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그런데 이건 우리나라처럼 상대의 딱한 사정을 어느 정도 봐주거나 얼굴을 알면 융통성 있게 그냥 보내주는 우리나라의 인정하고는 좀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 같았다. 2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한 한국인 친구에게 이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자세히 토론해보았다. 미국문화에 대해 더 알고자 한 결과, 이런 결론이 나왔다. 미국이란 나라에서는 아이디가 하는 역할이 가장 많고, 그렇기에 그 어떤 물건보다도 가장 중요한 물건으로 취급된다는 것. 그래서 절대 남에게 빌려주거나 잠시 맡기는 일도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 만일 당신이
박종윤 소설가 제후의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참패한 초왕에게 진나라 소왕이 방문을 요구하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진나라 왕이 인척관계를 맺고 싶다는 것이었다. 초왕이 진나라로 떠나려고 하자 굴원이 분연히 나서 반대를 했다. 진나라는 범과 같은 나라여서 도저히 믿을 상대가 못 됩니다. 제발 생각을 거두십시오. 그때 회왕의 막내아들 자란이 진나라 방문을 주장했다. 진나라와 친선관계가 모처럼 이루어지는 기회라며 왕을 부추겼다. 드디어 회왕은 진나라 방문길에 올랐다. 진나라는 초나라 회왕이 무관에 들어서자 곧 복병을 배치하여 그의 토로를 끊음
겨울, 포구에서 진용빈갯물은 눈보라쳐도 빙점을 삭여낸다.출어를 채비한 빈 배, 발 묶여 잠들었나.우우우 파도소리가 겨울잠을 깨운다.조류에 대낀 펄을 햇살이 뒤척인다.개흙 속엔 뽀글뽀글 패류의 숨결소리해조음 우짖음 타고 해풍이 밀려온다.군살 박인 손끝 놀리는 고단한 중년 어부노을 비낀 그물코에 하루해를 깁고 있다도미를 낚아 올린 뒤, 미소 어린 그 얼굴. 약력2003년 샘터 시조상 수상 2007년 월간문학 시조 당선 한국문인협회 회원
아랍의 봄! 2010년 12월 튀니지의 한 소도시 시디부지드에서 벌어진 대졸청년 노점상의 분신자살 사건은 재스민 혁명의 시발점이 되었다. 경찰단속에 항의하다 분신자살한 부아지지 청년의 분신은 극심한 생활고와 집권층의 부정부패 그리고 억압통치로부터 쌓여왔던 튀니지 국민들의 분노를 일거에 촉발케 한 촉매제가 되었고, 결국 오늘의 ‘아랍의 봄’을 이끌어 낸 진원지가 되었다. 지난 60~70년대 나아가 80년대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은 우리 국민 모두의 생각일 것이다. 한 청년의 분신은 나비가 되어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의 23년
최근 중국에서 두 살배기 여자 아기가 길에서 두 번이나 차에 치이는 동안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숨진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워낙에 큰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에 인구도 많은지라 사람 들고 나는 일에 무감각할 수도 있겠지만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나 몰라라 하는 중국인들이 많아 중국 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어린아이가 차에 두 번이나 치여도 나 몰라라 한 중국인들 이야기로 충격을 안긴 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보고도 무관심한 중국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공개됐다. 최근 남방
조현오 경찰청장이 조직 폭력배와 전쟁을 선포했다. 조현오 청장은 조직 폭력배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총을 포함한 모든 장비와 장구를 동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조 청장은 올해 말까지 경찰은 조폭과 전쟁을 할 것이라며, 최근 인천 장례식장에서 조폭 사이에 칼부림이 나는 과정에서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해 “두렵다고 뒤꽁무니를 빼면 경찰이냐”라는 말로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과거 조직 폭력배가 주로 활동하던 무대가 유흥가나 자기 구역이었던 데 반해 지금은 일상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최상현 주필 반군에 쫓기던 ‘영웅’은 배수로에 몸을 숨겼다. 하지만 그는 이내 끌려 나와 살기등등한 반군 전사들에게 봉변을 당한다. 주먹으로 피투성이가 되도록 험하게 얻어맞고 급기야는 애지중지하던 황금권총을 빼앗겼다. 우습게도 그 호신용 권총에 의해 그는 목숨을 잃는다. 자기를 지켜주지도 못할 황금 권총은 왜 허리에 차고 있었나. 그는 비명횡사했다. 그의 시신은 한 마리의 도축된 짐승처럼 어느 푸줏간 냉동 창고에 집어넣어져 구경거리로 전시됐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를 42년간 철권 통치한 ‘영웅’은 이렇게 일생을 마감했다. 이것
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최근 10.26 재선거를 앞두고 순창군수 재선거에서 후보자 매수행위와 관련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녹취록에 담긴 무소속 이홍기 후보와 조동환 전 순창교육장 사이의 밀실거래는 사업권과 인사권, 선거보전비용에 관한 협의를 한 내용으로서 검은 흥정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파장은 매우 심각하다. 만일 공개된 녹취록대로 하자면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권력 나눠먹기로 인해 사업권과 공무원 인사권을 두고 제3자인 조동환 전 순창교육장이 좌지우지할 뻔한 사건임은 분명하다. 동아일보가 입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지난 1년여 이상 학교를 오가면서 올림픽 공원의 펜싱경기장이 공사 중인 것을 지켜보았다. 학교에서 걸어서 5분 거리밖에 안 되는 지척에 있다 보니 자연 눈이 가게 됐다. 지난해 겨울 올림픽 공원의 살을 에는 칼바람 속에서도, 올여름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과 폭우 속에서도 공사는 중단되지 않고 진행됐다. 대형 천막 가리개를 쳐놓고 공사가 벌어지고 있으니 그 안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국내 처음으로 핸드볼 전용경기장을 짓는다고 했는데 과연 어떤 모습이 될까. 궁금증이 많이 생겼다. 특
이른 새벽 희미한 백열등 아래서 동백기름 발라 참빗으로 머리 빗다가 우리 남매 등록금 고지서 보며 한숨 쉬는 아버지를 슬며시 돌아보는 어머니 어두운 불빛에도 대낮의 환한 빛 아래서 그림 색칠하는 붓처럼 곱게 빗질하던 어머니 손길 멈춘다 깨알처럼 써진 가계부 숫자 하나하나 빗으로 읽어 내려가다 끝장을 넘기신 어머니 입가의 미소 띄우며 빗질을 계속 하시며 혼잣말 한다 7남매 건강 하것다 우리 부부 건강 하것다 뭔 걱정이까 가을 수확 후 갚으면 되제 허-헛! 기침하시며 마루로 나가시는 아버지 방문을 닫고 소리 없이 큰 숨 내쉬던 어머니
