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국에서 한 여성이 택시 안에서 분신자살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이슈가 됐다. 당시 택시를 몰던 운전기사에 따르면 누군가와 통화를 하다가 언성이 높아지면서 분을 이기지 못하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은 나라와 연령대를 망라하고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사회문제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친한 친구와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다 험악한 말이 오고가고, 분을 참지 못하는 사이 이미 친구는 저 세상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도 순식간이다. 욱 하는 순간 부모나 자식
국회 개회를 놓고 정치권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오는 14일 국회 개회에 조건 없이 응할 것을 민주당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영수회담 결과를 놓고 개회를 결정하겠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같이 여야가 대립하는 동안 서민생활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구제역 사태, 물가와 전셋값 대란 등 서민들이 받는 고통이 외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당마다 나름 서민 안정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전셋값의 인상률을 5% 이하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얼마 전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숙정 성남시의원이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며 동 주민 센터를 찾아가서 직원을 모욕했다. 무슨 일인가 살펴봤더니 취업 창구 보조를 담당하는 공공근로 여직원 이모 씨가 전화 통화 때 자기 이름을 못 알아들었다는 이유라고 했다. CCTV에는 이 의원이 구두를 벗어 던지고, 서류뭉치를 던지며, 무릎을 꿇으라고 소리치면서 여직원의 머리카락을 붙잡으려 하는 장면 등이 고스란히 기록됐다. 이에 격분한 시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 의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결국 이 의원의 소
윤승용 시민주권 홍보기획위원장 바야흐로 졸업 시즌이다. 기성세대의 경우 졸업은 누구에게나 아련한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가온다. 졸업식 전날 밤 새로운 세상을 눈앞에 둔 설렘과 지나간 시절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아직 확정되지 못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겹쳐 잠을 설치던 기억을 누구나가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졸업식 시즌이 되면 변태적 졸업식 뒤풀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아예 전통이 되다시피한 교복 찢기와 밀가루나 케첩 뿌리기 등은 이제 화젯거리도 되지 않는다. 강압적인 옷 벗기기, 스트리킹,
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로봇/인지시스템연구부 공학박사 지식경제부를 포함한 7개 정부부처는 지난달 27일 로봇 융합시장 선점을 위한 ‘범부처 로봇 시범사업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 플랜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업당 1~2억 원에 그쳤던 상용화 지원의 성격에서 탈피해 지원규모를 사업 당 20억 원까지 늘리면서 향후 3년간 1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공공수요를 갖는 관계부처 사이의 상호 협조체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차세대 신성장동력의 유력주자인 로봇의 시장 활성화에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5년 전 구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 솜털 보송한 시절, 프랑스 대혁명 때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왕비가 글쎄 배고파 울부짖는 백성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는구나, 하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순간, 어린 내 가슴에 뜨거운 김이 확 올랐다. 그 전에는 좀체 느껴보지 못한 희한한 감정이었다. 속이 마구 울렁거리는 것도 같았고 약간 슬픈 것도 같았고 로봇 태권 브이 생각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이후 나는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여자가 우리나라로 치면 이순신을 모함한 원균이나 콩쥐를 못살게 구는 팥쥐와 그녀의 엄마
경기도 산림자원량 30여 년간 7.1배 증가 잣 생산량 전국 최고, 잣나무 생육 최적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자원정보과는 매 10년 주기로 국가산림자원조사 및 임상도를 제작하여 산림에 대한 임목축적 통계를 작성, 산림정책 및 각종 산림행정의 기초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의 산림면적은 2009년 말(임업통계연보) 현재 약 525,840ha로서, 도 전체면적의 약 52%를 차지하고 있다. 산림면적은 지난 1976년(592,790ha) 이후 30여 년간 약 11.3%(△66,950ha) 감소하였다. 이는 년 간 1,969ha의 산림면적
중동 튀니지의 젊은 청년의 분신자살은 재스민 향기가 되어 철옹성과 같은 장기 독재집권을 무너뜨리고, 재스민 향기는 다시 사막의 모래바람이 되어 주변 독재국가를 넘어 중동의 아성(牙城)인 이집트의 무바라크 권좌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모래바람은 다시 세르비아 이태리 등 유럽전역까지 휩쓸 기세다. 온 세계는 재스민향기로 시작된 이 모래바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같이 백성과 약자로부터 울려 퍼지는 힘과 권력에 대한 참아왔던 울분이며 항
박종윤 소설가 나 혼자 서울을 출발해 고향에 도착한 시간은 초여름 오후 5시쯤이었다. 형 집 대문을 들어서자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던 구수한 제사 음식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아버지 제사를 지내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서른이 넘어도 여직 장가를 못간, 비어 있는 막내 조카 방으로 나는 들어갔다. 돗자리가 깔린 방은 서늘해서 좋았다. 나는 피곤하던 참이라 돗자리 바닥에 등을 붙이고 잠시 잠을 청했다. 얼마간을 뒤척인 상태였지만 쉽게 잠속으로 빠져들지는 못했다. 3년 전에 형과 심하게 다툰 일이 새삼스럽게 고물고물 떠올랐기
