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권 논설위원 대선이 코앞이다. 일찌감치 특정후보에 마음 정한 유권자도, 찍을 후보가 없다며 고개를 가로젓기만 했던 이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행사하는 한 표가 사표(死票)가 될 것을 염려하지 말고 소신껏 투표하자. 자신이 행사하는 한 표가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바라며. 한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 새 정부, 새 대통령, 뉴 비전으로 지구촌에서 한국의 국격이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 세계인과 교류하고 우정을 주고받으며 한국민이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실패한 정권의 전철을 다시는 되밟아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정부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저는 동성애자입니다. 동성애는 저의 정체성입니다. 그건 찬반의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성애를 반대하지 않듯이 동성애는 찬반을 나눌 것이 아닙니다. 사과 하십시오.” 지난 4월 25일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힌 한 후보의 국회 기자회견장에 지구지역행동 네트워크와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활동가 등 10여명이 후보에게 던진 강력한 항의와 요구의 말이다. 인간의 정체성, 그 존재 자체가 찬성과 반대로 이야기되고 혐오의 대상이 되는 인권침해는 이제 멈춰야 한다. 성소수자
이창준 민속 칼럼니스트 신화(神話)는 꾸며낸 이야기다. 고대인의 사유가 반영된 신성한 이야기, 우주의 기원, 신이나 영웅의 이야기, 역사나 설화 따위가 주된 내용이다.우리 민족의 신화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특히 제주도는 ‘신화의 섬’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많은 신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그러나 기록된 우리 신화는 많지 않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의 역사서에 고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 고대국가의 건국신화와 씨족시조 신화 정도다.서점이나 도서관을 가도 우리 신화 관련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집집마다 그
이창준 민속 칼럼니스트 우리들의 어머니, 할머니는 장독대를 정성스레 여겼다. 짬이 나면 윤기가 나도록 옹기를 행주로 훔쳤다. 행여 잡초라도 나면 다 뽑아냈다. 장독대 둘레는 채송화, 봉숭아, 맨드라미를 심고 상추도 심어 예쁘게 만들었다.내 어머니는 왜 그렇게 장독대를 정성스레 가꾸셨을까?장독대의 사전적 의미는 ‘장독 따위를 놓아두려고 뜰 안에 좀 높직하게 만들어 놓은 곳’이다. 장독대에는 된장, 고추장, 간장, 젓갈, 소금 등 가족들이 먹을 장과 양념류를 보관해왔다. 우리나라 음식문화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장(醬)이다. 진수
박태봉 대중문화평론가1·2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대량생산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었다. 분야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량생산을 통해 인간들은 기계들을 이용했다. 이에 비해 융합으로 접근하는 3차 산업혁명은 교육 역시 과학·기술·수학을 융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급속도로 빠르게 오고 있다. 아직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우리는 인지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미 영화 속에서도 우리 주변의 가장 가까운 애완동물 시대가 가고 가정로봇인 AI(Artificial Inte
최상현 주필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권부인 ‘청와대를 찍고’ 검찰에 불려가는 수모를 겪은 대통령이 벌써 4명째다. 임기 5년 단임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은 비유컨대 그저 족문(足紋)이나 청와대에 찍고 지나가는 극히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더구나 그렇게 짧은 청와대 생활 끝에 검찰에 불려가는 전직 대통령들이 속출하는 것은 청와대가 대통령들에게 자손만대와 민족에 그들의 고매한 이름을 남기는 영광의 징검다리가 아니라 도리어 수치의 산실(産室) 역할을 거듭 톡톡히 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증거다. 전두환 노
박상병 정치평론가 안희정 충남지사의 상승세가 거세다. 안 지사는 22일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난 2주 정도의 급부상에 국민들께서는 흥미진진해하고 있다. 국민에게 문재인이냐 안희정이냐는 즐거운 고민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말 지금의 여론조사를 놓고 국민들이 흥미진진해 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국민은 헌재가 박 대통령 탄핵심판을 인용할지, 그리고 가중되는 경제위기론이 정말 현실화 되는 건 아닌지 초조하고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 대리인단의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보면서 시국에 등을 돌리고 싶은
