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시나리오 작가·칼럼니스트)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사극(史劇)일수록 역사왜곡 문제가 쟁점이 되곤 한다. 역사학자 가운데 사극을 시청하다 TV채널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막장은 고사하고 실존인물에 대한 왜곡이 도를 넘는다는 것이다. 소도구의 등장에도 웃지 못할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삼국시대를 다룬 모 드라마의 경우 중국 청나라 시대의 분채자기가 등장했다.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극에 조선백자가 탁자 위에 놓이는가 하면 조선시대 가구인 사방탁자가 버젓이 등장하는 사례도 있다. 필자가 5년 전 ‘어 퓨 굿맨(A Few Go
이재준(언론인·칼럼리스트) 불우한 천재 문학가 허균(許筠)은 평소 중국의 단계석 벼루를 사랑해 깨진 것이라도 하나 얻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이 시대 조선 선비 사이에는 명연(名硯)인 단계벼루에 먹을 갈아 붓을 잡는 것이 꿈이었던 모양이다. 값도 비쌀 뿐 아니라 중국에서 넘어온 것이라 구하기가 힘들었다.임금이 종친이나 총애하는 신하에게 내린 하사품 가운데는 벼루가 빠지지 않았다. 숙종임금이 동생인 명안공주(明安公主)에게 하사한 참외 모양의 단계연은 현재 보물 제1220호로 지정돼 있다. 참외는 다산을 상징하므로 시집 간 누이가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