넘어서고 14일에 100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하이든의 명성은 빈은 물론이고 전 유럽에 알려 졌으며, 특히 영국 런던의 한 출판사와 계약을 맺기도 하였다.그러나 하이든이 60세가 되는 해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였으니 30년 넘게 그를 적극적으로 후원하였던 에스테르하지 후작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그런데 그를 계승한 안톤은 음악에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궁전을 떠나 빈에 정착하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이제 빈으로 다시 돌아온 하이든에게 런던의 바이올리니스트이면서 흥행가였던 잘로몬이 그를 영국으로 초청하였다.잘로몬은 하이든에게 교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미국 뉴욕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가장 신선한 충격은 바로 맨해튼 섬 중앙에 위치한 센트럴파크였다. 높은 인구밀도와 고물가를 자랑하는 도시 한복판에 생태 자연공원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호수와 잔디광장, 우거진 숲 그리고 야외 원형극장까지 어우러진 도심 속 공원으로 뉴욕 시민에게 쉼터를 제공할 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한 해 4000만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한다.뉴욕 센트럴파크(3.41km²) 규모는 여의도 면적(2.9㎢)의 약 1.2배 수준이다. 19세기 중반에 공원으로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호남역사연구원장아테네는 왜 몰락했나? B.C. 480년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 1세는 30만 대군을 이끌고 그리스를 침공했다.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300명의 전사들이 테르모필레 협곡에서 싸웠으나 장렬하게 순국했다. ‘영화 300’이 그것이다. 300 전사는 두고두고 애국자로 기억됐다.“지나가는 자여, 가서 스파르타인에게 전하라. 우리들, 조국의 명을 받아 여기 잠들었노라.” -비문에서스파르타 전사들이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테미스토클레스가 이끄는 그리스 해군이 살라미스 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정부 고위 당국자 입에서 최근 ‘미증유’라는 말이 입버릇처럼 쓰여 지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역사에서 미증유의 국난이라면 임진전쟁이나 병자, 정묘 양란, 그리고 6.25 전쟁을 지칭해 왔다. 가장 비극적인 이 3대 전쟁으로 금수강산 한반도는 잿더미가 되고 죄 없는 민초들은 수십만, 수백만이 희생을 당했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이를 극복해 역사를 지켜냈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6.25 동족상잔이란 엄청난 비극도 극복해 세계 10위의 경제 대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요즘 언론 보도만 보면 공포에 질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을 매일 새롭게 듣기 때문이다. 확진 환자가 전국적으로 퍼져 누구도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문제는 앞으로 더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일 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길거리의 사람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하고 다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옆에서 조그만 기침 소리만 들려도 평소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사람대 사람으로 전염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나 회의에 참석하기가 아주 껄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확진자들이 정부의 철저한 방역대책 미비에 고통을 당하고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런 실정에서도 일부 언론매체에서는 ‘대구 폐렴’ 또는 ‘TK 폐렴’ 등으로 표현해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대구시민과 경북도민들을 조롱하는 투다. 그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허술한 방역체계 등으로 엄연히 피해자가 된 대구 31번 확진자를 비롯한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비난은 도가 지나치다.지난 21일 기독교 계통인 CBS노컷뉴스의 ‘신천지 여친에 육해공군 모두 뚫렸다…’는 기
