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하면 문뜩 떠오르는 것이 그 정문인 광화문이 떠오르는데, 사실 경복궁의 모든 전각들의 이름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하여도 적어도 광화문은 선명히 각인된다는 점이다. 그것은 이만큼 정문이 나타내는 상징성을 말하고 있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 언급하고자 하는 원구단 정문의 상징성도 광화문 못지않다고 볼 수 있다.이와 관련하여 작년 12월 9일에 비록 원자리는 아니지만 근처에 원구단 정문이 무려 40년 만에 복원이 되었는데, 이러한 정문이 여기에 위치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이다. 원구단이 최초로 조성된 것은 189
지난달 12일 지식경제부(이하 지경부) 최경환 장관은 에너지 절약을 호소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계속적인 한파로 난방수요가 급증하면서 최대 전력 수요량을 기록하고 예비전력이 441만㎾를 나타내며 안정적인 수준(600만㎾)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 장관은 담화문을 통해 “고급에너지인 전기를 가격이 저렴하고 편리하다고 난방에 사용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큰 낭비”라며 피크시간대 전기난방 자제, 적정 실내난방온도(19℃) 준수, 4층 이하 계단 이용 등을 통한 에너지절약 실천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등과
지난 19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공직자들의 종교차별 예방을 위해 ‘국내외 종교차별 사례집’과 ‘종교차별 예방교육 교재’를 발간해 각급기관에 배포했다. 이 작은 나라에 종교차별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였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조치다. 다종교사회에서 종교차별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잘 지적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며, 그 잘못의 출발이 국가 헌법과 질서를 시행하는 국가로부터였음을 짐작케 하는 고해성사(告解聖事)였다. 아무튼 과거에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반성하고 고쳐 나간다면 다행스런 일이다.종교차별의 이면에는 모든 종교,
북한군이 지난 주 연이어 서해상에 해안포를 수십발씩 발포했다. 27일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 북쪽 해상에 해안포 100여발을 발사했고 이어 하루만인 28일에는 연평도 인근 해상까지 추가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3월 29일까지 서해상에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한 것으로 미뤄볼 때 당분간 북한군의 서해상 무력시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맞서 우리 군은 경고사격을 하고 국방부는 도발행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내용의 경고 전통문을 북한에 보내는 등 즉각적인 대응태세를 보였다.정부당국이 남북한 모두 허공에 발사한 것이기 때문에 인명 피
딱하게도 북한은 불장난 하는 습성을 못 버리는 것 같다. 불장난이 자칫 큰 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것을 그들이라고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북한군은 지난 27일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자기 측 수역에 해안포 사격을 퍼부어 잠시 우리를 긴장케 했다. 그것도 우리 대통령이 해외출장으로 나라밖에 있을 때 우리를 시험하듯 그런 짓을 저질렀다. 자기 측 수역에 탄착이 형성되게 한 것으로 보아 조심스런 도발로 파악은 되지만 그렇다 해서 그것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용인할 수는 없다. 우리를 향한 모험적 도발의도가 분명히 읽혀지기
경상남도 거창읍에 국농소(國農所-국농실)라는 특이한 지명이 있다. ‘나라 국(國)’ 자는 지명으로 함부로 쓰일 수 있는 글자가 아니었다. 이 지명에는 확실하지 않은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거창군사(郡史)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여 국농소와 정장리(正莊里)라는 두 이름의 관계를 분석해 보면 얼추 이해가 간다. 두 곳은 바로 지척에 붙어 있다. 완원군의 후손에서 갈라진 지파로 운흥정(雲興正)파가 있다. 그곳에서 장원(莊園)을 처음 운영한 것은 운흥정 가문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운흥정(正)과 장(莊)원이 합쳐 정장이 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의 작가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는 천재적 예술가, 미술가, 조각가, 과학자, 기술자, 건축가, 사상가로 활동하였다. 그는 전 생애의 절반인 30여 년을 천문학에서부터 인체 해부학, 동물학, 식물학, 지질학, 고생물학, 수학, 음악, 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더 많이 연구하였다. 당시에는 과학자라는 말 자체를 알지도 못했으며,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는 한 마디로 융합인이었다. 르네상스 화가들의 사실주의 기법을 완성한 그가 1502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이 연이어 적발됐다. 태국에서 SAT시험지를 빼돌려 시차를 이용해 미국내 한국 유학생에게 유포한 지 일주일도 안 돼 국내에서 적발된 것은 실로 충격 그 자체다.이번에 국내 SAT 시험장에서 이뤄진 부정행위는 대학생들이 각각 시험지 12장을 칼로 오려내거나 공학용 전자계산기에 문제를 입력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됐다.용의자인 강남의 학원 강사는 “이미 학원가에 퍼져 있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국제적 망신을 사게 해놓고서도 뉘우치는 기색 하나 없
10여일 전만 하더라도 100년 만에 폭설이 내린데다가 날씨까지 무척 추워서 사람들의 마음까지 얼어붙었었다. 1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 추위를 겪은 것이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많은 대학들이 입학시험을 쳤다. 대학입시 준비생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추운 겨울에 각종 시험을 치르면서 긴장 속에서 새해를 맞았을 것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합격의 기쁨과 보람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고등학교나 대학입학시험, 또는 취직하기 위한 임용시험에서 아쉽게도 실패의 쓴 경험을 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시험에서 떨어져 본 적이 없던 사
