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한국은 어느 순간 세계 젊은이들의 문화적 성지가 됐다. 한국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 것은 세계적으로 한국 대중문화의 위상과 입지가 매우 강화되고 튼실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세월과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세계 젊은이들이 한국에 오기를 열망하게 됐고, 그러한 열망을 실현하려는 이들이 한국에 이미 많이 포진하면서 세계에 긍정의 메시지를 스스로 전파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태원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는 한순간에 이러한 호의적인 상황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번에 희생당한 외국인
박상병 정치평론가 중남미 진보 좌파의 대부, 브라질 노동자당(PT) 룰라(Lula da Silva) 전 대통령이 돌아왔다. 지난달 2일 실시된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는 현직 대통령인 보우소나루(J.Bolsonaro) 후보가 43.2%, PT의 룰라 후보가 48.4%의 득표율을 얻었다. 룰라가 5.2%포인트 앞섰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는 바람에 지난달 30일 결선투표가 치러진 것이다. 여기서 룰라 후보가 50.9%를 얻어 49.1%를 득표한 보우소나루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겨우 1.8%포인트 앞선 신승(辛勝)이었다. 브라질
송병승 충효예문화운동본부 공동총재 참회(懺悔)는 ①뉘우쳐 마음을 고쳐먹음 ②불교에서 과거의 죄악을 깨달아 뉘우침, 또는 죄악을 뉘우쳐 부처에게 고백함 ③개신교에서 죄를 뉘우쳐 하나님에게 고백함이다. 뜻이 통하는 단어로 회개(悔改), 사죄(謝罪), 사과(謝過)가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일관된 철학으로 올곧게 처신해 참회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자의든 타의든 시행착오를 겪어 참회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진정성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서 참회의 가치가 판가름(결정)난다. 재차 강조하면 입만 살아 건성으로 내뱉는 거짓, 위선의 참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레퀴엠(Requiem)은 죽은 이를 위한 미사곡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진혼곡(鎭魂曲), 진혼미사곡 등으로 번역된다. 1563년의 트렌트 공의회는 레퀴엠에 입당송(Introitus), 진노의 날(Dies Irae)을 쓸 수 있게 했고 그 뒤에 많은 레퀴엠 곡이 만들어졌다. 실제로 1620년대까지 70여곡이 작곡됐다. 1600년 이후는 독창·합창·관현악의 규모가 큰 레퀴엠도 등장했다. 특히, 비록 미완성이기는 하지만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대규모 관현악과 독창, 합창이 융합된 걸작으로 평가됐다. 다행히 나중에 쥐스마이어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가끔씩 선물을 주고받게 된다. 선물은 줄 때도 받을 때도 기분이 좋다. 가격이 적당해야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돼지고기를 주로 파는 음식점에서 본 글이다. ‘소고기 사주는 사람을 주의하세요. 댓가 없는 소고기는 없습니다. 순수한 마음은 돼지고기까지에요.’ 물론 마케팅 의도가 다분한 글이었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얻어먹는 입장에서는 비싼 것을 먹고 싶어하는 마음을 꼬집어 경계하게 만드는 말이다. 선물도 그렇다. 선물을 하는 자신이든 받는 상대든 부담이 된다면 그것은 좋은 선물이 아닐 것이다. 필자의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긴 코로나 시대를 마주한 청소년들은 외부 활동보다는 주로 집 안에서만 3년 가까운 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체육활동도 현저히 줄어들었고,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지니며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끼와 열정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진로체험학습, 지친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힐링의 시간이 현재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주 대학로를 방문해서 느낀 점은 서서히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단체로 쏟아져 나와 드론, 로봇, 음악, 연기 등 다양한 장르의 체험을 시작하고 있었다. 꿈과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에게 학교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같이 노래하고, 춤추고, 뛰어놀아요.” 지난 15일 저녁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는 5만명이 넘는 ‘아미’의 보랏빛 응원봉 물결로 가득찼다. 