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이번 서울시장 재선거 이후 한나라당은 쇄신안 마련에 진통을 겪고 있다.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민심이 반한나라당으로 돌아섰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7일 홍준표 대표가 쇄신안을 최고위에 제시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으나, 무참히 깨지기만 했을 뿐 아무런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거부당했다. 홍 대표가 제시하고자 했던 쇄신안은 중앙당사 폐지, 비례대표 50% 국민공모, 공개오디션을 통한 정치신인 영입 등이었다. 그러나 유승민 최고위원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쇄신안은 어림도 없다”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다니던 산길이 달라졌다. 한 달여 만에 찾은 분당 동네 뒷산 길은 짙은 녹음이 우거졌던 때의 그 길이 아니었다. 지난 주말, 집에서 나와 모처럼 운동을 겸한 산책을 하기 위해 동네 뒷산을 찾았다. 한참을 올라가다 두 갈래 길에 들어섰다. 많은 사람이 다니는 계단이 많은 비탈길을 피해, 호젓한 외딴길을 선택했다. 한 사람이 다니기도 힘든 산길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런데 웬걸. 아무 생각 없이 가다가 보니 길이 갑자기 없어진 것이 아닌가. 어떻게 된 걸까 하며 가만히 보니까 산길에 낙엽이 수북이
미역국을 끓이려고 간장을 떠낸다 어머니 구부러진 등에 새벽달을 지고 장독 앞을 스치면 열두 식구 가문 입에 물꼬가 트인다 징방망이 같은 생인손이 누렇게 고름을 만들면 잠자던 문풍지도 요란히 울었다 학교 갔다 오니 주먹 만한 동생이 아버지 헌 바지가랭이 속에 고물거렸다 보리밭에 고추 한 포기 실하게 났다고 퉁퉁 부은 얼굴에 미소가 생성된다 미역국에 밥 한 사발 당당히 끌어당기며 간장을 가져오라는 어머니 하마 같은 간장독을 여니 검게 출렁거리는 근엄한 강물 속에 한 생에 굽이 하얀 결정체를 이루고 독벽에 붙어 있었다 팔을 뻗어도 닿을
윤용호 소설가 나는 MIT 출신이다. 현재 라스베이거스 어느 카지노의 보안부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 식구가 미국으로 이민온 건 내가 9살 때다. 부모님은 남의 옷을 빨아주고 다림질해주는 가게를 열어 나를 공부시켰다. 그런데도 MIT를 나와 겨우 카지노에서 밥벌이를 하느냐고? 아, 그건 여러분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내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그 직업을 택하게 되었으며, 또 앞으로 얼마만한 수입을 올릴 건지 여러분은 상상도 못할 테니까 말이다. 나는 앞으로 2년 안에 300만 달러를 벌 작전으로 이 직장을 선택했다. 나의 학
지난 26일은 우리나라의 재·보궐선거가 있었다. 각 후보들은 모두 해당 지자체에 필요한 공약을 내세웠고 여·야간의 공방전도 뜨거웠다. 그 중 가장 큰 화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였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코스, 소(小)통령 등으로 불리고 특별시장으로 국무회의까지 참석하는 서울시장 자리는 재·보궐선거에 가장 중요한 핵심선거였다. 오세훈 전 시장의 무상급식 책임사퇴로 일어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여권 단일후보와 야권단일후보간의 양파전 양상을 보였고, 어떤 선거보다 큰 공방전이 발생했다. 그러나 생활특별시, 더불어 사는 서울 등의 비젼을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제발 쏘지 마” 42년을 군림했던 최고 권력자의 마지막 한 마디였다. 보잘 것 없고 한심한 말이다. 카다피는 최후의 말을 통해서 스스로 겁쟁이임을 세계에 알린 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피범벅이 된 그의 모습은 실로 끔찍했다. 아마 남은 독재자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을 것이다. 사실 카다피는 그동안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인간에게서 불안 증상이 심해지면, 이상 행동이 나올 수 있다. 평소와는 다르게 과민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바뀔 수 있으며, 사소한 문제에도 바짝 긴장하거나 그릇된 해석을
정수연 통섭예술인 노란 은행잎이 가을바람에 하나둘씩 어지럽게 떨어지는 국회 도서관 거리 풍경처럼 FTA 비준 이슈로 정치적 긴장감이 국회 주변을 어수선하게 맴돌았다. 대학 친구를 따라서 난생 처음으로 국회도서관에 들렀다. 시설이 잘 되어 있다고 평소 듣던 국회 도서관에 오니 사람도 많고 책도 많았으며 IT 강국답게 인터넷 등 편리성이 돋보였다. 친구는 “동네 도서관은 인터넷 사용이 불편하고 어린 학생들이 와서 떠들어, 멀긴 하지만 국회 도서관을 애용한다”고 말한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도서관에는 많은 이용객이 있었으나 그다지 붐비지
독도영유권 문제는 잊을 만하면 나타나고 잠잠할 만하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다. 너무도 오랜 세월, 지루하게도 끌어왔던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사실상 그들 내에서도 억지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최근 일본 도쿄도 교직원 노동조합이 지리 분야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하라는 정부 방침을 거부하기로 해 일본 내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의 행동은 일본 내 양심 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쿄의 교직원 노조는 올 여름 중학교 교과서 채택과 관련해 각 교과서를 비교 검토한 자료에서 “독도가 일본령이라
종교계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말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종교계는 국민으로부터 골칫거리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 되어버렸다. 최근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전국 16~69세 남녀 1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종교계 신뢰도가 5점 만점에 겨우 3.0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3.01)만도 못한 점수다. 종교계 중에서는 가톨릭(4.11), 불교(4.05), 개신교(3.34) 순으로, 영향력(53.2%)이 가장 큰 종교인 개신교가 특히 낮았다. 한국사회에서 꽤 많은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등 우리나라에는 유난히도 말에 대한 속담이 많다. 그만큼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일 게다. 