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과실연 공동대표 헌법재판소(헌재)는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 탄핵 심판, 권한 쟁의 심판, 그리고 헌법소원 심판’을 맡는다. 헌법소원은 ‘국가의 공권력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 때 구제해 달라고 국민이 헌재에 직접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헌재는 법관 자격을 가진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하며,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9명 중 3명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사람을 임명한다. 헌법재판소장은 재판관 중에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운동선수가 정치, 사회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나 의견을 밝힌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개인적인 소신을 분명하게 말할 경우 찬반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의 소신발언은 많은 논쟁을 불러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지하는 편에서는 “운동선수지만 정치적인 상황과 시대정신을 잘 읽는다”고 말하는가 하면 반대하는 측에선 “운동하자는데 정치하려고 하는가. 대중의 인기를 등에 얻고 정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은 게 아니다”는 견해를 보일 수 있다.현대스포츠사에서 여러 정치적, 사회적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크리켓 경기만을 아는 사람이 크리켓 전반에 대해 무엇을 알겠나요?” 중남미 카리브 연안국가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역사학자, 저널리스트, 사회활동가였던 C.L.R 제임스(1901~1989)의 말이다. 이 말은 스포츠가 갖고 있는 여러 도덕적 가치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스포츠 그 경기 자체 만에 몰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임스는 영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정글북’으로 잘 알려진 최연소(1907년 42세) 노벨상 수상자 러디어드 키플링의 시 ‘영국기’에 나오는 시구절, “영국만을 아
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교수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이뤄지는 유동 인구의 급격한 증가! 세계화 시대, 지구촌을 연상케 한다. 보편적 현상으로는 외래 인구의 유입에다가 고유문화와 외래문화의 혼재에 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인종별, 권역별, 지역별로 전승되는 고유문화는 여전히 지배적이다.적극적으로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다양성·창의성을 알릴 수 있는 방편이기 때문이다. 또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함으로써 다문화주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 인종 간
김동희 건축가도시 속에서 한 개인은 아주 작은 존재이다. 개인이 느끼는 도시는 시간이 축적된 추억거리를 담은 앨범과 같다. 지나온 과거의 장소에서 있었던 일들이 순차적인 이미지로 치환되어 머릿속에 기억된다. 마치 사건 사고를 기록한 오래된 노트 같은 느낌일 것이다.큰 도시에서 느낀 많은 사건들은 즐거운 일과 그렇지 않은 일들이 섞여있지만, 이런 모든 일들이 매번 기억에 오래 남지는 않는다. 저장소에 쌓여가는 기억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게 되면 중요한 몇 가지만 남겨두고 과거의 향수로 남게 될 것이다.건축물은 사건을 기억하는 데 있
김기환 통일교육문화원 평화교육연구소장 비록 내가 ‘동학’에 일천하나 수운 최제우 선생을 흠모해왔다. 수운 최제우 선생의 삶과 사상 그리고 학문은 가히 내가 배우기에 충분하다. 선생은 40년의 짧은 삶이었고, 파란 많은 한평생이었다. 그의 죽음을 들여다보면, 비참하고 가슴이 아프다. 목판에 엎드려 참수당하고 효수됐기 때문이다. 죄목은 ‘좌도난정’이고 1864년에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동학의 교조인 수운의 핵심사상은 ‘시천주(侍天主)’이다. 이는 동학의 경전인 ‘동경대전’ ‘논학문’ 편에 기록돼 있다. 시(侍)는 우리 안의 신령이고,