윤용호 소설가 전국 집값 상승은 강남이 주도한다. 한때 이런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아직까지 이 약발은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가 전율하는 총체적 경제 위기로 사정이 많이 달라졌는데도 말이다. 사실 강남의 집값이 상한가를 치던 시절은 노무현 정권 때였다. 당시 그 기세가 얼마나 등등하던지 정부는 갖은 시책으로 이곳의 집값을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바람에 전국의 부동산 가격까지 춤을 추게 만들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이 강남을 부정과 기회주의가 판을 치는 땅이라고 여겨 직접 칼을 뽑아들었다. 더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정신과 전문의인 필자는 최근 급증하는 아동 청소년 환자들을 경험하고 있다. 다양한 문제로 내원하는 아이들이지만 절제력이 부족하고 충동적이어서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어릴 적부터 부모가 아이의 모든 욕구를 다 들어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는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거나 행동한다. 집안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지 아닌지보다 아이에게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해주었는가의 여부가 더 작용한다. 아이의 물질적 욕구는 점차 커져서 나중에는 부모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정수연 통섭예술인어린왕자가 자신의 제1호 그림을 어른들에게 보여주니 어른들은 “모자가 왜 무서워?”라고 한다. 어린왕자가 그린 것은 코끼리를 소화시키고 있는 보아 구렁이인데 어른들은 모자처럼 보고 스스로의 눈높이로 판단하였으며 어린왕자가 설명을 해주어야 그제야 알아챘다. 어른들에게는 언제나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청담동에서 열린 미술전시회 ‘Like wind: 자연과 사회, 그 사이 사람’에서 광물의 사회학을 표현하는 박승희 화가는 광물을 의인화하여 인간의 세계를 얘기하였다. 마치 통섭학자들이 개미를 사회화시킨 것처럼 말이다. 그
지금 서방세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유럽의 원조격인 이탈리아․그리스는 풍전등화(風前燈火) 그 자체다. 요즘 세계 뉴스의 탑은 그리스에 가 있다. 그리스는 총파업으로 굶주림과 대중교통의 마비 나아가 국가의 주요 기능마저 마비돼 가고 있다.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져 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더 큰 문제는 그리스 부도사태가 전 유럽으로 확산될 조짐이 크다는 데 있다. 사실상 유럽의 시대는 그 끝을 선고한 지 오래다. 그렇다면 이제 세계가 의지할 곳은 아시아뿐이다. 그러나 아시아의 현실도 아직까진 그리 녹
지금 우리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과거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던 시절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저조한 출산율로 나라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지자체마다 출산을 장려한다든지 다자녀 가정에 혜택을 주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업이 있는 임산부를 배려하기 위한 각 직장별 복지혜택도 조금씩 늘어가고는 있지만 임신과 출산에 대한 걱정과 부담은 여전하다. 최근 한 초등학교 교사가 산전후 휴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동료 여교사가 교원 성과상여금 최하등급인 B등급을 받은 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문화재 관리와 보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며 우리 민족은 우수한 문화재를 강탈당한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이후로도 문화재 국내외 밀반출, 도난 사건 등으로 정부가 문화재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웠다. 국보 1호인 숭례문 화재 사건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꼽히는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가 소실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 반구대 암각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훼손될 위험이 높아 전문가들 사이에서 관리와 보존에 힘써야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옆집 사는 초등학교 5학년 개구쟁이 녀석이 요즘 학교에 가기 싫다며 우는소리를 한다고 했다. 학교가 답답하고 재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 녀석 담임이 여자 교사인데, 수업 시간이나 쉬는 시간은 물론 체육시간에도 아이들이 새색시처럼 굴지 않으면 엄청 혼을 낸다는 것이었다. 아뿔싸 듣고 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요즘 아들 키우는 부모들이 은근히 속을 태우고 있다. 남자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면 졸업할 때까지 6년 내내 여자 담임만 만나게 된다며 볼멘소리를 한다는 것인데, 여자 선생님이 왜? 엄마들이 하는 소
이병익 정치평론가 김대중 정부 때 최초로 공직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당시는 국무총리에만 적용됐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장관급 이상에 대한 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것이다. 최초로 인사청문회에 선 사람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였다. 이한동은 민주당, 자민련 공동정부의 국무총리 후보로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을 받는 입장에 서게 됐다. 검증의 주요 논점인 병역 문제, 재산형성 문제, 도덕성에 기초를 두고 철저한 검증이 시작됐다.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미움을 산 이한동 전 총리는 그들의 압박을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