박종윤 소설가반란군 수괴 이각과 곽사는 왕윤을 죽인 뒤에도 대궐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물러가지 않았다. 황제가 조칙을 내려 그 이유를 물었다. 그들은 황실에 공을 세웠는데도 벼슬을 내리지 않아서 그렇다고 답했다. 황제는 그들의 소원대로 벼슬을 내리자 비로소 반란군들은 군대를 철수해 물러갔다.반란군들은 동탁의 머리와 시체를 찾았다. 그동안에 해골은 부서지고 껍질은 흩어졌다. 이각은 부서진 해골 몇 조각을 얻었다. 향나무로 깎아서 형체를 만들어 부서진 해골에 맞춘 후에 임금의 의관과 관곽을 만들어 크게 제사를 지내고 길일을 가려서 미오에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오후 늦게 격식을 차린 저녁이 차려졌다. 행정 장교가 건배를 제안했다. 아오키는 한 번에 일본 청주 사케를 입안에 털어넣었다가 동료들이 잔을 홀짝이는 것을 알아챘다. 뉴스 영화 카메라맨이 젊은 조종사들에게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욱일기(떠오르는 태양 깃발)가 그려진 가죽 헬멧을 썼다. 몇 명은 헬멧에 ‘하치마키(머리띠)’를 두르기도 했다. 모두 팔짱을 끼고 힘차게 ‘도키노 사쿠라(동기의 벚꽃)’를 불렀다. 해가 지기 직전 ‘인간폭탄’이라 불리어지는 가미카제(특공대) 비행기에 올라탄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고종황제(高宗皇帝)가 파리강화회의에 의친왕(義親王)과 김란사(金蘭史)를 특사로 파견하여 일제침략의 부당성을 호소하려던 계획은 뜻밖에 고종황제가 붕어(崩御)하면서 난관(難關)에 봉착했으나 김란사는 고종황제의 유지(遺旨)를 받드는 의미에서라도 거사는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는 사명감(使命感)을 가지고 손정도(孫貞道)를 만나러 베이징(北京)으로 출발했다.그러나 손정도가 베이징(北京) 합달문내에 있는 감리교회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입원하였기 때문에 약속이 연기되었으며 동포가 마련한 환영만찬에서 먹은 음식이 잘못돼 19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진짜 살아 있는 개와 금속으로 만든 로봇 개가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똑같다고 한다. 십 여년 전에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에서, 진짜 개와 일본의 소니가 제작한 인공지능 로봇 개 ‘아이보’를 양로원의 노인들과 함께 놀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진짜 개와 로봇 개를 정기적으로 만난 그룹과 아무 것도 만나지 않은 그룹을 비교했더니, 로봇 개나 진짜 개와 접촉한 노인들의 외로움이 똑같이 줄었다.노인들은 살아 있는 진짜 개와 친구처럼 다정하게 지냈고, 개들도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로봇 개들과 친해지는 데 1주일가량
이재형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 소장조지 부시(George Herbert Walker Bush) 미국 41대 대통령(재임 89~93년)이 11월 30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장례식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밥 돌(Bob Dole, 95) 전 상원의원이 미 의회 중앙홀에 안치된 오랜 친구이자 한때의 경쟁자였던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수많은 조문객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돌은 수행원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서 몸을 일으킨 뒤 가까스로 떨리는 왼손으로 거수경례를 했다. 두 사람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부상을 당해 국민들로부터 전쟁영웅으로 칭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노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노년유니온을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들은 청와대 앞에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 장례식을 거행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노인 99명이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까지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건 진실이 아니다. 생계급여를 받는 기초생활 수급권자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40만명은 제외된다. 소득 60%, 70%인 사람도 기초연금을 받는데 가장 가난한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현재 기초연금 액수는 25만원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모두의 기쁨이었다. 지난주 정부 측으로부터 36년 만에 ‘군복무 중 사망’으로 인정받아 국립현충원에 안장키로 했다는 결정을 통보 받으면서 필자 친구의 유가족, 대학 ROTC 동기, 그리고 대학 합창반원들은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것이 마침내 이루어져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여러 정권과 대통령이 바뀌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죽음의 기억마저 점차 흐려졌으나 ‘결코 자살이 아니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오랜 진정과 투쟁을 해온 것이 기어코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유가족 등은 지난 수십년간
박상병 정치평론가 아직 상(喪)중이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세상을 떠난 지 나흘째, 그의 장례식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 가방을 둘러맨 대학생들 그리고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들까지 대부분이 일반 시민들이다. 그들이 노회찬 의원과 무슨 인연이 그리 많겠는가. 다만 막장 같은 우리 정치권에서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 사회적 약자 편에서 기득권 세력과 온 몸으로 싸워왔던 진정한 진보정치인 그리고 용접공 시절부터 일생동안 노동자들 곁을 떠나지 않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