옛 이야기 중에 ‘가장 맛있는 음식과 가장 맛없는 음식’을 주문한 사람에게 똑같이 혀(舌) 요리를 내놓은 주인장의 이야기가 있다. 이 또한 혀, 즉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함을 말해주는 우화이다. 말이 곧 영(靈)이라는 말도 있듯이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인상이 좌우되기도 하고, 사람의 됨됨이를 판다하기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좌고우면이다. 좌고우면(左顧-右眄)이란 이쪽저쪽 눈치를 살피며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본디 뜻이 그러하나, 요즘 사람들 마음이 좌고우면(左苦右面)인 게 틀림없다. 왼쪽을 보면 고통스럽고, 오른쪽을 보니 면구스럽다는 말이다. 좌파, 우파 이야기다. 보수다 진보다, 서로 잘났다 큰소리를 치지만 왼쪽, 오른쪽 모조리 다 역겹고 진저리난다는 게 대세다. 그래, 사람들은 이쪽도 저쪽도 아닌 새로운 정치세력 혹은 인물들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어느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존의 보수, 진보
이병익 정치평론가 보수주의는 지키고 보수라는 단어는 버려야 한다. 우리나라의 보수는 퇴락한 구시대의 유물로 결코 지키거나 보존을 해서는 안 되는 수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끝까지 보수를 주장하거나 추구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수구로 낙인찍힐 것이라는 우려를 한다. 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진보’라는 사조는 보수를 거세게 밀어붙이면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지나온 우리 시대를 잘 살펴보면 보수주의의 사조가 진보주의 사조를 이겨본 적이 없다. 이승만 정권이 물러나는 시점에도 진보주의의 승리였고, 박정희가 등장
장순휘 한국문화안보 연구원 사무총장 일찍이 손자는 “知彼知己, 百戰不殆(지피지기, 백전불태)”라 하여 군인은 적과 싸우기 전에 적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을 교훈했다. 이 명언은 인생에도 적용되는 금과옥조(金科玉條)로서 군인이라면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될 고언(苦言)이다. 과연 우리 장병들은 적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문(愚問)을 하면서 우리의 적인 북한을 소위 김일성헌법이라는 그들의 헌법을 통해서 그 실체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북한(North Korea)’의 공식명칭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朝鮮民主主義 人民共和國, DP
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저기 가는 저 사람 조심하셔요/ 어물어물하다가는 큰일 납니다.” 이 동요는 필자가 어릴 때 배운 ‘자전거’라는 노래가사의 1절이다. 1928년 목일신 선생님이 지은 노랫말에 1936년 김대현 선생님의 곡을 붙여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일제치하에서 만들어진 만큼 자전거가 생활 속 오랜 문화로 자리 잡혀 있는 일본의 자전거 문화에도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하다. 노래가사 내용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자전거가 나가면 사람들이 우물쭈물 말고 빨리 조심해서 비켜나야
박종윤 소설가 오자서는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원(員)이다. 장왕 때부터 대대로 초나라에 봉사한 명문 집안이었다. 아버지인 사(奢)와 형인 상(尙)이 초나라 평왕에게 억울한 죽임을 당하자 오(吳)나라로 망명했다. 그는 오나라를 도와 초나라를 쳐서 원수를 갚았다. 강국인 오나라 왕 부차가 월왕 구천의 항복을 받아들이고 죽이지 않은 것에 강력하게 간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자결했다. 과연 오자서가 염려하였던 바와 같이 구천의 와신상담 20년 끝에 오나라는 월나라에 망했다. 오나라 요(僚)왕 2년에 공자 광(光)이 군사를 이
32년 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울려 퍼진 총소리는 시대의 권력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 지난 10월 26일 시민이 쏜 총소리는 무책임한 정당정치의 폐해를 알리는 경종이며, 다가올 선거를 통해 심판할 것을 미리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 또한 지난 10월 26일 선거결과에 대해 그냥 보내기엔 왠지 석연치 않다. 다시 말해 벌써 지난 얘기가 됐다 할지라도 무슨 말이든 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날은 우리 선거 역사에 있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날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우리나라,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독립하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필요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름 없이 죽어간 이들부터 대대손손 그 이름이 길이 남는 이들까지,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독립은 먼 나라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며칠 전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묵 행방을 추적했다. 그 결과 청와대에 있다고 알려진 ‘치악의악식자부족여의(恥惡衣惡食者不足與議, 궂은 옷과 밥을 부끄러워하는 자와 의논할 수 없다)’란 글씨가 적힌 보물 569-4 유묵의 존재가 현재 불투명한 상태로 밝혀졌다. 문화재청을 통해 청와대에
지난달 31일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논의하려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가 무산됐다. 여야가 한 치의 양보 없는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1일 한미 FTA 비준안의 핵심 쟁점을 타결을 모색하기 위해 전원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비준동의안을 3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직권으로 상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안을 기습으로 처리하려는 시도에 대비해 당직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리고 철저한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시도할 경우 야당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