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차다고 했는가 밤하늘에 가득한 별은 어둠이 잉태한 것이고 그 빛나는 별이 얼마나 뜨거운 것인가를 우리는 생각해보았는지 사람들이 얼음이라고 하는 별을 나는 열정이라 말한다. 가을 풀을 뜯어먹고 사는 벌레들의 노랫소리가 가득한 밤 초행길을 너덜대는 승용차 한 대가 스물스물 비탈길을 오른다 홀로 살아가는 외딴집은 불 꺼진 공포의성이다 뜰 밑은 처녀별자리가 떨어져 패인 계곡이 뜨거운 교성을 말려주며 쉴 새 없이 소리를 지른다 너는 별 나는 화살 별에 과녁을 맞히기엔 수많은 시일이 흘렀을 수도, 별이 화살촉을 향해 날아와 순식간에 박
윤용호 소설가 중국 국경을 코앞에 둔 함경북도 회령 땅. 이곳에는 북한에서도 가장 악명 높은 강제 수용소가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서는 하루라도 시체가 나오지 않는 날이 없다. 또한 공개 처형이 곧잘 시행되는 곳이 바로 이 지역이다.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춘궁기가 닥치면 이 일대는 굶어 죽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이 지역 주민들 중에는 두만강을 넘나들며 목숨을 건 밀무역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소문에 의하면 지난번 화폐개혁이 단행되었을 때 극심한 반발로 불상사가 최고로 많았던 지방도 이 부근이라는 설이 자자했다.
남균우 왕인문학회 회장 소설가 국립공원인 안면도의 안면중학교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만 4년을 근무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구경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토, 일요일은 하숙을 했으니 집에 와야 하고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 교사가 오늘 토요일이니 황도에 같이 구경 가지 않겠느냐고 제의해 왔다. 나는 그간 황도에 가보고 싶어서 벼르던 터라 쾌히 승낙을 했다. 황도는 안면도에 속한 섬으로 옛날의 해안지방 풍물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아름다운 섬이었다. 그곳에서 전통적으로 행해지던 붕기풍어 놀이가 전국민속 경연대회에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의원 원장 해병대에서 최악의 사고가 발생했다. 2011년 7월 4일 우리 국민이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해병대의 김모(19) 상병이 동료들을 조준하여 무차별 사격을 했다. 4명이 사망했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7월 14일에는 같은 해병 2사단 예하부대 소속 A원사가 영내 집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믿어지지 않는다. 해병대는 제대 후에도 모임이 활성화되어 각종 사회 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끈끈한 전우애를 자랑하는 조직이 아닌가. 이번 사건은 해병대의 슬픔이요 치욕이다. 이를 계기로 군대에서의 사병,
‘세월아, 네월아~’ 세상사에는 관심 없다는 듯 자신의 생각과 뜻대로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일컬어 ‘강태공’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무슨 일을 더디고 느리게 하는 사람들에게 “강태공 세월 낚듯 한다”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다. 낚시꾼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대명사로 불리는 이 ‘강태공(姜太公)’은 실존 인물로 중국 주나라 초엽의 조신인 ‘태공망(太公望)’을 그의 성(姓)인 강과 함께 이르는 말이다. 본명은 여상(呂尙)으로 은(殷)나라를 격파하고 제(齊)나라의 후(侯)로 봉해진 인물로 태공망이라는 명칭은 주나라 문왕(文王)이 웨이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폭우 앞에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은 진정 없단 말인가.지난 26~27일 이틀 만에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방에 5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29일까지 150mm 이상의 폭우가 예상된다고 하니 참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아닐 수 없다. 손쓸 틈 없이 쏟아진 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침수 등으로 전국에서 41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광주․전남지역에서도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산사태 위험지구가 상당수에 달한 것으로 조사돼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없도록 예찰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뒤늦게 한국과 중국이 제주도 남쪽 이어도 인근에서 EEZ(배타적 경제수역)를 놓고 마찰을 벌인 사실이 밝혀졌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이어도 남서쪽 0.8km 지점 해상에서 침몰 벌크선 인양작업을 벌이던 한국 예인선과 바지선에 관공선(官公船)을 보냈다. 당시 중국 측은 “허가도 받지 않고 중국 영해 내에서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며 “중국 EEZ 내에서 작업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그 뒤 신고를 받은 서귀포해경은 경비함을 급파해 중국 관공선을 되돌려 보냈다고 한다. 이어도는 마라도에서 남서쪽으로 149㎞, 중국 상하
정수연 통섭예술인 위키백과를 보면 미술(美術)은 시각적(視覺的) 방법 또는 조형적(造形的)인 방법으로 사람의 감정이나 뜻을 나타내는 예술의 한 종류라고 정의돼 있다. 미술은 미(美)를 재현 또는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여러 재주, 또는 기예를 뜻하는 프랑스어 보자르(아름다운 기술, beaux arts)를 번역한 말로서, 영어의 파인 아트(fine arts)도 같은 뜻이다. 달항아리가 한국인의 감정이나 뜻을 나타내는 도구로 쓰임은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청 백 적 흑 황의 오방색으로 한국의 전형적 토속미를 강렬하게 표현한 내고(乃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건, 우리말이 중국과 다른데도 우리글이 없어 불편을 겪는 백성들을 가엽게 여겼기 때문이다. 세종의 백성 사랑하는 마음도 그러하지만 한글이야말로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실로 과학적이고 쓰기 좋은 글이라는 데 딴소리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사이시옷 규정을 보고 있노라면, 한글을 연구하고 관련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세종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고 있는지 의아해진다. 쓰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 백성들이 행복해지라고 만든 한글을 왜 이 모양으로 배배 꼬아서 사람