지난 6월 단체활동 중단을 선언한 BTS가 4개월 만에 ‘완전체’로 뭉친 무대였다. 30여년 전 청소년들은 국내 가요와 더불어 팝송과 일본 가요에 푹 빠져있었다. 당시 필자의 한 친구는 국내 가요보다는 일본 음악에 심취해 주말이면 종로 세운상가를 방문해 길거리의 해적판 판매원들로부터 일본 가요 음반을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또 다른 친구는 마이클 잭슨의 음악에 빠져 그의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영화 ‘콘에어’의 미장센이 비행기였다면, ‘늑대사냥’은 배다. ‘늑대사냥’ 상영 2시간 동안 일반 범죄물이 아닌 어떻게 하면 더 잔인하게 인간이 지닌 광기와 잔혹함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것 같다. 할리우드에는 물론 더 잔인한 고어물이 있지만, 국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게 광기에 사로잡힌 캐릭터와 반전, 파격적인 변신들도 사이사이 끼워넣으며 ‘피’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잔혹에 대한 수위는 런닝 타임이 지날수록 더 파격적이다. 남성 관객들도 일부 씬에서는 두 눈을 감을 정도로 혈흔은 2시간 내내 분수처럼 공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주거 당사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 수도권특별본부 앞에서 20일 기자회견을 했다. 모두 네 명이다. 이들은 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하는 이유를 밝혔다. 지금 사장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죄다 시장 지상주의자 또는 토건주의자로 비판받고 있다. 박재혼씨는 용산역 텐트촌에 20년 거주했다. 무단점유자라는 말까지 하던 구청 측은 처음엔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상향사업의 대상도 아니라고 했다. 화재로 텐트마저 잃고 나서야 구청 측은 지원 대상자로 인정했다. 매입임대주택 신청을 했지만 대기 번호가 630번 대여서 언제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조선의 남해 바다로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한산’은 세계 역사상 손꼽히는 해전이자 임진왜란 7년 동안 가장 큰 승리를 거둔 최초의 전투 ‘한산해전’을 스크린에 실감 나게 구현했다. 또한 새로운 이순신 박해일을 필두로, 변요한(와키자카 역)‧안성기(어영담 역)‧손현주(원균 역)‧김성균(가토 역) 등이 열연을 펼쳐 호평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2010년 영화 ‘황해’ 속 연변 출신 조선인 모습이 논란이 됐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김구남(하정우)을 비롯한 면정학(김윤석) 등 여러 연변 조선인들이 하나같이 부정적인 모습이었다. 모두 범죄자들이고 폭력을 일삼으며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기대감을 갖고 연변 조선인들은 적극 촬영에 협조한 마당에 실망을 넘어 분도 표출했다. 나홍진 감독은 동포에 대한 포용적 관점은 물론 실제 범죄 사실에 바탕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 영화에 착안해 선보인 개그콘서트의 ‘황해’라는 코너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크게 주목을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지난해부터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역사를 만들어간 ‘오징어 게임’은 미국 최고 권위의 TV 부문 어워드인 에미상의 벽을 뚫고 잘 만들어진 K-콘텐츠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오징어 게임’은 시대를 잘 만난 웰메이드 작품이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전 세계 팬들이 ‘오징어 게임’을 마주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대의 트렌드인 OTT를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은 K-콘텐츠가 가진 무한 경쟁력을 느꼈고, 창작자들의 기발한 창의성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이미 국내 시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공개된 넷플릭스 신작 ‘수리남’ 6편 전작을 모두 봤다. ‘수리남’은 한 민간인 사업가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한인 마약왕을 검거하기 위한 국정원의 비밀작전에 협조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수리남에서 마약 밀매조직을 만들어 마약왕이 된 한국인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화한 것이라고 한다. ‘수리남’은 개봉하자마자 OTT 콘텐츠 순위 집계에서 TV 부문 전 세계 상위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등 화려한 캐스팅
