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법치국가에서 법은 최고의 규율이다. 누구나 법을 준수해야 하고 법을 어겼을 때는 처벌을 받아야 마땅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법의 가치는 국민이 준수하고 존중할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법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규제하지 말아야 하며, 법의 이름으로 규정된 것들에 대해서 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일도 없어야 한다. 법은 보편타당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상은 법을 공부했거나 법을 잘 아는 사람의 말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한 사람인 필자의 견해다. 나의 견해가 틀렸다고 말하는 법학자가 있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불교에선 생로병사(生老病死), 즉 태어나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인간이 반드시 겪어야 할 네 가지 고통이라 했다. 짧고 무딘 생각으로는, 태어나는 것이야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절로 이뤄진 것이라 그게 고통인지 모르지만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온몸으로 겪어야 할 피할 수 없는 고통임에 틀림없다. 어린 시절에는, 늙는다는 것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을 뿐 아니라, 백발 성성한 노인들을 보면 저 나이에도 살고 싶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세월이란 게 가혹하여 홍안의 청년이 순식간에 깊은 주
가난한 삶의 시작도 가난한 삶의 마지막도 결코 불행이라고 말하기 싫다. 찬란한 태양이 희망을 노래하고 해질녘 노을이 힘없이 쓰러져 내릴 때도 새로운 아침은 또다시 우리에게 찾아온다. 허기진 삶의 뒤안길에서 때론 힘들고 버거운 삶일지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행복을 심어주고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머무를 수 있다면 난 결코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세월은 가고 오는 것 이제는 슬퍼할 이유도 더이상 슬퍼할 필요도 없다. 조금씩 잊혀져가는 인연 속에서도 우리는 그렇게 또 한생에 세월 따라 흘러가기 때문이다. -약력- 서정문학 시부문
윤용호 소설가 나는 영문학과 교수다. 이즈음 나는 심신이 몹시 지쳐 있다. ‘대학 법인화’ 문제로 학교가 찬성과 반대파로 나뉘어 시끄럽기 때문이다. 나는 어서 방학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종강을 하는 날, 부동산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P한테서 전화가 왔다. 투자 건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하는데 이참에 함께 관광이나 즐기자고. 경비는 모두 자기가 부담하겠단다. P는 내 죽마고우다. “다만 며칠 동안은 너 혼자서 놀아야 해. 나는 먼저 사업적인 일을 처리해야 하니까.” P의 이런 호의는 휴식이 필요했던 나에겐 복음이나 다름없었다. 웬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추석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 수확과 결실의 풍요로움이 우리를 들뜨게 한다. 또한 일가친척이 모두 모여서 가족애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추석은 그리 녹록지 않다. 평소 삶의 무게에 지친 나머지 푸념과 넋두리를 늘어놓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사회적 관점을 얘기하다 보면, 가족애가 아니라 ‘가족원(怨)’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무엇이 명절기간 동안 가족 재회의 즐거움이 아니라 가족 간 갈등을 야기하는 것일까? 그것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서로 다른 과정의 삶을 살다 보니, 비록
정수연 통섭예술인 영국 저명 미술전문지 ‘아트 리뷰’가 선정하는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오른 바 있는, 오늘날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인 프랑수아 피노(Francois Pinault, 1936~)는 “기업가로서, 동시대 미술에서 오늘을 보고 미래를 본다. 작가들의 작품이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며, 세상을 바꾼 것처럼 내가 미술세계로 들어옴으로써 내 삶 또한 예전보다 매력적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서른 살에 처음으로 친구 손에 이끌려 미술관에 가 봤고, 15년 뒤인 1980년 런던에서 처음으로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몽드가 ‘한국인(Les Coreens)’이란 책을 펴낸 前 주한 프랑스 외교관 파스칼 다예즈-뷔르종을 소개하는 서평기사에서 “프랑스인들은 중국이나 일본처럼 한국에 대한 무관심과 몰이해로 한국에 걸맞은 위상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는 기사가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왜 저자는 한국을 몰이해 하는 나라에 대해 소개하면서 하필이면 이웃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을 들었을까. 한국은 과거의 한국이 아니다. 이 사실에 대해 우선은 우리 자신부터 우리에 대해 이해를 못 하고 있고, 나아가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이 참된
요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문신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문신을 하면 어른들이나 선생님들이 조직폭력배인 줄 알고 피하거나 혼을 덜 낸다는 것이 이유다. 이런저런 이유로 문신을 원하는 고등학생들은 자연스레 불법 무면허 문신 시술업소에서 가슴이나 어깨 등에 호랑이나 용, 도깨비 같은 문신을 새긴다. 특히 천안지역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문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무분별한 문신 시술로 인한 질병, 탈선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천안지역 고등학생 사이에서 문신이 유행처럼 번지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발
