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더 낮은 자세와 더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이어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에서 부족했다”고 했
전경우 칼럼니스트말 많고 탈 많았던 선거가 끝났다. 도떼기시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예전 어느 드라마에서 할머니 역을 맡은 나문희 배우가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선거를 앞두고 온 나라가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었다.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선거가 있었다. 왕조가 무너지고 국민들 누구나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세상이 된 지도 백년이 넘었다. 선거는 일제 강점기에 처음 나왔다. 1919년 3.1 운동 직후 일제는 우리 국민의 독립의지를 꺾기 위해 각 도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저마다 나름의 기준과 판단으로 선택에 임하겠지만 아직 결정을 못했거나 망설이고 있다면 후보자의 기후와 환경에 대한 공약과 마인드를 한 번 살펴보자.인류는 지금 기후위기, 팬데믹으로 인한 장기 비상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는 단순히 국내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 문제로 여겨질 만큼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 등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이 엄청난 재난 속에서 기후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여전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가 ‘이화여대 김활란 초대 총장이 미군 장교들에게 학생들을 성상납시켰다’는 발언과 박정희 대통령 및 위안부 비하 발언 등에 대해 사과했다.이대 측이 “전체 여성에 대한 명백한 비하”라며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민주당도 선거를 감안해 사과를 권고하자 김 후보는 그제야 “표현에 신중하지 못했다”고 했다.김 후보는 2019년 2월 ‘김용민TV’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위안부를 상대로 섹스를 했을 테고”라고 말했다. 2022년 8월에는 김 총장에 대해 “종군위안부를 보내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경기 수원정 국회의원 후보의 과거 유튜브 발언들이 줄줄이 드러났다.김 후보는 2022년 8월14일 유튜브 ‘김용민 TV’에서 “전쟁에 임해서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이화여대 초대 총장) 김활란”이라며 “미 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했다. 당사자와 학교는 물론 재학생과 졸업생 전체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이지만 뒷받침할 근거나 사료를 제시하지 않았다.2019년 2월 3일에는 최태민 목사를 언급하면서 “박정희가 대통령 당
4.10 총선 투표소에 몰래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40대 유튜버의 범행 장소가 전국 각지 4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건조물 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40대 남성 A씨의 추가 범행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A씨는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서울·부산·인천·울산·경남·대구·경기 등 전국 각지 4.10 총선 사전투표소 등 총 40여곳에 몰래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당초 A씨의 카메라 설치 장소는 인천과 경남 양산 15곳으로 파악됐으나 경찰 조사 결과 전국 각지에서 범행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평양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모두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지는 안타까운 것들뿐이다.지난 16일 북한 조선중앙TV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푸틴의 선물인 ‘아우루스’를 타고 평양 인근 강동종합온실 준공·조업식 현장을 방문했다. 초호화 승용차 시승식을 벌인 것이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김정은이 탑승한 아우루스는 경호차량 여러 대의 호위를 받으며 텅 빈 도로를 달려 현장에 도착했고, 김정은은 딸 주애와 아우루스에서 내렸다. 아우루스의 정면과 차량 번호판 일부까지 또렷하게 보일 정도로 클로즈업한 영
박희제 언론인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전쟁 현장의 고통스런 모습이 SNS와 TV 영상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날 것의 영상’들이 진실을 전달하고,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게 하면서 전쟁과 갈등이 사라지도록 하는데 얼마나 기여할까? 대중들이 비극적 영상을 보고 슬퍼하고, 아픔을 공유하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타인의 고통을 ‘소비’하는데 그치고 있는지도 모른다.며칠 전 경기 가평에서 3만여 명이 모여 평화를 염원하는 종교 행사에 우연히 참석해 상념에 젖다 보니 필자 또한 그런 부
최병용 칼럼니스트아시안컵 사태로 이강인 선수가 손흥민을 영국까지 찾아가 사과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강인 선수를 너그럽게 용서했다. 손 선수의 용서로 이강인 선수는 국가대표에 다시 발탁됐다.손 선수는 실력만큼 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는 몇 안 되는 선수다. 세계적 스타 호날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필자에겐 우리나라 가요 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는 노래가 ‘목포의 눈물’이다. 일제 강점기 1935년 10대 후반의 가수 이난영은 이 가요를 불러 일약 스타가 되었다. 9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흘러간 가요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려준다.광주민주화운동을 겪은 1990년대 광주 출신 친구들은 술을 한잔하면 이 노래를 불렀다. 광주의 아픈 역사를 겪은 이들에겐 큰 위안이 되었던 모양이다.노래 속에 나오는 영산강, 노적봉 그리고 유달산은 호남 출신이 아니라도 정겨운 이름이다.영산강은 전남 담양군 월산면