정치권에서 때 아닌 고사성어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통상 정치인들은 신년의 화두를 고사성어에 담아 우회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신년벽두가 좀 지난 시점에 터져 나와 정가를 달구고 있는 것이다.대표적인 게 최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의 미생지신(尾生之信) 논쟁이다. 미생지신의 기원은 다음과 같다.“중국 춘추시대, 노(魯)나라에 미생(尾生)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약속을 어기는 법이 없는 사나이였다. 어느 날 미생은 애인과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는 정시에 약속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에서 ‘한국 의료’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성형 강국’에 관한 거다. 왜 한국인이 성형에 강한 면을 보이는 걸까. 이는 성취욕이 강하고 끈질긴 집중력을 가지고 있는 민족성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일본인들이 한국에 관광차 방문하면 “한국인은 이렇게 피부가 좋고 얼굴이 예쁜데 비슷한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70~80년대만 해도 성형하면 일본을 연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180도 바뀌어 일본인들도 한국의 성형을 칭찬한다.일본인들은 칼을 대고 수술하는 공격적 수술을 매우 두려워한다. 홍콩과 중국,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가기관 차원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와 수감자 인권에 대해 종합적인 조사와 분석 작업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치범 수용소는 1950년대 후반 설치된 이후 70년대에는 13개소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6개소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감자는 약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 번 수용되면 대부분 출소가 불가능해 생명의 위협과 구타, 고문, 비밀처형, 공개처형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
요즘 문화재의 발굴이나 복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먹고 살기 바빴던 격동의 20세기를 보내고,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여유가 생기자 삶의 질에 대해 무심코 지나쳤던 역사(歷史)에 대해 돌아보게 된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가 소홀히 여겼던 소중한 문화재의 가치를 깨닫게 된 시기가 온 것이다. 이 같은 까닭에선지 곳곳에서 활발한 발굴 작업 및 복원이 진행되는 것이라 본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서울성곽과 돈의문, 숭례문 복원에도 박차가 가해지면서 2013년이면 경복궁을 중심해 성곽으로 둘러싸인 옛 수
작년 12월 8일 보즈워스 대표가 2박 3일의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이후 6자회담과 연관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새해 들어서 북한이 노동신문의 신년사를 통하여 남북대화를 강조하는 뉘앙스를 비치더니, 이번에는 난데없이 미국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제의를 하여 과연 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물론 올해가 동족상쟁의 비극인 6.25가 발생한 지 정확히 6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에, 필자도 거의 60년이 다 가도록 정전협정으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바야흐로 평화적인 협정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에 수긍
새해 초가 되면 세계의 많은 전자산업 종사자들은 세계가전쇼(CES)에 참가하느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몰려들어, 이 기간 동안에는 높아진 가격에도 불구하고 비행기와 호텔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이다. 올해에는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로 미국, 유럽, 일본의 상당수 전자회사들이 전시부스를 줄이거나 불참한 가운데에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과 LG전자가 부스 규모를 확대하고 디지털기술로 치장한 화려한 볼거리로 문전성시를 이룬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한다.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전자산업에서 일본은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느껴졌고, 일본
강진에 의한 아이티의 참상은 차마 눈뜨고는 보기 어렵다.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10만 내지 20만 명이 죽거나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모습에서 그들의 아픔에 감전(感電)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에 산다는 것만도 엄청난 축복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지진은 자연 현상이며 사람에게는 자연재앙이다. 지진은 사람의 지혜나 과학의 힘으로도 막아내지 못한다. 그렇지만 일본의 경우처럼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지진 발생 시의 행동요령을 숙지하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다. 아이티의
금세기에 보기 힘든 대재앙이 카리브해의 작고 가난한 나라 아이티에 찾아 왔다. 문명이 진화해 온 지구촌의 사정 즉, 그 끔찍한 광경까지도 옆집 일처럼 볼 수 있다. 이처럼 죽어가는 인류를 바라보면서도 우리는 어느덧 마음이 삭막할 때로 삭막해져 어쩌면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는가. 인간이 느끼고 깨닫는 기능이 마비되어 간다면 곧 타락이요, 감각이 없다면 짐승과 견주어 무엇이 다를까. 그렇다면 오직 깨달을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직접 죽어봐야만 안다는 것인가. 그래도 깨달을까 하는 의문이 없지는 않다.생(生)
작가 최인호 씨가 암투병중이다. 청천벽력 같은 이 소식을 듣고 1950년대 출신 세대 중 한번쯤 “아! 그도 벌써 그 나이가 됐나”라며 상념에 빠지지 않았다면 그는 분명 그 시대의 지진아거나 북한에서 온 새터민일 것이다. 그만큼 그는 그 세대 청춘의 아이콘이자 요즘말로 ‘아이돌 스타’ 그 이상이었다.청바지와 통기타로 상징되는 저 제3공화국 시절의 청춘들에게 음악에서는 와 이장희, 장현, 신중현이, 소설과 영화에선 최인호와 이장호, 하길종이 우리의 우상이었다. 최인호가 까까머리 서울고 2학년 시절에 한국일보 신춘문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