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교수 고대 동서양 문화의 연결고리였던 중앙아시아의 키르키즈스탄! 이곳에 한국어·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어·한류가 여전히 국력의 외연을 넓히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거주하는 한인이 2만명에 불과하지만,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게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부정, 비리, 불법, 탈법으로 얼룩진 현재의 국내 상황에 한줄기 광명을 비추고 있으니 더욱 감동적이고 자랑스럽다.키르키즈스탄은 동쪽으로 중국, 서쪽으로 우즈베키스탄, 남쪽으로 타지키스탄 그리고 북서쪽으로는 카자흐스탄과 국경을 마주하
온 나라에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한 나라 통치자의 통치권이 사라진 나라 대한민국, 출항한 지 오래 됐으나 지금 대한민국호(號)는 키잡이가 실종된 채 바다 위를 떠다니고 있다. 그래도 대한민국호는 하나님이 보호하사 기우뚱 거리면서도 항해 중에 있다. 위기에 강한 나라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이 되어 버려진 키를 잡고 버티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위기 앞에서도 당리당략과 정권욕에 눈과 귀가 멀어 거리에 쏟아져 나와 외치는 국민들의 호소를 악용하고 애써 외면하는 파렴치하고 비겁한 정치 위선자들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제 국민들은
황치석 조선왕조문화예술교육연구소 소장조선왕조에 있어서 농상(農桑, 농사 짖고 누에치는 일)은 의식(衣食)과 왕정(王政)의 근본이다. 성종 대에 유교적 의례인 국조오례의를 정비한 후 성종 8년(1477) 조선 왕비가 처음으로 친잠례를 거행했으며, 이후 300여년 만에 다시 행해진 친잠례에 대해 영조는 특별한 감화를 가지고 단순히 친잠례에 그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왕과 왕비는 장종수견례를 처음으로 거행했다. 왕비는 수고한 잠모에게 베를 하사하고, 왕은 백성들에게 어제 반교문을 내려 행사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조정의 신하와 지방관에게
황치석 조선왕조문화예술교육연구소 소장친잠례란, 왕비가 친히 궁궐의 친잠단(親蠶壇, 친잠하는 의식을 거행하는 단)에서 누에의 신 서릉씨에게 풍잠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고, 뽕잎이 노랗게 돋아나는 봄날 채상단에서 뽕잎을 따고 누에를 치는 본을 보이는 의식이다. 친잠례는 조선왕조 의궤 중 왕비가 주도해 제사를 올리는 유일한 행사로 역사·정치·문화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친잠의궤’란조선은 유교적 예를 중시해 국가행사를 의례화해 문화적인 기틀을 세우는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세종 대부터 국가의 전례를 집대성하는 국조오례의를 정비하기 시
김기환 통일교육문화원 평화교육연구소장 내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 바로 나다. 한데 문제는 정말 자기 자신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이다. 기실 내가 주인이라기보다 어떠한 조건에 의해서 결정된 가짜의 ‘나’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내가 나의 생각을 말하고 행동하기보다는 타인과 타자에 의해 체득돼 버린 남의 말과 행동에 함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가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 또한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정의란 일면 그 시대와 그 사회 사람들의 정서나 감정일 수 있다. 정의의 기준은 그 본질을
최상현 주필 하늘에 오른 용을 항룡(亢龍)이라 한다. 인간 사회에서는 출세와 입신의 극치에 오른 사람들, 바로 제왕들을 항룡이라 불렀다. 하늘 꼭대기에 오르면 언젠가는 다시 내려와야 한다. 땅에서 태어난 생명들은 공중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그것이 섭리로 정해진 이치이며 예외는 없다. 구만리 장천(長天)을 나는 신천옹(albatross)일지라도 먹고 자고 쉬고 짝 짓는 일을 공중에서 할 수는 없다. 애초의 출발지인 땅으로 돌아와 발을 딛고 날개를 접고서야 그런 행위들을 할 수 있다. 주역(周易)에서는 항룡유회(亢龍有悔), 즉 ‘하늘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넘치는 ‘중2병’과 반대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고 방황하는 시기 혹은 모습을 일컬어 ‘대2병’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주로 대학교 2학년 시기에 경험한다고 해서 생겨난 명칭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대2병은 도대체 왜 생기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원인은 현실의 직시다. 대학교 2학년이 되면 취업을 준비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미래를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시기다. 중·고교 6년의 과정을 어렵게 거친 후 대학생이 되어 1년이 지났으므로 마냥 대학생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