전경우 칼럼니스트‘고향역’ ‘물레방아 도는데’ ‘영영’ ‘사랑’ ‘홍시’… 그 많은 지하철역 이름을 단숨에 읊어 대던 ‘수다맨’도 나훈아의 노래들은 다 못 외울 것이다. 먹고 사는 것도 힘들었던 아득한 시절부터 반백년이 더 지나도록 우리들을 웃기고 울렸던 나훈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음악으로, 몸으로, 정신과 말로 다 증명해 보였다.경상도 “싸나이”였던 나훈아는 본명이 최홍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히트곡을 냈고, 음반과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들도 엄청나다. 노래의 황제, 가황(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영화 ‘파묘(破墓)’의 흥행은 생각 밖이었다. 묘를 파헤치다니 영화 이름 자체가 그렇게 친근해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다. 더구나 오컬트물이 결국 공포영화인데 공포물은 흥행이 어렵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이러니 일부에서는 정치적 특정 세력이 상영관에 몰리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과 다르다. 이 영화는 오컬트 미스터리물이라 내용이 거의 알려진 바도 없으니 애초에 정치적인 동기가 개입될 여지가 적다. 수백만 명이 개봉 며칠 만에 몰리는 것은 외적인 요인일 수 없다.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되어 주목받은 점이 작용했을까? 그곳에서
전경우 칼럼니스트‘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흔들어 깨우면/눈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너를 보면 눈부셔/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고 했다. 봄도 그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2023년 12월 7일, 틱톡은 2023 글로벌 톱 음원과 아티스를 발표했는데 글로벌 인기 음원 부문에서 피프티피프티의 ‘큐피드’가 1위를 차지했다. ‘큐피드’는 단 4개월 만에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안착하기도 했던 곡이다. 이렇게 좋은 반응을 끌어냈던 이유는 스페드 업(Sped Up) 버전이 크게 유행을 했기 때문이다. 스페드 업(Sped Up)은 원곡의 BPM을 130~150% 빠르게 만든 음원을 말한다. 그럼 왜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것일까?이런 스페드 업이 크게 인기를 끌게 된 것은 틱톡의 특성 때문
전경우 칼럼니스트스포츠는 무기 없는 전쟁이다. 총이나 칼로 상대를 죽이거나 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이겨야 하고 누군가는 져야만 하는 비정한 승부의 세계다. 실제로 스포츠 경기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전쟁처럼 여겨지고, 전쟁터처럼 끔찍하고 참혹한 일들이 경기장에서 벌어지기도 한다.아득한 시절, 1972년에 독일 뮌헨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1936년 우리나라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딴 베를린 올림픽 이후 36년 만에 다시 독일에서 열린 대회였다. 이때 북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라는 국호를 내걸고 올림픽 무대
이른바 ‘사법 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심에서 47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2019년 2월 기소된 지 약 4년 11개월 만이다.앞서 같은 사건으로 기소됐던 전현직 법관들 대부분이 무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헌정 사상 첫 사법부 수장의 직무 관련 위법 판단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것이다.이 사건은 박근혜 정부 시절 양 전 대법원장이 법원 장악을 위해 사법농단 몰이를 했다는 게 핵심적 골자였다. 발단은 2017년 2월 이탄희(현 민주당 의원) 판사가 법원행정처 발령 11일 만에 수원지법 안양지원에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ustrated)’는 한때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잡지였다. 스포츠 삽화나 사진이 많다는 잡지 이름처럼 화려한 비주얼이 압권이었다.오랫동안 스포츠 저널리즘의 유서 깊은 바이블로 잡은 것은 심도있는 기사와 사진 때문이었다. 올 칼러 사진으로 잡지를 채워 뜨끈뜨끈한 스포츠 현장을 잘 보여줬다.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잡지 역사는 시사 주간지 타임을 창간한 헨리 루스(1898~1967)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루스는 타임지와 비슷하게 스포츠를 주간지처럼 커버
전경우 칼럼니스트1992년,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아득한 시절, 참 재미난 일들이 많았다.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더 넓은 세상에 눈을 뜨면서 보고 듣고 즐길 거리가 엄청 늘어났다. 1980년대의 암울한 시절이 지나고 마침내 문민정부가 들어섰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란 희망에 부풀었다.쿠데타로 집권한 대통령이 스포츠로 민심을 누르려 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이 무렵 대한민국 스포츠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겨울에는 농구장 배구장에 관중들이 자리를 꽉 채웠고, 봄 여름 가을에는 축구장에 모여 응원을 했다. 지금처럼 외국인
박희제 언론인30대 회사원 A씨는 강아지의 생살을 찢고 내장칩을 꺼내 유기한 사건에 치를 떤다. 얼마 전 충남 천안에 사는 견주가 키우던 푸들과 말티즈를 버렸다가 정보 등록된 푸들의 칩을 통해 연락이 오자 이런 잔인한 짓을 한 뒤 두 마리를 또다시 유기했다.몸 안의 내장칩은 사라지고 푸들 옆구리에 깊게 파인 상처를 드러낸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자 천인공노로 들끓었다. A씨 또한 분을 삭이지 못하고 인터넷 댓글부터 살펴봤다.‘개 키우다 개 되는 세상’ ‘버림받은 고통의 상처투성이 눈빛, 인간에 대한 신뢰상실’ ‘천벌받을 개버린’ 등등.
고령화 사회가 심화하면서 노환과 질병으로 인한 간병인 문제가 심각하다.최근 서울 한 대학병원 입원실에서 간병인이 60대 뇌염 질환 환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CCTV를 통해 드러났다. CCTV의 존재를 몰랐던 간병인은 처음에는 환자 혼자 움직이다 다친 것이라고 발뺌했다. CCTV의 존재를 알게 된 후에는 간병하다 짜증이 나 폭행했다고 말을 바꿨다.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가족들은 간병인을 고용해 환자 돌봄을 주로 맡기게 된다. 2018년 기준 국민 10명 중 6명(61.2%)은 가족(53.9%)이 간병을 하거나 돈을 주고 간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