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제시한 새로운 국정운영 목표는 ‘공생발전’이다. 이 대통령이 앞서 천명한 친서민·대기업·중소기업 상생과 큰 맥락에서는 같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강자와 약자가 공존하는 생태계적 균형을 찾아가자는 뜻에서 ‘공생발전’을 썼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계층과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발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시장 경제는 새로운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는 사유가 전제돼 있다. ‘공정’ 또는 ‘동반’과 관련된 MB 정부의 구호는 ‘녹색성장(2008년)’에서 ‘친서민 중도실용(2009년)
김학수 한체대 초빙교수 지난 10일 축구 한·일전에서 한국대표팀이 치욕적인 3점차 대패를 당한 것을 보면서 이제는 한·일전에 대한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한국 국민들 사이에는 축구를 비롯한 모든 종목에서의 한·일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맹목적인 정서가 지배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한·일전은 최고의 빅카드로 간주돼 전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축구의 경우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이 우위를 지켜와 한·일전의 대표적인 효자종목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과거 축구 한·일전에서 승리하면 축구에 문외한인 이들까지도 환호
최상현 주필 한 생명의 탄생은 반드시 언젠가에 닥쳐올 그 생명체의 죽음을 예고한다. 이것이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 유기체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슈펭글러는 ‘문화유기체설’의 주창자다. 어느 ‘문화’든 역시 생명유기체와 같이 일단 출생하면 성장과 성숙기를 거쳐 결국은 소멸한다는 것이 그의 논지다. 그는 이 같은 문화유기체론에 근거해 ‘역사순환론’을 펼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슈펭글러에 따르면 역사는 생명유기체의 출생 성장 성숙 소멸의 과정과 비슷하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단계를 거치면서 생성과 성장 노쇠를 되풀이한다. 이것이 바
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나쁜투표 거부’라는 현수막이 주요 교차로에 붙어 있는 것을 봤다. 투표 참여에 대한 현수막은 하나도 안 보이는데 주요 교차로에는 이미 투표하지 말자는 현수막이 소위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야권의 움직임이 한발 빠르구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주민투표란 민심을 확인하자는 것인데 야권은 이미 무상급식에 대해 반대론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예단한 나머지 투표를 거부하자는 것인지,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투표제도를 부정하자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물론 필자도 정치컨설턴트인 만큼 33.3%
어둑한 원흉(元兇)의 그림자 야멸찬 질풍에 비루해진 산천초목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절규하던 시인의 몸부림 속에 들끓던 젊은 피는 자유를 갈망하고 염원의 소리 하늘이 열리고 땅이 솟았다 어둠의 그늘이 걷히고 빛을 되찾던 날 응어리진 겨레의 뜨거운 가슴이 용솟음치며 봇물처럼 터져 나온 환호의 흰 물결을 타고 태극기 펄럭이며 자유를 외치던 함성이 하늘에 닿던 날 먹구름 거친 태양은 더욱 찬란하다는 것을 질풍경초(疾風勁草)의 푸르름이 대한의 젖줄을 타고 찬란한 봄빛으로 푸르게 밀려오는 빛이고 희망이어라 아, 민족의 혼불이여 겨레의
윤용호 소설가 그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아내를 잃었다. 암으로. 당시 그는 삼십대의 한창나이였지만 재혼을 하지 않았다. 새엄마를 들이면 어린 아들이 혹시 마음에 상처라도 받을까 싶어서였다. 계모 밑에서의 아들 심정을 헤아린 아비의 자기희생이었다. 이토록 그는 하나밖에 없는 핏줄을 세심하게 아끼고 진정으로 사랑했다. 그랬건만…. 자식이 죽자고 속을 썩이면 겪다 못한 부모는 억장이 무너져 이렇게 말하곤 한다. 자식이 아니라 ‘웬수’야, 라고. 그의 아들이 그랬다. 갖은 정성과 온갖 희생으로 자식을 키웠건만 그의 아들은 커갈수록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주식 폭락, 미국의 신용등급 저하, 영국에서의 폭동, 가계대출, 물가의 상승 등 최근의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실물 경제 위축으로 인해 소비가 줄어들고 개인의 수입도 불안정하다. 게다가 수해와 장마,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의 수급 불균형마저 먹을거리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과일, 돼지고기, 채소류 값이 30~50% 급등했다고 한다. 의식주(衣食住)가 모두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식(食)은 개인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한마디로 서민의 마음이 불안해진다. 이러다가 무슨 큰일이나 나지 않을까 걱정
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 협회장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설립된 지도 3년이 지났다. 제1대 어윤대 위원장에 이어 이배용 위원장의 취임이 8월로 10개월을 맞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브랜드 재고가 향후 국가 경영과 비전에 중요한 과제임을 천명한 것이 서서히 정착돼 가는 느낌이다. 국민들 역시 알게 모르게 국가브랜드 가치와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점차 피부로 느끼고 있고 기업, 지자체, 문화예술 분야 할 것 없이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때마침, 국가브랜드위원회 작업의 집대성이라 할 ‘국가브랜드
경술국치(庚戌國恥) 즉, 100년 하고도 한 해 전 우린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라를 빼앗겼다. 그리고 수많은 선진들의 피의 대가로 36년이 지나 8월 15일 기쁨의 광복을 맞이할 수 있었으며, 오늘이 그 66번째 맞는 뜻깊은 광복절이다. 암울했던 그날들을 돌이켜 볼 때 광복은 참으로 가슴 벅찬 순간이 아닐 수 없었겠으나, 다른 한편으론 많은 숙제 또한 우리에게 남기고 있음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날의 함성과 함께 찾아온 광복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66년 전 광복의 교훈은 우리에게 참의미의 광복이 또다시 남아 있
