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제공: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현대차, 전문업체 ‘현대오트론’ 공식출범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연내 본격 양산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향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힌 데 이어 현대기아자동차도 이 시장에 직접 진출을 선언했다.

16일 현대기아차그룹은 완성차 최초로 차량용 반도체 분야 진출을 위해 차량 전자제어 전문기업 ‘현대오트론’ 설립을 완성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반도체 개발을 위해 현대카네스를 현대차전자로 개명했다가 이날 현대오트론으로 사명 등기를 완료, 공식출범을 선언한 것. 자동차를 의미하는 ‘오토모티브(Automotive)’와 전자기술을 의미하는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의 합성어로 지어진 오트론은 계속 몸집을 불리고 있는 자동차 반도체 분야의 핵심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현대오트론의 경우 완성차 업체가 별도로 차량용 반도체 전문기업을 설립한 경우라 더 주목받고 있다.

현재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전체 반도체 시장의 10%에 달하는 200억 달러 규모로, 앞으로 다양한 IT분야와 접목되면서 2030년에는 전체 자동차 가격의 50%를 전자부품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도 출시되는 자동차를 살펴보면 차량 1대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대략 200~400개에 달해 자동차 전체 원가의 20~30%를 차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는 차종별 맞춤 제작을 해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국내의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계속 성장할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번 현대오트론 출범을 계기로 ▲자동차 전기전자 구조설계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전자제어기 ▲소프트웨어 ▲통신 표준화 등 5대 영역에서 독자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와 케피코 등 현대차그룹 내 전자제어 시스템 관련 계열사와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간 스마트기기용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로 역량을 집중했던 삼성전자도 올해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를 본격 양산한다고 밝혔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지식경제부 과제로 개발한 차량용 반도체 시제품의 테스트를 마친 상태다. 이를 통해 자동차에 탑재된 전자기기에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과 자동차의 외형을 제어하는 바디컨트롤러유닛(BCU) 제품 등을 먼저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자동주차 및 스마트키용 칩, 영상인식 칩, 내·외부 각종 정보(온도·압력·속도 등)를 측정하는 센서 반도체 등의 개발을 마치고 국내외 자동차 업체와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새롭게 뛰어든 국내 기업이 차량용 반도체 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현대오트론의 경우 그간 현대모비스 등과 거래를 하던 인피니언, 프리스케일 등과 이제는 미묘한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체 기술력이 부족해 당분간은 독자적인 개발은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현대오트론 측은 아직 자체설계능력이 거의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기존 외국계 기업과 공동개발 등을 통해 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 역량을 키우기 위해 현재 200여 명인 R&D(연구개발) 인력을 연말까지 400여 명으로 내년 에는 500여 명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차량용 반도체: 자동차 내ㆍ외부 각종 정보를 측정하는 센서와 엔진, 변속기, 미션 등을 전자제어하는 장치를 연결해 구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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