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A.C. Nielsen Co.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TV를 본다고 한다. 따져보면, 일주일에 하루가 넘는 28시간을, 1년으로 치면 2달을 TV를 보는데 시간을 보내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TV를 계속해서 본다면, 65세가 되는 시점에는, 약 9년이라는 시간을 TV 시청에 소요하게 되는 것인데, 이것은 결코 작은 시간이 아니다. 9년이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지 않은가. 전쟁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미국 문화는, 제국이라 불리기엔 좀 어려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최상현 주필 돈도 힘도 가진 것 없는 서민의 일상은 즐거움보다는 걱정거리에 파묻히기 쉽다. 빈부의 양극화는 심해지고 사회 복지는 성장 우선 시책을 저 먼 뒷걸음으로 따라 오기 때문에 서민의 삶은 도리어 갈수록 후진(後進)하는 느낌이다. 만성화된 주택난과 전세난, 턱없는 주택가격과 전세가만 해도 그렇다. 우리 위정자들은 집 없는 설움. 살 집을 못 구하는 데서 받는 도시 빈민의 스트레스를 있는 그대로 실감하고 있는가. 정처 없이 떠도는 집시나 초원을 헤매는 유목민처럼 자꾸만 도시 변방으로 내몰려 생활 터전에서 멀어지는 그들의 고통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전으로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당초 유력한 유치 지역으로 점쳐졌던 충청권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울산, 광주∙전남, 경기, 경남 창원 등 다양한 지방자치단체가 뛰어들면서 유치전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따른 내홍이 겹치면서 한나라당은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이 문제로 현재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이 대구·경북·울산·경남과 부산으로 나뉘어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다. 충청권과 호남권 의원들이 갈등을 빚으면서 당 내부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광
소망교회 전 부목사가 성도의 집을 담보로 10억여 원을 갈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기독교 신우회 지도 목사’라는 명함을 가지고 자신의 지위를 과시했던 부목사의 특기는 사문서 변조였다. 그는 소망교회 재직 당시 목사 안수증을 위조한 사실이 확인돼 면직됐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가짜 목사였던 것이다. 또한 피해자의 고소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자 구속을 피하기 위해 당뇨 합병증으로 곧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진단서를 거짓으로 꾸며 검찰에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보고 ‘이렇게 목사들에게 속아 돈 뜯기
김종원 작가 여왕이라는 단어를 말하면 바로 생각나는 사람이 하나 있다. 그녀는 세 살엔 사생아였고, 스물한 살엔 사형수가 되었다가 스물다섯 살엔 세계를 지배한 여인으로, 영화처럼 극적으로 인생을 바꾼 사람인 엘리자베스 1세이다. 한 기업을 이끄는 경영인의 역할도 중요한데, 영국이라는 큰 나라를 이끄는 여왕이라는 자리는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하지만 놀라운 이야기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녀가 영국의 여왕으로 즉위할 때 영국의 상황은 최악의 위기였다. 국가 부도직전의 상태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나라 안팎으로 혼란의 시기였다.
김학수 한체대 초빙교수 오래 전에 읽었던 조정래의 대하소설 을 책장에서 다시 찾았다. 은 남과 북, 만주, 중국과 연해주를 중심으로 한 한민족의 설움과 고난의 역사를 소설 형식으로 정리했다. 그중 한 구절이 가슴을 때린다. “우수리스크역에는 기차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역에 대기하고 있던 군인들에게 넘겨졌다.…(중략)… 사람들은 군인들의 명령에 따라 화물차를 한 칸씩 채워나가고 있었다. 화물차는 어찌나 많이 연결되어 있는지 그 끝이 까마득해 보일 정도였다.” 그들은 ‘고려인’이었다. 러시아에 거주하는 한
우리 국민들이 말은 아꼈어도 내심 충격적이었을 사건이 얼마 전 일어났다. 한 경찰 간부가 보험금을 노리고 친어머니를 살해한 것이다. 한국사회의 도덕불감증의 현주소며, 무너진 사회의 현주소다. 본인에게 책임을 떠넘길 일 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온 국민이 神에게 석고대죄 해야 할 천인공노할 일이 이 나라 이 백성에게서 발생한 것이다. 문화수준이 높고 경제 대국이 되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인륜이 무너진 나라로 대한민국의 명함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모든 나라가 하나 되어 나아갈 때, 우리는 둘로 갈라져 서로 미워하고 훼방하고 죽이며 여기
김학수 한체대 초빙교수 그냥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웠다. 경기가 끝난 지 수일이 지났지만 긴 아쉬움의 여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중계방송을 했던 방송사의 홈페이지에서 TV 다시보기를 통해 결정적인 장면을 보고 또 봤다. 볼수록 “이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놀랍고 의외여서 받아들이기가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준결승전 한·일전 축구 이야기다. 한국선수들은 승부차기 전까지는 연장 30분 황재원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기사회생을 할 수 있는 극적인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운은 거기
최상현 주필 푹푹 찌던 어느 여름날이었다. 아스팔트 도로에는 아지랑이가 일어 춤을 추었다. 달리는 차들이 물속의 그림자처럼 심하게 흔들려 보였다. 불볕에 한참을 서 있던 끝에 간신히 택시를 잡아 탈 수 있었다. 에어컨 바람이 쏟아지는 택시 안은 그야말로 딴 세상이었다. 그제야 숨을 제대로 쉬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까지 상쾌해졌다. “정말 시원하고 좋습니다.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그 많은 택시 가운데서도 막상 어느 택시인가를 만나는 것은 한 가닥 인연이라도 있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기사 아저씨들이 손님을 가려 태우느라
음력설은 근대화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 오랜 세월 푸대접을 받았다. 한동안 구정이라며 휴일로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민 대다수는 음력설을 진짜 명절로 지냈다. 일제 36년 억압 속에서도 꿋꿋이 지킨 고유명절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민원도 끊임없이 제기했다. 당국의 감시에도 국민들은 눈치코치 살피며 떡을 찧어 음력설에 제사음식을 장만했다. 뼈 속까지 밴 민족의 명절 ‘설’을 국가가 막을 수 없었다. 그리해 음력설은 ‘농민의 날’로 제정되었다가 다시 ‘민속의 날’로 지정돼 사실상 부활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민주화가 이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