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로봇/인지시스템연구부 공학박사 지난달 말 일산 킨텍스에서는 지식경제부와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주관한 국내 로봇분야 최대의 전시회 ‘로보월드 2011’ 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총 420개 부스에 4일간 약 7만 6천 명이 내방함으로써 지난해 370부스에 4일간 3만 8천 명이 입장한 것과 비교해 보면 일 년 사이에 두 배 이상의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필자가 소속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매년 로보월드에 개발된 기술을 전시해 오고 있어 한국 로봇산업의 현 주소를 이 전시회를 통해 파악해 왔던 바, 로보월드 20
김준성 연세대 생활관 차장·직업 평론가 연설문 작성가가 전문가 시대를 맞고 있다. 전문 연설문을 작성하는 직업을 ‘스피치 라이터(Speech Writer)’라고 부른다. 정치인이 이용하는 연설문, 비정치인의 연설문 작성자가 스피치 라이터이다. 스피치 라이터는 아무나 가능한 게 아니다. 연설을 듣는 이들의 마음을 파고들면서 이들이 듣기 원하는 정보와 지식과 메시지를 창안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정치 연설문 작성자로 유명한 미국 소렌슨의 원래 직업은 케네디의 보좌관이다. 그는 정치 참모였다. 그러다가 하게 된 일이 1961년 존 F.
꽃등 진용빈몸피를 감싸 안고 날 세운 덩굴장미는꽃눈을 할퀴고 간, 저 모진 칼바람에도줏대를 꺾일 수 없어, 꽃대를 내 뿜는다.뾰족이 박힌 바늘로 초록 옷 지어입고녹 슬은 울타리에 제 몸을 휘어감은 채꽃등을 내어걸었다 초롱초롱 붉은 빛. 약력2003년 샘터 시조상 수상 2007년 월간문학 시조 당선 한국문인협회 회원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럽과 미국 등 세계 선진국들의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스에 이어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알려진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세계 경제시장을 뒤흔들고 있다.지난여름 사상 초유의 디폴트 사태 직전까지 갔던 미국은 ‘슈퍼 커미티(민주․공화 양당 12명 위원회, 향후 10년간 재정지출 감축방안 구성)’ 활동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음에 따라 선진국의 투자 매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시장 역시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의
교권이 무너졌다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요즘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학생들의 인권 존중이라는 명목 아래 체벌도 금지된 상황에서 교권은 더 이상 스승을 존중하는 차원이 아닌 맹목적인 복종이라는 의미로 굳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생긴다.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는 교감이 학생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있었으며, 광주에서는 여중생이 여교사와 머리채를 잡고 싸워 충격을 안겼다. 언론에는 보도가 안 됐을 뿐 교권이 무너진 현장은 비일비재하다. 교사들의 이유 없는 처벌은 당연히 중단돼
한진중공업 노사합의안이 드디어 가결됐다. 정리해고 문제를 둘러싸고 1년 가까이 끌어온 한진중공업 사태가 10일 노조 조합원 총회에서 정리해고 잠정 합의안이 무투표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마침내 끝을 맺었다. 309일째 크레인 고공 농성을 벌였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정리해고 노동자 3명도 농성을 해제하고 크레인에서 내려왔다. 이에 따라 2010년 12월 15일 사측이 생산직 직원 400명을 희망퇴직시키겠다는 계획서를 노조에 보내면서 촉발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노사갈등이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이번 노사합의는 무엇보다도 평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올해도 어김없이 한바탕 수능전쟁을 치렀다. 수능 시기가 되면 수험생을 둔 가정은 말할 것 없고, 한 다리 건너 수험생 없는 집이 없고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노심초사 전전긍긍해야만 하는 것이다. 올해는 수능 추위가 없어 다행이었다지만, 시험을 잘 보지 못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가슴에는 시베리아 북풍한설이 몰아치고 있을 것이다. 수능이 끝났다고 진짜 끝난 게 아니다. 목표로 하는 대학에 들어가려면 수많은 관문들을 통과해야 한다. 입시 요강이 난수표처럼 복잡하기 때문에 보통 머리로는 이해하기도 힘들고
이병익 정치평론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후에 야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언론에서는 제3의 통합야당론이 나오고 민주당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박원순 시장은 당선 후 국회를 찾아가서 민주당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자신은 신당 창당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수차례 말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후부터 통합야당론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야권은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탈당파,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등 5개정당과 친노 중심의 혁신과 통합, 진보 시민단체가 주로 참여하는 야권대통합에 나서려 하고 있다. 이들이 통합하려고 하는
박종윤 소설가 감옥에 갇힌 오나라 태부 오사의 두 아들까지 불러들여 후사를 없애기 위해 평왕이 출두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오사가 예견한 대로 큰아들 상은 응하려 했으나 아우 자서는 말렸다. “우리가 출두하면 아버지를 살려주겠다는 말을 거짓입니다. 우리 형제를 놓치면 자신이 위험하기 때문에 아버지를 인질로 삼아 우리를 잡아들이려는 것입니다. 그의 명령에 순순히 응하면 우리 부자 모두가 처형될 것이 뻔합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우리의 억울한 원수를 갚을 길이 없습니다. 우선 다른 나라로 망명하여 힘을 기른 다음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야