지난 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 이후 안 원장의 몸값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6일간 몰아친 ‘안철수 돌풍’이 지난 4년간 굳건하던 ‘박근혜 대세론’마저 뿌리째 흔드는 기세다.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의 위기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7~8일 공개된 박 전 대표와 안 원장 간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 4건 중 3건에서 안 원장이 박 전 대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전문가들은 언론에 오랫동안 노출된 박 전 대표의 폐쇄 정치 등에 대해 국민이 피로감
이병진 중국전문 대기자 중국이 ‘평화발전백서’를 지난 6일 발표했다. 경제발전에 따른 일종의 자신감들을 백서형식을 빌어 서방의 백서와 비슷한 형태로 발표한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백서는 최근 남중국해에서 동남아국가, 일본 등과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소위 일반적으로 백서라는 것은 중국의 속내를 헤아릴 수 있기도 하다. 아울러 관련 상대국들은 중국의 전략적 이익의 강조점들이 무엇인지 알게 됨으로써 대응할 수 있는 전략수립을 가능하게 해주는 측면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가안보와 통일, 경제발전에 필수불가결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국민 코미디언이라 할 만한 심형래 씨가 이끌던 영화 제작사 영구아트가 사실상 문을 닫았고, 거기서 일하던 직원들이 밀린 임금을 받게 해 달라며 진정서를 냈다는 소식이다.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언에서 한국형 SF 영화의 선구자로 변신, 이름을 드날리던 심 씨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 골목길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 염치가 없다느니 뻔뻔스럽다니 비난과 조롱이 퍼부어진 적이 있는데, 영구아트 전 직원들은 공터에서 기자들에게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를 하소연했다. 전직 대통령의 골목길 기
박종윤 소설가 추연의 학설을 처음 접하는 왕이나 제후들은 큰 충격을 받아 감화되었고 대단한 존경을 받았다. 왕과 제후들이 다투어 그를 초빙했다. 추연은 제나라에서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가 양나라로 가자 혜왕이 교외까지 직접 영접을 나와 국빈으로 대접하는 예의를 갖추었다. 또 조나라에 갔을 때 평원군은 그가 지나는 길 앞에서 걷지 않았고 추연이 앉는 자리의 먼지를 손수 털어서 정중히 접대했다. 그가 연나라에 가자 소왕(기원전 311~279년)이 비를 들고 앞에 서서 안내하고 제자의 자리에 제자들과 나란히 앉아 추연의 가르침을 받고자
남균우 왕인문학회 회장 소설가 1996년 4월 8일 학교에서 퇴근하여 병원을 들러서 늦게 집에 들어오니 내자가 쪽지를 내주면서 제자의 전화번호이니 전화를 걸어 보란다. 쪽지를 펴보니 김인식이라는 제자였다. 반갑기도 하고 의외이기도 하고 약간 흥분된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이 몇 번 울리더니 전화를 받는다. “여기 서울” 하니까 벌써 알고 “아, 선생님이세요. 저 인식이에요. 저 기억하시지요?” “글쎄 이름은 확실히 기억나는데 얼굴은 확실하게 떠오르지를 않는구먼. 키가 아주 큰 편은 아니었고 아마 산수리 쪽에서 살았었지.” “
세상은 마냥 덧없이 흘러왔고 또 흘러가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은 않은 듯싶다. 절대자의 계획하심이 있고, 또 그 계획을 이루어가는 경영하심이 있다는 진리가 살아 있기 때문일까. 근간에 있어졌던 이 나라 종교계의 시대적 참상(慘狀)이 낱낱이 드러나는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더욱더 그러한 생각이 든다. 장본인들은 그동안 썩고 곪은 종교현실을 얼마나 감추려 안간힘을 써 왔을까. 그러나 절대자의 계획 가운데는 드러나고 밝혀지지 않을 것이 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미리 예고했으니, 지금이 바로 그때인 줄을 깨달았으면 한다. 종교
정부가 5일 43개 사립대학을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대학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번에 전체 평가대상 346개 대학 중 4년제 28개, 전문대 15개 등 43개 대학을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했다. 이들 대학엔 부실의 범위와 정도에 따라 내년 정부의 각종 재정 지원이 제한된다. 이 중 교육 여건과 성과가 가장 열악한 4년제 9개, 전문대 9개 등 17개 대학은 학자금 대출도 제한된다. 특히 선정된 43개 대학은 정부의 등록금 완화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돼 이번 사립대 평가순위 공개 후폭
말 한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는 말이 있다. 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도 있다. 이는 말의 중요성을 담은 속담이자 생활 속 진리다. 글도 마찬가지다. 단어 하나, 말투 하나에도 신경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잘못된 언어 습관은 오해와 편견을 낳기 쉽다. 그렇기에 특별히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것이 온 국민들이 즐겨보는 공중파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두말할 것도 없다. 특히 요즘처럼 프로그램에 자막을 넣어 재미를 더하거나 감동을 증폭시키는 경우 단어 선택에 있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며칠 전 한 예
김학수 한체대 초빙교수 미국 메이저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는 뉴욕 양키스와 함께 미국 내 스포츠 구단 중 아주 인기가 많은 구단 중 하나이다. 보스턴을 연고지로 한 이 팀은 ‘레드삭스(red sox)’ 이름 그대로 선수들이 빨간 양말을 신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대 초반 김병현이 활약하기도 했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메이저리그에서 700연속 홈경기 매진기록을 이어나가 세계 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출했다.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에서 보스턴의 홈경기 매진기록은 2003년 5월 15일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텍사스 레인저스를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