남강 김덕수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작금의 현실을 보면 지구상에서 인류가 문명을 이루고 살아온 세월 중 가장 타락한 세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이 타락하고 정치가 부패할수록 공통된 현상이 있더군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정치에 지나친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 누구나가 정치인이 되려고 한다는 사실입니다. 마을 이장님, 연극하시던 탤런트, 건설회사 사장님까지 저마다 정치를 하시겠다고 뛰어드는 세상이 되어 버렸지요. 그 직책에 상응하는 인품과 역량이 구비되었다면 누가 비난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세상은 점점 더 어지러워지기만 하니 이러한 현상을
김학수 한체대 초빙교수 30년 전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1981년 9월 30일은 서울이 88하계올림픽을 유치한 날일뿐 아니라 대학졸업을 앞둔 한 학생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날이었다. 그날 밤 10시 45분(한국시간) 서독 바덴바덴에서 88년 하계올림픽을 서울에 유치한다는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발표순간을 직접 듣지 못하고 다음 날인 10월 1일 아침 일찍 잠에서 깨자마자 모 조간신문의 ‘서울서 올림픽 열린다’는 1면 제목을 보았다. 기사 제목까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아 신문 PDF 파일을 찾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본지는 지난 20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종교자유와 인권침해’라는 주제로 종교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국내와 북한에서 일어나는 종교와 인권에 관한 문제를 폭넓게 이해하고 대안을 찾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중 강제개종교육으로 인한 인권침해에 대해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감금하는 개종목사가 있다는 사실에 참석자들은 물론 정신과 의사조차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강제개종교육과 관련해 발제자로 나선 장주영(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 강피연) 공동대표는 “대한민국은 엄
이상면 편집인 자그마한 땅 덩어리를 가진 나라, 그러나 그 역사 속엔 참으로 수많은 얘기가 담겨 있다. 그 많은 얘기 가운데 오늘 한 가지를 해 보고자 한다. 바로 방랑시인 ‘김삿갓’에 얽힌 얘기다. 실존하지 않는, 그야말로 얘기로만 있을법한 존재가 바로 김삿갓 방랑시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얼마 전 탐방 차 강원도 영월을 방문했을 때, 그는 엄연히 실존했으며 가슴 아픈 사연까지 간직하고 있었다. ‘아 그래서 삿갓을 쓰고 다녔구나’ 하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본명 병연은 1807년 어린 나이(6세)로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평안
지난 20일 본지는 남북한의 종교자유와 인권침해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당일 남한의 종교자유와 인권침해 관련 발제자로 참석한 장주영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 공동대표는 6개월이 넘은 지금도 자신을 납치했던 차량과 유사한 차종만 봐도 잡혀갈까 봐 가슴이 떨린다며 강제개종교육의 후유증을 호소했다.종교자유정책원 박광서 대표는 강제개종교육피해자만 정신감정을 할 것이 아니라 강제개종을 시키는 사람의 편집증과 집착을 정신감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성토했다.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 손석한 박사는 강제개종 교육자를 치료하는 것이 맞지만
우리나라 청년층의 ‘워킹푸어(working poor)’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상승률이 3년째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청년층 상당수가 저임 노동시장에 편입해 이른바 워킹푸어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4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청년층 임금 수준 보고서에 따르면 명목임금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실질임금 상승률이 지난 2009년 이래 3년째 마이너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특히 청년층 근로자 임금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
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희망버스에 대해 사실 논하고 싶지 않았다. 첨예한 이슈이기는 하지만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수구꼴통이니 좌빨(좌익빨갱이)이니 하는 매도의 희생양이 되기 십상이니 말이다. 또한 노사문제를 가지고 제3자가 이러니저러니 하는 것도 옳지 않다. 한쪽의 주장만을 ‘옳다’고 하고, 다른 한쪽의 주장은 ‘옳지 않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사태의 본질은 지난해 12월 사측이 노조에게 400명의 정리해고자 명단을 통보한 데서 기인한다. 전체 근로자 2000여 명이 채 안되는 상황에서 400명의
최상현 주필 민주주의 사회는 시끄럽다. 그것은 집회와 결사(結社)의 자유, 언론 및 출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숙명일 것이다. 또한 그것은 민주주의 사회가 감내해야하는 시스템상의 대가다. 민주주의 사회인 우리 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시끄럽다. 조용한 날이 없다. 정당 간의 정쟁과 정당 안의 내분, 편협한 이념의 대립, 노사분규와 노노(勞勞) 갈등, 이런 저런 시위와 무질서, 불협화음이 짜증날 정도다. 그렇지만 민주주의가 좋은 것은 난마(亂麻) 같은 사회 갈등을 공동체의 가치에 합목적적으로 풀어내는 ‘해결의 기재(機材)’를 내
박종윤 소설가 공자가 생전에 아꼈던 제자 중에서는 안회가 으뜸이었다. 안회의 자는 자연이었다. 공자보다는 30세 아래였다. 일찍이 안회가 인(仁)의 실천에 대해 공자에게 답을 구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욕망을 누르고 분수를 지킬 일이다.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이상적인 인의 사회가 될 것이다. 안회의 인물됨에 관해 공자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는 훌륭한 사람이다. 밥 한 그릇에 국 한 그릇, 이런 식사를 하는 데다, 집은 뒷골목의 오두막, 보통 사람이라면 불평도 하련만 그 사람은 그렇기는커녕 도를 닦는 즐거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