영화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미국 에미상 감독상을 받았다. 배우 이정재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미 방송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드라마가 감독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영화의 수준과 감독의 역량이 제대로 평가를 받은 것 같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오징어 게임’은 감독상을 비롯해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정호연)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이다. ‘오징어 게임’은 이날 시상식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공조2’도 흥행 열풍이다. 천만 관객을 넘은 ‘범죄도시2’와 파죽지세의 ‘공조2’의 흥행은 전작이 있는 개봉작이 흥행에 유리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본편만한 속편이 없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 듯싶다. 이렇게 연작 시리즈가 흥행 보증 수표처럼 주목을 받는 것은 변화된 환경 때문이다. 웬만한 작품들은 후속편을 생각하고 기획한다. 드라마 중심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도 이런 전략을 구사한 지 오래됐는데, 영화와 드라마 경계가 무너진 마당에 영화도 이런 기획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는 다매체,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제작비 50억원대 규모 중소 영화가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제치고 제대로 힘을 내고 있다. 12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육사오’가 관객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코로나 사태, 취업난, 어려운 가정경제 등 팍팍한 현실에 조금이라도 현실을 떠나 웃음을 제공한 코미디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육사오의 절묘한 힘은 영화 2시간 내내 무료함을 없애기 위해 리얼리티와 판타지를 조화롭게 구성했다는 점이다. 로또라는 리얼리티 소재 위에 한창 냉전을 겪고 있는 남북관계를 영화 속에서는 제법 느슨하고 코믹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소만수(蘇曼殊, 1884~1918)는 근대 중국의 풍류남아이자, 혁명문학단체 ‘남사(南社)’의 일원이었다. 1909년에 소주(蘇州)에서 창립한 남사는 북정(北庭) 즉 북경의 청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부친 소걸생(蘇杰生)은 일본 고베의 찻집 종업원이던 일본여자와의 사이에서 만수를 얻었다. 그러나 생모가 곧바로 사라지자, 아버지의 첩이 길렀다. 그는 자신을 ‘숨겨진 아이’라고 말했다. 고베의 대동학교를 거쳐 와세다대학에 진학했다가 혁명활동의 참가자로 수배령이 떨어지자 출가했다. 만수는 법명으로 문수의 음역이다.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대한민국 정부는 ‘돈’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국가를 어떤 식으로 발전시킬지, 민생을 어떻게 돌볼지 고민하는 철학이나 신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초당적 협력이 가능하며 상대의 비리를 묻어주는 일까지도 가능하다.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범죄도시2’를 보면 인상깊은 장면이 나온다. 경찰 마석도(배우 마동석)와 범죄자 강해상(배우 손석구)이 끈질긴 추격전을 벌인 끝에 버스 안에서 마주하는 장면이다. 자신이 마석도에게 이길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던 강해상은 가지고 있던 거금 중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2017년 프랑스영화위원회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관한 임시비자 발급을 거절했다. 프랑스 극장 제한 상영 즉, 프랑스에서 최대 1주일 동안 두 영화를 6회가량 상영하기 위한 비자였다. ‘옥자’는 넷플릭스가 투자한 영화였고, 프랑스 영화 업계는 넷플릭스가 영화시장 질서를 어지럽혔기 때문에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프랑스 극장연합회(FNCF)는 ‘옥자’의 칸 영화제 진출을 반대했다. 그들은 온라인 스트리밍방식으로 영화를 제공하는 방식을 반대하고 있었다. 극장과 온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비싼 관람료가 문제인가 아니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게 문제인가. 여름방학 시즌에 개봉한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침몰하고 있다. 최근 관객수 감소는 영화 산업 자체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관객 감소는 투자사들의 투자 축소와 제작 편수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피해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누릴 권리가 있는 많은 관객에게 돌아간다. 여름 시장에 ‘빅4’로 불리는 한국영화 대작 4편이 개봉했지만 흥행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4편의 대작은 최소 200억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