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조선일보 2009년도 4월자에서는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21년 이후 시행되고 있는 좌측보행이 88년 만에 우측보행으로 바뀐다고 보도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규정인 1905년 대한제국 규정에서는 우측통행을 명시했으나, 1921년 조선총독부가 도로취체규칙을 개정하면서 일본과 마찬가지로 좌측통행으로 변경했다. 이후 미군정은 1946년 자동차의 통행방법은 오른쪽으로 변경했지만, 사람의 통행방식은 그대로 뒀고, 우리 정부는 1961년 도로교통법을 제정하면서 보행자는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는 도
장순휘 한국문화안보 연구원 사무총장 지난 10월 15일 언론에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었다. “6.25전쟁 때 한국지원국은 모두 60개국” 제하의 기사였는데 이것은 역사적 사실을 바꾸는 매우 중요한 진실의 재발견이며, 거짓의 수정이기 때문이다. 통상 국민의 대다수가 6.25전쟁 당시 우리를 도와준 외국을 ‘전투부대를 보내준 16개국’ 정도로 알고 있고, 의료지원국 5개국을 기억하는 분도 결코 많지 않다. 그런데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서 최근 비밀이 해제된 미국정부 문건과 유엔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물자지원국 32개국과 전후복구 지원국
우리 국민 가운데 우리 역사의 진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무도 민족의 시원(始原)을 아는 이가 없다. 모든 것이 설화나 그저 얘기로 치부될 뿐 그 진실은 요원하기만 하다. 현재대로라면 뿌리 없는 나무처럼 그 근원은 없다. 분명 역사의 시작점은 있을 텐데 누구 하나 이러한 사실을 놓고 고민하지 않는다.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를 향해 가는지를 알려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일제강점기에 일제로부터 받은 내용이 정설과 정론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역사관으로 정립되어 자리매김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또 말썽이다. 개신교 내에서도 한기총 해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기총 내 개혁정관을 폐기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한기총은 지난달 28일 실행위원회에서 7.7 특별총회의 개혁정관을 폐기했다. 이에 한기총 회원 9개 교단들이 지난 8일 긴급 모임을 갖고 정관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 7.7 특별총회 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를 비롯한 백석총회, 대신총회, 기하성 여의도 측 등 9개 교단은 금권선거가 논란이 되자 대표회장을 순번제로 정하자는 개혁정
2013년 이후 중학교 일선 수업시간에 사용될 역사 교과서의 내용이 수정, 보완될 예정이다. 8일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에 따르면 역사 과목의 경우 주요 쟁점이었던 3가지 사항이 각계 의견을 두루 반영하는 형태로 수렴됐다. 그동안 역사 과목을 둘러싼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간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보수 진영은 자유민주주의를 그대로 쓰고 독재 표현은 넣지 않는 게 바람직하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진보 진영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표현의 사용, 독재라는 용어 명기, ‘유일한’ 용어의 삭제를 주장해왔
최상현 주필 비정치권에서 서울시장 후보가 나온 것은 뜻밖이었다. 그렇지만 정치권의 자업자득이고 올 것이 온 것이었다. 그 후보가 명함을 내미는 순간 얼추 승부는 결정이 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기존 정치권에 등 돌린 민심이 폭발한 것이다. 아니 분노한 민심이었다. 정치권이 크게 술렁였다. 잠시나마 정치권엔 자성의 분위기로 숙연했었다. 더구나 그 후보가 당선되자 정치권엔 파멸적인 쓰나미가 덮친 것 같았다. 국민이 던진 호된 심판이요 충격이었다. 하지만 선거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정치권은 아무 일 없었던 듯 원래의 자기 모
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이번 서울시장 재선거 이후 한나라당은 쇄신안 마련에 진통을 겪고 있다.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민심이 반한나라당으로 돌아섰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7일 홍준표 대표가 쇄신안을 최고위에 제시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으나, 무참히 깨지기만 했을 뿐 아무런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거부당했다. 홍 대표가 제시하고자 했던 쇄신안은 중앙당사 폐지, 비례대표 50% 국민공모, 공개오디션을 통한 정치신인 영입 등이었다. 그러나 유승민 최고위원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쇄신안은 어림도 없다”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다니던 산길이 달라졌다. 한 달여 만에 찾은 분당 동네 뒷산 길은 짙은 녹음이 우거졌던 때의 그 길이 아니었다. 지난 주말, 집에서 나와 모처럼 운동을 겸한 산책을 하기 위해 동네 뒷산을 찾았다. 한참을 올라가다 두 갈래 길에 들어섰다. 많은 사람이 다니는 계단이 많은 비탈길을 피해, 호젓한 외딴길을 선택했다. 한 사람이 다니기도 힘든 산길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런데 웬걸. 아무 생각 없이 가다가 보니 길이 갑자기 없어진 것이 아닌가. 어떻게 된 걸까 하며 가만히 보니까 산길에 낙엽이 수북이
미역국을 끓이려고 간장을 떠낸다 어머니 구부러진 등에 새벽달을 지고 장독 앞을 스치면 열두 식구 가문 입에 물꼬가 트인다 징방망이 같은 생인손이 누렇게 고름을 만들면 잠자던 문풍지도 요란히 울었다 학교 갔다 오니 주먹 만한 동생이 아버지 헌 바지가랭이 속에 고물거렸다 보리밭에 고추 한 포기 실하게 났다고 퉁퉁 부은 얼굴에 미소가 생성된다 미역국에 밥 한 사발 당당히 끌어당기며 간장을 가져오라는 어머니 하마 같은 간장독을 여니 검게 출렁거리는 근엄한 강물 속에 한 생에 굽이 하얀 결정체를 이루고 독벽에 붙어 있었다 팔을 뻗어도 닿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