불법과 비리가 도대체 언제까지 통용되고 묵과돼야 하는가. 인사청문회에 단골로 등장하는 위장전입은 이제 장관이 되려면 으레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처럼 느껴질 지경이다. 최근에는 윤리경영을 강조하던 한 기업의 회장이 직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런 일들이 비단 일반 사회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깨끗해야 할 종교계에서도 불법과 비리는 비일비재하다. 한동안 금권선거 문제로 시끄러웠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금권선거 문제가
한진중공업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두 달 동안 해외에서 머물다가 귀국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60)은 10일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무거운 입을 열었다. 대국민호소문의 핵심은 “정리해고 철회는 안 된다. 그러나 해고된 가족은 보살피겠다”는 것이었다. 조 회장은 “회사의 생존에 필수적인 체질 개선 및 구조조정을 포기하고 경쟁력 없는 상태로 돌아가라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라는 얘기”라며 “3년 이내에 회사를 정상화하고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야 했던 가족을 다시 모셔오겠다”고 밝혔다. 또한 조 회장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4
정수연 통섭예술인 우리가 최선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것과 진짜 원하는 것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간극을 규명해내고, 이를 활용해 성공적인 결과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언씽킹(unthinking)’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생각(thinking)은 누군가의 간섭과 통제를 받아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언씽킹의 영역을 통해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한다. 즉, 사회적 교육과 규범에서 벗어나 우리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하게 포착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 필요한 것, 가장 좋은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일본의 개화기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는 1885년 3월 16일자 시사신보(時事新報)에 기고한 ‘탈아론(脫亞論)’을 통해, 일본은 아시아를 벗어나 서구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탈아입구(脫亞入歐)론을 펼쳤다. 그는 동양을 향해 불어오는 서구화의 바람을 받아들여야 하며 이것이 곧 문명화의 길이며 그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아시아를 벗어나 서구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일본은 이미 정신적으로 아시아를 벗어났지만 이웃나라인 중국과 한국은 개혁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박종윤 소설가 공자의 제자 중에서 공자가 세상을 떠나려고 했을 때 그에게 가장 발 빠르게 달려 올 수 있었던 인물은 자공이었다. 자공은 말 재주가 뛰어났을 뿐 아니라 학문도 뛰어났고 장사 수완 또한 뛰어났다. 자공의 성은 단목(端木)이며 이름은 사(賜)이다. 공자보다 31살 아래였다. 공자는 자공의 재주를 인정하였다. 그러면서 때로는 짓궂은 질문도 했다. “너하고 안회하고는 어느 쪽이 낫다고 생각하느냐?” 자공이 서슴없이 답했다. “안회지요. 그는 하나를 듣고 열을 알지만 저는 기껏 하나를 듣고 둘을 알 정도입니다.” 자공은 그만큼
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미국인 친구는 계속해서 말하길 자유시장경제 논리대로 예를 들자면 고등교육을 사는 것은 신발을 사는 행위와 같다고 했다. 신발을 파는 가게에 오직 한두 가지 종류(국,공립)만을 제외하고 고가(高價)의 신발(사립)들을 판매하고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 고가 신발들은 너무 비싸서 한두 가지의 신발 중에 골라야 한다면, 정말 불만이거나 서로 싸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선택사항이 별로 없으니까. 만일 신발 20개 중 2개만이 저렴한 신발이라 살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지만 품질은 좀 떨어지거나 사이즈가 맞질 않는 것이고,
우리의 영토 가운데는 외세로부터 호시탐탐 위협을 받는 곳이 있다. 물론 북측과의 연이은 교전으로 인해 그 지역이 어디인지는 다 아는 바겠지만, 동족이 아닌 외세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지역이 있다면 대표적으로 동쪽에 ‘독도’가 있고 또 제주도 남쪽엔 ‘이어도’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며칠 전 야 5당이 ‘제주도 해군기지 건립 안’에 대한 백지화를 약속한 사실이 있었다. 우리의 역사 가운데 가장 수치스러운 과거가 있다면 단연 당쟁일 것이다. 우리의 무지와 교만과 아집이 낳은 참으로 감추고 싶은 과거다. 그 결과 백성들은 나라를 잃었고
안희정 충남지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두고 재재협상을 요구하는 민주당에 반기를 들었다. 안 지사는 한미 FTA와 관련해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정부의 협상은 잘됐지만,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나빠졌기 때문에 비준에 반대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야권이 피해 보상 및 대책이 없다는 논리로 FTA에 반대하는 것도 좋은 태도는 아니다”면서 “여전히 19세기, 20세기 국가의 중상주의 관점으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것은 구한말 성리학적 논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재협상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